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6

삐 실

삐 실 서 휴 혀 형님 옛날 어릴 적 고향은 좋았지요. 맞아 마자요. 고향은 아름다운 추억이 배어 있어요. 추억이요. 추억보다 어릴 적 모습이 저려 있지요. 안성에는 조용한 저수지가 있지 내가 좋아하는 곳이지요 금광 저수지요 오. 혀 형님 금광저수지 가보셨어요 작은 산들이 뾰쪽하게 저수지를 감싸 물이 잔잔한 것이 색다른 저수지 같아요. 그래요 골이 깊고 넓어요. 두 물머리를 하고 있는 저수지 이지요 사방이 십리길이나 되지요. 거기가 충청도야 경기도야 아 하. 안성이지요. 안성이로구나. 왜 충청도 말이 섞여있지 진천에 가까운 쪽은 그래요 안성은 저수지가 많은가 봐 안성은 물 걱정 없이 산다 하지요. 산들이 조용하고 물이 많아 소들은 안성에서 키워야 된다고 전국 3대 우시장에 안성이 제일이었지요. 저수지 밑..

여행 이야기 2017.01.18

동 거차도에서

동 거차도에서 서 휴 전라남도 목포를 지나 제주도에 가다보면 진도(珍島) 앞바다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들 진도군(珍島郡) 조도면(鳥島面)의 40여개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多島海) 해상국립공원(海上國立公園)을 만나게 된다. 하나같이 200m 이하의 높지 않은 수려한 섬들을 보며 아름다운 풍광따라 향수에 젖기도 하고 아련한 그리움이 솟기도 하며 섬사람들의 행동거지와 말들은 구수한 정취가 흐르며 곧바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들 감치는 맛에 군침이 흐르며 흠뻑 빠지게 만드는 음식들 섬 이름을 한문(漢文)으로 가만히 들여다보면 섬들의 환경이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맹골군도(孟骨群島)는 용감한 호랑이 뼈처럼 강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는 섬들 거차군도(居次群島)는 큰 파도와 세찬 물살을 견디..

여행 이야기 2014.05.17

가거도 여행기 1

가거도 여행기 1 서길수 6월초 이른 아침 갯바람 부는 가거도 항구 장군봉 지나 똥개섬 사이 검은 몽돌 짝지밭 잔잔한 파도 반기며 시원한 바닷물에 발 담그고 손 씻고 고함 질러보고 목 풀고 허리 굽혔다 펴며 기지를 켜본다. 둥구횟집 임사장님 어디가고 나루엄마 혼자서 아침 반찬 준비한다. 구수한 우럭을 끌인 미역국에 아침을 먹고 옷 갈아입고 낚시도구 챙겨 길을 나선다. 섬둥반도 가는 초행 길을 젊을 적 생각하며 걸어가기로 결정한다. 섬둥반도가 예서 얼마나 되나요. 시오리 길이지요. 가시려고요 그 정도면 걸어 갈만하겠네요. 점심은 요 미리 부탁하여야 하는데 섬누리 집도 다희네 집도 있다고 하는데 설마 굶기야 하겠어요. 나루 엄마는 걱정스런 눈으로 우리를 본다. 나서는데 임 사장님 쫒아와 차에 모두 타라한다 ..

여행 이야기 2013.06.03

찾아간 갯바위

찾아간 갯바위 서 휴 작은 항구 귀한 삼치 회를 앞에 놓고 젓가락으로 집어 아내를 바라봅니다 입에서 녹는 부드러운 맛을 삼키며 살며시 이슬이 맺입니다 아내는 내 곁에 없습니다 나는 일어 섯습니다 아내의 고향을 향하여 배에 오르고 있습니다 옛날의 그 갯바위 어께를 기대어 노래하던 갯바위에 홀로앉아 푸른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먼발치에서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듯한 환상에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비 한 마리 날고 있습니다 또 한 마리 나비가 날아와 당신의 함박웃음으로 나를 보듯 아래위로 흘터 보며 내 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작은 게들이 곰실대는 갯바위 오고가는 물결은 나를 맞이하건만 나비 두 마리 아기자기한 춤만 추고 있습니다 같이 손잡고 거닐던 갯돌 밭에서 당신이 즐겨 부르던 노랫소리가 간간히 들..

여행 이야기 2012.06.29

사랑하는 '달뜬목'

사랑하는 달뜬목 서 휴 가거도는 흑산도에서도 두 시간을 더 가는 외로운 섬이며 온통 절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섬에 639메타의 큰 산 독실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거도에는 초등학교가 둘이며 하나의 중학교가 있었으나 지금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쳐 29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어릴적 그리움이 사랑이었을까요. 달뜬 목(1) 발갛게 웃음 지으며 해님이 돌아가자 서서히 밤하늘의 문이 열리며 조용히 미소하는 달님이 다가온다. 맑은 구름이 한곳에 비켜서서 가고 별들이 하나둘 모여 달을 감싸 하늘이 가득하다 바라보는 마음 하늘 닿으니 달님과 별님 환하게 웃으며 반겨준다 겨울 지난 듯 봄인 듯 쌀쌀한 듯 호젓한 듯 달을 보며 별을 보며 봄날의 꽃처럼 달 속의 별과 함께 그리움이 보인다. 너와 나의 얼굴이 보인다. 뛰어놀..

여행 이야기 2012.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