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05 화. 인간의 도리는 어떤 것인가.

서 휴 2022. 9. 17. 16:15

205 . 인간의 도리는 어떤 것인가.

  

300여 용사들이 갑작스럽게 달려든 분위기에 진군晉軍은 잠시

주춤하였으나, 이를 파악하고는 또다시 진목공秦穆公을 에워싸며

사로잡으려 하는 일대 절명의 찰나가 되었다. 이때 진군晉軍

경정慶鄭이 급하게 쫓아오며 고함지르면서 부르는 것이었다.

 

      큰일 났소. 큰일 났소이다.

      우리 어거御車를 빨리 구해야 하오.

 

      주공이 용문산龍門山 밑의 수렁에 빠져

       나라 군사들에 포위되고 있소.

 

      큰일 났소. 우리 주공이 사로잡힐 지경이오.

      우리 주공을 빨리 구해야 합니다

      어서들 그리 가시오. 빨리 구해야 하오.

 

양유미梁繇糜와 한간韓簡과 아석衙晳은 할 수 없이 진목공秦穆公

사로잡지 못하고 진혜공晉惠公을 구하려 용문산龍門山으로 달려간다.

 

백리해百里奚는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자,진군秦軍을 진군晉軍의 

진지에 쇄도해 들어가게 하여, 진군晉軍을 완전히 괴멸시킨다.

 

      뭐라고, 우리 진혜공晉惠公

      공손지公孫枝에게 끌려갔단 말이냐.

      허 어. 이거 때가 늦지 않았는가.

 

      가복도家僕徒와 괵사虢射,

      그리고 극보양郤步揚은 어디로 갔느냐.

      주공과 다 같이 끌려갔습니다.

 

      아 아, 진목공秦穆公을 사로잡았던들

      우리 주공을 돌려받을 수 있었을 터인데

 

      큰일이오. 큰일이 났소이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주군이 이미 적군에 사로잡혔는데

      우리만 어떻게 살아 돌아갈 수 있겠소.

 

양유미梁繇糜와 한간韓簡이 애통해 이빨을 바득바득 갈다가,

그들도 어쩔 수 없이 진군秦軍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300여 용사勇士 들은 재빨리

      서걸술西乞術 장수를 구출하였다.

 

용문산龍門山 아래는 진군晉軍의 시체가 산처럼 쌓였으며,

병거兵車 1000승 중에 수십 기만이 겨우 살아 돌아갔다.

한원韓原 벌판의 전투는 진 나라의 대승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경정慶鄭은 진혜공晉惠公이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듣자,

      급하게 진군秦軍의 포위망을 뚫고 나가다가, 상처를 입어

      쓰러져 있는 아석衙晳을 구하여 함께 진나라로 돌아갔다.

 

진혜공晉惠公은 치밀한 전략도 없이 즉흥적으로 지휘하다가

망해버렸으며,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주공. 큰일 날 뻔하셨습니다.

      휴 우우. 좌서장의 말을 듣지 않다가

      내 큰 곤욕을 치를 뻔하였소.

 

진목공秦穆公백리해百里奚의 위로를 받으며 겨우 정신을 차리게

되자, 상황을 둘러보다가 300여 용사들을 불러들여 묻게 된다.

 

      대관절 어찌 된 용사들인가.

      제가 우리 중에 방장方丈이 되옵니다.

 

      지난날 애마愛馬 두 마리를 기억하시옵니까.

      저희가 양산梁山에서 주공의 애마를 훔쳐 가

      기산崎山 산골짜기에서 구워 먹은 거지 떼입니다.

 

      주공께서 저희에게 벌을 주지 않으시고

      병이 날까 염려하시어 술을 주시는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저희는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고자 달려왔습니다.

      . 그런가. 그래. 맞아. 그때였었어.

 

      그렇구나, 애마를 구워 먹던 자들이로구나.

      허 어. 내 목숨을 구해주다니 너무나 고맙구먼.

 

진목공秦穆公은 백리해百里奚의 말에 따라, 벌을 주지 않고 술을

베푼 보답이 이런 위기 절명에서 나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눈가에 이슬이 맺히면서 백리해百里奚를 바라보게 된다.

 

      지난날의 술을 베픈 일들은 모두

      여기 계신 오고대부五羖大夫 께서 베푸심이라.

      다 같이 좌서장左庶長께 인사를 올려야 한다.

 

300여 용사들이 백리해百里奚를 우러러 바라보며,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리면서 감사의 마음으로 일어나질 않는다.

 

      이제 무릎을 꿇지 말고 다들 일어나라.

      너희들 중에 벼슬하고 싶은 사람은 사양치 말아라.

      아닙니다. 저희 들은 은혜를 갚고자 왔을 뿐입니다.

 

      이 황금과 비단을 받도록 하여라.

      아닙니다. 저희는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들은 진목공秦穆公이 제안한 어느 것도 받지 않으면서 빈손으로

돌아갔으며, 이때 난진欒軫이 그들에게 고맙다며 인사하고 돌아온다.

 

      좌서장左庶長. 돌아다니는 거지들도 은혜를 잊지 않건만

      저 진혜공晉惠公은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놈이겠소.

 

      주공, 세상엔 별의별 사람이 다 있나이다.

      세상 사람을 보기만으로 어찌 판단할 수 있겠나이까.

 

      주공, 사람만큼 올바로 가려내기가 정말 어렵나이다.

      허허, 그렇소. 좌서장의 말이 옳소.

 

이 거지 떼들은 진목공秦穆公이 진나라를 정벌하러 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은혜를 갚겠다며 약 3백 여명이 모여들어 모두 목숨을 버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싸움을 돕고자 한원韓原까지 숨어서 따라왔다.

 

그때 마침 진목공秦穆公이 진군晉軍에게 포위당하여 아주 위험에

처지에 놓였을 때 이들은 참지 못하고 일제히 일어나 막아섰다.

다음 시는 널리 쓰이는 좋은 내용이라 여기에 올려본다.

 

       種瓜得瓜 (종과득과콩 심은 데 콩 나고 

       種豆得豆 (종두득두) 팥 심는 데 팥 난다.

  

       施薄報薄 (시박보박) 박하게 베풀면 박하게 받고

       施厚報厚 (시후보후) 후하게 베풀면 후하게 받는다

 

       有施无報 (유시무보) 은혜를 입고도 갚지 않는다면

       何異禽獸 (하이금수) 짐승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진목공秦穆公은 떠나가는 야인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불현듯이

건병蹇丙 장수가 생각이 나자, 급하게 둘러보며 말을 한다.

 

      장수들을 빨리 점검하여 보아라.

      주공, 건병蹇丙 장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뭐라고, 장수 건병蹇丙을 빨리 찾아야 한다.

 

건병蹇丙과 도안이屠岸夷는 어느 토굴土窟 속에 누워서까지 계속

멱살을 잡고 엉켜 있으면서 거품을 품으며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두 사람을 토굴土窟에서 끌고 나오라.

       저 기진맥진한 건병蹇丙을 살려내야 한다.

 

       빨리 온거溫車에 싣고 가라.

       옹성雍城에서 치료하여 살려내도록 하라.

 

      힘 좋은 저 장수가 정말 대단하더구나.

      이 자를 우리 장수로 삼으면 좋겠도다.

 

      이 진나라 장수를 아는 자가 있는가.

      주공. 신 공자 칩이 옵니다.

 

      이자는 해제奚齊, 탁자卓子, 순식荀息을 죽이고

      칠여대부七閭大夫까지 참수斬首 시켰으며,

 

      더욱이 죽마고우竹馬故友 였던 추단騅端까지

      배신한 아주 비겁한 놈, 도안이屠岸夷 , 자입니다.

 

      주공, 아주 몹쓸 놈입니다.

      아주 못된 놈 이로 구나.

      저놈을 끌고 나가 뱀 대가리 자르듯 잘라버려라.

 

칠여대부七閭大夫 뿐만 아니라, 오랜 친구마저도, 인간의 도의와

의리나 신의마저 저버리며, 부귀영화만을 쫓던, 도안이屠岸夷

모가지가, 이렇게 잘려 나가고 말았다.

 

       하늘이시여, 이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하늘이시여, 진혜공晉惠公을 잡았습니다.

       하늘이시여, 고맙고 고맙사옵니다.

 

진목공秦穆公은 수적으로 열세한 전쟁에서 사로잡힐 위기였으나,

그 찰나에 300여 용사가 나타나고, 의 포로가 되기 직전에

진군晉軍이 돌아갔으며, 더구나 진혜공晉惠公을 사로잡았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아 하늘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하였다.

 

       한원韓原 벌판의 전투는 점심시간이 지난

       신시申時가 되자, 나라의 대승으로 끝났다.

 

       항복한 진혜공晉惠公과 신하들은 모두 묶이어

       머리를 풀고 한곳의 목책에 감금당하였다.

 

진목공秦穆公은 진군晉軍의 군사들은 포로로 삼지 않고, 서로

간의 시신을 수습하여 주게 하였으며, 부상병들마저도 데려가게

함으로써, 또 큰 덕을 쌓게 되면서, 좋은 소문이 퍼져나갔다.

 

        진군秦軍은 한원韓原 벌판을 떠났으며

        진혜공을 비롯한 포로들은 긴 머리를 풀어 헤쳤으며

        때 묻은 얼굴은 마치 초상을 치르는 초췌한

        사람들의 행렬과 같았으며 맨 앞에서 끌려가게 되었다.

 

        나라 군사들은 진혜공晉惠公을 붙잡아

        속이 후련하다며, 군가를 힘차게 부르면서

        옹성雍城을 향하여 질서 정연이 행진하여 갔다.

 

진군秦軍은 도도히 흐르는 황하黃河를 건너가 옹주雍洲에 이르자,

자고 갈 군막軍幕을 세우게 하며, 나라 포로들을 불러 모았다.

 

       너의 진나라 곡식을 먹고 싶으면

       군사를 이끌고 뺏어가라 하였느냐!

 

       그대들은 어리석은 군주가 없다고 해서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대들의 죄는 옹성雍城에서 물으리라!

       공손지는 병거 100승으로 압송하도록 하라!

 

진목공의 말에 포로들은 머리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군秦軍은 옹성雍城과 가까운 옹주雍洲에서 대부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옥황상제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제사를 올리기로 하였다.

 

      꿈속의 옥황상제玉皇上帝의 명을 받아

      나라의 혼란을 정리하였도다.

 

      , 이제 교사郊祀(제사祭祀)를 지내어 하늘에 보답하리라.

      , 배은망덕背恩忘德 한 진혜공晉惠公의 목을 바치리라.

 

      주공, 신 비표邳豹 이옵니다.

      극악무도한 진혜공晉惠公을 빨리 죽이시옵소서.

 

      주공, 공자 칩이옵니다.

      마땅히 진혜공晉惠公을 죽여야 하옵니다. 하오나

 

      주공, 그리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아무리 패악한 군주라도 진후晉侯 이옵니다.

 

      진혜공晉惠公을 포로로 잡는 순간부터

      나라 백성들의 자존심은 이미 꺾이어버렸습니다.

 

      이제 진후晉侯를 죽이게 되면,

      나라 백성의 자존심이 분노로 바뀝니다.

 

      장차 우리와 처지가 바뀌게 된다면

      보복이 커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공손지公孫枝가 진혜공晉惠公을 죽이지 말라며, 적극적으로

만류하자, 이때 공자 칩이 새로운 주장을 하고 나선다.

 

      주공, 신 공자 칩이옵니다.

      진혜공晉惠公을 죽이고,

      중이重耳 공자를 새 군주로 세워 주면,

      진나라 백성들이 감복할 것입니다.

 

      주공, 신 공손지公孫枝가 다시 말씀 올리겠나이다.

      중이重耳는 원칙과 예의를 받드는 자이므로

      죽은 동생의 원수를 반드시 갚으려 들 것입니다.

 

      주공, 진혜공晉惠公은 보잘것없는 자이므로

      가둬놓는다 한들 아무 쓸모가 없나이다.

 

      하서河西의 다섯 성을 바치게 하시고,

      세자 어를 볼모로 잡아둔다면, 진후晉侯

      죽을 때까지 나쁜 짓을 못 하게 될 것입니다.

 

      좌서장左庶長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공손지公孫枝의 말에는 멀리 보자는 뜻이 들어있어

      깊이 있는 말이며 올바른 판단으로 보입니다.

 

      주공, 공손지公孫枝는 우리가 죽은 후의

      다음의 대까지의 일을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좋소. 진혜공晉惠公은 영대산靈臺山의 이궁離宮

      가두어 감시하고,  대부들은 감옥에 가두도록 하라.

 

      자, 지금부터 제단을 쌓도록하라.

      옥황상제님이 계시는 하늘에 정성껏 제사를 올려야 한다. 

 

인과응보 因果應報라는 말이 있다.

인할 인. 열매 과. 응할 응. 갚을 보.

저지른 일은 당연히 갚음을 당한다.

 

인과응보因果應報는 불교의 기본사상으로, 윤회사상의 인과因果

법칙으로 보며, 과거에 저지른 일은 선과 악의 결과에 따라,

길흉화복吉凶禍福의 대가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평소의 마음에서 말과 행동이 나오며,

      이로 인하여, 나중에 어떤 연을 만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과를 만들게 된다는 불설佛說,

      부처님의 말씀인 삼세인과경 三世因果經에서 나온다.

 

206 . 영혼은 떠돌다가 어디에 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