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100

제 300 화. 선택은 한순간에 오고 가는가.

제 300 화. 선택은 한순간에 오고 가는가. 진(秦)의 공손지(公孫枝)는 중이(重耳) 일행을 안내하며, 한 달여 동안의 긴 여정 속에서, 서로는 원래부터 친한 사이처럼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주고받으면서, 옹성(雍城) 가까이 다가간다. 공손지(公孫枝) 임, 저 난진(欒軫) 이옵니다. 아니 언제 이렇게 빨리 왔느냐? 옹성(雍城)에 도착한 지 하루가 지났으나 궁금하여 더는 참지 못하고 모시러 나왔습니다. 으음, 허허, 고맙네. 앞장서서 안내하게나! 난진(欒軫)이 안내하여, 중이(重耳) 일행이 드디어 옹성(雍城)에 도착하자, 진목공(秦穆公)은 극진한 예우로써 영접하여 주었으며, 다음날이 되자 성대한 환영연을 베풀어주었다. 이제 아무 걱정 없이 편안히 있으시오.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할 것이오. 진목공..

제 299 화. 중이, 드디어 때가 찾아오는가.

제 299 화. 중이, 드디어 때가 찾아오는가. 뭐라고! 세자 어(御)가 도망쳤다고 하였느냐? 저런 괘씸한 놈이 어디 있느냐? 아비인 진혜공(晉惠公)에게 배신당하고 아들인 세자 어(御)에게 또, 배신당하게 되다니! 어찌 회영(懷贏)이까지, 버리고 도망쳐 버렸는가? 세자 어(御)는 배은망덕(背恩忘德) 한 자로다. 이는 우리 진(秦) 나라를 배신하는 짓이다. 이런 자를 하늘인들 용서하겠는가? 주공, 신 공손지(公孫枝) 이옵니다. 세자 어(御)가 본국으로 달아났다는 것은, 그가 곧 진(晉)의 군주에 오를 때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진(晉) 나라의 군위에 오르면 어찌 되겠소? 어(御)는 어리석은 자로 군주가 될 재목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진(晉) 나라는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을 ..

제 298 화. 정도를 벗어나면 어찌 되는가.

제 298 화. 정도를 벗어나면 어찌 되는가. 한편 진(秦) 나라에서는 진목공(秦穆公)이 조례(朝禮)를 연다고 하자, 신료들이 모두 모여들며 서둘러 결단을 촉구하게 된다. 주공. 양(梁) 나라 양공(梁公)은 장기간 토목공사를 터무니없이 많이 벌리고 있는바 부역에 시달린 유민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 차제에 민심이 이반 된 양(梁) 나라를 점령하여 우리와 합병시켜야 하겠습니다. 좋소! 그동안 많이 기다려 준 것이오! 이제는 아예 점령해버리시오. 진군(秦軍)이 양(梁) 나라를 기습적으로 쳐들어가자, 오히려 성난 백성들이 양공(梁公)을 죽여, 손쉽게 점령하며 합병시킬 수 있었다. 나의 외할아버지인 양공(梁公)을 난민(亂民) 들이 학살하게 한 것은 진(秦) 나라가 선동 질한 것이며, 이는 나를 업신여겼기 때문..

제 297 화. 드디어 갈 곳을 찾아가는가.

제 297 화. 드디어 갈 곳을 찾아가는가. 위주(魏犨)가 또다시 대단한 힘을 내며 맥(貘)의 목을 감은 팔에 더욱 힘을 주자, 맥(貘)은 캑캑거리며 마지막으로 날뛰다가 급기야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힘이 빠진 듯 비틀거린다. 주변에 군사들이 경탄의 환호성을 질러대니, 위주(魏犨)는 더욱 세차게 숨통을 조여주었다. 맥(貘)은 더는 견디지 못하고 미친 듯이 흔들다가 숨통이 막히어 땅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주저앉는다. 위주(魏犨)는 맥(貘)이 그 자리에 쓰러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등에서 펄쩍 뛰어내려 네 다리를 쇠사슬로 꽁꽁 묶고는, 맥(貘)의 기다란 코를 움켜쥐고 질질 끌고 나왔다. 위주(魏犨)가 초왕(楚王)께 이 맥(貘)을 바칩니다. 허허, 과연, 그대는 천하제일의 장수로다. 초성왕(楚成王)이 감격하는 ..

제 296 화. 이제야 바라던 환경이 조성되는가.

제 296 화. 이제야 바라던 환경이 조성되는가. 서방의 현자인 중이(重耳)가 온다고 하였는가? 제(齊)와 송(宋), 두 나라에서 국군(國君)의 예로써 대접받은 중이(重耳) 공자가 나를 찾아온다는 것은 나를 패공(霸公)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리라! 우리도 제후지례(諸候之禮)로써 예우하라. 중이(重耳) 일행이 영성(郢城)으로 들어가자, 초성왕(楚成王)은 몹시 반가워하였으며 또한, 신하들에게 명하는 소리를 똑똑히 듣게 된다. 왕에게는 구헌(九獻)의 술잔을 헌작(獻爵)하는데 제후에게는 네 번의 술잔을 올리는 사헌(四獻)을 행하는 것을 제후지례(諸候之禮)라 한다. 제(齊)와 송(宋)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으나, 실상은 공자의 급에 해당하는 예우를 받았기에 중이(重耳)는 당황하게 되었다. 중이(重耳) 공자와 그 일..

제 295 화. 마지막을 기다릴 줄 아는가.

제 295 화. 마지막을 기다릴 줄 아는가. 굳이 예(禮)로써 대접할 가치가 없소이다! 두 번째는 무엇을 말하고 싶소? 중이(重耳)가 고국인 진(晉) 나라를 떠나온 뒤로 진(晉) 나라는 늘 변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진(晉) 나라를 다스릴 인물을 시간을 들여 키우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상경은 그 인물이 바로 중이(重耳)라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하늘은 중이(重耳)에게 시련을 주면서 단련시키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중이(重耳)를 따르는 가신들의 풍모가 예사롭지 안 사 오며, 특히 호언(狐偃)과 조쇠(趙衰) 등은 당대의 영걸(英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그들이 중이(重耳) 공자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하늘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중이(重耳)는 반드시 군위에 오..

제 294 화. 나를 알아주는 자 누군가.

제 294 화. 나를 알아주는 자 누군가. 호언(狐偃)은 다음 날 새벽녘이 되어서야 굳은 결심을 세웠다. 날이 밝자 마침 공손 고(固)가 문안 인사차 공관에 들렀을 때다. 사마(司馬)께 죄송스러운 말씀입니다만, 단도직입적(單刀直入的)으로 여쭤야 겠소이다. 아니,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어서 말씀해보십시오. 다름 아니라, 우리는 고국에 돌아가려는 일념뿐이오! 귀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송(宋)나라는 초(楚) 나라에 폐하고 난 후 너무 어려워져 힘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공의 병세가 더욱 악화하여 우리로선 군사를 동원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사마(司馬)의 솔직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아니, 벌써 떠나실 작정입니까?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소이다. 몹시 섭섭하나, 그 뜻을 잘 알겠습..

제 293 화. 사무친 원한을 어떻게 풀까.

제 293 화. 사무친 원한을 어떻게 풀까. 이제 마음을 알았는데, 더 무엇이 필요하여 그대의 가보(家寶)까지 받아야겠소? 중이(重耳)는 그릇에서 백벽(白璧)을 건져내 희부기(僖負羈)에게 내밀며 서슴없이 돌려주자, 희부기(僖負羈)는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할 수 없이 받아 돌아가면서도 연신 찬탄을 금치 못했다. 진(晉) 공자는 저렇듯 곤궁하게 떠돌며 앞으로도 많은 고생을 할 터인데 이 값진 백벽(白璧)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되련만 부당한 재물은 아예 탐을 내지도 않는구나! 크게 될 사람은 크나큰 보물도 부당(不當)하다면 사소(些少)한 욕심으로 생각하여 받지 않는구나. 크게 될 인물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욕심이 앞서는 소인배의 생각으로는 그 깊은 뜻을 도저히 헤아릴 수 없구나! 다음날 새벽에 중이(..

제 292 화. 신중하지 못하면 대가를 치른다.

제 292 화. 신중하지 못하면 대가를 치른다. 조공공(曹共公)은 아첨꾼 대부 신혜우(申惠雨)의 말에 호기심이 잔뜩 생기게 되자, 중이(重耳) 일행을 공관으로 안내하게 하였다. 모든 짐승의 갈비뼈를 늑골(肋骨)이라 한다. 갈비뼈는 활 모양으로 휘어져 있으며, 사람에게는 좌우로 12개씩 늑골(肋骨)이 있다. 늑골(肋骨)은 몸속의 장기(臟器)를 감싸 보호하고 몸의 근육조직(筋肉組織)을 지지하여 준다. 중이(重耳) 일행이 공관에 안내되었으나, 환영 연회도 베풀어주지 않았으며, 조공공(曹共公)과 고위직들도 찾아오지 않고 있었다. 또한, 공관(公館)에서 대접하는 음식도 형편없었으므로, 중이(重耳) 일행은 푸대접받는 걸 알게 되었으므로, 잠시 좀 쉬었다가 그냥 떠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공관(公館)의 욕당(..

제 291 화. 중동과 변협이 무언지 아십니까.

제 291 화. 중동과 변협이 무언지 아십니까. 호언(狐偃)이 열심히 달아나다가 갑자기 멈추면서 히죽히죽 웃으니 중이(重耳)도 더는 쫓지 않고는, 마침내 들고 있던 창을 던져버리고, 풀밭에 털썩 주저앉았다가 드러누워 하늘을 본다. 鳳脫鷄群翔万仞(봉탈계군상만인) 봉황은 닭 무리에 몸을 빼내 하늘 높이 날고 虎离豹穴奔千山(호리표혈분천산) 호랑이가 승냥이의 굴을 나와 깊은 산을 달리누나. 갑자기 호언(狐偃)이 정색하며 중이(重耳) 앞에 무릎 꿇자, 가신들도 모여들더니 다 함께 무릎을 꿇으며 눈에는 이슬이 맺히었다. 공자, 이 호언(狐偃)은 유쾌하게 웃고 있나이다. 공자, 이 얼마만의 일입니까? 공자, 이 호언(狐偃)은 무릎을 꿇었나이다. 공자께서 저를 죽여 꿈을 이루실 수 있다면 저는 사는 것보다 죽기를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