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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선녀와 신선 2.

가거도 선녀와 신선 2. 서 휴 가거도에는 내륙에서 보는 산국이나 감국보다 야생국화가 많이 피며 바닷가에 핀다하여 해국이라 부른다. 해국은 바닷바람과 바다 안개와 비와 태풍을 오랜 세월 동안 머금으며 지내오다 보니 적당한 소금기가 섞이어 꽃과 잎이 윤기가 있고 싱싱한 빛에 향기도 좋다고 하며 그 씨앗은 훨씬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국화꽃으로 담근 국화주菊花酒는 벌레 물리거나 부스럼에 바르며 비상약으로도 쓰이고 그윽한 향기 맡으며 한잔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며 만병에 좋다고 한다. 가을철 서리가 내리면 해국꽃을 한 아름 따다가 구증구포로 찌고 볶으면 아름다운 선녀의 솜씨가 유별나 그 향기가 먼 제주도까지 해풍을 타고 갔단다. 가거도는 한겨울이 되어 추운 날씨였으나 바람이 조용하고 파도는 잔잔하였다. 어느 ..

가거도 해국 2022.10.20

섬둥반도

섬둥반도 서 휴 가거도 항리 마을 동쪽 섬둥반도는 독실산이 지탱하는 다리인 듯 뿌리인 듯 길게 내뻗은 기암절벽 붉은 듯 검은 듯 높다란 암벽 절벽 틈 사이사이 원추리 꽃 백합꽃 들국화 꽃 틈틈이 짙푸른 나무들 나비 날고 산새 날고 어느 화가 어느 세월에 물감 들여놓았을까? 벽화는 이어지고 경이로운 모습 바다가 떠받쳐 거울처럼 일렁이며 파도가 노래한다. 손 안 닿는 곳곳 이 꽃 저 꽃 활짝 피어 가까이 가까이 오라 한다. 누가 가까이서 볼 수 있으랴 누가 가까이서 저 꽃을 따랴. 아름답다는 말 다 하지 못하고 벌린 입 다물지 못한다. 세차게 부는 바람 꽃 흔들고 나무 흔들고 내 마음 활짝 흔들어 실어 절벽을 탄다. 섬둥반도의 빼어난 절경을 바라보며 젊은 여신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가거도 이야기 2022.10.20

독실산 犢實山

독실산 犢實山 서 휴 수억 수천만 년 전 백두산을 만들고 백두대간으로 따라 내려오며 백두대간의 마지막 큰 산山 어머니같이 포근한 지리산이 있으려다 겨울날 굵은 고드름 따다 거꾸로 세워놓은 양 가파르게 너무 우뚝하여 지리산에 어울리지 못하고 멀리멀리 바다 멀리 홀로 내려온 독실산 외롭게 뿌리내려 산만이 서 있는 가거도 높기도 한 산밑은 온통 절벽으로 오르자면 어여쁜 여인이 성깔이 있듯 아름다운 장미꽃에 가시가 있는 양 독실산만의 아름다움 속에 위태롭고 험한 걸 넣어 더한층 장엄하니 혼자서 걸어 오르면 퍼렇게 날 선 작두위에 맨발로 서가는 양 마음 졸이며 아찔하기도 하다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는 내 모습이 독실산만큼이나 아름다우며 외롭고 외롭다 위태하기도 하다.

가거도 이야기 2022.10.20

가거도 선녀와 신선 1.

가거도 선녀와 신선 1. 서 휴 옛날 옛적부터 높다란 큰 산 하나로 된 가거도에 아리따운 선녀 홀로 외로이 살고 있었단다. 밝아오는 산비탈 소퉁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면 파도가 철썩이는 짝지 밭에 깔린 검은 몽돌들이 발갛게 물들며 아리따운 선녀를 맞이한다. 소퉁의 바위 속에서 솟아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약수는 그 효능이 좋아 소퉁이 약수를 길어와 국화로菊花露를 손수 지어 마셨다 한다. 아리따운 선녀는 소퉁의 약수 마시고는 시원한 바 람따라 짝지 밭을 가벼이 걷는다 뽀얀 듯 연분홍 맑은 얼굴 초롱한 검은 눈동자 가늘며 짙은 눈썹 앵두처럼 작으며 빨간 입술 긴 머리 길게 땋아 가냘픈 듯 아름다운 선녀 명주실 옷자락 흩날리며 많은 약초 하나하나 손질하고 국화꽃 향차香茶 국화환菊花丸 상시 복용하며 이곳저곳 가거도를..

가거도 해국 2022.10.20

가거도

가거도 서 휴 누가 있어 이 섬을 만들었을까 누가 있어 이 많은 꽃. 나무 심었을까 산 높고 구름 많은 가거도 바다는 우렁차게 파도치고 세찬 바람 반겨 손짓하는 이파리들 세찬 바람 웃음 지며 흩날리는 꽃들 하얀 꽃 보고 열 발짝 아니 가 노란 꽃 빨간 꽃 보고 열 발짝 아니 가 파란 꽃 봄여름 가을 겨울 꽃이 피네 꽃이 지네 늘 푸른 이파리들 늘 나는 향기들 멍, 보리똥, 산딸기, 지근두, 오디, 산머루, 둔복, 들맹이, 주렁주렁 열매는 누구 기다리나. 박쥐나비, 호랑나비, 횐나비, 노랑나비, 이리저리 춤추고 흑비둘기, 뿔쇠오리, 흰날개해오라기, 황로, 오추, 찌르래기, 직박구리, 새들은 날며 서로를 맞이하네. 구름 위 얼굴 내밀어 가까운 곳 먼 곳으로 밝은 마음 보내는 독실산 산이 있어 새들도 노래한다..

가거도 이야기 2022.10.20

가거도의 전설, 해국 海菊 2.

가거도의 전설, 해국 海菊 2. 서 휴 가거도에서 서리 내린 쌉쌀한 날 새벽녘에 야생국화인 해국을 찾아 나선다. 가거도는 안개와 구름이 많고 거센 파도 따라 거센 해풍이 불어오므로 약초들이 잘 자라고 꽃이 화려하며 향기가 짙다. 이파리를 약으로 쓰는 회귀한 천연기념물 굴거리 나무 껍질을 약으로 쓰는 많고 많은 후박나무는 그 껍질을 약으로 쓴다. 절벽 큰 나무 위에 붙어있는 풍란은 그윽한 꽃향기를 따라가야 만날 수 있다. 독실산犢實山 아홉 골에서 자라는 새우 란은 자주 만날 수 있는 춘란이며 째갈 나무라고도 부르는 천리향 나무의 하얀 꽃향기는 천 리까지 바람을 타고 간다. 나무껍질은 그물망을 만들 때 물감으로 쓴다 하수오, 사삼, 현삼, 후박, 음양곽, 우슬, 반하, 남성, 전호, 세신, 방풍, 당귀, 여..

가거도 해국 2022.10.20

가거도의 전설, 해국 海菊 1.

가거도의 전설, 해국 海菊 1. 서 휴 야생국화는 약초 중에 으뜸이라 차로 오래 마시면 신선이 되게 한다 지요. 풀숲에 고개 내밀어 듬성듬성 피어있는 들국화 산국山菊과 감국甘菊이 있다는데 이파리가 어긋나며 뽀얀 기가 있으면 산국이라 하고 잎이 좀 넓으며 초록색이 약간 진하면 감국이라 한다. 바닷가 갯바위에 피어있는 국화꽃이 가냘픈 듯 웃으며 지나는 이를 바라본다. 바닷가에 핀 야생 국화꽃이 향기가 많다고 꽃봉오리 갓 열리려는 아주 작은 노란 국화꽃 한 소쿠리 담아 마루에 놓으니 온 집안에 국화 향이 가득하다. 죽염을 물에 약간 풀어 끓이고 국화꽃을 데치고 찬물로 씻어낸다. 솥에 넣고 찌는 덕음(볶음) 과정은 절에서 쓰지 않는 방법으로 손수 내린 소주를 부어 법제(만듬)할 때는 그 맛이 향기가 되어 온몸에..

가거도 해국 2022.10.20

가거도는

가거도는 가거도可居島는 목포’에서 배로 노 저어가면 약 22시간 요즘엔 페리호로 4시간 반 거리의 서해안 맨 끝에 있는 마지막 섬 중국 상하이와 가까운 섬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가기가 힘든 아주 먼 우리나라의 외로운 고도입니다 항상 안개와 구름이 뒤덮인 639 미터의 큰 산으로 이뤄져 섬 주변은 온통 절벽으로 아름답다기보다는 우람하다 하여야지요. 논은 없고 손으로 일군 자투리 밭만 조금 있으나 약초 등이 많이 자라 나물이 풍부하고 물고기도 많이 잡혀, 먹을거리가 많기도 하지요. 639 미터의 독실산은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요사이 관광객이 모여들어 왔다가 감명받아 다시 오겠다, 하며 떠나는 곳입니다 각종 어종이 풍부하여 갈치, 조기, 열기, 멸치 등이 많이 잡히며 60여 년 전에는 종종 파시가 이뤄졌다고 합..

가거도 이야기 2022.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