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68 화. 천벌은 반드시 받게 만드는가.

서 휴 2023. 11. 26. 13:13

 368 천벌은 반드시 받게 만드는가.

 

위성공(衛成公)은 복위하여 궁실의 정리가 끝나자마자길일을

택해 태묘(太廟)에서 제사를 올리기로 하였다.

 

       주천(周歂)과 야근(冶厪)에게 약속을 지키겠노라

       두 사람에게 경()의 벼슬을 제수하고자 하니

       태묘(太廟)의 제사에 참석하도록 하라

 

그 당시 경() 벼슬을 받자면 태묘(太廟)의 제사에서 고해야 했다.

두 사람은 태묘(太廟) 제사에 참석을 허락받자너무 기뻐하며

()에 해당하는 예복을 갈아입고 태묘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주천(周歂)이 먼저 도착하여 태묘(太廟)의 문을 열며 들어가려고

하였는데, 그 순간 주천(周歂)은 별안간 눈을 부릅뜨더니, 갑자기

허공을 노려보면서 혼자서 큰 소리로 부르짖는 것이었다.

 

      주천아!  네 어찌 태묘(太廟)에 들어가려 하느냐

      네 이놈 주천아!  나는 상경 원훤(元暄이다.

 

       나의 부자(父子)는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했거늘

       너는 경(벼슬에 눈이 멀어 나를 죽였구나

 

       나는 네 놈 때문에 구천(九泉)에 와 있지만,

       네놈은 결코 경()의 벼슬에 오르지 못하리라

 

       내 너를 숙무(叔武)와 공자 괄() 앞에

       끌고 가  너의 변명을 늘어 놓게 하리라


주천(周歂)은 이렇게 혼자서 큰소리를 지르다가 아홉 구멍으로

피를 쏟으며 그 자리에 쓰러져 죽었다뒤늦게 당도한 야근(冶厪)

처참한 주천(周歂)의 시체를 보고는 잔뜩 겁에 질려버리게 되었다.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어이쿠 나는 결코 경()이 되지 않으리라


야근(冶厪)은 이렇게 부르짖으며 황망히 수레를 돌려 집으로 가더니

며칠 동안 시름시름 앓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주천과 야근, 저놈들은

       욕심이 배 밖에 나와 죽을 짓을 한 거야

       천추만대(千秋萬代)에 욕만 먹게 생겼어

 

위성공은 태묘에 당도하여 주천과 야근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명을

바꾸어 영유(寧兪)와 공달(孔達)을 배석시키면서 제사를 지냈다.

 

       영유(寧兪)는 그동안 고생이 너무 많았도다

       상경(上卿)에 올라 국사에 힘쓰도록 하라

 

       주공아니 되옵니다.

       신 영유(寧兪)의 능력은 여기까지입니다.

 

       주공많은 경륜과 학식이 높은 공달(孔達)에게

       우리나라를 더욱 발전시킬 임무를 주시옵소서.


위성공은 영유의 공로에 보답하기 위해 그를 상경(上卿)으로 삼으려

했으나, 영유는 사양하며 제일의 공을 공달(孔達)에게 넘겼다.

이에 공달(孔達)이 상경(上卿)이 되고영유는 아경(亞卿)이 되었다.

 

       위성공은 공달(孔達)과 상의하여 진후(晉侯)에게

       사자를 보내며, 원훤(元暄)과 공자 괄()의 죽음은

       주천(周歂)과 야근(冶厪) 저질은 일이라고 했으며

 

       또한, 자기의 죄를 용서하여 준 일에 대해

       감사의 예물을 올렸다.

 

이런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진문공(晉文公) 더는 상세히 묻지

않았다. 이때가 기원전 630년으로 진문공(晉文公) 재위 6년째가

되는 해이며, 성복(城濮)에서 돌아와 휴식을 취하면서, 어느덧

일 년이 지나가는, 그해 7월이 되었다.

 

       (나라 정문공(鄭文公)은 아주 괘씸하도다

       (나라를 정벌할 때 괴질을 핑계로 돌아가더니

       이 모두가 다 거짓말인 것이 다 밝혀졌도다.

 

       또한()와 교류를 끊겠다고 맹세하고는

       뒤로 몰래 또 교류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해 조쇠(趙衰)가 완강히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정(나라를 토벌했어야 하였을 것이다.

 

       정백(鄭伯)의 무례함을 아직도 묻지 못했노라

       죄를 묻고자 하는데 경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주공군사들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나이다.

       이제 진군이 출동하면 힘차게 싸울 수 있나이다.

 

지난번에는 그렇게 반대하던 조쇠(趙衰)도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면서, () 나라의 토벌을 주장하고 나왔다. 이것은 지난

유랑시절에 진문공(晉文公)과 가신들을 너무 홀대하였고, 또한

번번이 배신하는 정문공(鄭文公)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 것이다.

 

       제후 군을 동원하여 연합군을 만들겠노라

       주공신 선진(先軫이옵니다.

       제후들은 누차 맹회에 소집되어 피로할 것입니다.

 

       (나라의 일로 다시 군사를 동원한다면

       중원(中原)이 소란스럽게 될 수도 있나이다.

 

       주공(나라 정도라면 우리 진군(晉軍)

       만으로도 능히 정벌할 수 있사온데

       굳이 제후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나이까

 

       허 어()가 정()을 도우면 어찌하겠는가

       주공(나라는 도울 형편이 아니 됩니다.

 

       알겠소그러면 진() 나라를 동원하면 어떻겠는가

       허(나라를 정벌할 약조(約條한 일이 있잖은가

 

       주공(나라 땅의 위치는 목구멍에 해당하는

       중원(中原)의 요충지라고 할 수 있나이다.

 

       그런 연유로 제환공(齊桓公)이 방백으로서 천하를

       호령할 때도 항상 정(나라 땅을 두고 다투었나이다.

 

       주공만약 진()과 힘을 합하여 정벌하게 된다면

       () 사이에 두고 ()과 다투게 될 것입니다.

 

       주공, 앞으로 복잡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진군(晉軍만으로 정벌하는 편이 옳사옵니다.

       (나라는 우리 진()과 이웃해 있고

       (나라는 정()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소

 

       먼 땅의 진(나라가 어떻게 정(나라를 놓고

       우리 진()과 패권을 다툴 수가 있더란 말인가

진문공은 선진의 말을 물리치고즉시 사자를 진()나라로 보내

군사를 일으킬 날짜를 9월 상순으로 정하였으며, 두 나라가 

( )나라 국경에서 만나기로 하자며 통보하게 되었다.

 

이때 진문공(晉文公)은 정나라 출정에 임하여 공자 란()을 동행하려

했다. 공자 란()은 정()에서 망명 온 사람으로, 아버지인 정문공

연길(燕姞사이의 소생이었으나공자 자화(子華)의 란()이 일때,

이곳 진(나라로 도망쳐 와서 대부의 벼슬을 하고 있었다.

       

      성격이 충직하고 근면한 공자 란()

      진문공이 진(晉)의 군주 자리에 오르자,

       항상 곁에 머물면서 신변의 일을 잘 처리했었다.

 

진문공(晉文公) 진군(晉)을 출정시키며 정벌 길에 오르게 되면서

공자 란() 길을 안내하는 향도(嚮導) 삼고 싶어 부르게 된다.

 

       공자 란()은 이번 정(나라 토벌에 임하여

       같이 가면서 향도(嚮導역할을 해보시오

 

       신이 듣기에 군자는 비록 타향에 나와 살고 있다

       하더라도, 부모의 나라를 잊으면 안 된다 했습니다.

 

       주군께서 저의 부모 나라를 토벌하러 가시는데

       어찌 신이 감히 그 일에 낄 수가 있겠나이까

       오호기특한 일이로다.

       경은 가히 근본을 아는 군자라 하겠도다!

진문공은 공자 란()을 진()의 동쪽 국경 경비대에 머물게 했으며

이때부터 공자 란(蘭)을 정(鄭) 나라의 군주로 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윽고 진군(晉軍)이 정(나라 국경에 당도하자

       진목공(秦穆公)도 역시 모신에 백리해(百里奚)를 삼고

       대장으로 백리시(百里視)를 삼았으며

 

       기자(杞子), 봉손(逢孫), 양손(楊孫등을 부장으로

       삼으면서 병거(兵車) 200승을 이끌고 당도했다.

 

       두 나라 군사들이 힘을 합하여 정() 나라 외관문을

       돌파하였으며 곧바로 곡유(曲洧땅을 지나갔으며

 

       진군(秦軍)이 함릉(函陵)에 당도하여 진채를 세우자

       진군(晉軍)은 사남(汜南)에 본영을 세웠다.

 

곡유(曲洧)는 현 하남성 언릉(鄢陵동남쪽 약 20km 지점의 유수(洧水)

강안(江岸)의 고을이며허창시(許昌市서쪽으로 약 40km 지점에 있다.

       함릉(函陵)은 지금의 하남성 신정시(新鄭市북쪽

        20km 지점에 있는 노가촌(蘆家村)을 말한다.

       사남(汜南)은 사수(汜水)의 남쪽에 있다.

 

길게 늘어선 진군(晉軍)과 진군(秦軍)은 정(나라 신정(新鄭)

포위하였고, 아무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철저히 경계했다.

 

       두 나라가 쳐들어와 철통같이 지키고 있구나

       백성들이 신정(新鄭)에 드나들지 못하니

       식량도 땔감도 하나도 조달할 수가 없구나

 

       주공상경 숙첨(叔詹이옵니다.

       진군(晉軍)과 진군(秦軍)이 힘을 합쳤으니

       저들과 대항해서 싸울 수가 없습니다.

 

       상경 숙첨(叔詹) 어찌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오

       주공싸우지 않고 물리쳐야 합니다.

 

       싸우지 않고 물러가게 하다니!

       어떤 좋은 계책이라도 있더란 말이오

 

       주공진군(秦軍)은 진문공이 불러서 왔습니다.

       한 사람의 변사를 구하여 진목공(秦穆公)

       설득시켜 진군(秦軍)을 돌아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만일 진군(秦軍)이 물러간다면 진군(晉軍)은 고립되므로

       그리되면 진군(晉軍)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누가 감히 진후(秦侯)를 설득시킬 수 있단 말이오

       주공일지호(佚之狐라면 가능할 것입니다.

 

숙첨(叔詹)의 말에 따라 일지호(佚之狐)를 불러진목공(秦穆公)

설득시켜, 진군(秦軍)이 돌아가도록 유세하라고 명령하였다.

 

​​​​ 369 . 말로써 배신하게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