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70 화. 자기의 이익 만을 쫓아가는가.

서 휴 2023. 11. 28. 10:24

 370 . 자기의 이익만을 쫓아가는가.

 

진목공(秦穆公)은 잠시 생각하더니, 얼굴에 두려운 빛을 띠면서

촉무(燭武)의 꼬임에 빠진 말을 거리낌 없이 하기 시작한다.

 

       촉무(燭武), 그대의 말이 옳도다

       주공신 백리해(百里奚이옵니다.

 

       저 사람 촉무(燭武)는 일개 변사로써

       ()과 진() 사이를 벌어지게 하려는

       이간책이오니 귀 기울이지 마시옵소서

       이 촉무(燭武)가 한 말씀 더 올리겠나이다.

       좋다어서 말해보라

 

       진후(秦侯)께서 만약 하해(河海)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 신정(新鄭)의 포위를 풀어주기만 하신다면,

 

       맹세컨대 초(나라를 확실하게 버리고

       진후(秦侯)께 항복하여 어떤 영이든 따르겠나이다.

 

       만약 진후(秦侯)께서 동방(東方)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곳에 왕림하시어(나라의 모든 걸 취하십시오.

       저희는 속국이 되어 받들어 모시겠나이다

진목공(秦穆公)은 진()의 이익을 취해야한다는 촉무(燭武)

말에 기뻐하면서, 즉시 촉무(燭武)와 삽혈(歃血의식을 행했다.

 

진목공  의식이 끝나자기자(杞子), 봉손(逢孫), 양손(楊孫), 이

세 장수에게 () 나라를 돕도록 명하면서갑사(甲士)와 보졸

포함한 2천여 명을 남겨 두면서()의 군영에 통고하지 않고

한밤에 진군(秦軍)을 이끌고 회군해 버리고 말았다.

 

       주공큰일 났습니다

       큰일이라니무슨 일이냐

       밤사이에 진군(秦軍)이 모두 떠났습니다

 

다음 날 아무 통고도 없이 진군(秦軍)이 몰래 떠난걸아침 일찍이

알게 된 진문공(晉文公) 대로하여 고함지르게 된다이에 매우

놀란 호언(狐偃)은 분노를 참지 못하면서 진문공에게 아뢰었다.

 

       아니무슨 일로 말도 없이 떠났단 말이냐

       주공신 호언(狐偃이옵니다

 

       진군(秦軍)을 추격하여 그 사유를 물어야 하며

       또한약조를 어긴 대가를 치르게 하시옵소서

 

       만약 진군(秦軍)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취하게 된다면

       (나라 사람들은 간담이 서늘해져장차 우리가

       공격하지 않아도 스스로 항복을 청해 올 것입니다.

 

       아니 오 그건 불가한 일이오

       옛날 진후(秦侯)가 애써준 덕에 과인은 군위에 올라

       지금 이렇게 우리의 사직을 지키고 있소이다.

 

       진후(秦侯)가 힘써 주지 않았더라면어찌 과인이

       이렇게 진후(晉侯)의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겠소

 

       더욱이 성복(城濮)에서 초()의 성득신(成得臣)

       과인에게 무례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과인은 우리 군사들에게 삼사의 거리를 후퇴시켜

       초성왕(楚成王)에게서 받은 은혜에 보답했었소

 

       하물며 진후(秦侯)와는 혼인까지 맺은 인척의

       나라인데어찌 뒤를 추격하여 싸울 수 있겠소

 

()의 이같은 배신행위는 진()의 신료들을 몹시 분노케

했으나, 거시적인 안목으로 진()에게 즉각적인 보복 전쟁에

들어가지 않았다진문공(晉文公)의 이러한 판단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비록 진군(秦軍)이 철수해도우리 진군(晉軍만으로

       충분히 정(나라를 항복시킬 수 있도다

 

진문공은 즉시 선진(先軫)에게 진군(晉軍)을 반으로 나누게 하여

진군(秦軍)이 주둔했던 함릉(函陵) 땅에 진채(陣寨)세우게

하고는, 예전보다 더욱 맹렬하게 신정(新鄭)을 공격했다.

 

       촉무(燭武)는 큰 성과를 거두었소

       진군(秦軍)이 물러간 것은 모두 그대의 큰 공이 오

 

       그러나 진군(晉軍)은 아직 물러가지 않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참으로 난감하오

 

       주공신 촉무(燭武)이옵니다.

       아드님이신 공자 란()이 진후(晉侯)에게

       총애를 받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사람을 보내 공자 란()을 귀국시킨 후에 그에게

       ()과 화의를 청하게 한다면진후(晉侯)

       틀림없이 공자 란()의 요청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 일도 그대가 아니면 감당할 사람이 없소

       촉무(燭武)는 한 번 더 수고를 해주시오

 

       주공대부 석신보(石申父이옵니다.

       촉무(燭武대부께서는 너무 노고가 많으셨으니

       신이 대신하여 공자 란()을 모시러 가겠나이다.

 

석신보(石申父)는 곧바로 귀중한 예물을 수레에 싣고 진군(晉軍)

군영으로 찾아가, 진문공(晉文公)에게 접견을 청했다.

     

       신 석신보(石申父진후(晉侯)께 큰절을 올리나이다.      

       변변한 것은 못되오나대대로 내려오는

       정() 나라의 보물을 예물로 가져왔사오니

       좌우에 두시고 즐기시기 바라나이다.

 

       그동안 정백(鄭伯)께서 형만(荊蠻)의 초(나라와

       감히 그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것은진후(晉侯)

       휘하를 더욱 단단히 굳히고자 함이었나이다.

 

       옛날에 범한 무례로 진후(晉侯)께서 크게 진노하고

       계신다는 걸 정백(鄭伯)께서도 잘 알고 계십니다.    

 

       ()에 망명 중인 공자 란()은 진후(晉侯임의

       자비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고 들었사온데

 

       저희 정백(鄭伯)께서는 공자 란()을 데려가

       곁에 두고 싶어, 하십니다

 

       공자 란()을 정(나라의 조정에 상주시키면서

       아침저녁으로 국사를 감시토록 한다면 어찌

       우리 정(나라가 두 마음을 품겠나이까

 

       너희는 우리를 이간시켜 진군(秦軍)을 떠나게 했다.

       너희는 진()을 속여 떠나보내고 나면

       우리 진군(晉軍혼자의 힘만으로는

       너희를 공격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너희는 화의를 청하면서 시간을 벌려는 것이다!

       진군(晉軍)의 공세를 늦추도록 시간 끌면서,

       초()의 구원병을 기다리겠다는 수작이 아니겠는가

 

       진후(晉侯그건 절대 그렇지 않나이다

       좋다. 우리가 진정으로 물러가기를 원한다면

       다음 두 가지 조건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진후(晉侯), 하명(下命하시기 바라나이다.

       첫째는 공자 란()을 정(나라의 세자로 세워라

 

       둘째는 너희들의 모신 숙첨(淑詹)을 이곳으로 보내

       너희들의 진실한 마음을 보여라

 

석신보(石申父)는 진문공(晉文公)의 요구사항을 정중히 받아들고,

신정(新鄭)으로 돌아가 정문공(鄭文公)에게 복명(復命하였다.

 

       과인은 자화(子華)의 난(), 이래로

       애석하게도 세자를 두지 못하고 있노라.

 

       연길(燕姞)은 비록 천비 출신이긴 하나

       ()을 받는 꿈을 꾸고()이 태어났노라.

 

       꿈 이야기도 있으니 란()을 세자로 세운다면

       사직을 계속 지킬 수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숙첨(淑詹)은 곧 나의 팔다리와 같은 신하라

       내 곁을 어찌 떠나게 할 수 있더란 말이냐

 

       주공신 숙첨(淑詹이옵니다.

       만약 주군께서 신하를 위해 근심하신다면

       그 신하 된 자는 치욕을 당하게 되는 것이며,

 

       주군께 치욕을 당하신다면, 그 신하 된 자는

       마땅히 죽어 그 죄를 빌어야 한다고 들었나이다.

 

       지금 진후(晉侯)가 신을 찾고 있는데, 만일 신이 가지

       않는다면진군(晉軍)은 포위를 풀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신이 죽음을 피하여 불충을 저질러

       주군을 더욱 근심하게 만드는 일이므로

       이 또한 신하로서 치욕을 당하는 일이 되옵니다.

 

       주공바라옵건대 진후(晉侯)의 부름에 응하도록

       신에게 허락해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경이 가면 결코 살아 돌아올 수 없을 터인데

       어찌 내가 이를 용납할 수 있겠소

 

       주군께서 이 숙첨(淑詹)을 용납하지 못한다면

       수많은 백성이 위험한 곤경에 빠지게 되고,

       사직이 끊어지는 일을 어찌 용납하시렵니까

 

       한 사람의 신하 목숨으로 만백성을 구하고

       사직을 안정시키려 하는 일이옵는데

       주군께서는 어찌 이토록 애타만 하십니까

 

정문공(鄭文公)은 눈물을 흘리며 숙첨(淑詹)을 떠나보냈으며이에

석신보(石申父)와 후선다(侯宣多)는 함께 진군(晉軍)으로 갔다.

 

       진후(晉侯)께 접견을 청하나이다.

       진후(晉侯)께서 진노하시니 정백(鄭伯)은 크게

       두려워하여말씀하신 일을 모두 들어주었습니다.

 

       오늘 정(나라의 죄를 고하기 위해

       숙첨(淑詹)을 진후(晉侯)의 안전에 대령시켰사오니

       아무쪼록 관대한 처분을 바라나이다.

 

       또한공자 란()을 정(나라로 환국시켜주시면

       세자로 책봉하여 정() 나라의 군위를 잇도록 하면서

       군주님이 명하신 바를 모두 이행하겠나이다.

 

이에 진문공은 크게 기뻐하면서곧바로 호언(狐偃)에게 명하여

()의 동쪽 변경 부대에 머물고 있던 공자 란()을 불러오게 했다.

   

       정문공은 여러 명의 아들을 두었으나세자 화()

       제환공(齊桓公)에게 참소하여 자기를 죽이려 하였다.

 

       이를 자화(子華)의 난(이라고 부르며이때

       세자 ()와 동생 장()은 살해되고,

       한 아들은 사신으로 초(나라에 갔다가 죽었다.

 

       여러 공자가 모두 나라 밖으로 도망갈 때

       공자 란()도 진(나라로 망명해 왔기에

       정문공(鄭文公)은 후계의 세자를 세우지 못했다.

 

  371 . 진실과 용기는 목숨을 구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