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100

제 280 화. 소신 없는 군주는 어떻게 되나.

제 280 화.소신없는 군주는 어떻게 되나. 이제 천하의 제후(諸侯) 들도 예전의 제환공 시대처럼 제(齊) 나라를 존중하지 않았으므로, 제환공의 화려했던 영광은 사라지게 된다. 송양공(宋襄公)은 제(齊) 나라 내분을 수습하여주면서, 세자 소(昭)를 군위에 올려세워 준 일에 관하여, 엄청나게 큰 공을 세우기나 한 것처럼 자긍심을 가지고 자랑하면서 거만을 떨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나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나 말고 누가 패공(霸公)이 되겠는가? 제환공(齊桓公)이 주최하는 회맹(會盟)에 부친의 상(喪) 중에도 참석하였으며 그 후에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가하였노라. 이제는 본인이 회맹을 직접 소집하여 제효공(齊孝公)을 군주로 세워 줌으로써 제환공(齊桓公)의 자리를 승계받은 것이리라! 나는 어질고 옳은 인의(..

제 279 화. 누가 속이고 누가 속는가.

제 279 화. 누가 속이고 누가 속는가. 상경(上卿) 나리, 이상합니다! 성벽(城壁) 위에 공자 원(元), 반(潘), 상인(商人)과 많은 군사들이 서 있습니다. 우리를 환영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성문을 열지도 않고 마중도 나오지 않습니다. 공자들은 어서 성문을 여시오! 거기, 세자 소(昭)는 들으시오! 나라를 버린 자가 무슨 면목으로 돌아왔는가? 여긴 들어올 수 없도다. 어서 다시 돌아가라! 이제부터 우리 제(齊) 나라는 우리가 다스린다. 고호(高虎)가 세자 소(昭)를 영접하기 위해 나간 사이 뜻밖에도 원(元), 반(潘), 상인(商人) 세 공자가 합세하여 궁을 차지한 것이 분명했으며, 가까이 오지 말라며 화살을 마구 쏘아대고 있었다. 아니 저걸 어찌하면 좋습니까? 세자께서는 침착하소서! 무휴(無虧)와..

제 278 화. 세상 일은 순리에 따르는가.

제 278 화. 세상 일은 순리에 따르는가. 모든 계획을 알게 된 고호(高虎)는 그 날 밤늦게 아무도 모르게 국의중(國懿仲)을 찾아가 장차 이뤄질 무서운 계획을 세우게 된다. 우리가 무휴(無虧)를 군주로 세운 것은 제환공(齊桓公)의 장례식을 치르고자 함이었소! 정식으로 군위에 올리고자 한 건 아니었잖소? 세자 소(昭)가 송(宋) 나라 연합군과 함께 쳐들어왔으니, 이제 우리는 세자 소(昭)를 맞이해야 할 것이오? 또한, 도리로 따진다 해도 세자 소(昭) 쪽이 옳고, 군사의 세를 말한다 해도 송(宋)의 연합군이 강합니다.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많은 관료를 살해하였고, 권세를 자기들끼리 제멋대로 휘둘렀습니다. 이 둘은 우리 제(齊) 나라에 환란을 가져온 악질적인 자라 아니 할 수 없소이다! 이번 기회에..

제 277 화. 능력에 넘치는 큰 꿈을 꾸는가.

제 277 화. 능력에 넘치는 큰 꿈을 꾸는가. 한편 임치(臨淄)를 탈출하여 송(宋)나라로 도망친 세자 소(昭)는 송양공(宋襄公) 앞에 엎드리면서, 그간 제(齊) 나라에서 일어났던 사정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다가, 끝내 통곡하고 말았다. 무슨 일로 도망 왔는가? 송후(宋侯) 임, 도와주십시오! 선군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알 수 없으며 공자 무휴(無虧)가 변란을 일으키며 신을 죽이려 하기에 겨우 도망쳐 나왔습니다. 송양공(宋煬公)은 10년 전 규구(葵邱) 회맹 시에 제환공(齊桓公)의 부탁을 생각하게 되었으며, 즉시 신료들을 불러모아 세자 소(昭)를 돕겠다고 말하면서 엉뚱하게도 너무나 큰 희망을 꿈꾸려 했다. 지난날 제환공(齊桓公)은 세자 소(昭)의 앞날을 과인에게 정중히 부탁한 적이 있었소. 벌써 10년..

제 276 화. 사건은 시간이 흘러야 수습되는가.

제 276 화. 사건은 시간이 흘러야 수습되는가. 국의중(國懿仲)과 고호(高虎)의 말에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말문이 막혀버렸으며, 두 대신은 제환공(齊桓公)의 시신이 있는 궁 쪽을 바라보면서, 두 번 절하고는 크게 통곡하고 돌아가 버렸다. 두 노 대신이 그냥 집으로 돌아가다니! 이제 이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주공, 이번 일은 호랑이와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에는 힘센 자가 이기기 마련입니다. 주공께서는 가만히 전좌(殿座)에 앉아 계시면 신들이 모든 걸 해결하겠습니다!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자신들의 계책이 어긋나버렸으나, 무휴(無虧)를 상주(喪主)로 세우고 장례 절차를 진행하려 하는데, 공자들이 하나같이 궁으로 몰려 들어오고 있었다. 공자 반(潘)은 어디 있소? 개방(開方) 임, 무슨 일..

제 275 화. 자식들은 군위 쟁탈전만 벌인다.

제 275 화. 자식들은 군위 쟁탈전만 벌인다. 갑자기 제(齊) 나라 군주가 된 제환공(齊桓公)은 아버지 제양공(齊襄公)과 고모 문강(文姜)의 사련(邪戀)으로 혼탁해진 제(齊) 나라를 포숙아(鮑叔牙)와 관중(管仲)을 만나 안정시키고 천하까지 정리하며 화려하게 호령하였다. 그러나, 수족 같았던 시초(寺貂)와 역아(易牙)의 끈질긴 배신으로, 초라하고 비참한 임종을 맞이하게 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하였다. 이때가 기원전 643년이요, 주(周) 왕실 연호로는 주양왕(周襄王) 9년 10월이었으며, 제환공(齊桓公)은 주장왕(周莊王) 12년 여름에 즉위하여 43년간이나 되었으므로, 이미 80은 넘은 나이였다. 어린 내시가 개구멍을 통해 유폐(幽閉) 실로 들어갔다가, 사방에 튄 피와 피에 엉켜 있는 머리를 보고는 ..

제 274 화. 내 죽은 뒤의 혼란을 어찌하랴.

제 274 화. 내 죽은 뒤의 혼란을 어찌하랴. 제환공(齊桓公)이 평소에 너무나 아꼈던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그 고마움을 모두 안면몰수(顔面沒收) 하였으며, 제환공(齊桓公)의 주변에 아무도 가까이 가지 못하게 단속(團束) 하였다. 이들은 장위희(長衛姬)의 아들 무휴(無虧)와 세자 소(昭) 만을 궁중에 남기고, 모든 공자를 궁에서 몰아내며, 중신(重臣) 들의 출입도 막았다. 이들은 오르지 무휴(無虧)를 군주로 세우려고 국정을 농단하기 시작했다. 제환공 곁에서 시중들던 사람들도 궁 밖으로 모두 쫓아내 버렸으며, 다 죽어가는 제환공을 한곳 방에 옮겨 유폐(幽閉) 시키고 말았다. 더구나, 유폐(幽閉) 시킨 곳을 사방으로 3장(丈) 높이로 높은 담을 쌓아버려, 바람 한 점 통하지 않게 유폐(幽閉) 실로 ..

제 273 화. 병들어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가.

제 273 화. 병들어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가. 괵후(虢侯)께선 제 말씀을 들어보시지요? 세자의 병은 소위 시궐(尸厥) 이라 합니다. 병에 걸려 죽은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지요! 양기(陽氣)가 음기(陰氣) 속에 들어가 위(胃)를 움직이고, 몸속에 혈압이 높아서 뛰는 경맥(硬脈)인 중경(中經)과 피부와 근육 사이에 있는 맥락(脈絡)인 유락(維絡)이 서로 얽혀 막히게 하고 있나이다. 삼초(三焦)가 오줌통 방광(膀胱) 가까이 내려앉았습니다. 위(胃)의 윗부분은 상초(上焦) 이며 중간 부분을 중초(中焦) 라 하고 방광(膀胱) 있는 아랫부분을 하초(下焦)라 하며 이를 모두 삼초(三焦)라 부릅니다. 이 삼초(三焦)가 방광(膀胱) 부분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이 때문에 양맥(陽脈)은 아래로 떨어지고 음맥(陰脈)은 위에서 ..

제 272 화. 젊고 성실함에 명의가 되었다.

제 272 화. 젊고 성실함에 명의가 되었다. 제(齊) 나라의 노촌(盧村) 이라는 마을에 한 객사(客舍)가 있었다. 정(鄭) 나라 사람인 젊은이가 객사(客舍)의 종업원으로 있었으며, 그는 성은 진(秦)이고, 이름은 완(緩) 이며, 자는 월인(越人) 이라 하여, 사람들은 진월인(秦越人) 이라 불렀다. 그때 허름한 옷을 걸친 손님이 간혹 객사(客舍)에 찾아와 잔소리를 하면서 괴팍하게 굴었다. 객사(客舍)의 주인은 괴팍한 그를 푸대접했으나, 진월인(秦越人)은 그에게서 어딘지 비범한 기운을 느끼고, 예사 인물이 아니란 걸 짐작하면서, 더욱 정성껏 대접하였다. 손님께선 어서 오십시오. 이쪽 깨끗한 방으로 드시지요? 젊은이, 올 때마다 잘해줘 고맙네. 사람들은 나를 장상군(長桑君) 이라 부르네. 내가 좀 괴팍한데 ..

제 271 화. 약속을 저버리면 어떻게 되나.

제 271 화. 약속을 저버리면 어떻게 되나. 이제는 포숙아(鮑叔牙) 스승께서 재상 자리를 맡아 주셔야겠소이다. 주공, 신은 재상감이 못되옵니다. 스승께선 너무 겸양치 말아 주시오? 이제 더는 맡을 사람이 없습니다. 주공, 신은 선과 악을 너무 구분하려드니 정사를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중보(仲父) 도 그런 말을 하였었소! 그러나, 이제 경(卿) 만 한 사람이 어디 있겠소? 스승께서 굳이 맡지 않으신다면 누구에게 조정을 맡겨야 한단 말이오? 주공, 부득이 신에게 맡기려 하신다면 청이 하나 있사온데 들어주신다면 감히 재상 자리를 맡아 조정의 일을 보겠습니다. 경(卿) 께선 어서 말씀해보시오? 관중(管仲)이 주공께 말씀드린 바가 있사온데, 이제 역아(易牙). 시초(寺貂). 개방(開方)을 쫓아내시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