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99

제 370 화. 자기의 이익 만을 쫓아가는가.

제 370 화. 자기의 이익만을 쫓아가는가. 진목공(秦穆公)은 잠시 생각하더니, 얼굴에 두려운 빛을 띠면서 촉무(燭武)의 꼬임에 빠진 말을 거리낌 없이 하기 시작한다. 촉무(燭武), 그대의 말이 옳도다! ​주공, 신 백리해(百里奚) 이옵니다. 저 사람 촉무(燭武)는 일개 변사로써 진(秦)과 진(晉) 사이를 벌어지게 하려는 이간책이오니 귀 기울이지 마시옵소서! ​ 이 촉무(燭武)가 한 말씀 더 올리겠나이다. 좋다. 어서 말해보라! 진후(秦侯)께서 만약 하해(河海)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 신정(新鄭)의 포위를 풀어주기만 하신다면, 맹세컨대 초(楚) 나라를 확실하게 버리고, 진후(秦侯)께 항복하여 어떤 영이든 따르겠나이다. 만약 진후(秦侯)께서 동방(東方)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곳에 왕림하시어, 정(鄭) 나라..

제 369 화.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라.

제 369 화.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라. 주공, 신 일지호(佚之狐) 말씀 올리나이다. ​신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옵니다. 주공, 신이 한 사람을 천거해도 되겠는지요? 그 사람의 구변은 물 흐르듯 막힘이 없으며 깊은 산중에 사는 거사들도 움직일 수 있나이다. 단지 나이가 들도록 천거해 주는 사람이 없어 그저 초야에 묻혀 살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 그를 불러 높은 관직에 임명하면서 진군(秦軍)의 군영으로 보내신다면, 진목공(秦穆公)의 설득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 그렇단 말인가? 그 사람은 누구인가? 주공, 고성(考城)에 사는 사람으로 성은 촉(燭)이며 이름은 무(武)라 하므로, 그냥 촉무(燭武)라 부릅니다. 그 집안은 삼대째 어인(圉人)의 일만 맡아왔으므로 그는 나이 70에도 마구간에..

제 368 화. 천벌은 반드시 받게 만드는가.

제 368 화. 천벌은 반드시 받게 만드는가. 위성공(衛成公)은 복위하여 궁실의 정리가 끝나자마자, 길일을 택해 태묘(太廟)에서 제사를 올리기로 하였다. 주천(周歂)과 야근(冶厪)에게 약속을 지키겠노라! 두 사람에게 경(卿)의 벼슬을 제수하고자 하니 태묘(太廟)의 제사에 참석하도록 하라! 그 당시 경(卿) 벼슬을 받자면 태묘(太廟)의 제사에서 고해야 했다. 두 사람은 태묘(太廟) 제사에 참석을 허락받자, 너무 기뻐하며 경(卿)에 해당하는 예복을 갈아입고 태묘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주천(周歂)이 먼저 도착하여 태묘(太廟)의 문을 열며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그 순간 주천(周歂)은 별안간 눈을 부릅뜨더니, 갑자기 허공을 노려보면서 혼자서 큰 소리로 부르짖는 것이었다. 주천아! 네 어찌 태묘(太廟)에 들어..

제 367 화. 서로 살리고 서로 죽이는가.

제 367 화. 서로 살리고 서로 죽이는가. 위성공(衛成公)이 풀려났을 그때, 원훤(元暄)은 이미 공자 괄(适)을 받들어 위후(衛侯)의 자리에 앉혔으며, 또한 민심을 안정시키고, 위성(衛城)을 정비하고는 성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다. 이는 혹시 위성공(衛成公)이 석방되어 귀국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이었다. 위성공(衛成公)은 겨우 석방되어 귀국하려 했으나, 그러나 이미 원훤(元暄)이 공자 괄(适)을 위후(衛侯)로 세워놓았으므로 자칫 군사를 동원하여 자기에게 대항할 것으로 판단했다. 영유(寧兪)는 어찌 생각하는가? 주공, 이제는 비밀리에 일을 벌여야 하옵니다! ​ 주공, 신이 듣기로는 대부 주천(周歂)과 야근(冶厪)이 원훤(元暄)에게 공자 괄(适)의 옹립을 돕겠다며 경의 벼슬을 원했으나 거절당했다..

제 366 화. 어찌 짐독으로 죽이고 살리는가.

제 366 화. 어찌 짐독으로 죽이고 살리는가. 의원 연(衍)은 선멸(先篾)을 데리고 저장고로 가더니, 선멸(先篾)이 보는 앞에서 술을 따르고, 그리고 짐독(鴆毒)을 타면서 말한다. 위후(衛侯)가 죽을 때가 된 것 같소이다! 이 술은 두 잔만 마시면 되오! 이 술을 마시고 잠들면 깨어나지 못할 것이오! 의원 연(衍)은 술병을 들고나오고, 장수 선멸(先篾)은 바가지에 술을 퍼담아, 기분 좋게 벌컥벌컥 마시면서 보라는 듯이 나왔다. 영유(寧兪) 임, 위후의 병세가 어떠한지 같이 가봅시다. 위후(衛侯) 임, 이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올 겁니다. 위후(衛侯) 임, 두 잔은 꼭 마셔야 하옵니다. 잠깐만! 그 술을 나 영유(寧兪)에게 줘보시오? 자, 여기 있소. 마셔보시오! 이윽고 의원 연(衍)이 짐독(鴆毒)을 탄..

제 365 화.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겠는가.

제 365 화.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겠는가. 오록성(五鹿城)에 연락하여 조백(曹伯)을 영양(潁陽)으로 불러오라! 이제야 조백(曹伯)이 당도하였는가? 방백(方伯)께 조백(曹伯)이 인사 올리나이다. 자, 조백(曹伯)의 복국을 허락하노라! 송(宋) 나라는 조(曹)나라 땅을 돌려주도록 하라! 연금 상태에서 풀려난 조백(曹伯)은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자마자 그 즉시 군사들을 있는 대로 다 끌어모아 친히 조군(曹軍)을 인솔하고는 진문공이 머무는 영양(潁陽) 땅으로 찾아왔다. 방백(方伯) 임, 복국 시켜준 은혜에 감사드리오며 비록 미약한 조군(曹軍) 이오나, 연합군에 힘을 합하고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십시오. 조공공(曹共公)과 조군(曹軍)이 쫒아와 허성(許城)을 포위하고 있던 연합군에 합류하겠다며 자청(自請) 하자, 이..

제 364 화. 어찌 귀신의 힘을 빌리는가.

제 364 화. 어찌 귀신의 힘을 빌리는가. 그때 정문공(鄭文公)은 이미 초(楚)와 수호(守護) 조약을 맺고 혼인까지 하여놓은 사이였으나, 이번 하양(河陽)에서 벌어진 조현(朝見) 의식에는 진후(晉侯)의 보복이 두려워 참석했다. 이때 정문공은 진문공(晉文公)이 위(衛)와 조(曹)에게 조치하는 걸 보고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며 못마땅하게 여겼다. ​진후(晉侯)가 유랑할 때, 우리 정(鄭)도 역시 예를 갖추어 접대하지 못했는데, 진후(晉侯)는 조백(曹伯)과 위후(衛侯)에게 복위를 허락해 놓고도, 풀어주지 않고 있구나! 진후(晉侯)가 지난 일에 이렇듯 원한이 깊다면 어찌 정(鄭) 나라에 대한 원한인들 잊고 있겠는가? 차라리 초(楚)와 동맹을 유지하면서, 만약에 진후(晉侯)가 연합군을 만들어 토벌하러 ..

제 363 화. 군주가 유죄 판결을 받는가.

제 363 화. 군주가 유죄 판결을 받는가. 이때 진문공(晉文公)은 쌍방 간에 오가는 위성공의 변론과 서로간의 진술을 다 듣고 나자, 왕자 호(虎)에게 말한다. 세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말을 다 들어보니 그 일의 전말(顚末)을 모두 알 수 있겠소이다. 원훤(元暄)이 하는 말은 모두 이치에 맞습니다. 위후(衛侯) 정(鄭)은 곧 천자의 신하 된 자이므로 위후(衛侯)의 처분은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오. 우선 그 신하부터 형을 집행해야겠소. ​ 진문공(晉文公)은 왕자 호(虎)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자, 즉시 좌우를 돌아보며 큰소리로 호령을 내렸다. 위후(衛侯)를 따라온 신하 된 자들은 한 놈도 남김없이 모두 죽여 버려라! ​ 진후(晉侯)께선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이 호(虎)가 할 말이 있습니다. 진문공이 ..

제 362 화. 신하가 군주와 옥사를 벌이는가.​​

제 362 화. 신하가 군주와 옥사를 벌이는가. ​​ 진문(공晉文公)은 조현(朝見) 의식이 끝나자, 계획대로 위(衛) 나라 태숙 숙무(叔武)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주양왕(周襄王)에게 고하였다. 이 때는 회맹 석상에서 벌어지는 재판이므로 주양왕이 직접 판결할 일이었으나, 그러나 그는 왕자 호(虎)에게 위임하며 재판에서 빠져나갔다. 주양왕의 허락이 떨어지자, 진문공은 왕자 호(虎)를 자기가 묶고 있는 공관에 모시고 오게 하였으며, 제후들도 참관인 자격으로 좌정을 마치자, 이에 자리가 모두 정돈된 것을 보고는 천자의 명으로 위성공(衛成公)을 불러오게 하였다. 위성공(衛成公)이 죄수가 되어 끌려오자, 위(衛)의 대부 원훤(元暄)도 역시 당도했다. ​ 위성공 뒤에는 대부 영유(寧兪), 침장자(鍼庄子), 사영(士榮..

제 361 화. 천자를 하양에 불러 조현 하는가.

제 361 화. 천자를 하양에 불러 조현 하는가. 조쇠(趙衰)! 우리가 청한다고 천자가 오시겠소? 주공, 천자께서는 우리 주공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기뻐하실 것이므로, 즐거운 마음으로 온읍(溫邑)에 납시어 제후들의 조현(朝見)을 받으실 것입니다. 제후가 천자를 왕성 밖으로 불러내도 왕실의 예법에 어긋나지 않겠는가? 주공, 당연히 예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찌 온읍(溫邑)에 모실 수 있겠소? 주공, 뜻이 있는 곳에 어찌 길이 없겠나이까? 주공께서는 왕실에 사자를 보내시어 천자에게 온읍(溫邑)으로 사냥을 나오게 청하십시오. 그런 후에 주공과 제후들이 사냥 나온 천자를 찾아뵙게 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면 조금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회맹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왕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