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89 화. 퉁소 소리로 봉황을 부르는가.

서 휴 2023. 12. 14. 16:28

 389 퉁소 소리로 봉황을 부르는가.

   

한편 진목공(秦穆公)에게는 얼이면서도 총명한 딸이 있었는데,

차츰 자라면서 농옥(弄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농옥(弄玉)이 태어나자, 어떤 농부 한 사람이

       색깔이 맑고 아름다운 옥돌을 바쳤다.

 

       옥을 다루는 장인(匠人)이 갈고 닦더니그 안에서

       짙은 푸른색이 비치는 참으로 아름다운 옥을 얻었다.

 

농옥(弄玉)이 첫돌이 되어 돌잔치를 하던 중, 쟁반에 여러 물건을

올려놓고 그중에 한 가지를 집어 들게 하였더니, 다른 물건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오직 옥만을 집어 들고 놓지를 않았다

 

이날부터 옥돌 만을 가지고 언제나 놀고 있었으므로, 그 여아의

이름을 농옥(弄玉이라 부르게 되었다.

 

       농옥(弄玉)이 자랄수록 그 자태가 너무나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총명하기가 그지없었다.

 

       또한달리 선생에게서 배우지 않고도 스스로

       생황(笙簧)의 음조를 깨우쳐 불었다고 한다.

 

생황(笙簧)은 귀주성(貴州省), 운남성(雲南省), 호남성(湖南省) 등에

사는 묘족(苗族)이 만든 악기로팔음(八音중 포부(匏部)에 속한다.

 

옛날에는 관수(管數)에 따라(), (), ()의 악기가 따로

있었으나지금은 이 악기를 통틀어 생황(笙簧이라 부른다.

 

       내관은 제일가는 옥 장인(匠人)을 불러

       그 옥을 빚어 생황(笙簧)을 만들어 오라

 

       농옥(弄玉이 옥 생황(笙簧)으로 불러보아라

       호오봉황(鳳凰)의 울음소리처럼 아름답구나

 

       농옥(弄玉새로 지은 누각에 이름을 지어보아라.

       아바마마봉황(鳳凰)이 사는 누각을 닮았나이다

       아바마마, 봉루(鳳樓)라 하면 좋겠어요

 

       허허그렇구나 봉대(鳳臺라고 부르자

       농옥(弄玉이제부터 봉대(鳳臺)에 살려무나.

 

어느덧 농옥(弄玉)이 자라나 15세가 되어 좋은 배필을 구해 주려고

하자농옥(弄玉)은 아버지 진목공(秦穆公)에게 스스로 맹세했다.

 

       아바마마소녀의 생황(笙簧소리에 화답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주신다면 그 사람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아바마마꼭 그런 사람을 찾아주세요

 

       이 세상에 모두 방을 부쳐라

       생황(笙簧)을 잘 부는 총각을 찾도록 하라

       그래아직도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하였단 말이냐

 

어느 날 밤이 었다. 농옥(弄玉) 봉대(鳳臺)에 앉아 창문의 주렴을

걷어내고 한가롭게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커다란 달이

거울처럼 맑게 떠 있었다.

 

       시녀야향을 피워보렴

       아까 생황(笙簧)을 어디 두었었지

        파란빛의 달이 내 생황(笙簧)에 들어 왔구나

 

       시녀야내 생황(笙簧소리가 어디까지 갈까

       농옥(弄玉아기씨창가에서 부니 달까지 갈 거예요.

 

       그래이 청초한 생황(笙簧소리에 달에 계시는

       우리임이라도 찾아왔으면 좋겠구나

 

       미풍 따라 웬 소리가 들려옵니다.

       농옥(弄玉아기씨아름다운 퉁소(洞簫) 소리이옵니다.

       그렇구나, 내 생황(笙簧)에 퉁소(洞簫)가 화답하는구나.

 

퉁소(洞簫)는 관대(管帶)의 밑이 막히지 않고 뚫려있으므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앞에는 다섯 개의 청공(晴空)이 있으며뒤에

하나의 지공(指孔)이 있다

그리고 끝에 쓰지 않는 양방공(兩旁孔)이 있다.

 

       퉁소(洞簫)가 들리는 듯 마는 듯 마음을 파고드는구나

       호오 내 생황(笙簧)이 멈추니 퉁소(洞簫)도 멈추는구나.

 

       소리는 들리지 않는데 어찌 나뭇잎은 살랑거릴까

       미풍에 흔들리는 걸까?아니 여운에 흔들리는 걸까

 

       농옥(弄玉 )아기씨다시 생황(笙簧)을 불어 보소서

       기이하구나 멀리서 은은하게 또 들리는구나

 

       왜 퉁소(洞簫)는 내 생황(笙簧)에 화답할까

       기이한 일이로다 정말 기이하구나

 

       농옥(弄玉아기씨향도 다 타 내려가오며

       촛불도 눈물 흘리며 촛농이 흥건합니다.

       농옥(弄玉아기씨이제 잠에 드시옵소서

 

농옥(弄玉)은 망연히 생황(笙簧)을 밀쳐놓고 잠들지 않는 마음을

끌어 앉고는 침상에 올라가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옹성(雍城)의 서남쪽 하늘 문이 열리는구나

       오색의 빛이 마치 대낮처럼 밝아지는구나

 

       새의 깃털로 만든 관, 큰 새털로 만든 날개,

       오색찬란한 봉황(鳳凰)을 타고 하늘에서 날아와

       봉대(鳳臺) 내려온 미장부(美丈夫)는 누구 시 오

 

       나는 태화산(太華山)의 주인이오만,

       상제(上帝)께서 그대와 혼인(婚姻하라 하시었소

 

       우리는 중추절에 혼인(婚姻)을 하게 될 것이오.

       그대에게 꿈속으로 알려주니 그리 아시오

 

미장부는 말을 마치자허리에서 붉은 옥으로 만든 퉁소(洞簫)

꺼내어 봉대(鳳臺난간에 기대서서 불기 시작했다.

 

       퉁소(洞簫소리에 봉황(鳳凰)이 날아오더니

       춤을 추기 시작하며봉황(鳳凰)이 내는 소리는

       퉁소(洞簫소리와 어울려 하나로 합해지고 있었다.

 

이는 마치 궁(), (), (), (), ()의 오음(五音중에

()과 상()이 조화를 이뤄종과 북이 번갈아 내는 소리 같았다.

 

       이 곡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나요

       이는 화산음(華山吟중 제일농(第一弄이라 하오

 

       이 곡을 가르쳐 줄 수 있으시나요

       우리는 앞으로 서로 혼인할 인연이오

       어찌 가르쳐 드리지 않을 수 있겠소

 

미장부가 농옥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 순간그녀가 갑자기 꿈에서

깨어났으나, 꿈속에서 있었던 일은 마치 생시의 일처럼 생생했다.

 

       아바마마소녀의 꿈 이야기를 들어보소서.

       우서장(右庶長백리시(百里視)를 불러오라

 

       주공신을 부르셨사옵니까

       우서장(右庶長)은 세상을 많이 다녀봐 알 것 같소!

 

       농옥(弄玉)이 꿈속에서 본 미장부를 이렇게 그려봤소

       이 그림을 가지고 태화산에서 미장부를 찾아보시오

 

태화산(太華山)은 오악(五嶽중 서악(西嶽)에 해당하는 산으로

지금의 섬서성 화음현(華陰縣경내에 있는 명산으로

서안(西安)에서 서쪽으로 약 120 지점에 있다.

 

       농부님저 태화산에 이 그림의 젊은이가 살고 있소

       태화산(太華山꼭대기에 명성암(名聲岩이라고 있소.

       그곳에 기인 한 사람이 살고 있소이다.

 

       그 기인은 지난 7 보름에 그곳으로 올라가

       오두막집을 짓더니 혼자 살고 있소이다.

 

       그런데 말이오!  그 기인은 매일 산에서 내려와

       술을 사서 혼자 마시다가날이 어두워지면

       반드시 퉁소를 한 곡조 부는 것이 아니겠소

 

       그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지는데,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소리에 취해 잠자는 것도 잊게 되지요

 

       어디서 온 사람이오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소이다.

       알려면태화산(太華山)에 올라가 직접 물어 보시구려

 

백리시(百里視)가 태화산(太華山)에 올라가 명성암(名聲岩)에 이르자

과연 한 사람이 살고 있는데, 그림 속의 미장부(美丈夫)와 같았다.

 

       그림과 같이 머리에는 새의 깃털로 만든 관을 쓰고

       몸에는 학의 깃털로 지은 옷을 입고 있었다.

 

백옥처럼 하얀 얼굴에 주단 같은 붉은 입술세속의 분진(粉塵)에서

벗어난 듯이 고고한 기상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다.

 

       실례 오만그대의 이름이 무엇이오

       성은 소()이고 이름은 사(입니다만

       어떤 분이시기에 이곳까지 왕림하셨소

 

       나는 이 나라의 우서장(右庶長직에 있는

       백리시(百里視)라는 사람입니다.

 

       저의 군주께서는 사랑하는 딸이 있사온데

       그 배필을 구하는 중입니다.

 

       생황(笙簧)을 잘 부는 그녀는 자기의 배필이 될 사람은

       반드시 자기가 부는 생황(笙簧)에 화답할 수 있을

       만큼 음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하오

 

       선생께서 음률에 조예가 매우 깊으시다는 소문을

       저의 군주께서 들으시고선생을 청하여 그 소리를

       한번 듣고자 저에게 모셔오라 하셨소이다

 

       제가 음률에 대해 조금 알고 있기는 하나,

       그리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데공연히 욕됨 만을

       입을 것 같아 감히 명을 따를 수 없겠소이다

 

       저와 같이 가서, 우리 군주님을 뵙고 퉁소(洞簫)

       한 번 부신다면 모든 일은 자연히 밝혀질 것이니

       부디 사양하지 말아 주시기 바라오

 

우서장 백리시가 몹시 간청을 하자소사(簫史)는 태화산(太華山)에서

내려가 진목공(秦穆公)을 찾아뵙겠다고 약속해 주었으므로, 둘이는

수레에 같이 올랐으며드디어 옹성(雍城)으로 들어갔다.

 

백리시(百里視)는 먼저 태화산(太華山)에서 소사(簫史)를 만나게 된

경위를 이야기하고 진목공(秦穆公앞으로 인도하여 알현하게 했다.

 

       소사(簫史), 우리 주군이 봉대(鳳臺)에 머물고 있소이다.

       봉대(鳳臺)에서 우리 주군께 인사 올리시오.

 

진목공(秦穆公)은 소사(簫史)를 보자,  생김새가 단아(端雅하여

세속의 때가 묻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했다.

 

 390 . 퉁소와 생황은 어떻게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