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100

제 270 화. 운명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제 270 화. 운명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기원전 649년이며, 주양왕(周襄王) 3년 차였을 때, 이복동생인 왕자 대(帶)가 적인(狄人)을 동원하여 왕위를 찬탈하는 사건을 일으켰었다. 이때 관중(管仲)은 공손습봉(恭遜襲封)을 앞세워 적인(狄人)이 또 침범하지 못하도록 단속하여 주자, 주양왕은 고마움에 하경(下卿)으로 융숭히 대접했다. 관중(管仲)은 왕실에서 임치(臨淄)로 돌아오자, 곧바로 병석에 누우며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세월이 지나며 제환공과 함께 천하를 누비던 공신들도 늙어가면서, 영척(寧戚)과 빈수무(賓須无) 등도 이미 떠나버리고, 이제는 천하의 관중(管仲) 마저 병석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중보(仲父)의 병이 이리 깊은 줄 몰랐소? 주공, 아무래도 일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 269 화. 고굉지신은 어떤 사람인가.

제 269 화. 고굉지신은 어떤 사람인가. 개자추(介子推)의 본명은 개추(介推) 이며, 중간의 자(子)는 후일에 붙인 호칭이다. 자(子)는 그만큼 존칭의 뜻이 들어있었다. 개자추(介子推)는 산서성(山西省) 북쪽의 개휴(介休)라는 지방의 면상(綿上)에서 태어났으며, 사족(士族) 출신의 젊은이였다. 면상(綿上)은 산간 마을이라 면산(綿山)으로도 불리며, 그는 일찍이 큰 뜻을 품고 면상(綿上)을 떠나, 진(晉) 나라의 강성(絳城)으로 향하던 중에 명망이 자자하던, 공자 중이(重耳)가 포읍(蒲邑)에 거처한다는 소문을 듣고, 발길을 돌려 포읍(蒲邑)에 찾아 들어가 가신단에 합류했다. 개자추(介子推)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솔선해 하였으므로, 좀처럼 중이(重耳)나 다른 가신들의 눈..

제 268 화. 없는 사람은 처참한 괄시도 받는가.

제 268 화. 없는 사람은 처참한 괄시도 받는가. 중이(重耳) 일행은 잔뜩 기대를 걸었다가, 급하게 마음이 변해버린 위문공(衛文公) 때문에, 더욱 허기진 배를 움켜줘야만 했다. 위문공(衛文公) 아!결코, 오늘을 잊지 않으리라! 위문공(衛文公)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소! 모두 성벽을 따라 걷다가, 위주(魏犨)가 분한 맘을 도저히 참지 못해 멈추면서 중이(重耳)도 들으라며 큰소리로 외쳐대었다. 들어오라 나가라! 배고픈 우리를 놀려대다니! 이 나쁜 놈들을 쳐들어가 부숴버립시다. 나 위주(魏犨) 혼자라도 위(衛) 나라를 박살 내겠소! 아예 위(衛) 나라를 빼앗아버리겠소! 위주(魏犨)와 선진(先軫)은 중이(重耳)의 가신단 중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는 27세의 젊은이로 서슴없이 화를 낼만도 하였다. 공자, 용(龍)..

제 267 화. 배고픈 설움을 어찌 참으랴.

제 267 화. 배고픈 설움을 어찌 참으랴. 열흘 가까운 날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태행산맥(太行山脈)을 따라 계속 남하하는데, 갑자기 앞에서 이상한 낌새가 다가오고 있었다. 발제(勃鞮)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냐? 좋다. 네놈의 명줄을 끊어놓고 말리라! 쉬, 위주(魏犨) 는 조용히 해라. 발제(勃鞮) 그놈은 아닌 것 같아? 어느 순간 발제(勃鞮)의 칼날이 번뜩일지 모르기에, 위주(魏犨)와 선진(先進)은 앞장서 척후병 노릇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기척이 느껴져 숲속을 두리번거리는데, 그때 또 퍽! 하며, 위주(魏犨)의 얼굴 옆으로 또 하나의 화살이 날아와 나무에 꽂혔다. 발제(勃鞮)는 아니다. 발제(勃鞮)가 아니라면 누구란 말이냐? 저놈들이다. 오랑캐! 적적(赤狄) 놈들이다! 같은 젊은이라도 ..

제 266 화. 중이,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 266 화. 중이,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날 밤 중이(重耳)는 그동안 정들었던 어여쁜 부인 계외(季隗)를 끌어안고 밤을 새워가면서 이별의 정을 나누게 되었다. 내가 없는 동안이라도 자식을 잘 키우고 있소! 서방님, 천하에 뜻을 두고 있는 대장부가 이제 떠나신다고 하니, 어찌 만류하겠나이까? 다만, 가시면 언제쯤 오실 것 같사옵니까? 넉넉잡아 25년이면 어떻겠소! 25년이 지나면 나를 생각지 말고 알아서 하시오. 제 나이 28세인데 그리 오랜 세월이 지나면 그때는 이미 할머니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대장부의 큰 포부를 세우십시오! 뒤뜰에 심어 놓은 노송나무를 공자처럼 바라보며 자식들만 잘 키우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 당시에는 귀족들만이 집안의 제당(祭堂) 인 가묘(家廟) 뒤뜰에 나무를..

제 265 화. 나를 왜 죽이려고만 하는가.

제 265 화. 나를 왜 죽이려고만 하는가. 진목공(秦穆公)과 중이(重耳)가 자꾸 꿈에 나타나네! 극예(郤芮)는 어찌 생각하는가? 석 달간 영대산(靈臺山) 이궁(離宮)에 갇혀 있으면서 이런 기회에 중이(重耳)가 귀국할까 봐 얼마나 맘졸이며 걱정하였는지 알고 있는가? 주공, 그렇사옵니다. 진목공(秦穆公)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지요! 주공, 중이(重耳) 공자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한 마음을 놓을 수 없사오니, 하루빨리 죽여 후환을 없애야 하지 않겠나이까? 옳은 말이다. 누가 중이重耳를 죽일 수 있겠는가? 죽이는 자에게 많은 상금을 주리라! 주공. 내시 발제(勃鞮)가 있사옵니다. 내시 발제(勃鞮)는 중이(重耳)를 죽이려 포성(蒲城)에 쳐들어갔다가 실패한 후부터는 항상 불안하게 지내고 있다고 ..

제 264 화. 본마음이 어디로 가겠는가.

제 264 화. 본마음이 어디로 가겠는가. 진혜공(晉惠公)이 탄 법가(法駕)가 강성(絳城)의 성문 앞에 이르러 늘어선 대부들의 영접을 받으며 지나가게 되었다. 이때 진혜공(晉惠公)은 대부들이 늘어선 속에서 경정(慶鄭)을 발견(發見) 하자마자, 눈빛에 살기가 돋아나오며 고함을 지른다. 아니. 경정(慶鄭)! 저놈이 아직도 살아 있었구나? 어서 법가(法駕)를 멈추게 하라! 가복도(家僕徒)는 저놈을 이리 데리고 오라. 네놈이 무슨 면목으로 영접하러 나왔느냐? 주공, 신 경정(慶鄭)이 말하겠나이다. 나쁜 놈, 뭔 말을 하겠다는 거냐? 주공, 신은 주공께 세 번이나 간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흉년이 들었을 때 신이 진(秦) 나라에서 양곡을 꿔왔던바 진(秦) 나라의 흉년에 양곡을 보내어 보답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제 263 화. 영혼은 떠돌다 어디로 갈까.

제 263 화. 영혼은 떠돌다 어디로 갈까. 진목공(秦穆公)은 옹주(雍洲)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떠나려던 참이었다. 그때 옹성(雍城)의 내시들이 새하얀 상복으로 입고 급히 달려와 무릎을 꿇으며 간곡히 읍소(泣訴)를 한다. 주공. 군부인 마마를 살려 주시옵소서! 아니, 누가 죽었느냐? 아니 옹성(雍城)에 무슨 변고가 생겼느냐? 주공. 그게 아니옵니다. 군 부인의 말씀을 전하고자 하옵니다. 이때 진목공(秦穆公)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면서 이해되지 않아 황급히 그 연유를 묻자, 한 내시가 부인의 근황을 전하였다. 주공, 하늘이 나에게 재앙을 내리 사! 시가와 친정이 반목하여 진후(晉侯)가 잡혀 온다니 이는 이 몸의 수치(羞恥)라 하겠나이다. 첩(妾)은 진후(晉侯)가 아침에 끌려오면, 아침에 죽을 것이요..

제 262 화. 인간의 도리는 어떤 것인가.

제 262 화. 인간의 도리는 어떤 것인가. 진목공(秦穆公)은 백리해(百里奚)의 건의에, 벌을 주지 않고 술을 베푼 보답이 이런 위기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었다고 생각하게 되자, 눈가에 이슬이 맺히면서 백리해(百里奚)를 바라보게 된다. 지난날의 술을 베푼 일들은 모두 여기 계신 오고대부(五羖大夫)께서 베푸심이라! 다 같이 좌서장(左庶長)께 인사를 올려야 한다. 300여 용사들이 백리해(百里奚)를 우러러 바라보며,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리면서 감사의 마음으로 일어나질 않는다. 이제 무릎을 꿇지 말고 다들 일어나라. 너희들 중에 벼슬하고 싶은 사람은 사양치 말아라! 아닙니다. 저희 들은 은혜를 갚고자 왔을 뿐입니다. 이 황금과 비단을 받도록 하여라! 아닙니다. 저희는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들은 진목공..

제 261 화. 하늘이 도와주는가. 아닌가.

제 261 화. 하늘이 도와주는가. 아닌가. 백리해는 진군(晉軍)이 세 줄기로 쳐들어오면, 군사를 셋으로 나누며, 때에 따라 다섯으로 나누기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군의 진혜공은 융로(戎輅)를 몰고 앞으로 달려가다가, 진(秦)의 공손지(公孫枝)가 달려나오자, 가복도(家僕徒)에게 명한다. 힘센 공손지(公孫枝)에게 가복도(家僕徒)가 어찌 당하랴. 진혜공(晉惠公)은 괵사(虢射)에게 융로(戎輅)를 몰게 하며 가복도(家僕徒)를 구하려 너무 깊숙이 달려간다. 공손지(公孫枝)는 몸집이 유별나게 크며, 얼굴이 붉은 사과처럼 새빨갛고, 콧수염은 교룡(蛟龍)처럼 굵게 틀어 올렸으며, 보통 사람보다 서너 배나 크고 무거운 창을 들고 진혜공(晉惠公)을 발견하자, 창으로 힘차게 땅을 내려치며 벼락같이 고함을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