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61 화. 천자를 하양에 불러 조현 하는가.

서 휴 2023. 11. 22. 15:21

 361 천자를 하양에 불러 조현 하는가

 

       조쇠(趙衰)우리가 청한다고 천자가 오시겠소

       주공, 천자께서는 우리 주공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기뻐하실 것이므로, 즐거운 마음으로 온읍(溫邑)

       납시어 제후들의 조현(朝見)을 받으실 것입니다.


       제후가 천자를 왕성 밖으로 불러내도

       왕실의 예법에 어긋나지 않겠는가


       주공당연히 예법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찌 온읍(溫邑)에 모실 수 있겠소

       주공뜻이 있는 곳에 어찌 길이 없겠나이까

 

       주공께서는 왕실에 사자를 보내시어

       천자에게 온읍(溫邑)으로 사냥을 나오게 청하십시오.

 

       그런 후에 주공과 제후들이 사냥 나온 천자를

       찾아뵙게 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면 

       조금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회맹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왕실에 가야 하겠소

       신이 왕실에 사자로 가서 천자께서 반드시

       온읍(溫邑)에 납시도록 하겠나이다.

진문공은 즉시 조쇠(趙衰)를 사자로 삼아 왕실에 보냈으며, 왕도에

도착한 조쇠(趙衰)는 주양왕(周襄王)을 알현하게 되었다.

 

       주상, ()의 중이(重耳)가 천자께서 방백으로

       책봉하신 은혜에 보답하고자, 제후들을 거느리고

       왕성에서 조현(朝見)의 예를 올리고자 하나이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천자께서는

       삼가 중이(重耳)의 청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알겠소짐이 생각해 볼 것이오

       잠시 영빈관에서 기다려 보시 오.

 

왕실의 어려운 형편을 잘 아는 주양왕(周襄王)은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조쇠(趙衰)가 물러가자즉시 왕자 호()를 불러들였다.

       진후(晉侯)가 제후들을 거느리고 왕성에 와서

       조현(朝見)의 예를 행하겠다고 청하는데

       진후(晉侯)의 본마음을 알 수가 없노라

       어떤 구실을 붙여 물리쳐야 하겠는가

 

       신이 우선 진()의 사신을 만나보고,

       이유가 부합하지 않으면 거절하겠나이다

왕자 호() 주양왕(周襄王)의 앞에서 물러 나오자관사에 있는

조쇠(趙衰)를 찾아가 조현(朝見)의 일에 관해 물어보게 된다.

    

       이미 행하지 않는지 오래된 조현(朝見)의 예를

       진후(晉侯)께서 제후들을 이끌고 왕실에서

       거행하고자 한다니, 이는 진실로

       왕실의 큰 복이라 할 수 있소이다.

 

       다만, 열국의 수레와 병거(兵車) 들이 한꺼번에

       물고기의 비늘처럼 수없이 몰려들어 오게 되면,

       그 행렬로 왕도의 모든 길이 막히고 말것이오! 

 

       혹여, 아직 그러한 광경을 한 번도 보지 못한

       백성들이 망령되게 함부로 의심하여

       갑자기 난리가 났다는 요언을 퍼뜨리거나,

 

       혹은 서로 비방하면서 조소하게 된다면,

       오히려 진후(晉侯)의 충성스러운 일편단심의

       뜻을 저버리지나 않을까 크게 걱정되는 바이오!

 

       조쇠(趙衰)께서는 진후(晉侯)를 잘 이해시켜

       그만두게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소이다.

 

       저희 군주께선 천자를 뵙고 싶은 지극한 마음에

       소신이 왕실로 떠날 때, 이미 각국의 제후들에게

       조현(朝見)의 소집을 알리는 격문을 모두 띄워

       온읍(溫邑)에 일제히 모이라고 했습니다.

 

       만약에 이 조현(朝見)을 거행하지 않는다면

       왕실의 일이 아주 우스꽝스럽게 될 뿐이므로

 

       소신은 감히 돌아가 저희 군주께 어떻게

       보고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습니다

 

       , 그렇다면 어찌하면 좋겠소

       소신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지만

       차마 말씀을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조쇠(趙衰)께선 어떤 좋은 계책이 있다면

       어찌 감히 말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왕자 호(옛날부터 천자께서는

       열국을 순수(巡狩) 하신 전례가 많기도 합니다.

 

       그 목적은 사방을 두루 시찰하시면서

       백성들의 생활을 살펴보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천자께서 만약 순수(巡狩)를 한다는 명분으로

       어가를 움직이시어 온읍(溫邑)에 오시면 됩니다.

 

순수(巡狩)는 천자가 필요에 따라 제후가 지키는 영토를 두루

돌아본다는 뜻이 되며봄에는 백성들의 경작(耕作)을 살펴보면서

부족한 것을 보충(補充해 주고가을에는 백성들의 수확(收穫

하는 걸 살펴보다가 모자라는 것을 보조해 주었다.

 

이때 주 왕실의 재정은 워낙 취약(脆弱하여주양왕(周襄王)

도울 힘이 없다는이러한 약점을 조쇠(趙衰)가 잘 파고든 것이다.

 

       천자께서 온읍(溫邑)의 하양(河陽땅에 당도하는

       그때, 저희 진후께서도 제후들을 인솔하여

       조현(朝見)의 예를 올릴 기회가 됩니다.

 

       이리되면 위로는 왕실의 존엄을 잃지 않으며

       밑으로는 저희 군주님의 지성스러운 충성 된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 수 있게 되나이다.

 

       왕자 호()께선 어찌 생각하십니까

       그 계책은 진실로 상하가 모두 만족할 만한 합니다.

       돌아가 천자께 주청드려 허락을 받아 내겠습니다.

 

왕자 호()가 왕실에 조쇠(趙衰)가 제안한 내용을 전하자, 그때야

주양왕(周襄王)은 크게 기뻐하여, 그해 겨울 시월 초하루 날을

택하여, 온읍(溫邑)의 하양(河陽땅에서 회맹을 열기로 약조했다.

 

       주공신 조쇠(趙衰), 왕실에 다녀 왔나이다.

       주양왕(周襄王)께선 조현(朝見)의 예를 행한다고

 

       이번 겨울 시월 초하루에 제후들을

       온읍(溫邑)의 하양(河陽땅에 모이라고

       천하에 널리 알리라 하셨나이다.

 

       호오묘안(妙案)을 완벽하게 시행하고 오다니

       조쇠(趙衰)는 과연 태공망(太公望이라 부르겠소!

 

진문공(晉文公)은 조쇠(趙衰)의 능수능란한 수완에 감탄하였다.

이윽고 약정한 시월 초하루가 가까워지자, 제소공(齊昭公()

송성공(宋成公왕신(王臣)이 당도했으며노희공(魯僖公(), 

채장공(蔡庄公갑오(甲午), 진목공(秦穆公) 임호(任好), 그리고

정문공(鄭文公(등이 줄지어 당도하였다.

 

       진후(晉侯)는 안녕하셨소?

       진목공(秦穆公) 임께선 어서 오십시오

       지난 천토(踐土때는 길이 멀어 회맹의 날짜를

       넘기지나 않을까 하여 길을 떠나지 못했소.

 

       이번엔 꼭 참석하여 제후들의 맨 말석에나마

       서 있으려고 이렇게 오게 되었소이다.

 

진문공(晉文公)은 먼 길에도 불구하고 회맹에 참석해 주시어

아주 고맙다면서 진목공(秦穆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올렸다.

 

       그때 진(나라는 진목공(陳穆公)이 죽고,

       세자 삭()이 새로 진후(陳侯)의 자리에 올라

       상중이었으나()의 위세에 눌리다 보니

       상복을 입은 채로 참석하게 되었다.

 

       ()와 거()는 너무 작은 소국이라

       참가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한편 위성공(衛成公)은 자신이 지은 죄를 알기에 맹회(盟會)

참석하지 않으려 했으므로영유(寧兪등이 거듭 간하게 되었다.

 

       주군께서 만약에 참석하시지 않으신다면

       죄가 더욱 무거워져 회맹이 끝나면진후는

       반드시 우리나라에 토벌군을 보낼 것입니다.

 

위성공은 할 수 없이 대부 영유(寧兪), 침장자(鍼庄子), 사영(士榮),

이 세 사람을 대동하고 온읍(溫邑)의 하양(河陽)에 당도하자마자,

곧바로 진문공(晉文公)에게 접견을 청했다.

 

그러나 진문공(晉文公)은 만나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군사를 보내 위성공과 그 신하들을 모두 잡아 감금시켜 버렸다.

 

       이때 오직 허(나라만이 여전히 옛날부터

       시종일관 초(나라 편에 섰기 때문에

       명에 따르지 않고 맹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온읍(溫邑)의 하양(下陽)에 당도한 제후는 구금된 위성공(衛成公)

제외하고(), (), (), (), (), (), (), (), 

(), (), 등을 합해 모두 열 명이었다.

 

       제후들은 한 곳에 모두 모여 서로 상견례를 치렀다.

       그다음 날 주양왕(周襄王)의 어가가 회맹 장에 당도했다.

 

다음 날 오시(午時)가 되자열국의 제후들은 저마다 화려한 예복에

면류관(冕旒冠)을 쓰고, 소리도 요란한 패옥(佩玉)을 늘어트리고

위풍도 당당히 임시 왕궁에 들어서자, 무희(舞姬) 들이 왕궁

뜰 안을 가득 메우면서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흔들어대는 무희(舞姬들의 옷자락은 마치

       꽃잎을 흔들어대는 듯 현란하게 나부끼면서

       뭇시선을 이끌어내며 흥을 돋웠다.

 

이윽고 진후(晉侯)가 모든 제후를 인솔하고 천자를 마중하여, 임시

왕궁의 어전에 들어가 옥좌에 앉게 되자, 제후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조현(朝見)의 예를 올리기 시작한다.

 

       제후들은 각기 자기가 다스리는 땅의 주인으로

       자기의 지방에서 나오는 특산물을 수레에

       가득 실은 채로 모두 조공으로 바쳤다.

 

       제후들은 천자의 즐거운 안색을 쳐다보며

       각자 내려진 작위에 따라 예를 취하는데

       그 태도가 공손하기 그지없었다.

 

온읍(溫邑)의 하양(河陽)에서 행한 조현(朝見의식은천토(踐土)의

맹회(盟會의식보다 더 화려하고 더 엄숙하였다.

 

 362 신하가 군주와 옥사를 벌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