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65 화. 나를 왜 죽이려고만 하는가.

서 휴 2023. 9. 23. 21:08

 265 나를 왜 죽이려고만 하는가

 

      진목공(秦穆公)과 중이(重耳)가 자꾸 꿈에 나타나네

      극예(郤芮)는 어찌 생각하는가

 

      석 달간 영대산(靈臺山이궁(離宮)에 갇혀 있으면서

      이런 기회에 중이(重耳)가 귀국할까 봐

      얼마나 맘졸이며 걱정하였는지 알고 있는가

 

      주공그렇사옵니다.

      진목공(秦穆公)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지요

 

      주공중이(重耳공자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한

      마음을 놓을 수 없사오니하루빨리 죽여

      후환을 없애야 하지 않겠나이까

 

      옳은 말이다누가 중이重耳를 죽일 수 있겠는가

      죽이는 자에게 많은 상금을 주리라

 

      주공내시 발제(勃鞮)가 있사옵니다.

      내시 발제(勃鞮)는 중이(重耳)를 죽이려

      포성(蒲城)에 쳐들어갔다가 실패한 후부터는

      항상 불안하게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가좋도다

      어서 내시(內侍발제(勃鞮)를 불러라.

 

      주공신 발제(勃鞮이옵니다.

      네가 중이(重耳공자를 죽일 수 있겠는가

 

      주공(나라를 멸망시키면 어떻겠습니까

      허 어그건 어려울 것이야

      만약 진(나라가 쳐들어오면 어찌하겠는가

 

      주공맞는 말씀이옵니다.

      중이(重耳공자는 책() 나라에 연고가 깊어

      군사를 일으키면큰 전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차라리 칼을 잘 쓰는 역사(力士몇 명을 구하여

      암살을 시키고 돌아오면 어떻겠습니까

 

      좋은 방법이로다.

      황금 100일(鎰)을 받도록 하라

 

      이는 거사 자금으로 잘 사용하여야 한다.

      주공감사하옵니다.

      칼잡이를 구한 후 책(땅으로 가겠습니다.

 

      좋다사흘 내에 떠나도록 하라

      네가 성공하고 돌아오면 높은 벼슬을 내리리라.

      주공주공의 명을 명심하여 받들겠나이다.

 

호돌(狐突)은 원로대신답게 한 발 뒤로 물러서 있으면서선군인

진헌공(晉獻公)이 죽고 나자이극(里克)이 해제(奚齊)와 탁자(卓子)

참살시킨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이오(夷吾공자가 진혜공(晉惠公)이 되면서,

       이극(里克)은 물론이며비정보(丕鄭父)

       칠여대부(七閭大夫)를 처참하게 몰살시키는

       참혹한 일도 모두 알고 있었다

 

더구나 한원대전(韓原大戰 )에서 패배하고 진(나라의 포로가

되었다 돌아오면서충신 경정(慶鄭)을 무참히 죽이는 것도 보았다.

 

      암군(暗君)에게는 화만 따를 뿐이다

      어찌 진혜공(晉惠公)의 악정에 관여하겠는가

 

      세월은 흘러가기 마련이로다.

      좋을 때가 올 때까지 조용히 있어야 한다

 

호돌(狐突)이 이렇게 판단하는 원인에는예전에 태사 곽언(郭偃)

점괘에서 예견하였던 일을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리 안녕하셨사옵니까

      나리시중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무슨 소문이라 하더냐

 

      내관 발제(勃醍)가 암암리에 다니면서

      자객을 여러 명 구하고 있답니다.

 

      무슨 일을 시키려 한다더냐

      중이(重耳공자를 암살하려 준비합니다

      허 어이거 촌각을 다투는 큰일이로다.

 

노재상(老宰相호돌(狐突)은 심복 내시에게 귀띔을 받자마자,

그 즉시로 심복 가신인 가재(家宰)를 책(땅으로 보내게 되었다.

 

      아하네 화살이 빗나가는구나.

      그쪽으로 가고 있다. 다시 쏘아보리라

 

중이(重耳)와 가신들은 책()에서망명 생활의 외로움과 언뜻언뜻

치솟는 울분과 절망감을 터트릴 수도 없어눈이 녹고 있는

고원(高原)의 숲속을 해치며 힘차게 내달리고 있었다.

 

      이오(夷吾)가 한원대전(韓原大戰)에 패하여

      (나라에 잡혀가더니아들을 볼모로 잡히고

      풀려나서는 다시 군위를 지키고 있답니다.

 

      하서(河西) 5개 성도 줘버리고 말았다지

      조상이 어렵게 차지한 그 넓은 땅을 주다니

      조국을 얼마나 망치려는지 정말 안타깝구나

 

      귀국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지나간 일을 자꾸 얘기하면 뭘 하겠소.

 

      그래도 그렇지요.

      한원대전(韓原大戰)에 패하고 이오(夷吾)

      (나라에 포로로 잡혀있을 때

 

      강성(絳城)을 단숨에 점령했어야 하였는데,

      너무나 아쉽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공자께선 비겁한 짓이라며 허용 안 하셨을 거야

      더구나 동족 간에 큰 싸움도 될 수가 있지

 

      중이重耳 공자인들 그 생각을 못 하였겠는가

      세상일은 억지로 할 수 없으니

      답답하겠지만 좀 더 기다려야 할 거야.

 

이들은 사냥으로 소일하면서도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고국

(나라의 소식만큼은 귀를 세우면서 듣고 있었다.

 

      이제 완연한 봄이 찾아오는구나.

      봄이란 새로운 일을 벌이는 때라 하지 않는가

 

      언제까지 이러고 지낼 수는 없지 않겠는가

      좋은 소식이 들어오면 정말 좋으랴

 

      이제는 좋은 소식이 들어와야 하지요.

      망명 생활이 벌써 12년이나 되었습니다.

 

      저 밑에 급히 오는 자가 누구인가

      하얀 옷을 입은 것은 개자추(介子推같은데

      옆의 사람은 잘 모르겠네요.

 

봄이라지만 북풍의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고원(高原)에서 사냥하다가

중이(重耳)를 중심으로 가까이 모여드는데개자추(介子推) 

한 사람을 데리고 올라오고 있었다.

 

      아니가재(家宰)가 아닌가

      호언(狐偃급한 전갈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재(家宰)는 얼마나 쉬지 않고 달려왔는지온몸에 땀과 먼지가

수북이 쌓여 범벅되어 있었으며타고 온 말도 몹시 지쳐있었다.

 

      내 말을 잘 듣도록 하라.

      중이(重耳공자를 암살하려내시 발제(勃鞮)

      칼잡이들과 몰래 가고 있으니 사흘 안에 도착할 것이다.

      빨리공자를 모시고 타국으로 피신하여라

 

      더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도다.

      매우 위급한 처지가 되어있노라

 

호모(狐毛)와 호언(狐偃형제는 아버지 호돌(狐突)의 편지를 읽고는

깜짝 놀라면서중이(重耳공자에게 알리고 가신들을 소집한다.

 

       진헌공(晉獻公)이 공자를 죽이려 하였던 일은

       여희(驪姬때문이었기에 조금 이해가 갔었다.

 

그러나 동생인 이오(夷吾마저 진(나라에서 돌아오자마자내시

발제(勃鞮)와 자객들까지 보내어죽이려 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로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자아버님은 원래 편지를 잘 안 쓰는데

      어지간히 급했던 것 같습니다.

      빨리 짐을 챙겨 떠나야 하겠습니다.

 

      이오(夷吾)가 형인 나를 죽이려 자객을 보내다니

      거참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로다.

 

      이오(夷吾)가 어째서 그렇게 변하였을까

      정말알 수가 없는 일이구나

 

      발제(勃鞮)는 나와 원수진 일이 하나도 없는데

      자객을 모아, 나를 왜 죽이려고만 하는가

 

이곳 책()나라는 중이(重耳)의 외가이며외할아버지 호돌(狐突)

어머니 호녀(狐女)와 외삼촌인 호모(狐毛)와 호언(狐偃)도 모두

이곳 출신이었다.

 

      중이(重耳)는 어려서부터 겸손하여

      외숙부인 호모(狐毛), 호언(狐偃형제를 잘 따랐고

 

      어려서는 조쇠(趙衰)를 스승으로 섬겼으며

      자라서는 호사고(狐射姑)를 스승으로 삼으며

 

      선비들을 좋아하였으므로 비록 망명길이긴 하나

      서로 모여들고 따르는 호걸들이 많았다

 

()나라 왕도 중이(重耳)를 비롯한 가신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보살펴 주었으며구여(咎如족장의 어여쁜 두 딸 중에큰딸인

숙외(叔隗)는 조쇠(趙衰)에게둘째 딸 계외(季隗)는 중이(重耳)에게

혼인시켜아들딸 낳으며 12년 동안을 편안히 잘 살게 해주었다.

 

      공자임이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공자임어서 떠날 채비를 하시옵소서

 

조쇠(趙衰)가 중이(重耳)의 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레 말하였고,

가신들 또한 책(나라 땅에서 혼인하여 가정까지 꾸린 사람이

많았기에이들은 누구도 선뜻 결정 못 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

 

      나의 처자가 이곳 책(땅에 있다

      어떻게 이리 쉽사리 떠날 수가 있단 말이냐

 

      공자처자식을 거느리러 온 것이 아닙니다.

      공자가신들도 모두 떠나고자 하옵니다

      공자가신들의 말을 들으십시오.

 

 266 중이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