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이야기

독실산 犢實山

서 휴 2022. 10. 20. 16:08

독실산 犢實山

서 휴

 

수억 수천만 년 전

백두산을 만들고

백두대간으로 따라 내려오며

 

백두대간의 마지막 큰 산

어머니같이 포근한 지리산이 있으려다

 

겨울날 굵은 고드름 따다 거꾸로 세워놓은 양

가파르게 너무 우뚝하여

지리산에 어울리지 못하고

 

멀리멀리 바다 멀리 홀로 내려온 독실산

외롭게 뿌리내려 산만이 서 있는 가거도

 

높기도 한 산밑은 온통 절벽으로 오르자면

어여쁜 여인이 성깔이 있듯

아름다운 장미꽃에 가시가 있는 양

 

독실산만의 아름다움 속에

위태롭고 험한 걸 넣어 더한층 장엄하니

 

혼자서 걸어 오르면

퍼렇게 날 선 작두위에 맨발로 서가는 양

마음 졸이며 아찔하기도 하다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는 내 모습이

독실산만큼이나 아름다우며

외롭고 외롭다 위태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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