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35

제 221 화. 꾀가 없으면 고지식하다고 하나.

제 221 화. 꾀가 없으면 고지식하다고 하나. 초성왕楚成王은 우盂 땅에서 회맹을 갖자는 통지를 받게 되자 다 읽어보고는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우盂 땅은 지금의 하남성 수현睢縣 서쪽으로 약 50키로 정도 되는 곳에 있다. 성득신成得臣은 투발鬪勃에게 날쌘 군사 500여 명을 선발하여 단기간에 훈련 시키고, 회맹 장소에 숨겨놓기로 계획을 짰다. 주공, 초楚 나라는 전혀 믿을 수가 없사오니 병거兵車 200승을 대동하고 가시어야 합니다. 과인은 평화 회담을 열겠다고 제의하였소. 엣날의 제환공도 군사를 동원치 않았소이다. 과인이 평화 회담을 무시하고, 병거兵車를 몰고 가 대기시킨다면, 과인 스스로 신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지요. 신의를 잃고서 어찌 천하 제후들을 부릴 수 있겠소. 목이目夷, 그대는 너무 과한 생각..

제 220 화. 한 가지 목표만 생각하다니

제 220 화. 한 가지 목표만 생각하다니 송양공宋襄公은 다음 해가 시작되자 신년 제사를 올리고, 곧바로 녹상鹿上의 땅에 당도하여 회맹 준비에 관한 사항을 하나씩 점검하면서 제齊와 초楚, 두 나라의 군주를 20여 일간 기다렸다. 제공齊公, 어서 오시 오. 송후宋侯께서는 준비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먼곳에서 오느라 늦었습니다. 제양공齊孝公은 녹상鹿上 땅의 주인인 자기에게 아무런 승낙도 없이 사용하는 송양공宋襄公에 대하여 옛날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양해하였으나, 송양공의 말투는 하루가 틀리게 아랫사람을 대하 듯이 무시하는 말을 하며 건방진 태도를 보이자 마음속으로 분개하게 된다. 또 20여 일이 지났는데도 초성왕은 오지 않고 있었다. 허허, 초성왕楚成王은 왜 오지 않는 것인가. 주공, 내일 도착한..

제 219 화. 누가 속고 누가 속이는가.

제 219 화. 누가 속고 누가 속이는가. 제환공齊桓公의 무덤인 의총疑冢 안에서 나온 매장품埋葬品 들은 누에 모양의 황금이 몇 말이나 나왔으며, 진주가 달린 팔이 짧은 옷과 옥으로 만든 옥괴玉掛, 옥갑玉匣과 금잠金簪, 비단, 그리고 많은그릇과 여러 병장기 등이 하도 많이 나와 셀 수가 없었다 한다. 또한, 무덤 안 곳곳마다 해골이 널려있어. 잘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이는 순장殉葬 당한 사람들의 해골이었을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제효공齊孝公이 그 당시에 아버지 제환공齊桓公에 대한 장례를 얼마나 대규모로 치렀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에 시인 염선髥仙은 그렇게 호화롭게 치른 장례가, 세월이 지나고 나면, 모두 부질없는 일이 된다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노래했다. 疑冢三堆峻似山(의총삼..

제 218 화. 허욕이 죽음을 부르는가.

제 218 화. 허욕이 죽음을 부르는가. 恩德終須報 (은덕종수보) 은혜와 덕을 베풀면 반드시 보답을 받으며 寃仇撒不開 (원구살불개) 원한을 사면 그 보복에서 벗어나지 못하리! 從前作過事 (종전작과사) 이미 옛날에 저지른 지나간 일 들은 沒興一齊來(몰흥일제래) 한꺼번에 죄의 값을 치르게 되리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오랜 기간 쌓이는 모습이 있다. 그 모습이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말이다. 송宋과 연합군이 떠나려 하자, 이에 정중히 환송하고 난 상경 고호高虎는 세자 소昭를 모시고 임치臨淄 성으로 가게 된다. 세자,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입성하는 대로 즉위식을 거행하겠습니다. 상경 고호高虎 어른, 정말 고맙습니다. 이때 임치臨淄 성안에서는 장위희長衛姬가 소위희小衛姬, 갈영..

제 217 화. 악한 자들이 끝까지 잘 사는가.

제 217 화. 악한 자들이 끝까지 잘 사는가. 송양공宋襄公이 제환공齊桓公 다음으로 천하의 패공霸公이 되겠다고 말하자, 이에 상경 목이目夷는 송나라의 국력으로는 너무 지나친 욕심이라며, 예를 들어가면서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주공, 더 들어보십시오. 제환공齊桓公이 북쪽의 산융山戎을 정벌하러 갈 때는 유아兪兒 라는 귀신이 나타나 앞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또 성 밖의 들에서 사냥할 때는 큰 연못에 사는 귀신인 위사委蛇가 나타나 제환공이 패업을 이루게끔 도와주었습니다. 우리 송宋 나라는 올해 정월에 다섯 개의 운석이 하늘에서 떨어졌지만 모두 돌로 변해버렸고, 금 이월에는 다시 큰바람이 부는 이변이 일어나 여섯 마리의 익조鷁鳥가 날아든 게 아니고 모두 날아가 가버렸습니다. 이것은 우리 송宋 나라의 힘이 위로 올라..

제 216 화. 시간이 흘러야 수습되는가.

제 216 화. 시간이 흘러야 수습되는가. 궁중 소식을 들은 밀희密姬의 소생 공자 상인商人은 소위희小衛姬의 소생인 공자 원元을 찾아가 서로 제휴하기로 하였으며, 각기 집안의 무사들과 평소 양성해두었던 사병들을 불러 모아 궁으로 갔다. 우리도 선군의 피를 받은 자식들이오. 우리도 제齊 나라를 차지할 자격이 있소. 듣자니 반潘 공자가 궁중宮中의 우전右殿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디다. 우리는 좌전左殿을 차지하고 난 후 무휴無虧와 반潘의 세력에 대항합시다. 세자 소昭가 돌아오면 양보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둘이 힘을 합하며 제齊 나라를 나누어 통치합시다. 좋소. 좋은 생각입니다. 합세하여 서로 연락을 주고받읍시다. 공자 원元은 좌전左殿에 자리 잡고, 공자 상인商人은 조문朝門에 자기 무사들을 배치하면서 ..

제 215 화. 내 죽은 뒤의 혼란은 어찌하랴.

제 215 화. 내 죽은 뒤의 혼란은 어찌하랴. 제양공齊襄公과 문강文姜의 사련邪戀으로 인해 혼탁해진 제齊 나라의 고난과 시련을 딛고서 제齊 나라 군주가 된 제환공齊桓公. 포숙아鮑叔牙 와 관중管仲을 만나 화려하고 찬란한 일생을 꽃피웠던 제환공齊桓公. 그렇게 천하를 호령하던 제환공齊桓公이 수족처럼 따라주었던 가장 가까웠던 측근들의 어이없는 배신으로 이렇듯 초라하고 비참한 임종을 맞이하게 될 줄을 어느 누가 짐작이나 하였으랴. 어지러운 천하를 평정한 제환공齊桓公의 노고와 그가 행한 훌륭한 일들만을 들어가며, 잠연潛淵 선생이 시를 지어 칭송하였다. 1. 姬轍東遷綱紀亡 (회철동천강기망) 주나라가 동천하여 천하의 기강이 허물어지자 首倡列國共尊王 (수창열국공존왕) 열국의 제후들을 이끌어 주 왕실을 섬겼도다. 南征僭楚..

제 214 화. 천하의 영웅호걸도 죽는가.

제 214 화. 천하의 영웅호걸도 죽는가. 편작扁鵲이 제환공齊桓公을 만나고 말이 없이 나오고 말자, 뒤 쫒아온 시초寺貂가 부르며 멈추게 하자 다음과 같은 말을 하여 주었다고 한다. 제후齊侯와 같은 사람이 있는 까닭으로, 고치지 못하는 여섯 가지의 불치병不治病이 있다고 하는 것이오 첫째, 교만방자驕慢放恣 한 것이 병이며 둘째, 몸을 가볍게 여기고 재물을 탐하는 병이오. 셋째, 의식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는 병이오. 넷째, 양陽과 음陰을 문란하게 하여 오장의 기운을 안정시키지 못하는 병이오. 다섯째, 약을 복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가 이미 허약한 상태를 말하는 병이오. 여섯째, 무당의 말은 믿고 의원의 말은 믿지 않는 커다란 병이있소. 이 여섯 가지 중에 한 가지만 지니게 되어도 병이 중하게 되어 치료하..

제 213 화. 내 운명을 미리 알 수 있는가.

제 213 화. 내 운명을 미리 알 수 있는가. 춘추시대春秋時代 처럼 지금도 마찬가지로 의술이 뛰어난 명의를 보면 사람들은, 편작扁鵲이 다시 살아왔다고 말하곤 한다. 진월인 秦越人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진월인 秦越人을 편작扁鵲 이라 불렀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권105 편작창공열전扁鵲倉公列傳에 보면, 편작扁鵲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여기에서 편작扁鵲 이라, 불리는 사람은 물론 진월인 秦越人을 말하는 것이다. 어느 날 편작扁鵲이 괵虢 나라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괵성虢城 밑에 당도하여 방중술房中術을 연구하는 중서자中庶子를 만난다. 중서자中庶子께서는 안녕하십니까. 편작扁鵲께서 오랜만에 우리 괵虢 나라에 오셨군요, 세자께서는 열심히 공부하십니까. 세자께서는 오늘 새벽에 죽었소. 대관절 무슨 병으로..

제 212 화. 약속을 저버리면 어떻게 되나.

제 212 화. 약속을 저버리면 어떻게 되나. 이제는 포숙아鮑叔牙께서 재상 자리를 맡아 주셔야 하겠소이다. 주공, 신은 재상감이 못되옵니다. 스승께선 너무 겸양치 말아주시오. 이제 더는 맡을 사람이 없습니다. 주공, 신은 선과 악을 너무 구분하니 정사를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중보仲父 도 그런 말을 하였었소. 그러나, 이제 경卿 만 한 사람이 어디 있겠소. 스승께서 굳이 맡지 않으신다면 누구에게 조정을 맡겨야 한단 말이오. 주공, 부득이 신에게 맡기려 하신다면 청이 하나 있사온데 들어주신다면 감히 재상 자리를 맡아 조정의 일을 보겠습니다. 경卿 께서는 어서 말씀해보시오. 관중管仲이 주공께 말씀드린 바가 있사온데, 이제 역아易牙. 시초寺貂. 개방開方을 쫓아내시고, 다시는 부르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