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산 犢實山
서 휴
수억 수천만 년 전
백두산을 만들고
백두대간으로 따라 내려오며
백두대간의 마지막 큰 산山
어머니같이 포근한 지리산이 있으려다
겨울날 굵은 고드름 따다 거꾸로 세워놓은 양
가파르게 너무 우뚝하여
지리산에 어울리지 못하고
멀리멀리 바다 멀리 홀로 내려온 독실산
외롭게 뿌리내려 산만이 서 있는 가거도
높기도 한 산밑은 온통 절벽으로 오르자면
어여쁜 여인이 성깔이 있듯
아름다운 장미꽃에 가시가 있는 양
독실산만의 아름다움 속에
위태롭고 험한 걸 넣어 더한층 장엄하니
혼자서 걸어 오르면
퍼렇게 날 선 작두위에 맨발로 서가는 양
마음 졸이며 아찔하기도 하다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는 내 모습이
독실산만큼이나 아름다우며
외롭고 외롭다 위태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