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100

제 100 화. 애욕에 사리분별을 못 하나.

제 100 화. 애욕에 사리분별을 못 하나. 노장공(魯莊公)은 아버지 노환공(魯桓公)의 장례를 치르고 나자, 노(魯) 나라의 국정을 안정시켜나가며, 연이어 조례를 열면서 제양공(齊襄公)의 혼사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국내 사정이 어느 정도 안정된 바이니 제양공(齊襄公)의 혼사 문제를 이야기해봅시다. 우리 선군의 주선으로 제후(齊侯)가 왕실의 왕희(王姬) 공주와 혼례를 열게 되었는바 이제는 혼사를 돌봐줄 수도 없고 모르는 체할 수도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소? 주공, 신 대부 시백(施伯)이 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알고 계시는지요? 무엇을 말하는 것이오? 주공, 우리에게 세 가지 수치(羞恥)가 있사옵니다. 첫째는 선군께서 형님인 은공(隱公)을 죽이고 군위에 올랐으므로 모두가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 둘..

제 99 화. 불륜으로 지아비를 죽이는가.

제 99 화. 불륜으로 지아비를 죽이는가. 아무리 늦어도 곧바로 와야 하지 않았소? 왜 곧장 영빈관(迎賓館)으로 돌아오지 않았소? 헤어진 지가 오래되어 옛 이야길 하다 보니 밤이 깊어져 밤을 새우게 된 것이옵니다. 밤이 깊어 그냥 그곳에서 잤습니다. 그냥 그곳이라니? 어디를 말하는 것이오? 왜 이리 까다롭게 물으십니까? 넓은 내궁에 내가 잠잘 곳이 없겠어요? 옛날에 거처하던 방에서 잤습니다. 문강은 노환공이 제양공과의 관계를 눈치챘나 싶어 겁이 났으나 내친김에 시침 이를 뚝 떼며 오히려 큰 소리로 믿으라며 대답했다. 연빈(連嬪)과는 몇 시까지 술을 마신 거요? 밤하늘의 달이 담장 위에 올라가 있었으니 제법 밤이 깊었사옵니다. 당신 오라비는 어디서 잤소? 오라비 자는 곳을 내가 어찌 안단 말입니까? 당신 ..

제 98 화. 남매가 사련을 저지른다.

29. 제양공의 시대 제 98 화. 남매가 사련을 저지른다. 그때 제양공(齊襄公)은 군부인 송녀(宋女) 죽어 정실부인 자리가 비어 있었으므로 공실과 조정에서도 급하게 상주(上奏)하였다. 주공, 정실부인 자리를 비워놓을 수 없나이다. 더구나 군부인 송녀(宋女)께서 아들도 없이 떠나신바 세자 또한 자리가 비어 있나이다. 두 아들이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주공, 그러나 정실부인 자라가 비어 있나이다. 허, 어이하면 좋겠소. 주(周) 왕실의 왕희(王姬) 공주가 어떠실는지요? 왕실의 왕희(王姬) 공주라. 왕희(王姬) 공주는 어떤 성품이오? 왕희(王姬) 공주께서는 지조가 굳고 말과 행동의 폭이 넓어 인자하다고 하옵니다. 다들 그리 생각하는 것이오? 주공, 모두 들 그리 생각하나이다. 그 당시에 혼인하려면 반드시 중..

제 97 화. 포용치 못해 살해되는가.

제 97 화. 포용치 못해 살해되는가. 워낙 지혜롭고 꾀 많은 제족(祭足)을 두려워하여 섣불리 실천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기회만을 노리던 고거미(高渠彌)는 제족(祭足)이 아무런 방비도 해놓지 않고 제(齊) 나라로 떠나가자마자, 이를 절호의 기회로 여기면서 재빠르게 움직여 나갔으며, 제일 먼저 채(蔡) 나라에 머무는 공자 미(亹)를 불러들였다. 미(亹) 공자님, 채(蔡) 나라 망명 생활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제족(祭足)이 이제 제(齊) 나라로 떠났습니다. 내 그동안 제족(祭足)이 무서워 꼼짝하지 못했으나 이제 신정(新鄭)은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있소이다. 이제 안심하시고, 당분간 저의 집에 숨어 계십시오. 거사할 만반의 준비를 해놓겠습니다. 어느 나라나 매년 네 번의 계절에 따라, 군주가 직접 성..

제 96 화. 서모와 아들이 같이 산다.

제 96 화. 서모와 아들이 같이 산다. 공손무지(公孫无知)는 별궁에 갇혀 있는 선강(宣姜)을 찾아가 동생인 제양공(齊襄公)의 뜻을 전하며 좋은 말로 설득시켰다. 누님, 제(齊) 나라에 망명 와있는 공자 석(碩)과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 어떻겠소? 위혜공(衛惠公) 삭(朔)이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그리되면 내당에 돌아갈 수 있습니다. 공손무지(公孫无知), 사촌 동생! 삭(朔)이 돌아올 수 있다니 정말인가? 돌아오도록 만들어야지요? 아 아, 너무나 기쁘구나! 동생 제양공(齊襄公) 아! 정말 고맙구나! 공손무지公(孫无知)는 공자 석(碩)과 선강(宣姜)을 부부가 되도록 맺어주자고 제안하자, 위(衛) 나라 신료들은 인륜의 도리에 어긋난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오히려 공자 석(碩)..

제 95 화. 원한을 사면 보복 당한다.

제 95 화. 원한을 사면 보복 당한다. 좌공자 예(洩)와 우공자 직(職)은 위선공(衛宣公), 세자 급자(急子), 공자 수(壽), 이 세 사람에 대한 헛소문이 그럴듯하게 먹혀들어 가자, 주(周) 왕실에 사자를 보내 공자 검모(黔牟)를 모셔왔으며 새로운 위후(衛侯)로 세워버렸다. 신료들이 새로 즉위한 검모(黔牟)를 알현하고 충성을 맹세하자, 공자 검모(黔牟)는 지난 일을 정리하고자 다음과 같이 명했다. 급자(急子)와 공자 수(壽)를 위하여 새롭게 상(喪)을 발하고, 두 공자의 묘를 다시 개장해 주도록 하라. 사자를 주(周) 왕실에 보내어 공자 검모(黔牟)가 위후(衛侯)에 즉위하였음을 알리도록 하라. 영궤(寧跪)는 변경에 나아가 길목을 지키며 위혜공(衛惠公)이 돌아오는 길을 막도록 하라. 주공, 이 모든 사..

제 94 화. 항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제 94 화. 항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정소공(鄭昭公)은 위혜공(衛惠公)에게 감사의 절을 정중히 올리고 위군(衛軍)의 호위를 받으면서 도망쳐 나온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자 감개가 무량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상경 제족(祭足)은 위(衛) 나라에서 돌아온 정소공(鄭昭公)에게 큰절을 올리며, 옛날에 잘 보좌하지 못한 죄를 정중히 사죄한다. 주공.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사옵니다. 옛날의 밀계(密契)처럼 다시 모시게 되었사옵니다. 이제 마음 편히 나라를 다스리시옵소서. 고맙소! 그동안 고생 많았소! 정소공은 제족에게 비록 죄를 묻지는 않았으나 괘씸하게 생각했다. 눈치 빠른 제족(祭足) 또한 정소공(鄭昭公)의 마음을 짐작하였다. 그뿐만 아니었다. 고거미(高渠彌)는 정소공(鄭昭公)의 세자 때부터 좋지 않은 사이로..

제 93 화. 동생이 형을 위하여 죽는가.

23. 죽이고 또 죽이고 제 93 화. 동생이 형을 위하여 죽는가. 급자(急子)가 목갑(木匣)의 뚜껑을 열자, 피 묻어 일그러진 얼굴이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는데, 분명히 공자 수(壽)의 얼굴이었다. 아, 하늘이여. 원통하옵니다! 공자님, 부친이 자기 아들을 죽였는데 어찌하여 원통하다고 하시오? 아니다, 너희들 손에 죽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내가 바로 세자 급자(急子) 이니라! 도적들 아, 너희는 어찌하여 엉뚱한 사람을 죽였느냐? 죽은 이 사람은 내 동생 수(壽) 인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내 동생을 죽이고 말았느냐? 빨리 나의 목을 베어 부친에게 갖다 바치고 내 동생 수(壽)를 잘 못 죽인 죄를 용서받아라! 도적 중에 세자의 얼굴을 알고 있는 자가 달빛에 비친 급자(急子)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

제 92 화. 막내가 두 형을 죽이는가.

제 92 화. 막내가 두 형을 죽이는가. 공자 수(壽)는 우연히 위선공(衛宣公)이 좌우의 시종들을 물리치고, 동생 삭(朔)에게 지시하는 모습을 보자. 무언가 부쩍 의혹이 생겨 났으므로, 급하게 어머니 선강(宣姜)을 찾아갔다. 어머님. 왜 소자만 빼놓습니까? 수(壽) 야, 이 일은 우리 모자의 후환을 없애고자 네 주공께서 주관하시는 일이다! 너는 모르는 체하여라! 절대 타인에게 발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공자 수(壽)는 어머니 선강(宣姜)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아버지와 동생 삭(朔)이 벌이는 음모는 이미 정해진 것으로 보게 되었다. 이에 간언해봐야 막을 수가 없다고 판단하자, 아무도 모르게 급히 세자 급자(急子)에게 달려가 사전 음모의 내용을 알려주게 된다. 형님. 아무래도 다른 나라로 도망쳐 숨어 살다가..

제 91 화.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가.

제 91 화.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가. 어마마마, 이강(夷姜)이 복수 할 때가 되면 그때는 어머니와 우리 두 형제는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처지가 되지 않겠나이까? 삭(朔) 아. 나도 그런 일이 염려스럽구나.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할 텐데 걱정이로구나. 어마마마, 사이 좋기란 말은 어울리지 않나이다. 이강(夷姜)이 그냥 놔두겠습니까? 선강(宣姜)도 엄연히 급자(急子)의 배필로 시집을 왔으나, 어쩌다가 나이 많은 위선공(衛宣公)의 부인이 되었으므로, 위선공(衛宣公)이 죽고 나면, 두 아들의 장래가 걱정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선강(宣姜)은 급자(急子)와 마주치지 않으려 피하였으며, 공자 삭(朔)은 어렸음에도 선강(宣姜)의 이런 마음을 잘 이용하였다. 삭(朔) 아. 어떻게 하면 좋겠냐? 예에.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