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90 화. 퉁소와 생황은 어떻게 다른가.

서 휴 2023. 12. 15. 16:19

 390 퉁소와 생황은 어떻게 다른가.

 

       신은 태화산(太華山산속에 사는 일개 필부라

       예절도 모르면서 그저 살고 있었사옵니다.

       엎드려 비오니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소사(簫史)는 이리 가까이 앉으시오

       소사(簫史)는 퉁소(洞簫)를 잘 분다고 들었소

       그렇다면 또한생황(笙簧)도 잘 불 것이 아니요

 

       신은 태화산에서 오직 퉁소(洞簫) 만 불어왔으므로

       생황(笙簧)은 불 수 없는 것이 안타깝사옵니다

 

       과인은 생황(笙簧)을 잘 부는 사람을 찾고 있소

       퉁소와 생황은 같은 종류의 악기가 아니니

       그대는 내 딸의 배필이 아닌 것 같도다

 

진목공이 백리시를 불러 소사(簫史)를 데리고 나가게 하였는데

농옥(弄玉)이 전해 듣고는 시녀를 보내 자기의 말을 전하게 했다.

 

       퉁소와 생황의 소리는 그 근본이 같사옵니다.

       손님이 스스로 퉁소를 잘 분다하는데

       어찌 들어보지 않고 그냥 보내려 하시옵니까

 

       허허옳은 말이로다소사(簫史)는 이리 오시 오

       퉁소로 한 곡조를 들려줄 수 있겠소

 

전당으로 다시 들어온 소사(簫史)가 허리춤에서 퉁소를 꺼내자

은은한 옥빛이 붉은빛으로 변하면서 모두의 눈을 부시게 하였다.

 

       호오참으로 보기 드문 보물이로다

       첫 곡을 불자 맑은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구나

       두 번째 곡에 오색구름이 사방에서 몰려드는구나

 

       세 번째에 이르자, 백학(白鶴)이 날아와

       퉁소(洞簫) 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공중에서

       날개를 펼치며 춤을 추고,

 

       공작(孔雀) 새 여러 쌍이 날아들고

       온갖 새들도 뒤따라오며 노래로 화답하는구나

 

       퉁소(洞簫) 소리가 멈추자 모두가 사라졌도다

       정말 기이하여 무어라 말할 수 없구나

 

진목공이 크게 기뻐할 그때, 주렴을 친 뒤에서 몰래 듣고 있던

농옥(弄玉)이 소사의 퉁소 소리와 부는 모습에 매우 기뻐하면서

이 사람이야말로 나의 진정한 부군이 될 사람이라고 감탄하며,

어찌하면 저 사람을 붙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과인이 소사(簫史)에게 물어보겠노라

       생황과 퉁소는 그 시작이 어떠한 것인가

 

       예, 천천히 말씀 올리겠나이다.

       생황(笙簧이라는 이름의 생()

       생긴다는 뜻의 ()이니이는

       여와(女媧수인씨(燧人氏)가 만들었나이다.

 

태호(太昊복희씨(伏羲氏)와 여와(女媧수인씨(燧人氏), 그리고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를 합하여 삼황(三皇이라고 부른다.

 

여와(女媧)는 복희씨(伏羲氏)의 누이동생으로 천지(天地) 곳곳을

보수(補修)하면서, 인류를 창조(創造)한 조물주(造物主)라 한다.

 

       생황(笙簧)과 퉁소(洞簫)는 사물의 이치를 취하여

       새롭게 기()를 만들어 내게 하고, 그 음률(音律)

       육률(六律중에서 양성(陽聲)의 태족(太簇)

       해당하는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육율(六律) 12(중에서 양성(陽聲)에 속하는 6()으로

곧, 황종(黃鐘), 태주(太簇), 고선(姑洗), 유빈(蕤賓), 이측(夷則), 

무역(無射)6가지를 말하는 것이며음성(陰聲)인 육려(六呂)

대칭되는 것으로, 이 두 가지를 총칭하여 12(이라 한다.

 

       (라는 이름은 엄숙하다는 뜻의 숙(이며,

       태호(太昊복희씨(伏羲氏)가 만들었는데

 

       사물의 도리를 취하여 엄숙하고 청아한 기운을 내게

       하며그 소리는 열두 가지 음률 중 음성(陰聲)

       중려(仲呂)에 해당하는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화서씨(華胥氏)의 딸이 뇌택(雷澤속에 남겨진 거인의 발자국을

밟고 잉태하여 낳은 아이가 복희(伏羲라고 한다.

 

       복희(伏羲)는 주역(周易)의 시초가 되는 팔괘(八卦)

       만들었으며, 거미가 거미줄로 집을 짓는 모습을 보고

       어망(漁網) 처음으로 만들게 되자, 사람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다고 하옵니다.

 

또한번개에서 불을 발견하여 음식을 익혀 먹는 법을 전했다.

그리고 금()과 슬()의 악기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해 줄 수 있겠는가

       신이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퉁소(洞簫뿐이라

       퉁소(洞簫)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나이다.

 

       옛날 복희씨가 대나무를 여러 개 엮어서 피리를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들쑥날쑥하게 되어

       마치 봉황(鳳凰새의 날개와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피리에서 나는 소리는 매우 아름다워

       마치 봉황(鳳凰새의 울음소리와 같았다고 합니다.

 

       큰 것은 아소(雅簫라고 하는데대나무로 된 관을

       23개로 엮었으며그중 제일 긴 관은 4촌 정도 됩니다.

 

       작은 것은 송소(頌簫라고 하는데대나무 관을

       16개로 엮어서 만든 것으로, 그중에서 길이가

       제일 긴 것은 2촌이나 됩니다.

 

       그 관들을 모두 통틀어서 소관(簫管이라고 부릅니다.

       그 소관에 밑바닥이 없는 것을 퉁소(洞簫)라 합니다.

 

황제(黃帝헌원씨(軒轅氏)께서 영륜(伶倫)을 보내, 곤계(昆谿)

땅에서 베어 온 대나무에 일곱 개의 구멍을 뚫어 피리()

만들어 불게 했는데그 소리 역시 봉황(鳳凰)의 소리와 같았다.

 

       황제(黃帝때는 악관(樂官)을 영륜(伶綸)이라 불렀다.

       곤계(昆谿)는 곤륜산(崑崙山)의 해곡(嶰谷)을 말한다.

 

황제(黃帝)가 영윤(伶倫)을 곤륜산(崑崙山)의 해곡(嶰谷)에 보내

좋은 대나무를 가져오게 하였으며대나무 두 마디에 구멍을 내어

퉁소(洞簫)를 만들게 했는데그 퉁소(洞簫)의 소리를 기준으로

하여 황종(黃鐘)의 궁()을 포함해 12율을 제정했다.

 

       그때 그 피리는 퉁소와 달리 모양이 매우 복잡했습니다.

       후세 사람들이 소관(簫管)의 모양이 너무 번거롭다고 하여

       대나무 관, 한 개로 소()를 만들어 불게 하였습니다.

 

       그 길이가 큰 것은 소()라 부르고

       짧은 것은 관()이라 불렀습니다

 

       그대가 퉁소(洞簫)를 불면 어찌하여

       진귀한 날짐승들이 갑자기 몰려드는가

 

       퉁소(洞簫)의 모양은 비록 간편해졌으나,

       그 소리는 변하지 않아 한 번 불면 마치

       봉황(鳳凰)이 우는 소리와 같습니다.

 

       봉황(鳳凰)은 곧  뭇 날짐승들의 왕이라

       퉁소(洞簫)의 소리를 듣게 되면모든 날 짐승들이

       왕의 소리로 알고 찾아 날아들기 때문입니다.

 

       옛날 순(임금께서 퉁소(洞簫)의 소리를

       즐겨 하셨는데, 봉황(鳳凰)이 그 소리를 듣고

       날아와 인사를 올렸습니다.

 

       봉황(鳳凰조차도 이러하온데한낱 다른

       뭇 날짐승들이야 여부가 있겠나이까

 

소사(簫史)의 말은 마치 물 흐르듯이 막힘이 없고그 목소리는 크고

낭랑하였으므로, 진목공은 더욱 기뻐하며 또 소사(簫史)에게 말한다.

 

       과인에게 농옥(弄玉이라는 사랑하는 딸이 있소

       음률에 사뭇 정통하여음률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결코시집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소.

 

       소사(簫史), 내 딸을 그대의 아내로 주고 싶은데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지 말해보시오

 

그때 소사(簫史)는 얼굴에 엄숙한 기색(氣色)을 띄우더니 갑자기

절을 올리면서 사양(辭讓하는 말을 한다.

 

       신 소사(簫史)는 태화산(太華山깊숙한 산에 살던

       한낱 이름 없는 야인(野人)에 불과할 뿐입니다.

 

       어찌 감히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신이

       존귀하신 공주님을 아내로 맞이하겠나이까

 

       내 딸이 맹세하기를 생황(笙簧)의 음률에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했소

 

       오늘 보니 그대의 퉁소(洞簫)는 능히 천지간을 통하고

       만물의 이치를 꿰뚫고 있으니오히려 생황(笙簧)

       음률에 정통하는 사람보다 훨씬 훌륭하다 하겠도다

 

       내 딸이 옛날에 꿈을 꾸기를 오는 8월 중추절에

       하늘이 혼인(婚姻)을 맺어 준다고 했다니!

       그대는 절대 사양(辭讓하지 말라

 

       신 군주께 감사의 절을 올리겠나이다

       태사(太卸)는 길일을 택하여 혼인(婚姻)날을 정하라.

 

       주공신 태사(太卸), 신통한 점괘를 가져왔습니다

       주공하늘의 달이 둥글게 되면땅에는 그 둥근

       달처럼 사람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겨납니다.

       주공, 8월 중추절이 대길이라고 나옵니다

 

소사(簫史)는 목욕(沐浴계제(階梯하고 새 의관(衣冠)을 하사받아

갈아입고 봉대에 올라갔으며농옥(弄玉)과 화목한 부부가 되었다.

 

       소사(簫史)에게 중대부(中大夫)의 벼슬을 내려

       조당(朝堂)의 관리들과 반열(班列)을 같이 하긴 했지만,

 

       국정에는 관여하지 않고하루 대부분을 봉대(鳳臺)

       기거하며 불로 익힌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단지

       선식(仙食)을 하며 간혹 술 몇 잔을 마시며 살았다.

 

농옥(弄玉)도 소사(簫史)를 따라 선식(仙食)의 방법을 따라 했으며

역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화식(火食)을 끊을 수 있었다.

 

       여보(女寶농옥 퉁소(洞簫)를 배워보겠소

       당신(堂身)께서 퉁소(洞簫)를 불어야 멋있지요

 

       당신(堂身)께서 생황(笙簧)을 배우신다면

       소녀또한 퉁소(洞簫)를 배우겠나이다.

 

       좋소퉁소(洞簫)는 먼저 래봉(來鳳)의 곡을 익혀야 하오.

       허 어반년도 아니 되었는데 다 배우다니 정말 놀랍소

 

       당신(堂身)께선 한해가 지난 걸 아시나요

       남편은 여보(女寶)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소.

 

       벌써, 일 년 만에 중추절(仲秋節)이 다가왔소

       보름달이 훤한 것이 뜻깊은 날이 되겠구려

       뜻깊은 날, 생황과 퉁소를 같이 불어봅시다

 

 391 신선이 인간과 함께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