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87 화. 자존심은 목숨보다 귀한가.

서 휴 2023. 12. 11. 18:01

 387 .  자존심은 목숨보다 귀한가.

     

       주공효산(喬山) 전투의 패배를 설욕하겠나이다.

       장하도다진군(秦軍) 대장 백리시(百里視

       반드시 진군(晉軍)을 무찌르고 돌아오라

 

백리시(百里視)의 결심을 인정한 진목공(秦穆公)은 진(나라에

대한 정벌을 허락하였다. 이에 백리시(百里視)는 서걸술(西乞術)과

건병(蹇丙)을 부장으로 삼아 병거 400승을 이끌고 출정했다.

 

그때 진() 나라의 진양공(晉襄公)은 많은 세작(細作)을 풀어내며

() 나라의 소식을 염탐하고 있다가, 진군(秦軍)복수를 하기

위해  쳐들어온다고 하자자신감이 넘치는 듯이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 ()의 세 장수가 이제야 과인에게 인사를

       올리고, 명마를 받아 가려 하는구나

 

       선차거(先且居)를 대장으로부장에는 조쇠(趙衰),

       차우(車右장군에는 호국거(狐鞫居)를 임명하노니

       국경을 넘어오는 진군(秦軍)을 철저히 무찌르도록 하라

 

진군(晉軍)이 막 출정하려고 할 때, 낭심(狼瞫)이 개인적으로 훈련

시킨 1백여 명을 이끌고 달려와서 종군을 시켜달라면서 자청했다.

 

       선차거(先且居대장님 우리도 출정하겠소이다

       목숨을 바쳐야 하는 전쟁이다.

       너희들은 죽어도 괜찮다는 것인가

 

       대장님, 저희는 싸우다 죽으러 왔소

       우리를 선봉에 세워줘야 합니다

 

진군(晉軍)은 낭심(狼瞫)의 부대와 함께 출진하게 되었으며그때

진군(秦軍)은 아직 진(나라의 경계에 당도하기 직전이었다.

 

       우리 장수들은 나 선차거의 말을 들어보시오

       이곳에서 진군(秦軍)을 기다려 싸우기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진() 나라 경내로 쳐들어가 싸우는 것이

       우리 백성에게 피해도 적고 유리할 것이오

 

선차거는 장수들이 동의하자즉시 진군(晉軍)을 이끌고 서쪽으로

가다가 하수를 건넜으며마침내 진()과 진(), 두 나라의 대군은

팽아(彭衙라는 곳에서 만나게 되며 서로 진채를 세우게 되었다.

 

팽아(彭衙)는 지금의 섬서성 징성현(澄城縣북서쪽 20 지점이며

하수(河水)와 락수(洛水)의 강안(江岸)에 있는 섬진령 고을이다.

       선차거(先且居대장님낭심(狼瞫입니다

       돌아가신 선진(先軫원수께서는,

       이 낭심(狼瞫)을 쓰지 않으셨소

 

       더욱이 주군께서 내려 주신 차우(車右장군의

       자리마저 파직시키면서 쫓아냈소

 

       오늘 이 낭심(狼瞫)이 선봉에 서야겠소이다

       결코 공이나 녹을 바라서가 아니라 

       옛날에 치욕을 씻고자 함이

       이 낭심(狼瞫)의 청을 받아주시오

낭심(狼瞫)은 이렇게 말하고나자마자, 친구인 선백(鮮伯)과 함께 온

100명과 전열(戰列)을 가다듬더니, 대장 선차거(先且居)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진군(秦軍)을 향해 맹렬히 돌진해 들어갔다.

 

       아무런 명령도 받지 않고 낭심(狼瞫)의 부대가

       폭풍처럼 돌격하더니, 진군(秦軍) 군사의 목

       셀 수 없이 치면서 큰 혼란에 빠트리게 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선차거(先且居)는 황급히

       ()의 대군을 휘몰아가며 총공격했다.

 

       돌격해 오는 진군(晉軍)을 도저히 당해 내지 못한 

       진군(秦軍)은 크게 패하며 후퇴하기 시작했다.

 

선백(鮮伯)은 불행히 건병(蹇丙)의 창에 찔려 죽었으며, 낭심(狼瞫)

선차거(先且居)가 겨우 구해 본영으로 데리고 왔으나,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으며, 한 말도 넘게 피를 흘리면서 죽고 말았다

 

진군(晉軍)은 전사한 낭심(狼瞫)의 시신을 수레에 싣고, 맨 앞에

보란 듯 세우고는 개선가를 부르면서 영성(郢城)으로 돌아왔다.

       주공이번의 승리는 낭심(狼瞫)의 커다란 공이옵니다.

       소장, 선차거(先且居)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나이다.

       과인은 낭심(狼瞫)의 충성심을 찬양하노라

       모든 신료는 낭심(狼瞫)에게 상대부의

       예를 갖추어 장례를 치르도록 하라

 

낭심(狼瞫)의 공로를 높이 인정하며 후한 장례를 치러주자, 이를

보게 된 백성들 모두가 진양공(晉襄公) 칭송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진양공(晉襄公)을 스스로 따르게 되었다.

 

       주공신 백리시(百里視또 패하고 돌아왔나이다.

       주공, 군법으로 죽여주시옵소서

 

       아니다죽음으로 죄를 갚아서는 안 된다

       장수 된 자는 패인을 분석하여 다음에 이겨야 한다

 

세 장수가 다시 패하고 돌아오자, 진목공(秦穆公)은 패전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비난하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옛날처럼 교외에 나가 세 장수를 영접하게 했으며,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군사에 관한 일을 계속해서 맡도록 명령했다.

 

       이에 세 장수는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

       모든 가재를 털어 전사한 군사들의 가족을 위로하고

       더욱 강한 군사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맹세했다.

 

      이에 진군(秦軍)의 군사들은 세 장수를 진심으로

       따르게 되며, 훈련을 거듭하면서 한동안이 지나자

       신체와 정신이 더욱 단단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내용으로 보아, (나라의 진목공(秦穆公)은 덕()

()과 지혜를 두루 갖춘 만만치 않은 군주라고 할 수 있겠다.

 

       진목공(秦穆公)은 비록 진문공(晉文公)의 위세에

        눌려 중원까지 뻗어 나가지는 못했지만,

 

       그럴 만한 능력과 야망을 품고 있는 사람으로

       세 장수를 끈기 있게 믿으며 계속 독려해 주었다.

 

그해 겨울, 진양공(晉襄公)은 진군(秦軍)이 또 쳐들어 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자(), (), (). 세 나라에 사신을 보내면서

함께 연합군을 결성 하자면서 출병을 요청하였다.

 

       이에 송(나라는 대부 공자 성(),

       (나라는 대부 원선(轅選)을 보내왔으며

       (나라는 대부 공자 귀생(歸生)

       대장으로 삼아 정군(鄭軍)을 보내왔다.

 

이에 진양공(晉襄公)은 선차거(先且居)를 대장으로 삼아 연합군을

결성하였으며, 진군(秦軍) 보다 앞서 선제공격(先制攻擊)

하겠다면서, (나라를 먼저 침공했다.

 

       진군(晉軍)이 주도한 연합군이 먼저 하수(河水)를 건너

       (나라의 왕()과 팽아(彭衙), 두 고을 빼앗았다.

 

이번 싸움은 진문공(晉文公)이 죽은 이후로두 나라 간에 세 번째

벌어진 싸움으로(나라가 먼저 침범하여단지 두 고을만을

빼앗고는 지킬 군사를 남겨두면서 조용히 본국으로 돌아왔다.

(땅은 지금의 섬서성 징성현(澄城縣)에 있었으며춘추시대

때는 섬진령의 고을이었다. 팽아(彭衙)는 풍익현에 있는 성으로,

오늘날 섬서성 백수현 동북쪽에 위치하였다.

 

       옛날에 곽언(郭偃)이 점괘를 얻은 바가 있었다.

       한번 치니 세 번 상한다는 점괘였다.

 

       이것은 진()이 세 번 패배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과연 그 점괘는 모두 맞았다고 할 수 있겠다

 

진양공(晉襄公)은 곽언(郭偃)이 점괘를 들먹이며 몹시 기뻐하였지만

그와 반대로 진()신료와 백성들은 자국의 영토에 침입하여

고을을 빼앗기는 모습을 그저 보고만 있었다면서백리시(百里視), 

서걸술(西乞術), 건병(蹇丙)을 비겁한 장수라면서 몹시 비난했다.

 

       주공뵐 면목이 없사옵니다

       세장수는 나무 의기소침하지 마시오!

       세 장수는 우리의 원수를 반드시 갚을 것이오

       다만! 아직 때가 이르지 않은 것뿐이오

       때를 기다려 이기는 것이 장수의 덕목이오

 

한결같이 믿어주는 진목공(秦穆公)의  말에 세 장수는 감격하였으며,

이에 일심 단결하여 군사를 보충하고 병거(兵車)를 수리하며

다음 해 여름 5월이 되자진군(秦軍)을 사열하게 되었다.

 

       주공우리 진군(秦軍)은 정예병이 되었나이다.

       주공, 이제는 ()과 일전을 겨뤄 이길 수 있나이다.

 

       좋도다이제 출전하여 이기도록 하라

       주공이번에도 옛날의 원수를 갚지 못한다면

       맹세컨대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나이다!

 

       ()과 세 번에 걸친 싸움에서 모두 패했다.

       만약 이번에도 우리가 이기지 못한다면

       과인인들 무슨 면목으로 돌아올 수 있겠는가

       세 장수는 병거(兵車) 500승을 선발하고

       길일을 택해 진(나라로 진격하도록 하라

 

진목공(秦穆公)은 전장에 나가는 군사들의 집집마다 포목(布木)

양식을 후하게 나누어주면서 사기를 북돋우자진군(秦軍) 모두가

죽기를 각오하고, 포진관(蒲津關)에 당도하여 하수(河水)를 건넌다.

 

       포진관(蒲津關)은 포판관(蒲阪關)의 다른 이름이며

       섬서성과 산서성을 건너는 포구(浦口)였으므로

       하수(河水) 양쪽에 서로 관문을 설치했었다.

 

       섬서성 쪽의 관문은 임진관(臨晉關이며

       산서성 쪽의 관문은 포진관(蒲津 이었다.

    

진군(秦軍)은 하수(河水)를 건너 모두가 모래사장에 정렬을 마치자,

백리시(百里視)가 다음과 같은 명령을 더욱 큰 소리로 말한다.

 

       타고 온 배들을 모두 불태워라

       아니모든 배를 불태우라니? 어떻게 돌아가려고

       어찌 이런 군령軍令을 다 내리는 것이오

 

       주공이기지 못하면 돌아갈 수 없나이다.

       군사들이나 모두가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하나이다.

 

       주공! 그동안 우리가 세 번이나 패하다 보니

       오르지 이길 수 있는 방도는 이것뿐이옵니다

 

       주공다행히 우리가 싸움에서 이기기만 한다면

       어찌 하수(河水)를 건너가지 못하겠나이까

 

       주공우리 진군(秦軍)은 죽을 각오로오로지

       전진만 있을 뿐이오며 후퇴는 없는 것이옵니다

       백리시(百里視대장참으로 훌륭한 생각이오

 388 . 효산에서 위령제를 지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