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94

제 94 화. 우애와 효도를 악용하는가.

29. 형들을 죽이고 제 94 화. 우애와 효도를 악용하는가. 위(衛) 나라 상경 석작(石碏)이 진(陳) 나라의 진환공(陳桓公)과 재상 자겸(子鎌)의 손을 빌려 반역자 주우(州吁)와 자기 아들 석후(石厚)를 죽이고 공자 진(晉)을 형(邢) 나라에서 모셔와 보위에 올리니 위선공(衛宣公)이라 부르게 된다. 위선공(衛宣公)은 원래 성품이 음탕하여, 여자라면 분별치 못하며 공자 시절에 형(邢0 나라의 형비(邢妃)와 혼인을 하였음에도,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 위장공(衛庄公)의 첩실(妾室)이었던 어여쁜 이강(夷姜)과 부친 몰래 사통(私通)하면서, 아들을 낳았는데, 이를 숨기기 위해 민가에 맡겨 키웠으며, 그 아들을 급자(急子)라 불렀다. 망명 생활에서 돌아와 보위에 오른 위선공..

제 93 화. 여자의 꾐에 당하는가.

제 93 화. 여자의 꾐에 당하는가. 옹희(雍姬)는 다음 날, 옹규(雍糾)가 좋아하는 음식을 장만해 올리면서, 좋은 술을 꺼내 웃음을 지으며 반주(飯酒)를 따른다. 허 어, 이 술이 지금까지 있었소? 오래전에 감춰놨었지요! 보이면 혼자서도 밤새워 마시니까요? 오랜 세월 숙성시켜서 그런지 목구멍에 탁 넘기면 그 향기로움이 짜릿하게 퍼지며 온몸에 우러나오! 마오타이주(茅台酒)는 역시 명주(銘酒) 요! 이 귀한 술을 내놓다니 정말 고맙소! 어느 나라나 술은 있기 마련이다. 전통 소주(燒酒)는 쌀, 수수, 옥수수, 밀 등의 곡물을 누룩으로 발효시켜 술을 만든 뒤에 증류 시키면, 맑고 투명한 증류주(蒸溜酒)를 두루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무색투명한 술인 소주(燒酒)를 중국 사람들은 백주(白酒)라 쓰면서 바이주라 ..

제 92 화. 잔머리로 큰일을 도모하는가.

28. 남편과 아버지. 제 92 화. 잔머리로 큰일을 도모하는가. 저 못된 송(宋) 나라 저놈들이 우리 정(鄭) 나라를 완전히 욕보이고 있는구먼! 태궁(太宮)을 부수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도다. 내 정군(鄭軍)을 이끌고 나가 싸우리라! 주공. 아니 되옵니다. 참으시옵소서! 송(宋) 나라의 군사력은 우리보다 강하며 온 힘을 기울여 연합군과 함께 쳐들어왔습니다. 강한 적과 맞서 싸우는 것은 이득이 없사오며 화를 내어 싸우게 된다면 참패하게 되옵니다. 또한, 화친을 맺으려 해도 이미 때가 늦었으며 반드시 세 개의 성을 요구할 것입니다. 정려공(鄭厲公)은 제족(祭足)의 주장에 막혀,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자,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달래지 못해, 분을 참지 못하며 혼자서 넋두리하..

제 91 화. 빈틈을 노려야 이긴다.

제 91 화. 빈틈을 노려야 이긴다. 기성(紀城) 앞 들판의 전투가 끝나갈 무렵에 도착한 송군(宋軍)과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잠시 전투에 뛰어들면서 제(齊) 나라의 공자 팽생(彭生)을 구해주고, 자기의 진채(陣寨)로 돌아오게 된다. 남궁(南宮) 장수님. 큰일 났습니다! 노군(魯軍)과 정군(鄭軍)이 우리 진채(陣寨)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아니, 그들이 어떻게 알고 기습하였느냐? 어떻게 소리 없이 쳐들어올 수 있더란 말이냐?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엄청난 피해를 입으며 물러가 버렸고, 여러 군주도 모두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 이에 호증(胡曾) 선생이 이 싸움에 대해 시를 지어 읊었다. 明欺弱小恣貪謀 (명사약소탐모) 강한 나라는 약한 나라를 속이면서 只道孤城頃刻收 (지도고성..

제 90 화. 화해가 전쟁보다 우선이다.

제 90 화. 화해가 전쟁보다 우선이다. 안녕 하십니까? 노환공(魯桓公) 입니다. 제후(齊侯)께선 그동안 무탈(無頉) 하셨는지요? 이렇게 싸울 준비만 하고 있는데 무탈(無頉) 할 수가 있겠소이까? 제희공(齊僖公)께 청을 하나 합시다! 무엇이오? 어서 말해보시오! 기(紀) 나라는 우리와 대대로 혼인 관계를 맺어온 사이라 돕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기(紀) 나라가 제(齊) 나라에 죄를 지었다고 하는바 대신 몸을 굽혀 용서(容恕)를 구하고자 찾아왔습니다. 옛날, 이야기이긴 하나 우리 선군이신 애공(哀公)께서 기후(紀侯)의 참소로 주(周) 왕실에 잡혀가 끓는 가마솥에 삶겨져 돌아가시었소! 그 이후로 지금까지 팔세(八世)에 이르렀으나 아직 그 원수를 갚지 못하고 있는 바이오! 이미 다 지나간 옛일이 아니겠습니까?..

제 89 화. 서로 물러서지 않는다.

제 89 화. 서로 물러서지 않는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아들 남궁우(南宮牛)가 긴 창을 비켜 들고, 힘차게 달려 나가 정(鄭) 나라 진영에 당도하자마자, 빙빙 돌면서 큰소리로 욕하며 안하무인격(眼下無人格)으로 분을 돋우려 한다. 배은망덕(背恩忘德) 한 정(鄭) 나라 돌(乭)이란 놈아! 네 스스로 제 무덤을 찾아왔구나! 죽기 전에 어서 나와 항복하여라! 남궁우가 그렇게 떠들어 댈 때, 정군(鄭軍) 중에서 한 비장(裨將)이 병거(兵車) 두 대를 이끌고, 궁노수(弓弩手) 몇 명과 함께, 외곽진지 순찰을 마치고 나오다가, 어린 남궁우(南宮牛)와 마주치게 되었다. 네 이놈, 어린놈이 어디서 떠드느냐? 네놈은 내 손에 죽고 싶으냐? 도망가지 말고 거기 있어라! 죽여주마! 남궁우(南宮牛)는 비장(裨將)에게 열심히..

제 88 화. 묵은 원한을 풀어라.

제 88 화. 묵은 원한을 풀어라. 곡구(谷邱) 땅에서 송(宋), 연(燕), 노(魯). 세 나라가 회맹을 하고 난후에 노환공(魯桓公)은 귀국하였으며, 그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송장공(宋莊公)에게서 아무런 기별을 받지 못했다. 이에 노환공(魯桓公)은 정(鄭) 나라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 줄로 알고 안심하고 있다가, 그러던 중에 갑자기 정(鄭) 나라 사신이 또다시 찾아와 하소연하는 일이 생겼다. 노후(魯侯) 님, 안녕하시온지요? 정(鄭) 나라 대부 옹규(雍糾) 이옵니다. 어허. 그 일로 또 찾아온 것이오? 죄송하오나 그러하나이다. 송장공이 상이(商彝)와 대정(大鼎)을 모두 가지고 가고서도, 나머지 재물과 세 성을 바치라고 난리이옵니다. 허 참. 그만하면 되었을 터인데! 어찌하여 그리 심하게 구는 것인가? 거참,..

제 87 화. 욕심이 전쟁을 일으킨다.

27. 여섯 나라의 전쟁 제 87 화. 욕심이 전쟁을 일으킨다. 지난날 정려공(鄭厲公)의 아버지 되는 정장공(鄭莊公)이 우리 송(宋) 나라의 두 개의 성을 뺏어간 바도 있습니다. 창고야 비어 있어 물건은 줄 수 없다 하더라도 어찌. 세 성(城)은 할양(割讓)하지 못한단 말입니까? 아니, 그건 위(衛) 나라가 가져간 것이오! 허 허, 즉위하자마자 세 성(城)을 떼어주게 되면 자기 조상들이 이루어 놓은 공업(功業)을 명분 없이 너무 쉽게 포기(抛棄) 한다면서 이웃 나라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며 이를 백성들이 알게 되면 심하게 동요할까 봐 세 성(城)의 세물(稅物)로 주겠다는 거 아니겠소? 소문을 듣건대 곡식 2만 종도 보내줬다지요? 나머지 문제는 내가 보증서겠으니 송후(宋侯)는 이제 원만하게 화해하시오 곡식..

제 86 화.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다.

제 86 화.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공. 송장공은 우리가 맹세한 대로 세 개의 성(城)과 벽옥(璧玉) 100쌍과 황금 1만 일(鎰)과 곡식 3만 종을 지금 당장 보내라고 합니다. 상경 제족(祭足) 이여! 송(宋)나라에 있을 때는 송장공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급한 마음에 맹세하였으나, 이는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니겠소? 인제 와서 감히 거부할 수도 없으니 큰일이오! 군위(君位)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성(城)을 셋씩이나 내놓으라니 이걸 백성들이 알면 어떻게 되겠소? 그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들이 이해나 하겠소? 아마도 비웃음을 면치 못할 것이오! 주공, 또, 한 가지가 더 있나이다. 벽옥(璧玉) 100쌍과 황금 1만 일(鎰)과 곡식 3만 종을 보내 주고 나면 우리 부고(府庫)가 텅 비게 되..

제 85 화. 욕심에 군주가 바뀌는가.

제 85 화. 욕심에 군주가 바뀌는가. 모두! 내 집에 머무시오! 절대 소문이 나면 아니 되오! 절대 소란을 피워선 더욱 아니 되며 마음대로 밖에 나가거나 티를 내지 마시오! 제족(祭足)은 돌(乭) 공자와 옹규(雍糾)와 또한, 따라온 100여 명의 날쌘 송(宋) 나라의 군사도 자기 집에 숨겨 놓고서는, 정소공(鄭昭公)에게 송(宋) 나라에 다녀온 경과만을 의례적으로 보고하고는 몸이 불편하다며 조례(朝禮)에 나갈 수 없다고 알렸다. 나리, 많은 대부가 문안 인사차 왔답니다. 상경 나리. 어찌하오리까? 으음, 모두 사랑채로 모시어라! 상공께옵서는 매우 아프시어 운신도 못 한다더니 어찌 이리 건강하신 모습이시며 어찌하여 의관까지 차려입고 계십니까? 몸이 아픈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아픈 것이오! 우리나라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