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63 화. 영혼은 떠돌다 어디로 갈까.

서 휴 2023. 9. 22. 16:06

 263 영혼은 떠돌다 어디로 갈까

 

진목공(秦穆公)은 옹주(雍洲)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고 떠나려던

참이었다그때 옹성(雍城)의 내시들이 새하얀 상복으로 입고 급히

달려와 무릎을 꿇으며 간곡히 읍소(泣訴) 한다.

 

      주공군부인 마마를 살려 주시옵소서 

      아니누가 죽었느냐

      아니 옹성(雍城)에 무슨 변고가 생겼느냐

 

      주공그게 아니옵니다.

      군 부인의 말씀을 전하고자 하옵니다.

 

이때 진목공(秦穆公)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면서 이해되지 않아

황급히 그 연유를 묻자한 내시가 부인의 근황을 전하였다.

 

       주공하늘이 나에게 재앙을 내리 사

       시가와 친정이 반목하여 진후(晉侯)가 잡혀 온다니

       이는 이 몸의 수치(羞恥)라 하겠나이다.

 

       ()은 진후(晉侯)가 아침에 끌려오면,

       아침에 죽을 것이요

       저녁에 끌려오면 저녁에 죽겠나이다

 

       주공은 어찌하여 이, ()이 뻔히 눈으로

       형제의 죽임을 바라보라 하시나이까

 

       주공, 죄송스럽게 내시들에 상복을 입혀

       주군과 진군을 영접하게 되었사오나

 

       진후(晉侯)를 너그러운 마음을 펴심이

       곧 이 몸을 용서하심이라

 

       ()의 서글픈 마음은 한이 없사오니

       ()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주시옵소서

 

평소에는 부드러우나, 옳은 일에는 고집 피우며 강직한 목희(穆姬)

혹시 자결이라도 한다면 큰일이라며, 진목공(秦穆公)은 매우 놀란다.

 

      군부인은 어찌하고 있는가

      세자와 함께 하얀 상복을 입으시고

 

      높은 숭대(崇臺위에 장작더미를 쌓아놓았으며

      그 위에 초막(草幕)을 지어그 안에 계시면서

 

      진후(晉侯)가 끌려오면그 즉시로 불을 놓아

      활활 타죽겠다고 하시옵니다

 

      못난 형제를 살리려 자기 목숨을 걸다니

      목희(穆姬)는 참으로 어진 여인인가

      아니면 참으로 엉뚱한 여인인가

 

진목공(秦穆公)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망설이는데옆에

있던 백리해(百里奚)가 조용히 다가가 간청하는 말을 올리게 된다.

 

      주공백성들이 보고 듣고 있사옵니다.

      군 부인의 청을 받들어주시옵소서!

 

진목공(秦穆公)은 잠시 망서리다 잠에서 깨어난 듯 생각을 떨춰내며

내시들에게 큰 소리로 안심시키는 말을 하게 된다.

 

      진후(晉侯)는 죽이지 않고

      머지않은 날에 돌려보내려 하는 바이다!

      빨리 돌아가 추호(秋毫도 상심하지 말라고 하라

 

      좌서장 이여 너무나 고맙소이다

      진혜공(晉惠公)을 죽여 교사(郊祀)를 지냈더라면

      내 사랑하는 목희(穆姬)를 죽일뻔하였구려

 

      주공께서는 공손지(公孫枝)의 말을 새겨들어

      다행히 군부인의 목숨을 구하게 되었나이다.

 

이 말을 들은 내시들은 겨우 얼굴이 환해지면서, 궁실로 달려가

급히 아뢰니목희(穆姬)는 비로서 백소아(百素蛾)의 부축을 받으며,

세자와 함께 높은 숭대(崇臺)에서 내려와 내궁의 내실로 들어갔다.

 

      군부인 마마형제를 욕보이고, 서모를 강간하였으며 

      배은망덕한 진후(晉侯)를 이렇게까지 하시면서,

      굳이 살리시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다음날 시녀인 백소아(百素蛾)가 나쁜 진혜공(晉惠公)을 살려주려

하는 이유를 조용히 묻게 되자목희(穆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어진 사람은 비록 원한이 있더라도

     부모 형제를 욕되게 하지 않으며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부모 형제에 대해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진후(晉侯)가 이곳에 잡혀 와 죽는다면

     어찌 나에게 죄가 없다고 하겠느냐

 

석안유심(釋眼儒心이란 말이 있다부처의 눈과 공자의 마음이라는

뜻으로 자비(慈悲)로움과 어진(仁)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목희(穆姬)의 돌발 행동은 부처님의 자비(慈悲)

       공자님의 어진 ()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목희(穆姬)의 이 같은 처사가 처음에는 무리하게 보였으나

       먼 훗날에 진(나라의 세 장수인 서걸술(西乞術), 

       백리시(百里視), 건병(蹇丙)이 진(나라의 포로가

       되었다가, 살아서 돌아오는 보답을 받게 된다.

 

진목공(秦穆公)과 진군(秦軍)은 옹성(雍城)의 백성들에게 열렬한

환영받으며 입성하였다. 진목공(秦穆公)이 목희(穆姬)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에공손지(公孫枝)에게 말한다.

 

      영대산(靈臺山)의 이궁(離宮)에서

      진혜공(晉惠公)을 풀어주도록 하시오.

 

공손지(公孫枝)는 영대산(靈臺山)의 이궁(離宮)에 있던 진혜공과

감옥에 있던 중신들을 모두 관사에 머물게 하였다.

 

       우리 진()의 신료 중에는 진후(晉侯)께 그 누구도

       호의를 갖고 있지 않아 모두 귀국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군부인 혼자서만 형제를 아끼시어

       후원의 높은 숭대(崇臺)에 세자와 함께 올라

       목숨을 걸고 진후(晉侯)의 죄를 빌었습니다.

 

       진후(秦侯)께선 혼인으로 맺어진 우호 관계를 깰 수 없다

       하시어 이렇듯 진후(晉侯)를 귀국하게 하신 것입니다.

 

공손지(公孫枝)는 목희(穆姬)가 숭대(崇臺)에 올라 목숨을 걸고

살려주도록 높은간청(懇請) 이야기를 진혜공(晉惠公)에게

자세히 전하여 주었다.

 

       이 말을 다 듣고난 진혜공(晉惠公)

       목희(穆姬)의 자비로운 마음에 감복하였을까

 

진혜공(晉惠公)은 공손지(公孫枝)의 말을 다 듣고서야 목희(穆姬)

죽음을 무릅쓰고 진목공(秦穆公)에게 용서를 빌어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그 고마움을알게 되었다는 듯 진혜공(晉惠公)

부끄러운 마음으로 몸 둘 곳을 몰라 했다.

 

      진후(晉侯)께서는 지난날 약속하신 데로

      하서(河西) 5개 성을 내어주시고

 

      세자 어()를 볼모로 진(나라에 머물게 하시면

      진후(晉侯)와 모든 분은 풀려날 수 있습니다.

 

() 나라의 사자가 진(나라에 연락하자마자여이생(呂飴甥)

급히 달려왔으며하서(河西지역의 지도(地圖)와 호구(戶口명부를

정중히 넘기면서세자 어()를 진(나라에 남기기로 하였다.

 

      백리해(百里奚)는 하서(河西) 다섯 성에 대한

      각종 서류를 꼼꼼히 살피고 인수하였으며,

      공손지(公孫枝)와 진군(秦軍)를 주둔시킴으로써

 

      (나라는 황하(黃河서쪽을 모두 장악하여.

      큰 나라가 되었으며중원(中原)에 곧바로

      나갈 수 있는 큰 숙원(宿願)을 이루었다.

 

하서(河西)의 백성들도 진목공(秦穆公)이 평소 펼치는 덕치(德治)

감명받고 있었으므로오히려 진군(秦軍)을 환영하였다.

 

      어찌하여 세자 어()를 데려오지 않았는가?

      국내가 불안정하여 데려오지 못하였습니다

 

      여이생(呂飴甥)국내가 불안하다니 무슨 뜻인가 

      군자들은 진 나라의 은덕에 감사하고 있사오나

 

      소인배들은 진후(晉侯)께서 돌아오지 못할 거라며

      세자 어()를 옹립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진후(晉侯)께서 돌아오시는 날

      세자 어()도 진(나라에 오게 될 것입니다.

 

진목공(秦穆公)은 국빈의 예로써 진혜공(晉惠公)을 환송하였으며

공손지(公孫枝)는 진군을 거느리고 국경까지 안내하고 배웅하면서

볼모가 되는 세자 어()를 데리고 조용히 돌아왔다.

 

아석(衙晳)은 진혜공(晉惠公)이 풀려나 곧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크게 걱정이 되어 경정(慶鄭)에게 말한다.

 

      진혜공(晉惠公)의 성질로 보아 죽일 것이 분명하오.

      차라리 타국으로 피신하는 게 어떻겠소

 

      그대 아석(衙晳)은 군신의 예()를 잘 알고 있지 않소.

      신하가 옳은 소리를 주저한다면

      어찌 충신이라 할 수 있겠소이까

 

      나 경정(慶鄭)은 내 곧은 성격대로

      군신의 예를 다하며 죽기를 각오하겠소.

 

      경정(慶鄭), 죽다니 너무 억울하지도 않소.

      경정(慶鄭), 죽게 되면 후회도 못 하게 되오.

      경정(慶鄭), 어서 빨리 도망가시오.

 

원로대신 호돌(狐突)은 아석(衙晳)을 비롯한 강성(絳城)에 있던

대부들과 내시 발제(勃鞮)를 대동하였으며법가(法駕)를 이끌고

국경까지 나아가 진혜공(晉惠公)과 일행들을 맞이하였다

 

      진혜공(晉惠公)과 포로가 되었던 극예(郤芮),

      괵사(虢射), 한간(韓簡), 양유미(梁繇糜), 가복도(家僕徒),

      극보양(郤步揚), 극걸(郤乞등이 모두 살아서 귀국한다.

 

      다만 괵석(虢晳만은 감옥에서 병을 얻어

      죽는 바람에 돌아올 수 없었다.

 

진혜공(晉惠公) 일행이 9월의 한원 전투에 패하여 진(秦)의 포로가

되었다가 두 달만인 11월에서야 풀려난 것이다.

 

이때가 주양왕(周襄王) 7년으로 기원전 645년이며, 진목공(秦穆公)

15년이고, 진혜공(晉惠公) 6년이며,제환공(齊桓公) 41년이었다.  

 

 264 본마음이 어디로 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