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63 화. 군주가 유죄 판결을 받는가.

서 휴 2023. 11. 23. 17:54

 363 군주가 유죄 판결을 받는가.  

 

이때 진문공(晉文公)은 쌍방 간에 오가는 위성공의 변론과 서로간의

진술을 다 듣고 나자, 왕자 호()에게 말한다.

 

       세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말을 다 들어보니

       그 일의 전말(顚末)을 모두 알 수 있겠소이다.

 

       원훤(元暄)이 하는 말은 모두 이치에 맞습니다.

       위후(衛侯()은 곧 천자의 신하 된 자이므로

 

       위후(衛侯)의 처분은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오.

       우선 그 신하부터 형을 집행해야겠소.

 

진문공(晉文公)은 왕자 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자즉시

좌우를 돌아보며 큰소리로 호령을 내렸다.

 

       위후(衛侯)를 따라온 신하 된 자들은

       한 놈도 남김없이 모두 죽여 버려라

       진후(晉侯)께선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이 호()가 할 말이 있습니다.

 

진문공이 위성공을 따라온 영유(寧兪), 사영(士榮), 침장자(鍼庄子),

이 세 사람을 참수시키려 하자왕자 호()가 이의를 달고 나왔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위후(衛侯)를 따라온

       영유(寧兪란 사람은 위()나라의 현인이라 하오

   

       그가 형제간의 마음을 조정하느라 고생이 매우

       심했을 것이나 결국, 위후(衛侯)가 듣지 않았으니

       그로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영유(寧兪)를 함께 포함하여 죄주는

       일은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처사가 되어

       너무 가혹한 판결이라 할 수 있소.

 

       이 송사는 영유(寧兪)와는 무관한 일이니

       그에게 누가 되게 한다면 안 될 것입니다.

 

       사영(士榮)은 위(衛)나라의 사사(士師)의 일을 대신

       행했을 뿐만 아니라그 이치를 따지는 논리에

       억지가 심하여 그 죄가 제일 크다고 하겠으며

 

       침장자(鍼庄子)는 원훤(元暄)의 말에 대꾸하지

       못한 것은 그 스스로 도리를 알고 있는 듯하니

       그 죄를 감하여 사형만은 면하게 해주기 바라오.

 

       오로지 진후(晉侯)께서는 잘 생각하시어

       열국의 제후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바랍니다.

 

진문공이 왕자 호()의 권하는 말을 듣고는 사영(士榮)

참수형에 처하고, 침장자(鍼庄子)는 한쪽 다리를 자르게 했다.

그러나 대부 영유(寧兪)는 그 죄를 사면하여 불문에 부쳤다.

 

       한편 위성공은 회맹 장소인 하양(河陽)으로 출발하기

       전에이미 원훤이 진문공에게 소송을 냈다는 사실을

       알고는낙양성(洛陽城)으로 많은 뇌물을 바쳤으므로,

       주양왕은 아주 난처한 처지가 되었다.

 

진문공(晉文公)은 왕자 호()와 함께 위후(衛侯)를 함거(檻車)

싣고, 임시 왕궁에 있는 주양왕(周襄王)을 배알 하면서, (

나라 군신 간에 벌어진 소송 결과에 대해 복명(復命한다.

 

       주상위후에 대한 원한이 이렇듯 높사오니,

       만약 위후를 죽이지 않는다면 하늘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백성들도 복종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건대형벌을 담당하는 사구(司寇)를 불러

       위후에 대한 형을 집행하시면서,

 

       천자의 법이 얼마나 지엄한 가를

       천하에 널리 알리시기 바라나이다.

       짐은 숙부의 판결을 잘 알겠소.

       위후(衛侯)의 죄가 명백하다 하겠으나

 

       그러나 위후(衛侯)를 처형한다고 할지라도

       천하의 백성들에게 훈계가 되지 못할 것이오.

 

       짐은 왕실의 법에 평민이 제기하는 소송에는

       원고와 피고 쌍방을 두어각기 곡절을 들은

       연후에 판결을 한다는 조문은 들어봤어도

 

       군신 간이나 부자지간의 소송을 판결한다는

       조문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가 아직 없소

 

       주상께서는 무슨 뜻으로 말씀하시나이까

       짐이 천천히 말해보겠소.

 

       만약 신하 된 자가 그 군주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고

       그 자식 된 자가 그 아비에게 소송을 제기한다면

       상하가 구분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신하 된 자가 소송에서 이겨

       그 군주를 죽인다면 이것은 반역 행위와 같소

 

       짐은 신하가 제기한 소송의 결과 군주의 죄를

       물어 천하에 알리는 것은오히려 반역을

       가르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바이오.

 

       짐은 결코 사사로이 위후(衛侯만을 위해

       하는 말이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기 바라오.

       , 중이(重耳)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나이다.

       이미 천자께서 위후(衛侯)를 여기에서

       죽이지 않으시겠다면 마땅히 위후(衛侯)

       왕도로 호송하시어 처분대로 하시옵소서

 

진문공은 주양왕의 말과 태도로 보아, 위성공이 뇌물을 썼다는

걸 알아채고는 뒷조사를 해본 결과 사실이었다

이에 진문공(晉文公)은 더욱 위성공(衛成公)이 미워졌다.

 

       진문공은 위후를 다시 함거(檻車)에 싣고서

       공관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분이 풀리지 않은 진문공은 원훤을 불러 위(나라로 돌아가게

하면서어진 공자를 택해 새로운 위후(衛侯)로 세우라고 말했다.

 

       원훤은 진후의 명을 받아들고 돌아왔소.

       왕명에 의해 위성공은 폐위가 되었소이다.

 

       왕명을 받들어 어진 공자 중에서 한 분을 뽑아

       새로운 군주를 세우라고 했소이다.

 

       새로운 군주를 세워야 하겠는데 누가 좋겠소

       공자 괄()은 숙무(叔武)의 동생이면서

       숙무(叔武)를 닮아 어질고 인심이 후합니다.

 

       이분을 새로운 위후(衛侯)로 세우게 된다면

       이것은 형이 죽어 동생에게 잇는 것이므로

       좋은 예에 부합한다고 하겠습니다.

 

모든 군신이 다 같이 숙무(叔武)의 동생 공자 괄()을 천거하니,

원훤(元暄)은 즉시 위후에 즉위시키고그는 스스로 재상이 되었다.

 

       사마(司馬(), 손염(孫炎), 주천(周歂), 야근(冶廑)

       일반 문무 대신들이 서로 힘을 합해 원훤(元暄)을 돕자,

       (나라는 차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제후들로부터 조현(朝見)의 예를 받은 주양왕(周襄王)은 의식이

끝나자, 왕도인 낙양성(洛陽城)으로 가고자 수레에 올랐으며

이에 제후들은 하양(河陽땅의 경계에 까지 나가 전송했다.

 

       주공, 부르셨습니까?

       선멸(先篾)!  위성공은 아주 괘씸한 자로다

 

       위성공이 마음을 다하여 뉘우치지 않는다면

       내 반드시 용서치 않으리라

 

       선멸(先篾)은 위성공을 잘 감시하면서

       낙양성(洛陽城)까지 잘 가도록 하라.

 

       주공위성공이 한질(寒疾)에 걸렸나이다.

       차가운 곳에 갇혀있다보니 그러하옵니다.

 

       선멸(先篾)은 연(衍)이라는 의원과 함께

       위성공을 왕도까지 호송해 가도록 하라.

 

       또한선멸(先篾)은 의원 연()과 함께 가능하면

       이일을 아무도 몰래 거행하도록 서둘러라.

 

       그 일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강성(絳城)으로 돌아와

       그 일의 결과를 분명하게 복명(復命)토록 하라

 

진문공은 분노하던 차에위성공이 한질(寒疾)에 걸렸다고 하자

의원 연()을 시켜 아무도 몰래 짐독(鴆毒)을 먹이라고 하였다.

주양왕(周襄王)이 왕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하양(河陽)을 떠났으나

제후들은 진후(晉侯)의 명이 없자, 눈치를 보며 떠나지 못 했다.

       제후들은 나의 말을 들어보시오

       천자의 명을 따르지 않는 나라가 있다면

       별도의 허가없이 정벌하라는 명을 받았소.

 

       (나라가 오로지 초() 만을 받들면서

       우리 중원의 나라와는 소통하지 않고 있소.

 

       제후들께서는 나라 안의 여러 바쁜 와중에도

       불원천리하고천자를 뵙기 위해 참석하셨소..

 

       그러나 허(나라가 있는 영양(潁陽땅은 이곳

       하양(河陽)에서 아주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천자가 왕림하시고 천하 열국의 제후들이

       이렇게 모인다는 소식을 틀림없이 들었을 터인데

       아무런 연락도 없이 참석도 하지 않았소이다.

 

       이것은 천자 대하기를 심히 게을리하여

       불경죄를 저질렀다고 할 수 있소이다.

 

       (나라의 죄를 묻고 싶소이다

       제후님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여기에 모인 제후들은 모두 망설임 없이

       진후(晉侯)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모여 있던 제후들은 진문공(晉文公)이 처음부터 허()를 토벌하기

위해()와 몹시 가까운 하양(河陽) 땅으로 맹회를 소집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모두 찬성하게 되었다.

 

       이에 진문공은 맹주가 되어 10개국 연합군을 결성하고,

       일제히 영양(潁陽땅의 허성(許城)으로 진군했다.

 

 364 . 어찌 귀신의 힘을 빌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