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81 화. 적을 풀어줘 재앙을 부르는가.

서 휴 2023. 12. 4. 21:03

 381 적을 풀어줘 재앙을 부르는가

 

       주공양처보(陽處父이옵니다.

       ()의 세 장수는 이미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거짓으로 양마(良馬)를 주겠다고 불렀으나, 3년 후에

       직접 받으러 오겠다면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주공신 선진(先軫이옵니다.

       그들이 3년 후에 주군께 직접 말을 받아 가겠다고

       한 말은장차 우리 진()을 침공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때 먼저 정벌하여 그들을 사전에 분쇄해야

       다가올 전란을 미리 막을 수 있나이다.

       좋소선진(先軫원수는 그리하도록 하시오

 

한편 진목공(秦穆公)은 세 명의 장수가 진군(晉軍)에게 포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마음으로 몹시 괴롭기도 하고화가

치밀어 올라, 침식마저 폐하더니 끝내 자리에 드러눕게 되었다.

 

       주공신 난진(欒軫이옵니다.

       주공세 장수가 돌아오고 있나이다.

 

자리에 누워있던 진목공(秦穆公)은 세 장수가 살아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얼굴이 환하게 펴지면서, 조정에 나와

조례를 열자, 모여있던 신료들이 차례대로 간하기 시작한다.

 

       주공세 장수는 군사들을 모두 잃어버리고

       나라를 욕보였으므로그 죄는 죽어 마땅하옵니다.

 

       옛날에 초(나라는 성복(城濮)의 싸움에서 패한

       성득신(成得臣)을 죽임으로 경종을 울렸나이다.

       주군께서도 군법을 엄히 집행하시옵소서

 

       그도 옳은 말이오 그러나 과인이

       건숙(蹇叔)과 백리해(百里奚)가 진심으로 충간한 바를

       과인이 듣지 않고 고집을 세워 출병시킨 것이오

 

       군법에 따른다면 과인이 먼저 받아야 하오

       모두 과인의 죄인데 어찌 그들에게 죄를 묻겠소

 

진목공(秦穆公)은 소복(素服)을 차려입고 옹성(雍城)의 교외에서

세 장수를 맞이하고는죽은 군사들을 조상하면서 슬피 울었다.

 

       과인이 그대들을 죽일 뻔 하였도다

       주공저희는 군법을 어긴 자들이옵니다.

       주공죽이셔야 마땅하옵니다.

 

       과인의 잘못이로다세 장수는 울지 마라

       이기고 지는 건 전쟁터에서 언제나 있는 일이다.

       다시 진군(秦軍)을 맡아 설욕(雪辱)을 하라

 

진목공(秦穆公)과 세 장수는 그 많던 정예병을 회상하며, 슬픔이

북받쳐 실컷 울고는세 장수와 더불어 옹성(雍城)에 돌아왔다.

 

       주공죽은 줄 알았던 자식을 다시 만났으니

       주공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나이다.

 

       신은 이제 늙었사오니 은퇴하겠나이다.

       아니 오노 재상께선 아직도 할 일이 많소

 

좌서장 백리해(百里奚)는 살아 돌아온 아들 백리시(百里視)

모습을 보자 탄식하고는 다음날이 되자, 진목공(秦穆公)에게

공손히 재차 청하여 관직에서 은퇴하는 걸 허락받았다

 

       이제 노 재상 건숙(蹇叔)과 백리해(百里奚)

       나이가 많다면서 극구 은퇴를 원하였소.

 

       요여(繇余)는 좌서장(左庶長직을 맡아주시고,

       공손지(公孫枝)는 우서장(右庶長)을 맡아

       국정을 잘 운영하여 주기 바라오

 

       백리시(百里視), 건병(蹇丙), 서걸술(西乞術)

       계속 진군(秦軍)을 맡아 강군으로 만들라

 

한편 진양공(晉襄公)과 선진(先軫)은 양처보(梁處父)가 진(나라의

세 장수를 놓치고 돌아오자, 이번 전쟁으로 진군(秦軍)이 약해진 걸

간파하고는, (나라를 정벌하기로 계획하였으므로, 바쁘게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국경에서 새로운 보고가 급히 올라왔다.

 

       주공(나라의 군주 백부호(白部胡)

       책군(翟軍)을 이끌고 우리의 국경을 침범하여

       이미 기성(箕城)을 통과 했나이다

 

       ()과 우리 진()은 원수진 일이 없도다.

       어찌하여 책주(翟主)가 우리를 침범했단 말인가

 

       주공신 선진(先軫이옵니다.

       선군께서 가신들과 책()으로 망명한 바가 있사온데

       그때 책주(翟主)12년 동안이나 잘 대접해 주었나이다.

       

       그동안 책주(翟主)로 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다가

       어느 날 선군과 가신들은 급하게 떠나게 되었으며,

 

       결국 환국하시어 군위에 오르시자책주(翟主)

       사람을 보내 축하의 인사를 올려주었나이다.

 

       그러나 선군께서는 살아 계실 때단 한 필의

       비단도 보내지 않았으며또한 감사의 뜻도

       격식을 갖춰 하지 못하였나이다

 

       선군께서는 여러 일로 바쁘셨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입은 은혜를 돌볼 여지가 없었다고 하겠나이다.

 

       책주(翟主)는 선군과 좋은 관계를 생각하고,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참고 지내 왔나이다.

 

       그 후 책주(翟主)의 아들 백부호(白部胡)

       우리 선군에 대한 불만을 풀기 위해 쳐들어 왔으며

 

       우리가 국상 중이므로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자기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으로 믿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신을 보내 따지면 될 일이 아니겠소?

 

       책군(翟軍)이 우리의 국상 중에 쳐들어온 것이오

       이는 예의 없는 짓으로 싸우자는 것이 아니겠소

 

       주공이렇게 쳐들어온 이상 쉽게 물러가지 않고

       무엇인가 큰 걸 요구할 것입니다. 

       아마 기성(箕城)을 달라고 요구할 것 같습니다.    

 

       일단 물리치고 난 후에 협상해야 하지 않겠소

       원수께서는 군사를 이끌고 막아 주기 바라오

 

       주공그들의 침략을 어서 빨리 막아야 하옵니다.

       하오신 선진(先軫)은 원수의 직을 내려놓겠나이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신은 주공께서 진()의 세 장수를 석방하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화를 참지 못하고 주군의 얼굴에

       침을 뱉어 심히 무례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나이다.

 

       주공군대(軍隊)는 항상 질서가 정연함이 원칙이며

       오로지 상하 간에 예를 갖추어야, 백성들도

       정연하게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나이다.

 

       신과 같이 예의를 갖추지 못한 자가 어찌

       감히 원수의 직을 감당할 수 있겠나이까

 

       주군께서는 신의 직책을 파하시고이제

       좋은 장수를 뽑아 책군(翟軍)을 물리치시옵소서.

 

       경이 화를 낸 일은 충성심이 가득하여

       부지불식간에 그리된 일이 아니겠소

       과인이 어찌 그만한 일도 이해하지 못하겠소?

 

       책군(翟軍)을 급하게 물리치는 일은 경이 아니면

       어렵소경은 결코사양치 말아 주시 오

 

진양공(晉襄公)이 간곡하게 부탁하자선진(先軫)할 수 없이

명을 받들고 물러 나오면서 혼자서 길게 한탄한다.

 

       내가 진(나라를 정벌하다가 죽으려 했건만

       어이 하랴 책군(翟軍)에게 죽게 될 줄이야

 

옆에 있던 사람들은 선진(先軫)이 한탄하는 말을 들었으나그 뜻을

알지 못해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장수들은 다 모인 것이오

       누가 책군(翟軍)을 맞아 선봉에 서겠는가

 

       원수님차우(車右) 낭심(狼瞫이옵니다.

       저에게 선봉장(先鋒將)을 맡겨 주시면

       목숨을 걸고 책군(翟軍)을 물리치겠나이다.

 

선진(先軫)이 보니 얼마 전에 진()의 선봉장 포만자(褒彎子)

죽이면서 진양공(晉襄公)에 의해 갑자기 발탁되어 차우(車右)

장군으로 임명된 낭심(狼瞫이었다.

 

그때 낭심(狼瞫)은 갑자기 차우(車右장군이 되자, 너무 흥분하여

선진에게 인사를 올리지 않음으로써, 불쾌감을 주게 되었었다.

 

       너는 무명주제에 한 사람의 죄수 목을 쳤다가

       우연히 주군의 눈에 띄어 중용(重用되었도다.

 

       지금 많은 책군(翟軍)이 우리나라를 침범하여

       큰 싸움을 앞두고 있는데 어찌 겸손하지 않냐

 

       원수님소장은 나라를 위해 열심히 싸우려는

       뜻이 온대 어찌하여 저의 뜻을 막으십니까

 

       지금 이 장막 안에도 너 정도의 용기와 용력을

       쓸 수 있는 장수들이 적지 않은데

 

       어찌 무명, 소졸 출신이 여러 장군을 업신여기고

       건방지게 그 위에 서려고 하느냐

 

       이 장막 안에 너만도 못한 장수가 있겠느냐

       호국거(狐鞫居)가 효산(殽山)에서 큰 공을 세웠다.

       호국거(狐鞫居)는 차우(車右장군이 되도록 하라

 

낭심(狼瞫)이 말을 하자괘씸하게 생각한 선진(先軫)은 큰소리를

지르면서, 랑심(狼瞫)을 밖으로 쫓아내 버리고는 쓰지 않았다.

 

너무 실망하게 된 랑심(狼瞫)은 억울한 마음을 달랠 수 없어, 고개를

푹 숙이고 군영 밖으로 나와 몹시 한탄하면서 끊임없이 걸었다.

 

 382 . 목숨을 버려 충의를 지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