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69 화.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라.

서 휴 2023. 11. 27. 16:19

 369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라.

 

       주공신 일지호(佚之狐말씀 올리나이다.

       신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옵니다.

 

       주공, 신이 한 사람을 천거해도 되겠는지요?

       그 사람의 구변은 물 흐르듯 막힘이 없으며

       깊은 산중에 사는 거사들도 움직일 수 있나이다.

 

       단지 나이가 들도록 천거해 주는 사람이 없어

       그저 초야에 묻혀 살고 있을 뿐입니다.

 

       만약 그를 불러 높은 관직에 임명하면서

       진군(秦軍)의 군영으로 보내신다면,

       진목공(秦穆公)의 설득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그렇단 말인가 그 사람은 누구인가

       주공고성(考城)에 사는 사람으로 성은 촉()이며

       이름은 무()라 하므로그냥 촉무(燭武)라 부릅니다.

 

       그 집안은 삼대째 어인(圉人)의 일만 맡아왔으므로

       그는 나이 70에 마구간에서 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주공께서 예를 갖추어 촉무(燭武)를 부르시옵고

       촉무(燭武)를 진()의 군영으로 보내시옵소서

정문공(鄭文公)은 일지호(佚之狐)의 말을 따라 촉무(燭武)를 부르자,

촉무(燭武)는 수염과 눈썹이 새하얗게 변해있었으며허리는 굽어져

마치 곱사등 같이 비틀거리는 것이실로 형편없는 늙은이였다.

 

정문공(鄭文公)과 좌우에 있던 관리들은 촉무(燭武)가 걸어오는

몰골을 보고는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참았다.

 

       주공께서는 이렇게 늙어버려 쓸모없게 된

       이 사람을 어쩐 일로 부르셨나이까

 

      그대가 변설(辯舌)에 능하다니! 수고롭겠지만

      진백(秦伯)을 설득하여 진군(秦軍)이 물러가게 해주시오

       신 촉무(燭武)는 배움이 많지 않아 가지고 있는

       재주도 자랑할 바가 하나도 없나이다.

 

       더구나 70이 넘어 근력에 힘이 빠지고,

       기침은 자주 나와 자유롭게 말도 할 수 없나이다.

 

       어찌 이런 몸으로 타국의 안전을 어지럽히며

       천승의 군사를 움직이게 할 수 있겠나이까

       그대 집안은 삼대에 걸쳐 우리나라를 섬겼으나,

       과인이 발견하지 못해 늙도록 쓰지 못했으니

       이는 과인의 잘못이 정말로 크다 하겠소

 

       오늘, 그대를 아경(亞卿)의 직에 제수하고자 하니

       과인과 조국을 위해 한번 행차해 주기 바라오

 

       촉무(燭武일지호(佚之狐입니다.

       대장부가 때를 만나지 못하여 몸이 늙은 것은

       다 주어진 운명으로 돌린다고 하겠으나

 

       이제 주군께서 선생을 불러 쓰고자 하시니

       선생은 절대 사양치 말아주시오

       주공좋사옵니다. 소신이 젊을 때 나라를 위해

       한 치의 공도 세우지 못하였으나, 이제 몸은 비록

       늙었으나 주공의 명에 신명을 바치겠나이다.

 

촉무(燭武)가 몸을 바칠 것을 맹세하고 나자다음날 진군(晉軍)

진군(秦軍)은 신정(新鄭)을 에워싸고 맹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때 촉무(燭武)는 높은 곳에 올라동쪽에 진채를

       세운 진군(晉軍)서쪽에 진채를 세운 진군(秦軍)

       서로 연락을 취하지 않는 걸 보게 되었다.

 

       이는 진군(秦軍)에 찾아가 비밀 이야길 하더라도

       진군(晉軍진영에 쉽게 발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날 밤이 되자, 촉무(燭武)는 굵은 밧줄을 내려트리고 신정(新鄭)

탈출하여 조심스럽게 진군(秦軍)의 진채(陣寨)로 찾아갔다.

 

       거기 서라 이 밤 중에 누구냐

       나는 진백(秦伯)을 만나러 왔소

       허허, 한밤중이요. 노인은 돌아가시오

 

촉무(燭武)는 진채의 초소장이 들여보내 주지 않자할 수 없이

영채(令寨)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목을 놓아 크게 소리치며 울었다.

 

       초소장님주공께서 울고 있는 사람을

       영채(令寨)에 들여보내라 합니다.

 

       그대는 누구이기에 한밤에 소란을 피우는가

       노신은 정(나라 대부 촉무(燭武)라 합니다.

 

       어찌하여 이곳까지 와서 곡을 하는가

       장차 정(나라가 망하겠기에 울었나이다.

       (나라가 망하는데 어찌하여 한밤에

       진군(秦軍)의 진채(陣寨)에 와서 우느냐

 

       노신이 곡을 한 것은 정(나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 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지만

       ()이 망하는 것은 실로 애석한 일이옵니다.

       아주 건방진 늙은이로구나

       우리 진(나라가 어찌하여 망하게 된단 말이냐?

       네가 애석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너의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내 당장 너의 목을 베어버리고 말리라

 

촉무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두 팔을 위로 활짝 벌리더니

한 손가락으로 동쪽을 가리키고다른 손가락은 서쪽을 가리켰다.

 

       그리고 촉무(燭武)는 쌍방 간의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마치 돌로 만든 사람도 눈을

       뜨게 하는 것처럼 마음을 흔드는 이야기였다.

 

촉무는 자기의 이야기를 진목공(秦穆公)이 신중하게 듣고 있다고

판단되자더욱 힘차고 자신감 있게 말하면서 설득해 나간다.

 

       ()과 진()이 군사를 합해 정()을 공격하니

       (나라의 멸망은 정해진 순서와 같사옵니다.

 

       하오나(나라의 멸망이 진(나라에

       무슨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시나이까

 

       (나라의 멸망은 진()에게 무익할

       뿐만 아니오라오히려 해가 될 것입니다.

 

       진백(秦伯)께서는 어찌하여 이 많은 군사와 재물을

       다른 나라를 위해 허비하고 계십니까

       그대는 어찌하여 진()에 무익하다고 말하는가

       예에진백(秦伯)께선 들어보시옵소서

 

       진(晉)은 ()과 접해 있으나

       진()천 리나 멀리 떨어져 있나이다.

 

       ()은 동쪽으로 진()과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주(왕실과 경계를 하고 있어.

 

       (나라가 우리 정(나라로 오려 한다면,

       반드시 주(왕실의 땅을 거쳐야 합니다.

 

       그때는 이미 정()가 망해버려

       (나라의 소유가 되어있지 않겠나이까

       이미 (나라 땅은 ()의 소유가 되어있을 진데

       어찌 진()과 나눠 가지려 하겠나이까

 

       ()과 진()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

       서로 세력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사옵니다.

 

       ()의 세력이 강해지면이와 반대로

       (나라의 세력은 약해지게 되어있나이다

 

       영토를 늘리고자 하는 진() 나라를 위해

       스스로 자기 나라를 약하게 만드는 일은

       지혜로운 군주가 취할 행동이 아닐 것이옵니다.

 

       옛날 진혜공(晉惠公)이 하외(河外)의 다섯 성을

       () 나라에 할양하겠다고 굳게 약속한 후에

       진백(秦伯)의 도움으로 진()의 군주가 되자

 

       곧바로 그 약속을 저버린 일은 진백(秦伯)께서

       직접 경험하시어 익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진백(秦伯)께서는 진() 나라의 여러 군주에게

       은혜를 베푸셨지만지금까지 그 은혜에 보답한

       진후()가 있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나이다.

 

       지금도 그렇사옵니다.

       진문공(晉文公)은 군위에 오르자마자 군사의

       수를 늘리고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면서

       정() 나라를 점령하기 위해 쳐들어왔습니다.

 

       진문공은 정(나라를 정벌하고 나면

       더는 중원(中原)을 침공할 수 없게 되옵니다.

 

       이는 동쪽으로 영토를 더 넓히지 못하게 되는바

       그때는 그 공격 방향을 서쪽으로 돌릴 것입니다.

       다음 목표는 진(나라가 되실 것인데

       어찌 근심거리가 되지 않겠나이까

 

       진후(秦侯)께선 우(나라와 괵(나라의 일을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하셨습니까

 

       어리석은 우공(虞公)이 길을 빌려주도록 속이면서

       마침내 괵(나라를 멸하고돌아오면서

       ()까지 멸하여 결국 두 나라를 병탄했나이다.

 

       지혜가 부족한 우공(虞公)이 진()을 도와준 것은

       스스로 자멸했다고밖에 달리 말할 수 없나이다.

 

       이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이까

       진후(秦侯)께선 진()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어준바

       진후()가 보답한다고 결코 믿어선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 진(나라가 어떻게 진()을 이용하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나이다.

       진후(秦侯)께선 지혜를 갖추고 계심에도

       즐거이 진후()의 계략에 빠지고 계시옵니다.

 

       이러한 점은 이로운 점이 없을 뿐만 아니오라

       오히려 손해만 있을 뿐이기에 말씀드린 것입니다.

 

       신 촉무(燭武)는 우리 정(나라가 망하는 마당에

       장차 진(나라도 망하지 않을까심히 염려되어

       그런 연유로 이처럼 통곡하고 있었나이다.

 

​​​​ 370 . 자기의 이익만을 쫓아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