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70 화. 운명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서 휴 2023. 9. 27. 17:45

 270 . 운명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기원전 649년이며, 주양왕(周襄王) 3년 차였을 때, 이복동생인 왕자

()가 적인(狄人)을 동원하여 왕위를 찬탈하는 사건을 일으켰었다.

 

      이때 관중(管仲)은 공손습봉(恭遜襲封)을 앞세워

      적인(狄人)이 또 침범하지 못하도록 단속하여 주자,

      주양왕은 고마움에 하경(下卿)으로 융숭히 대접했다.

 

      관중(管仲)은 왕실에서 임치(臨淄)로 돌아오자,

      곧바로 병석에 누우며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세월이 지나며 제환공과 함께 천하를 누비던 공신들도 늙어가면서

영척(寧戚)과 빈수무(賓須无등도 이미 떠나버리고이제는

천하의 관중(管仲) 마저 병석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중보(仲父)의 병이 이리 깊은 줄 몰랐소

      주공아무래도 일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허 어, 큰일이오중보(仲父)가 일어나지 않으면

      이 나라 정사는 누구에게 맡겨야 한단 말이오

 

      주공영척(寧戚)이 떠난 게 너무나 아쉽습니다.

      이 넓은 나라에 영척(寧戚만한 인물이 없단 말이오

      주공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포숙아(鮑叔牙)가 있지 않소

      포숙아(鮑叔牙)는 군자여서 정치를 못 합니다.

 

      성격이 너무 곧아불의를 보면 참지를 못하니

      포숙아(鮑叔牙)에게 정사를 맡기시려면

 

      주공께서는 포숙아(鮑叔牙)와 만든 약속은

      반드시 지켜줘야 오래갈 수 있사옵니다.

 

      공손습봉(恭遜襲封)은 어떻겠소 

      습봉(襲封)은 아래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언제나 공사(公事만을

      생각하오니지금은 그만한 인물은 없사오나

 

      하늘이 습붕(襲封)을 세상에 내려이 신과 같이

      있을 때는 신의 혀(역할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동안 신의 혀()로 자기 역할을 다함으로써

      모든 일이 원만하게 돌아갔으나,

      이제 신이 죽으면 혀(만 홀로 남게 되옵니다.

 

      주공,  습붕(襲封)에게 재상(宰相) 자리를 맡기시면

      공손 습붕(襲封)은 오래 살지 못할 것입니다.

      한 달을 못 넘겨 세상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제환공(齊桓公)을 수행하던 역아(易牙)가 포숙아(鮑叔牙)에게

쫓아가 관중(管仲)이 했던 말을 일러바치고 있었다.

 

      관중(管仲)은 나리가 천거(薦擧해 재상이 되었는데

      관중(管仲)  은혜도 모르고 나리를 안 좋게 평가하며

      재상감이 아니라고 말하였습니다.

 

      내가 관중(管仲)을 재상으로 천거(薦擧한 건 맞다.

      그러나 관중(管仲)은 나라만을 위해 충성할 뿐이다.

 

      나랏일을 잘못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관중(管仲)은 당연한 말을 한 것이다.

 

포숙아(鮑叔牙)는 관중(管仲)을 언제나 인정하며좋은 관계를 유지

하였으므로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말이 생겨났다제환공은

병석에 누운 관중(管仲)을 매우 애석해하며 또 묻는다.

 

      중보(仲父), 과인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하면 좋겠소

      주공이제는 주변 정리를 하셔야 합니다.

 

      내 주변 사람을 멀리하라는 말이오

      주공그렇사옵니다.

      여러 사람 중에 가까이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내관 역아(易牙)는 어떻소

      주공, 역아(易牙)가 제일 위험하옵니다.

 

      아니요 역아(易牙)는 과인이 입맛이 없을 때

      세 살 된 자기 아들을 삶아 받치는 충성을 하였소

 

      자기 자식보다 과인을 더 사랑하는 사람인데,

      어찌 내 주변에 가까이 두지 말라는 말이오

 

      주공주공께서는 신의 말을 흘려듣지, 마시옵소서

      세상에 자식에 대한 사랑보다 너 큰 사랑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자는 거리낌 없이 자기 자식을 죽였습니다.

      주공그런 자가 무슨 짓인들 못 하겠습니까

 

      허허그렇소이까

      시초(寺貂)는 어릴 때부터 따라다니며, 과인을 위해

      스스로 거세(去勢)까지 하며 과인을 섬기고 있는 자요!

 

      시초(寺貂)는 자기 몸보다 과인을 더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또한 그리하고 있소이다.

      어찌 가까이하지 말라는 것이오?

 

      주공사람은 자기 몸보다 귀중한 것이 없습니다.

      그자는 목적을 위하여 자기 몸을 천하게 취급하였으니

      믿으면서 그냥 두시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개방(開方)은 어떻소

      공자 개방(開方)은 위(나라 세자였으나,

      과인을 존경한다며, 나의 신하로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위(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있소!

 

      또한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도 나만을 섬기겠다며

      돌아가지도 않고부모 형제와 인연을 끊은 자요

 

      주공사람은 자기 부모보다 더 가까운 것이 없습니다.

      자기 부모에게 불효하는 자가 온전한 마음이겠습니까

 

      부모에게 불효한 사람이 어찌 충성하겠나이까

      앞으로 주공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또한사람으로서 군주가 되고 싶은 것은

      욕심 중에 가장 큰 욕심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개방(開方)은 군주가 될 자기 나라를 버리고

      주공 밑에 들어와 있습니다.

      개방(開方)은 군주보다 더 큰 걸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공은 결코 그를 가까이하지 마십시오

      가까이하면 반드시 나라가 어지러워질 것입니다.

 

      중보(仲父)  역아(易牙), 시초(寺貂), 개방(開方)

      과인을 가까이 섬긴 지 정말 오래되었소이다.

 

      중보(仲父)는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까지 한 번도 말하지 않은 것이오

 

      주공신이 말하지 않은 것은 주공의 뜻을 맞추는 것이며

      조용히 흐르는 물과 같이 조정하였기 때문입니다.

 

      흐르는 물을 넘치지 못하도록 하는 둑이 있습니다.

      주공신이 떠나고 나면 그 둑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들을 멀리하시어장차 물이 넘치는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시어야 하옵니다.

 

      주공수족처럼 말 잘 듣고 정도 들었다 하시오나

      그 세 사람은 주공께 반드시 반역할 역신이 될 것입니다.

 

      작은 정으로 나라가 망할 수 있사오니

      반드시 빨리 쫓아내야 합니다

      허 어그렇다면 반드시 쫓아내겠소이다

 

제환공(齊桓公)은 이날 밤에 관중(管仲)이 죽자, 모든 음식을 전폐하고,

소리 내어 방성통곡(放聲痛哭)하며하늘에 크게 부르짖었다.

 

      아 슬프고 애달프도다중보(仲父

      어찌하여 하늘은 나의 팔을 자르고 마는가

      아아,  어찌하여 중보(仲父)를 빼앗아 가는 것이오

 

관중(管仲)은 영상(潁上마을에서 불우한 환경에 태어났으나, 어릴

적 죽마고우(竹馬故友) 포숙아(鮑叔牙)의 한결같은 믿음으로

제환공(齊桓公)과 함께 제(나라를 부흥시켰으며 천하를 누볐다.

 

       상경 고호(高虎)가 장례 도감(都監)을 맡아

       관중(管仲)의 장사(葬事)를 극진히 모셨으며,

 

       장례(葬禮)가 끝나자제환공은 관중(管仲)

       살아생전에 녹봉으로 받던 땅과 전답을

       그 아들에게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손 대대로 대부 벼슬을 하도록 명하였다.

 

제환공(齊桓公)은 초(楚)나라와 맹약을 맺고 돌아오자, 관중(管仲)의

공로를 인정하여  백씨(伯氏)의 땅을 빼앗아 관중(管仲)에게 준 일이

있었다. 관중(管仲)이 죽자, 역아(易牙)  대부 백씨(伯氏)찾아가

백씨(伯氏)의 땅을 찾아주면서일부를 얻으려고 속삭였다.

 

      지난날 대부께서 가지고 있던 일부 땅을 주공께서

      빼앗아 관중(管仲)에게 준 일이 있지 않습니까

      대부께서는 어찌 찾으려 하지 않으십니까

 

      정히 말하기 어려우시면 말씀하십시오.

      이 역아(易牙)가 주공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니요나는 원래 공이 없는 사람이오.

      그렇다면 억울한 점이 없다는 말입니까

 

      중보(仲父)의 공은 영원히 남을 것이오

      비록 죽었다 한들  어찌 섭섭한 일을 저지르겠소.

 

      관중(管仲)이 죽었음에도 백씨(伯氏)께서 심복(心服하시니,

      이 역아(易牙)는 참으로 소인배(小人輩)가 된 듯합니다.

      참으로 부끄럽소이다.

 

      대부 백씨(伯氏)께옵선 넓은 마음으로

      소인(小人)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괜찮소다 지나간 일이 아니겠소.

 

역아(易牙)는 대부 백씨(伯氏)의 말에 오히려 감명받고 돌아갔으며,

제환공은 관중의 예언이 설마 꼭 그리되겠느냐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므로모든 신료(臣僚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공손 습봉(襲封) 재상으로 임명하자한 달 만에 과로로 죽었다.

 

      중보(仲父)는 공손 습봉(襲封)이 오래 살지 못할걸

      어찌 알았을꼬참으로 믿기 어렵구나

 

      중보(仲父)는 성인(聖人이었단 말인가

      그렇구나중보(仲父)는 참으로 성인(聖人이었구나.

 

 271 약속을 저버리면 어떻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