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12

대파

대파(大葱 대총) 서 휴 파(葱총) 라고 하면 키가 크면서 굵은 대파와 적당한 굵기의 쪽파와 가느다란 실파가 있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요리로 쓰이는 방법이 서로 다르지요. 우리는 키가 크면서 굵은 파를 대파(大葱) 라 부르며, 대파는 향이 강하면서, 우리 몸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비타민과 칼슘과 염분 등이 많으면서, 시원한 국물을 만드는 역할을 도맡아 하며, 불에 구우면 달콤한 맛을 낸답니다. 대파(大葱)는 키가 크다 보니 70∼90cm 정도까지 자라며, 하얀 수염 같은 뿌리는 땅속으로 퍼져가며, 하늘을 향하여 우뚝 솟는 줄기와 굵은 이파리를 지탱하고 있지요. 처음 나온 줄기가 겉껍질이 되어 15∼20cm 정도를 밑동이라 부르며, 밑동은 하야며 본줄기를 잘 감싸주면서 그 위의 이파리는 진한..

음식 이야기 2016.01.20

방어 이야기

방어 이야기 서 휴 전갱잇과에 속하는 온대성 바닷물고기 방어는 남쪽의 동지나 해에서 북쪽의 캄차카반도에 이르는 넓은 바다에서 폭넓게 살아간다. 5월 초순부터 멸치, 오징어들을 떼를 쫓아서 태평양에서 우리나라에 찾아오며, 물속깊이 서해와 남해와 동해를 돌아다니다가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돌아가는 멸치, 오징어 떼를 따라 태평양으로 돌아간다. 태평양에 사는 것은 한 아름이나 되는 훨씬 큰 것들이 많으나,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방어는 주로 120cm 정도이다. 주둥이는 원뿔 모양이며, 긴 몸통이 둥그스름하고 옆으로 약간 납작하여, 방어(魴魚) 또는 방어(鰟魚)라는 이름이 붙는다. 방어는 등 쪽에서 진한 듯 어두운 흑청색을 띠나? 내려오며 어두운 흑청색은 엷어지고 아래쪽의 배는 은백색이라 부드러운 우윳빛이다. ..

음식 이야기 2015.12.16

가거도의 부시리

가거도의 부시리 서 휴 부시리는 커다란 물고기이지요. 부시리는 방어(魴魚), 잿방어와 함께 같은 방어류(魴魚類) 이지요. 큰놈은 몸길이가 2.5m나 되며 95㎏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답니다. 사람보다 훨씬 크지요. 큰 덩치에 성질 또한 사납고 급 하면서 힘도 좋아 마치 바다의 폭군처럼 제멋대로 놀며 갯바위 낚시꾼들을 괴롭히지요. 먼 섬의 원도(遠島) 갯바위에서 온종일 외롭게 서서 입질 한 번 못 받다가, 소리도 예고도 없이 찾아온 부시리가 온몸을 감전시키는 듯 놀라게 하며, 거푸 헤대는 소나기 입질은 짜릿한 손맛으로 온몸을 떨게 하며, 평생을 들어 커다란 대어를 낚는 꿈을 꾸게 만들어 놓지요 그러나 부시리는 지칠 줄 모르는 멧돼지 마냥 날뛰다가 와 다닥 미끼만을 따먹을 뿐만 아니라, 찌낚시 채비(差備)를 ..

음식 이야기 2015.02.13

송편

송편 서 휴 오랜 옛날부터 정월 대보름날이 될 때면 어머님들은 장독대의 큰 옹기인 된장 독 위에 정갈하게 담은 물그릇을 올려놓고 서방님과 더불어 어른들의 하시는 일이 잘되길 바라며 아이들이 병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주길 바라며 한해의 농사가 잘되도록 두 손 모아 소원을 빈다. 어머님들은 가족의 나뿐액을 막겠다며 숟가락으로 가족들의 나이를 세어가며 나이 수만큼 쌀을 떠서 나이 떡을 만들고 말려둔 나물들을 무쳐놓고 오곡밥을 짓는다.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는 차려진 음식을 먹고 난 후 덕담을 나누며, 부스럼이 생기지 않도록 부럼을 깨물게 하고 귀가 밝아져 옳은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며 귀밝이술로 청주를 데우지 않고 차게 마시게 한다. 중추절 추석이 되면, 한해의 곡식을 거둬들인 노고를 위로하며 정성스레 송편을 ..

음식 이야기 2014.08.19

어묵과 오뎅

어묵과 오뎅 서 휴 묵은 우리나라 말이므로 한문 글자가 없어, 한문으로 된 단어를 찾으면 그냥 어묵(魚+묵)으로 나온다. 중국에는 어묵이 없는 것일까? 중국에서 어고(鱼糕)라는 글자가 나오는데 이는 출처어묵(出處語默)이라는 글에서 나온다. 이는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고향집에 돌아와 물고기를 잡기도하고, 물고기 떡을 먹기도 하는, 한가로운 사람을 가리키므로, 우리의 어묵과는 전혀 뜻이 다르다. 우리 묵은 생선을 푹 익힌 후 살코기에 여러 재료를 넣어 뭉친 음식을 어묵이라고 하였다. 묵 ; 도토리나 메밀, 녹두 따위의 앙금을 풀처럼 되게 쑨 뒤, 식혀서 굳힌 음식 어묵(魚+묵) ; 물고기를 푹 끓인 살코기에 전분 등을 양념과 함께 섞어 익혀서 굳힌 음식인 묵. 전분(澱粉) ; 고구마 또는 감자를 잘 말리어 갈..

음식 이야기 2014.04.04

설날의 떡국

설날의 떡 국 서 휴 꿩고기를 푹 삶아 우려낸 진한 육수에 가래떡 썬 걸 넣어 다시 끓여 그릇에 담고 빨간 실고추와 얇고 긴 달걀부침으로 고명을 얹어 떡국으로 완성하지요. 가족이 화목하게 둘러앉아 떡국 한 그릇씩 앞에 놓고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한 살 더 먹는 덕담을 나누지요. 어머님은 절구 통에서 떡을 만들어 손으로 길게 가래떡을 뽑으며 재산이 쭉쭉 늘어나길 바라고 가래떡을 동전 두께로 많이 썰면서 돈이 많이 들어오기를 빌며 빨간 실고추를 얹으며 액땜을 빌면서 노란 달걀부침을 길게 가늘게 썰어 얹으며 가족들이 무병장수로 오래 살기를 기도합니다. 만드시는 어머님의 손길은 가족의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며 바램과 정성을 묻혀 그릇마다 담습니다. 세배를 오거나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우리 다 같이 복을 받자며..

음식 이야기 2014.01.22

일품요리

일품요리 서 휴 왜 이리 하늘은 푸르며 맑기만 한지 한겨울 바람 조용한 날 통일동산 옆 임진강 변 건강한 그림자가 자전거를 받쳐 잡고 그 좋은 청동오리 보고 만 계시네. 색깔도 예쁜 것 들이 살이 껴 포동포동한 청동오리 들 예쁘게 많이 모여 노는 청동오리 들 조놈들 잡아다가 가마솥에 생강, 통마늘, 대파, 무, 양념을 넣고 삼발이나 나무 걸개를 올려놓고 그 위에 조놈 들을 올려놓고 왕소금을 확 아니, 조금 뿌려 간을 맞추고 지긋한 불을 한동안 때면 부글부글 끓으며 기름이 쭉 빠져 쫄깃쫄깃한 고기만 남겠지요. 뜨거우니 좀 식히어 젓가락으로 집기 좋게 연필 두께보다 더 굵게 손가락 두 마디보다 좀 길게 썰어 큰 접시에 올려놓고 친한 벗님네 불러 술안주 하면 쫄깃한 것이 맛도 좋아 밤새 마셔도 얼큰해지면서도 ..

음식 이야기 2013.12.23

고등어

고등어 서 휴 몸통이 둥글둥글한 고등어 등에는 녹색 아래로 가며 청록색 그 물결무늬 아래 완연한 은백색 쌉쌀한 초겨울, 뭇국, 된장찌개 그리고 묵은김치 깔고 숭덩숭덩 무 썰어 넣은 고등어조림 추운 초겨울 날 밥상에 앉히며 밥숟갈에 고등어 얹어주시던 할머니 어릴 적 우리 할머니가 생각난다. 마당에 나가 화롯불 놓고 왕소금 뿌려 고등어 구워본다. 온몸에 굵은 석쇠 자국 고등어 희멀건 눈깔이 할머니 보이지 않는다며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우리 할머니 생각나게 한다. 그리운 우리 할머니. 나를 사랑하시던 할머니 우리 할머니, 고등어 여기 있어요. ************ 고등어(古登魚)와 고도어(古刀魚) 두 가지 이름이 있다..

음식 이야기 2013.06.21

돌미나리

돌미나리 서 휴 여보, 왜 이리 늦었어요. 당신, 안 자고 있었어요. 잘 수가 있나요, 벌써 한시예요 동창들과 오랜만에 노래방까지 갔었지요. 밤늦게 좀 취하여 들어오신 내 임, 깰세라 살며시 일어나 이른 아침 동이 틀 무렵 봄바람에 치마끈 질끈 동여매고 우거진 뽕나무밭, 어느새 돋아난 봄풀들 사이사이 뿌리 깊은 돌미나리, 냉이, 호미로 살살 캐어 소쿠리 담아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흙 털고 씻으며 깜짝 놀라 작은 거머리 손가락으로 튕겨내고 다시 씻어 내 임, 일어나실라 얼른 집으로 가 끓는 물에 소금 한 수저 살짝 데쳐 지난해 담근 고추장 오미자 청 청양 고춧가루 파 통깨 조금조금 조물조물 돌미나리 무침, 냉이 된장국 노란 좁쌀 넣고 지은 밥 쪽파 김치 곁들이며 오돌개 술 딱 한 잔 밥상 앞에 앉은 내 임..

음식 이야기 201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