2022/09 35

제 211 화. 내 꿈을 향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제 211 화. 내 꿈을 향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뭔 저런 거지 떼들이 다 있어! 뭐하러 왔는지 물어봐라. 어휴, 뭔 냄새가 뭐 이리 지독해! 당신들은 씻지도 않고 돌아다니는 거지들이요. 당신들은 뭐하러 이곳에 온 것이오. 당신들은 어서 빨리 돌아들 가시오. 나는 호언狐偃 이라는 사람이오. 나는 수문장을 만나고 싶소. 이때 중이重耳 일행의 행색을 살펴보자면, 얼굴은 쌓인 때로 얼룩져 있었으며, 머리카락은 먼지를 뒤집어써 엉겨 붙어있고, 옷에는 고약한 냄새가 풍겨나고, 신발은 해어져 맨발 같았으며 굶주림에 지친 얼굴은 가련함을 넘어서 섬뜩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호언狐偃의 굵으면서 위엄서린 음성과 선비처럼 정중한 태도는 상대를 제압하기에 충분하였다. 문지기 군사는 자신도 모르게 주춤하더니 돌아서서 수문장..

제 210 화. 고굉지신은 어떤 사람인가.

제 210 화. 고굉지신은 어떤 사람인가. 호언狐偃이 가까이 다가가 밥 한 그릇을 간절히 부탁하자, 이를 본 농부는 중이重耳 공자 일행이 남루한 거지 떼로 보였는지, 한참을 빈정거리면서 밥그릇에 흙을 가득 담아 내밀었다. 중이重耳 공자와 위주魏犨가 참다못해 큰 소리로 외쳤다. 촌 농부 놈이 이다지도 모욕을 주느냐. 위衛 나라는 위, 아래로 백성들까지 나를 모욕하는구나! 저놈들을 업어놓고 볼기를 치리라. 잠깐, 공자께서는 참으십시오. 공자님. 저놈들의 밥을 모조리 빼앗아버리겠습니다. 위주魏犨는 잠시 참도록 하라. 어찌 강도가 될 수 있겠는가. 공자님, 그렇습니다. 강도가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공자님, 밥을 얻기는 쉬우나? 흙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흙을 준 것은 고맙게도 장차 나라를 얻으라는 큰 뜻이 들어..

제 209 화. 어찌 배고픈 설움을 참으랴.

제 209 화. 어찌 배고픈 설움을 참으랴. 중이重耳 일행은 며칠 지나 분수汾水를 건너게 되면, 태행산맥을 만나게 되며, 이 태행산맥太行山脈을 따라 황하黃河의 북쪽을 한없이 길게 따라가다가 황하黃河를 건너게 되면, 위衛 나라가 나온다. 또한 위衛 나라를 지나 며칠간을 한참 걸어가야, 제齊 나라가 나오며 드디어 임치臨淄 성에 도착하게 되는 참으로 머나먼 여정이다. 며칠이 지나 열흘 가까운 날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태행산맥太行山脈을 따라 계속 남하하는데 앞에서 이상한 낌새가 다가오고 있었다. 발제勃鞮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냐. 좋다. 네놈의 명줄을 끊어놓고 말리라. 쉬, 위주魏犨 는 조용히 해봐라. 발제勃鞮 그놈은 아닌 것 같아. 어느 순간에 발제勃鞮와 자객의 칼날이 번뜩일지 모르기에, 위주魏犨와 선진先進은..

제 208 화. 중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 208 화. 중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 봄이라지만 북풍의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고원高原에서 사냥하다가 호언狐偃, 호진狐軫, 호사고狐射姑, 호국거狐鞫居, 조돈趙盾, 전힐顚頡, 위주魏犨, 선진先進 등이 중이重耳를 중심으로 가까이 모여드는데, 개자추介子推가 한 사람을 데리고 올라오고 있었다. 아니, 가재家宰가 아닌가. 호언狐偃 임, 급한 전갈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재家宰는 얼마나 쉬지 않고 달려왔는지, 온몸에 땀과 먼지가 수북이 쌓여 범벅되어 있었으며, 타고 온 말도 몹시 지쳐있었다. 내 말을 잘 듣도록 하라. 중이重耳 공자를 암살하려, 사흘 안에 내시 발제勃鞮가 칼잡이들과 함께 몰래 가니, 빨리. 공자를 모시고 타국으로 피신하여라. 더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도다. 매우 위급한 처지가 되어있노라. 호모狐毛와..

제 207 화. 발제, 왜 죽이려고만 하는가.

제 207 화. 발제, 왜 죽이려고만 하는가. 양유미梁繇糜가 경정慶鄭을 기어이 죽이려 주장한 것은 진목공秦穆公을 포위하여 틀림없이 사로잡을 수 있었을 그때 경정慶鄭이 달려와 진혜공晉惠公이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는 바람에 놓쳤다고 생각했다. 진목공秦穆公 만 잡았더라면 진혜공晉惠公과 바꿀 수도 있었으며, 또한 이렇게 패하는 수모도 겪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속 좁은 진혜공晉惠公은 살려달라 애원도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당당하게 할 말을 다 하는 경정慶鄭의 모습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네놈은 죽어야 할 이유를 잘 알고 있었구나. 오냐, 내 네놈의 소원을 들어주마. 주공. 신 아석衙晳 이옵니다. 주공, 경정慶鄭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이오니 용서하시어 훗날 한원대전韓原大戰의 원한..

제 216 화. 영혼은 떠돌다 어디에 닿을까.

제 206 화. 영혼은 떠돌다 어디에 닿을까. 진목공秦穆公과 진군秦軍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옹주雍洲에서 막 떠나려던 참이었다. 그때 옹성雍城에서 새하얀 상복을 입은 내시들이 급히 달려와 무릎을 꿇으며 간곡히 읍소泣訴 한다. 주공. 주공. 군부인 마마를 살려 주시옵소서. 아니, 누가 죽었느냐. 옹성雍城에 무슨 변고가 생겼느냐. 주공. 그게 아니옵니다. 군 부인의 말씀을 전하고자 하옵니다. 이때 진목공秦穆公은 갑자기 마음속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어 황급히 내시들에게 그 연유를 묻자, 한 내시가 부인의 말을 전하였다. 주공, 하늘이 나에게 재앙을 내리 사, 시가와 친정이 반목하여 진후晉侯가 잡혀 온다니 이는 이 몸의 수치羞恥라 하겠나이다. 첩妾은 진후晉侯가 아침에 끌려오면, 아침에 죽을 것이요, 저녁에 끌려오..

제 205 화. 인간의 도리는 어떤 것인가.

제 205 화. 인간의 도리는 어떤 것인가. 300여 용사들이 갑작스럽게 달려든 분위기에 진군晉軍은 잠시 주춤하였으나, 이를 파악하고는 또다시 진목공秦穆公을 에워싸며 사로잡으려 하는 일대 절명의 찰나가 되었다. 이때 진군晉軍의 경정慶鄭이 급하게 쫓아오며 고함지르면서 부르는 것이었다. 큰일 났소. 큰일 났소이다. 우리 어거御車를 빨리 구해야 하오. 주공이 용문산龍門山 밑의 수렁에 빠져 진秦 나라 군사들에 포위되고 있소. 큰일 났소. 우리 주공이 사로잡힐 지경이오. 우리 주공을 빨리 구해야 합니다. 어서들 그리 가시오. 빨리 구해야 하오. 양유미梁繇糜와 한간韓簡과 아석衙晳은 할 수 없이 진목공秦穆公을 사로잡지 못하고 진혜공晉惠公을 구하려 용문산龍門山으로 달려간다. 백리해百里奚는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자,진군..

제 204 화. 악과 선의 대결인가.

제 204 화. 악과 선의 대결인가. 주공, 소사小駟는 명마이긴 합니다만 싸움터의 병거兵車를 끄는 말은 아니옵니다. 소사小駟는 정鄭 나라에서 예물로 보낸 말이며 겁이 많아 전쟁에 나갈 수가 없습니다. 주공, 훈련이 안 된 말은 앞으로 나갈 때 나가지 못하고, 뒤로 물러설 때 물러나지 못합니다. 경정慶鄭. 저놈은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구먼. 시끄럽다.내 융로戎輅는 나의 애마로 끌게 하리라. 경정慶鄭은 저리 빨리 비켜나거라. 진晉 나라 군영은 이처럼 서로의 지혜를 합하지 못하고 있을 그때, 백리해百里奚는 용문산龍門山에 올라가 한원韓原 들판을 한참 살펴보고 나자, 진목공秦穆公에게 작전계획을 말하게 된다. 주공, 한원韓原의 넓은 벌판에서 싸우는 것은 병거兵車 들의 싸움이 되고 맙니다. 우리 병거兵車 400승과 저..

제 203 화. 유비무환이 얼마나 중요한가.

제 203 화. 유비무환이 얼마나 중요한가. 태복太卜 곽언郭偃께선 무얼 하고 계십니까? 어서들 오시 오. 무슨 일이 있었소? 저런 자가 우리 주공이라니 말이 되오. 배은망덕背恩忘德 도 유분수有分數 지 기근이 심할 때 은혜를 준 진秦 나라를 공격하려 하다니 정말, 큰일 날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소이까? 우리는 삼군三軍 이고, 진秦은 2군이라며 우리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겠소. 아 아. 우리 진晉 나라에 엄청난 재앙이 시작될 것 같구려. 이거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소이다. 얼마 전에 사록산沙鹿山이 무너졌다고 하오 대저 산천山川은 나라의 주인이오. 우리 진晉 나라에 큰 불행이 올 것 같소이다. 이에 대비나 하고 있는지 정말 걱정이 되오. 경정慶鄭과 한간韓簡은 곽언郭偃을 만나며 진혜공晉惠公을 원망 하..

제 202 화. 왜 은혜를 갚으려 하지 않는가.

제 202 화. 왜 은혜를 갚으려 하지 않는가. 위수渭水는 진秦 나라 땅을 적시며 진秦 나라 도성인 옹성雍城을 지나가다가 흘러 흘러 황하黃河에 합류하게 된다. 황하黃河와 합해져 동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황하黃河의 지류인 회수澮水를 만나게 되며 회수澮水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진晉 나라의 도성인 강성絳城에 닿는다. 1천3백여 리의 이 긴 물결을 온통 진秦 나라의 양곡 배들로 가득 채웠다. 진晉 나라 백성들의 굶주림을 해결할 배들이다. 진秦 나라 배들이 총출동하여 옹성雍城과 강성絳城 사이에 수많은 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춘추지春秋誌에도 그당시 배에 실어 운반하는 큰 일을 대역사大役事 라고 하였으며, 범주지역汎舟之役 이라고 기록하였다. 이 일로 인하여 진목공秦穆公은 덕이 있는 군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