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이야기

섬둥반도

서 휴 2022. 10. 20. 16:17

섬둥반도

서 휴

 

가거도 항리 마을 동쪽

섬둥반도는 독실산이 지탱하는

 

다리인 듯 뿌리인 듯

길게 내뻗은 기암절벽

 

붉은 듯 검은 듯

높다란 암벽

 

절벽 틈 사이사이

원추리 꽃 백합꽃 들국화 꽃

틈틈이 짙푸른 나무들

 

나비 날고 산새 날고

어느 화가

어느 세월에 물감 들여놓았을까?

 

벽화는 이어지고

경이로운 모습 바다가 떠받쳐

거울처럼 일렁이며 파도가 노래한다.

 

손 안 닿는 곳곳

이 꽃 저 꽃 활짝 피어

가까이 가까이 오라 한다.

 

누가 가까이서 볼 수 있으랴

누가 가까이서 저 꽃을 따랴.

 

아름답다는 말 다 하지 못하고

벌린 입 다물지 못한다.

 

세차게 부는 바람

꽃 흔들고 나무 흔들고

내 마음 활짝 흔들어 실어 절벽을 탄다.

 

섬둥반도의 빼어난 절경을 바라보며

젊은 여신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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