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99

제 390 화. 퉁소와 생황은 어떻게 다른가.

제 390 화. 퉁소와 생황은 어떻게 다른가. 신은 태화산(太華山) 산속에 사는 일개 필부라 예절도 모르면서 그저 살고 있었사옵니다. 엎드려 비오니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소사(簫史)는 이리 가까이 앉으시오! 소사(簫史)는 퉁소(洞簫)를 잘 분다고 들었소? 그렇다면 또한, 생황(笙簧)도 잘 불 것이 아니요? 신은 태화산에서 오직 퉁소(洞簫) 만 불어왔으므로 생황(笙簧)은 불 수 없는 것이 안타깝사옵니다! 과인은 생황(笙簧)을 잘 부는 사람을 찾고 있소! 퉁소와 생황은 같은 종류의 악기가 아니니 그대는 내 딸의 배필이 아닌 것 같도다! 진목공이 백리시를 불러 소사(簫史)를 데리고 나가게 하였는데, 농옥(弄玉)이 전해 듣고는 시녀를 보내 자기의 말을 전하게 했다. 퉁소와 생황의 소리는 그 근본이 같사옵니다. ..

제 389 화. 퉁소 소리로 봉황을 부르는가.

제 389 화. 퉁소 소리로 봉황을 부르는가. 한편 진목공(秦穆公)에게는 얼이면서도 총명한 딸이 있었는데, 차츰 자라면서 농옥(弄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농옥(弄玉)이 태어나자, 어떤 농부 한 사람이 색깔이 맑고 아름다운 옥돌을 바쳤다. 옥을 다루는 장인(匠人)이 갈고 닦더니, 그 안에서 짙은 푸른색이 비치는 참으로 아름다운 옥을 얻었다. 농옥(弄玉)이 첫돌이 되어 돌잔치를 하던 중, 쟁반에 여러 물건을 올려놓고 그중에 한 가지를 집어 들게 하였더니, 다른 물건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오직 옥만을 집어 들고 놓지를 않았다. 이날부터 옥돌 만을 가지고 언제나 놀고 있었으므로, 그 여아의 이름을 농옥(弄玉) 이라 부르게 되었다. 농옥(弄玉)이 자랄수록 그 자태가 너무나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총명하기가..

제 388 화. 효산에서 위령제를 지내는가.

제 388 화. 효산에서 위령제를 지내는가. 스스로 선봉장이 되어, 하수(河水)를 건넌 백리시(百里視)는 진(秦)의 영내를 계속 진격하여 왕관성(王官城)을 공략하여 함락시켜 버렸다. 주공, 또 왕관성이 함락되었나이다. 진군(秦軍)이 가는 곳마다 모두 점령하는구나! 진군(秦軍)을 물리쳐야 하지 않겠소! 어찌하면 좋은지 어서들 말해보시오? 진군(秦軍)이 거침없이 계속 점령해 들어오자, 다급해졌다는 걸 알게 된 진양공(晉襄公)은 대소 신료들을 모두 조당(朝堂)에 모이게 하여, 진군(秦軍)을 물리칠 계책을 세우게 했다. 주공, 신 조쇠(趙衰) 이옵니다. 진군(秦軍)은 분노가 극에 달해 있으므로, 온 국력을 다해 죽을 각오로 싸우고 있습니다. 또한, 진목공(秦穆公)이 친정(親征) 하고 있어. 우리가 직접 대적하면..

제 387 화. 자존심은 목숨보다 귀한가.

제 387 화. 자존심은 목숨보다 귀한가. 주공, 효산(喬山) 전투의 패배를 설욕하겠나이다. 장하도다. 진군(秦軍)의 대장 백리시(百里視) 여! 반드시 진군(晉軍)을 무찌르고 돌아오라! 백리시(百里視)의 결심을 인정한 진목공(秦穆公)은 진(晉) 나라에 대한 정벌을 허락하였다. 이에 백리시(百里視)는 서걸술(西乞術)과 건병(蹇丙)을 부장으로 삼아 병거 400승을 이끌고 출정했다. 그때 진(晉) 나라의 진양공(晉襄公)은 많은 세작(細作)을 풀어내며 진(秦) 나라의 소식을 염탐하고 있다가, 진군(秦軍)이 복수를 하기 위해 쳐들어온다고 하자, 자신감이 넘치는 듯이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 진(秦)의 세 장수가 이제야 과인에게 인사를 올리고, 명마를 받아 가려 하는구나! ​ 선차거(先且居)를 대장으로, 부장에는 ..

제 386 화. 왕위를 정당하게 승계 받는가.

제 386 화. 왕위를 정당하게 승계 받는가. 대왕이시여! 한 나라에 군주가 어찌 둘일 수 있겠나이까? 현 군께서 죽어야 새로운 군주가 설 수 있나이다. 대왕께서는 살 만큼 사셨는데, 어찌하여 그 나이가 되었음에도 살려고만 하십니까? 그렇다면 한 가지 부탁이 있도다. 조금 전에 곰 발바닥 요리를 시켰노라! 그 곰 발바닥이 익기를 기다려 먹을 수 있다면 내가 비록 죽는다 해도 한이 없겠노라! 대왕께선 무슨 말씀을 그리하십니까? 곰 발바닥 요리는 몇 날 며칠을 끓어야 합니다. 대왕께서 시간을 끌고 있다가 외부로부터 구원군이 오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입니까? 대왕이시여, 스스로 목숨을 끊으시옵소서! 신이 꼭 손을 써야 하겠나이까? ​ 태부(太傅) 반숭(潘崇)은 말을 마치자 자기의 허리띠를 풀어 던졌다. 이때 초성..

제 385 화. 고모를 이용해 아비를 죽이는가.

제 385 화. 고모를 이용해 아비를 죽이는가. 초성왕(楚成王)은 큰아들 상신(商臣)을 세자로 세우려고 할 때, 항상 믿고 의논하던 투발(鬪勃) ​장수를 불러 자문(諮問)하였다. 왕이시여, 초(楚) 나라의 왕위 계승은 나이가 어린 왕자에게 유리하나이다. 이는 세자를 정하고도, 나중에 똑똑한 아들을 알게 되면, 바꾸려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은 옛날부터 당연한 일로 여겨져 왔으며, 지금까지도 그대로 시행되고 있나이다. 왕이시여! 신이 상신(商臣)의 관상을 살펴본 바는 눈이 벌과 같이 동그랗고, 목소리는 늑대처럼 쇳소리를 내고 있어, 성정이 매우 잔인할 것입니다! 만약에 대왕께서 상신(商臣)을 세자로 세우시고 후일에 싫어하시어, 세자를 폐하려 하신다면 반드시 변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 초성왕..

제 384 화. 서로 이해하면 얼마나 좋을까.

제 384 화. 서로 이해하면 얼마나 좋을까. 호국거(狐鞫居)는 옛날 책(翟) 나라에서 살았던 때의 일을 백돈(白暾)이 말하자, 차마 죽이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려 진채로 돌아왔다. 진군은 한판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뒤라, 백돈(白暾)을 붙잡지 못하고 돌아온 호국거(狐鞫居)에게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날 밤 백돈(白暾)은 진군(晉軍)이 눈치채기 전에, 책군(翟軍)을 이끌고 책(翟) 나라로 돌아갔다. 그 바람에 백부호(白部胡)가 어렵게 차지한 기성(箕城) 땅을 도로 진(晉)에게 내주었다. 또한 백부호(白部胡)에게 후사가 없었으므로 백돈(白暾)이 상을 치르며 책(翟)의 군주가 되었다. 책(翟)을 물리친 진군(晉軍)은 강성(絳城)으로 회군하면서 보무도 당당하게 개선가를 부르며 진양공(晉襄公)을 알현하..

제 383 화. 옛정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는가.

제 383 화. 옛정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는가. 백돈(白暾) 장수님,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슬퍼하다니 무슨 일이냐? 우리의 책주(翟主)께서 돌아가셨나이다. 진군이 쏜 화살에 책주(翟主) 백부호(白部胡)가 전사했다는 사실을 대곡(大谷)에서 살아나온 한 용사가 백돈(白暾)에게 알려주었다. ​ 오오, 형님, 이제야 아셨습니까? 형님, 진(晉) 나라는 하늘이 돕기 때문에 쳐들어가면 안 된다고 그렇게 간했잖습니까? 형님, 마침내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형님, 이 슬픔을 어찌 감당해야 하옵니까? 백돈(白暾)은 눈물을 흘리며 원수를 갚겠다고 선진(先軫)의 목을 베려다가 백부호(白部胡)의 시신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극결(郤缺)은 백부호(白部胡)의 수급을 들고서 여러 장수와 함께 중군 막사로 찾아..

제 382 화. 목숨을 버려 충의를 지키는가. 

제 382 화. 목숨을 버려 충의를 지키는가. 어이, 낭심(狼瞫)이 어디 가고 있는가? 오, 선백(鮮伯)! 오랜만에 만나는구먼! 낭심(狼瞫)이 왜 머리를 푹 숙이고 가는가? 무슨 고민거리라도 있는 것인가? 모두 책(翟)과 싸우겠다며 선진(先軫) 원수께 가는데 차우(車右) 장군인 자네가 왜 배회하고 있는가? 선백(鮮伯)! 내가 선봉장을 자청했으나 선진(先軫) 원수에게 분노를 사게 되었네! 그가 나보고 네가 무슨 지모와 용기가 있다고 다른 장수들을 제쳐놓고 그 위에 서려고 하느냐? 라고 하면서 나를 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나의 차우(車右) 장군 직마저 빼앗아버렸네! 선진(先軫)이 그대의 용력을 얕잡아본 것일세! 어찌 억울하게 당할 수만 있겠는가? 우리 둘이 집안의 가병(家兵)을 이끌고 가서 선진(先軫)! ..

제 381 화. 적을 풀어줘 재앙을 부르는가.

제 381 화. 적을 풀어줘 재앙을 부르는가. 주공, 양처보(陽處父) 이옵니다. 진(秦)의 세 장수는 이미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거짓으로 양마(良馬)를 주겠다고 불렀으나, 3년 후에 직접 받으러 오겠다면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주공, 신 선진(先軫) 이옵니다. 그들이 3년 후에 주군께 직접 말을 받아 가겠다고 한 말은, 장차 우리 진(晉)을 침공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진(秦)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때 먼저 정벌하여 그들을 사전에 분쇄해야! 다가올 전란을 미리 막을 수 있나이다. 좋소! 선진(先軫) 원수는 그리하도록 하시오! 한편 진목공(秦穆公)은 세 명의 장수가 진군(晉軍)에게 포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마음으로 몹시 괴롭기도 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 침식마저 폐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