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 61

제 30 화. 삼로의 근왕군을 불러라.

제 30 화. 삼로의 근왕군을 불러라. 제후들이 몰려오면 전쟁이 벌어질 터인데 빨리빨리 알아서 돌아들 가던가? 그렇잖으면 준비를 잘하여야 할 것이오! 그동안 모아놓은 보물과 비단과 좋은 물건들이 내가 알기로는 그 양이 제법 많을 터인데? 잘못하다간 전쟁통에 빼앗길지도 모르오! 견융 나라로 옮겨놓는 게 좋을 거요! 견융으로 옮길 때 많은 수레가 가다가 제후군(諸侯軍)을 만날지 모르겠소이다! 제일 용감한 패정(孛丁) 장수를 보내는 게 나을 거요! 허 허. 생각해 주시어 고맙소이다. 알겠소! 그럼 패정(孛丁)을 먼저 보내겠소! 신후(申侯)는 견융(犬戎)의 장수 중에 우선봉 패정(孛丁)이 제일 용감하고, 무예가 특출한 자라는 걸 알고 있는지라, 그간에 모아둔 금은보석과 많은 비단을 가지고, 패정(孛丁)이 직접 ..

제 29 화. 포사, 노리개가 되는가.

제 29 화. 포사, 노리개가 되는가. 산악을 누비던 견융반(犬戎班) 또한 포사(褒似)를 너무나 좋아하게 되어, 어지간한 일은 모두 좌선봉 만야속(滿也速)에게 맡겨 버리고, 밤낮으로 포사(褒似) 만을 끼고 잠만 자려고 하였다. 흐흐. 여자란 참으로 알 수 없는 거야? 이렇게 맛이 좋은 여자가 다 있었다니. 태어나 처음 만나는 여자로구나! 이렇게 완숙(完熟)된 여자를 만나다니 어 후. 좋고! 좋도다! 포사(褒似)는 견융반(犬戎班)의 우악스러운 힘에 노리개가 되어, 밤낮으로 시달리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아졌다. 어느 날 포사(褒似)는 지쳐 눈물 흘리다가, 견융반(犬戎班)이 잠시 나간 틈 사이에 급히 목을 매며 자결하고 말았다. 그때가 유왕(幽王)의 재위 11년이었으며 기원전 771년의 일이다. ..

제 28 화. 몸은 죽고 나라는 망한다.

제 28 화. 몸은 죽고 나라는 망한다. 주상. 윤구(尹球) 이옵니다. 아니, 윤구(尹球)는 왜 여기에 있는 건가? 주상, 견융(犬戎)에게 채공역(祭公易) 도 죽었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하던 차에 주상을 만났습니다. 신은 주상을 따라가겠습니다. 주상. 소신 정백(鄭伯) 우(友)도 여기 있습니다! 오. 아저씨. 어서 오십시오. 주상께선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신. 정백(鄭伯) 우(友)가 신명을 다 바쳐 어가(御駕)를 보호하겠나이다! 고맙소이다. 아저씨만 믿겠습니다! 자, 모두 빨리 달아나자! 주유왕(周幽王)은 평소에 숙부인 정백우에게 제대로 된 대우도 하지 않더니, 다급해지니까 숙부라 부르며 애원의 눈빛을 보냈다. 윤구(尹球)는 어가(御駕)를 보호하여 빨리 안전한 곳으로 도망가도록 하라! 나는 견융(犬戎..

제 27 화. 봉화를 올려 상을 받는다.

9. 서주는 망하고. 제 27 화. 봉화를 올려 상을 받는다. 신후(申后)를 냉궁(冷宮)에 가두고, 세자 의구(宜臼)를 서민이 되도록 칙지(勅旨)를 내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신(申)나라 신후(申侯)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참지 않고 즉시 상소문을 보내면서 어떻게 하든 호경(鎬京)의 주유왕(周幽王)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왕께서는 삼가 읽어주시옵소서. 옛날의 걸왕(桀王)은 말희(妺喜)를 사랑하다가 하(夏)나라를 망쳤으며 상(商)나라 주왕(紂王)은 달기(妲己)를 총애하사 상(商) 나라를 망치고 말았나이다! 주상께서 포사(褒姒)를 총애(寵愛)하사 왕비인 신후(申后)를 냉궁(冷宮)에 가두시고 세자 의구(宜臼)를 서민(庶民)으로 만들었사옵니다. 왕께서 적계(嫡系)를 폐하고 서계(庶系)를 세웠으니 이는..

제 26 화. 포사를 누가 웃길까.

제 26 화. 포사를 누가 웃길까. 용(龍)의 침으로 태어난 포사(褒姒)는 어여쁘면서 명석한 머리와 넘치는 애교를 절제하며 드디어 유왕(幽王)을 완전하게 홀리었다. 이 사건으로 포사(褒姒)는 신후(申后)를 몰아내고, 드디어 왕비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으며, 포사(褒姒)의 아들 백복(伯服)은 세자가 되었다. 주유왕(周幽王)은 포사(褒姒)를 왕비로 삼았고 백복(伯服)을 세자로 책봉하고 나자, 일부 부당하다고 반발하는 자들은, 세 사람 삼공이 의구(宜臼)의 패거리로 몰아붙이며 가차 없이 죽여 버리니, 이제는 옳은 소리를 아무도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말았다. 주상이 올바른 정사를 펴지 않고 있으니 이제 삼강(三綱), 오륜(五倫)마저 끊어졌도다! 이제 주(周) 나라가 망하지 않겠는가? 아 애달프구나! 이를..

제 25 화. 드디어 왕비가 되는가.

제 25 화. 드디어 왕비가 되는가. 세자 의구(宜臼)는 예법을 전혀 모르는바 잘못 가르친 태부(太傅)와 소부(少傅)를 면직시키노라. 다시는 태부(太傅)와 소부(少傅)를 뽑지 마라! 세자는 내궁(內宮)을 심히 어지럽혔는바, 세자는 지금 당장 곧바로 신(申)나라로 가서 신후(申侯)에게 예절을 다시 배우고 있어라. 세자 의구(宜臼)는 아버지 주유왕(周幽王)에게 억울함을 이야기하려 하였으나, 내시에게 막혀, 할 수 없이 외가인 신(申)나라로 떠난다. 포사(褒姒)는 후궁(後宮)이 되어 아들 백복(伯服)을 낳았다. 이렇게 삼 년이 지나자, 소위 삼공이란 세 사람은 세자(世子)의 거취 문제로 불안해지며, 이에 서로 만나 계책을 짜게 된다. 세자 의구(宜臼)가 신(申) 나라에 있잖소? 그가 돌아와 왕이 된다면 우리는..

제 24 화. 어찌해야 왕후가 될까.

제 24 화. 어찌해야 왕후가 될까. 포사(褒姒)를 주상께 받히고자 합니다! 포사(褒姒) 야! 어서 얼굴을 보여라! 호오. 이렇게 어여쁜 아이가 있었단 말이냐? 주상께 받히려면 먼저 절차가 있느니라! 내가 먼저 침궁(寢宮)의 예법을 가르쳐야겠도다. 공께서 하룻밤 데리고 주무시는 건 좋사오나? 여자의 두 입이 대가를 치르게 하지요! 허 어. 그렇도다! 왕께 바칠 여자는 손댈 수가 없도다. 앞으로 나에게 잘하여야 한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이, 괵석보(虢石甫)에게 말하여라! 알겠느냐? 홍덕(弘德)은 많은 예물과 함께 포사(褒姒)를 유왕(幽王)에 바치고 옥(獄)에서 아버지 유포(有褒)을 모시고 나와 집으로 향했다. 나으리.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부인도 고생이 많았구려. 아들아. 어떻게 나를 구..

제 23 화. 비단 찢는 소리가 좋은가.

8. 포사의 시대 제 23 화. 비단 찢는 소리가 좋은가. 그때 늙은 대부 유포(有褒)는 평소 믿고 지내던 조숙대(趙叔帶)가 충간(忠諫)을 올리다 쫓겨나 왕성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는, 깜짝 놀라며 황급히 입조(入朝)하여 강렬하게 충언하게 된다. 왕이시여. 신 유포(有褒) 이옵니다. 왕이시여. 정사(政事)를 올바로 살피셔야 하옵니다. 하늘의 변고(變故)를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그나마 남은 어진 신하를 내쫓으니, 사직을 보존 못 할까 몹시 두렵사옵니다. 뭐라고, 사직이 어떻다고 하였느냐? 저 늙은이가 조숙대(趙叔帶)와 똑같은 말을 하는구나! 반역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아주 괘씸한 자로다! 저 늙은이를 어서 깊은 옥(獄)에 가두어 놓아라! 대부 유포(有褒)가 충언하다가 옥에 갇히게 되자, 이로부터 누구도 간..

제 22 화. 철없이 나라를 경영하는가.

8. 포사의 시대 제 22 화. 철없이 나라를 경영하는가. 어머니 되는 강후(姜后)가 크게 걱정하여 자주 타이르면서, 여러 가지 수단을 취하여 못된 습성을 고쳐보려 하였으나, 주유왕(周幽王)은 그냥 그때 그뿐으로, 그저 어머니 강후(姜后)의 눈을 피해 가며 예전처럼 술이나 마시고 계집질에 열중하였다. 괵석보(虢石甫) 야! 뭐 좀, 재밌는 일이 없느냐? 정말 아주 예쁜 미녀를 구해놨사오나. 강후(姜后)께서 아실까 걱정이 되옵니다. 허허, 이제 내가 왕이 되었노라! 몰래 궁으로 들여보내라. 강후(姜后)께 혼나지 않도록 하셔야 하옵니다. 허 어, 염려하지 마라! 강후(姜后)는 성실한 주선왕(周宣王)이 너무 그리워 슬퍼하면서, 아들 주유왕(周幽王)이 엉뚱하게도 정사에 몰두하지 않으면서 눈을 피해 가며 주색잡기만..

제 21 화. 주선왕, 악귀를 만나는가.

제 21 화. 주선왕, 악귀를 만나는가. 두백(杜伯)이 참수당하자, 그의 친구 좌유(左儒)는 두백(杜伯)의 죽음이 너무 억울하다면서, 그의 뒤를 따라 자결하고 말았다. 두백(杜伯)이 억울하게 죽자, 두백(杜伯)의 아들 습숙(隰叔)은 진(晉) 나라로 떠나갔다. 습숙(隰叔)은 진(晉) 나라에서 사사(士師) 벼슬을 하며 살았기에, 그 후손은 사씨(士氏)가 되었으며, 그 후 범(范) 땅을 식읍(食邑) 으로 받았기에 사씨(士氏)에서 범씨(范氏)가 되었다. 후세 사람들은 두백(杜伯)의 충성을 기리기 위하여 두릉(杜陵) 땅에다 그의 사당을 세웠다. 이 사당의 주인을 두주(杜主)라 불렀으며 또는 우장군(右將軍)의 묘라고도 부르고 있다. 오늘날에도 두릉(杜陵) 땅에 두백(杜伯)의 묘가 있다. 주선왕(周宣王)은 좌유(左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