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86 화. 왕위를 정당하게 승계 받는가.

서 휴 2023. 12. 7. 22:59

 386 . 왕위를 정당하게 승계 받는가.

 

       대왕이시여한 나라에 군주가

       어찌 둘일 수 있겠나이까

       현 군께서 죽어야 새로운 군주가 설 수 있나이다.

 

       대왕께서는 살 만큼 사셨는데어찌하여

       그 나이가 되었음에도 살려고만 하십니까

 

       그렇다면 한 가지 부탁이 있도다.

       조금 전에 곰 발바닥 요리를 시켰노라

 

       그 곰 발바닥이 익기를 기다려 먹을 수 있다면

       내가 비록 죽는다 해도 한이 없겠노라

 

       대왕께선 무슨 말씀을 그리하십니까

       곰 발바닥 요리는 몇 날 며칠을 끓어야 합니다.

 

       대왕께서 시간을 끌고 있다가 외부로부터

       구원군이 오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입니까

 

       대왕이시여스스로 목숨을 끊으시옵소서

       신이 꼭 손을 써야 하겠나이까

태부(太傅반숭(潘崇)은 말을 마치자 자기의 허리띠를 풀어 던졌다.

이때 초성왕(楚成王)은 천장을 쳐다보며 탄식했다

 

       지혜로운 그대 투발(鬪勃이여

       그대의 말이 너무나 생각나는구나

 

       그대의 말을 듣지 않아 스스로 화를 불렀구나

       지하에 가면 무슨 면목으로 그대를 만나겠는가

초성왕(楚成王)이 탄식의 말을 마치고 나자, 반숭(潘崇)이 던져 준

허리띠를 스스로 자기의 목에 걸었다이때 반숭(潘崇)의 장사들이

허리띠를 힘차게 잡아당기고 말았다.

 

       초성왕이 죽은 걸 알게 된 고모 강미(江羋)

       자기 때문에 오빠인 초성왕(楚成王)이 죽었다며

       슬피 울면서 목을 매어 자결하였다.

 

이는 기원전 626년의 겨울, 10월의 정미일(丁未日)에 벌어진 일로써,

주양왕(周襄王) 26년이며진양공(晉襄公) 2년이 되고진목공(秦穆公)

33년이었으며초성왕(楚成王) 재위 45년에 일어난 사건이다.

 

       초성왕(楚成王)은 형을 시해하고 왕위를 차지하였으며

       이제는 자기 아들에게 시해당하게 되니하늘의

       인과응보(因果應報)는 언제나 분명하다고 하겠다.  

 

상신(商臣)은 지체하지 않고 초성왕(楚成王)이 갑작스러운 병으로

죽었다고 공표하고는 스스로 초목왕(楚穆王)이 되었다.

 

상신은 초목왕(楚穆王)으로 즉위하자마자, 태부(太傅반숭(潘崇)

태사(太師) 높여 부르게 하였으며모든 군권을 관장하게 하고,

세자 시절에 쓰던 동궁(東宮)을 내주어 그곳에 살도록 해주었다.

 

       그때 영윤 투반(鬪班)은 초성왕(楚成王)이 피살된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상공(商公투의신(鬪宜申)은 조문을

       핑계 대며 영성(郢城)에 들어와서는 대부 중귀(仲歸)

       모의하여 즉위한 초목왕(楚穆王)을 죽이려 했다.

 

투의신(鬪宜申)은 성득신(成得臣)과 성복(城濮전투에 참여했다가

대패하자초성왕(楚成王)이 모두에게 자결을 명했다가, ()

땅으로 좌천되면서 상공(商公)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모의는 사전에 누설되었으며

       사마, 투월초(鬪越椒)가 두 사람을 살해해버렸다.

옛날 범(땅의 무속인 율사(矞似)가 친 점괘에서 초성왕(楚成王),

성득신(成得臣), 투의신(鬪宜申),  세 사람은 모두 제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으리라!  했는데지금에 이르러보니 그 점괘가 맞았다.

  

초목왕(楚穆王)을 죽이려고 모의하던 상공(商公투의신(鬪宜申)

대부 중귀(仲歸)를 죽이고 돌아온 투월초(鬪越椒)는 영윤(令尹)

자리를 탐하고는지금의 영윤(令尹투반(鬪班)을 참소하게 된다.

 

       왕이시여투반(鬪班)이 하는 말을 들으셨나이까

       무슨 말을 하였다는 것인가

 

       영윤(令尹투반(鬪班)은 자기들 부자가 대를 이어

       우리 초(나라의 정사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선왕의 크나큰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라며

       선군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선군의 뜻이란, 반드시 왕자 직()을 우리 초()

       세자로 세워 왕위를 잇게 하자는 말입니다.

 

       왕이시여투의신(鬪宜申)이 상(땅에서 영성(郢城)

       들어온 것은실은 투반(鬪班)이 불렀기 때문입니다.

 

       이제 투의신(鬪宜申)이 잡혀 죽게 되자투반(鬪班)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나이다.

 

       분명히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을 것입니다.

       왕이시여투반(鬪班)을 분명하게 살펴야 하옵니다.

 

투월초(鬪越椒)는 명재상 투곡어토(鬪穀於菟)의 동생이었으나,

늘 높은 관직과 권력을 꿈꾸고 있었으며그 성격이 음험하기로

치면 초목왕(楚穆王)과 비슷하다고 하겠다.

 

투곡어토(鬪穀於菟)가 죽은 후 그의 아들 투반(鬪班)이 영윤이 되자,

투월초(鬪越椒)는 몹시 억울하게 생각하면서 벼르던 중에, 자기와

뜻이 통하는 상신(商臣)이 왕이 되자 적극적으로 앞장서게 되었다.

 

       왕께서는 영윤 투반(鬪班)을 조심하십시오

       초성왕(楚成王)에게 많은 은혜를 입었다면서

       왕자 직()을 왕으로 모실 생각을 하고 있나이다.

 

초목왕(楚穆王)은 그렇지 않아도 역모가 두려워 밤잠을 설치던

차에 투월초(鬪越椒)의 참소를 듣게 되자 마음이 흔들렸다.

 

       요즘 영윤 투반(鬪班)은 무얼 하시오

       왕이시여요즘 조용히 지내고 있사옵니다.


       경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해도 되겠소?     

       무엇이든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경은 지금 곧 왕자 직()을 죽이고 오시 오

       무슨 까닭으로 왕자 직()을 죽이려 하십니까

       죄 없는 공족(公族)을 죽여서는 아니 됩니다

 

       너는 선왕의 뜻을 받들어 왕자 직()을 앞세워

       왕을 만들려고 반란을 꾸미고 있지 않았냐


       왕이시여신은 반란을 생각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말이 많구나저자를 당장 끌어내 죽이도록 하라


성질 급한 초목왕(楚穆王)은 투반(鬪班)에게 불같이 화를 내면서

감춰두었던 큰 망치로 투반(鬪班)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허 허왕자 직()은 어딜 가려 하시오

       사마(司馬나를 좀 살려주시오

 

눈치 빠른 사마 투월초(鬪越椒)는 성문을 지키고 있다가 진(

나라로 도망치려던 왕자 직()을 붙잡아 한칼에 목을 베어버렸다.

 

       초목왕(楚穆王)은 투반(鬪班)을 죽이고 나서

       대부 성대심(成大心)을 영윤(令尹)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성대심(成大心)은 갑작스러운 병으로 죽었다.

 

       마침내 투월초(鬪越椒)가 영윤(令尹자리를 차지했다.

       그가 맡고 있던 사마(司馬)에는 위가(蔿賈)가 되었다.

 

초목왕(楚穆王)은 투반(鬪班)을 죽이고 나서 그의 결백을 알게 되자,

크게 후회하게 되면서명재상 투곡어토(鬪穀於菟)가 초()나라를

크게 부흥시킨 공을 인정하여그의 손자이며 투반(鬪班)의 아들인

투극황(鬪克黃)을 잠윤(箴尹)으로 임명했다.

 

       잠윤(箴尹)은 초() 나라에만 있던 관직으로

       영윤(令尹)의 다음 자리이며

       왕에게 올바름을 간하는 책무가 있으면서

       아울러 외교와 군사의 일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이때 진(나라의 진양공(晉襄公)은 초목왕(楚穆王)이 부왕인

초성왕(楚成王)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자, 마침 곁에 있던 조쇠(趙衰)의 아들인 조돈(趙盾)에게 물었다.

 

       조돈(趙盾)은 어찌 생각하는가

       하늘이 마침내 무도한 초성왕을 벌한 것인가

 

       주공초성왕이 비록 횡포를 부리기는 했으나

       그래도 예로써 백성들을 교화시키려 했습니다

 

       그러나 상신(商臣)은 부친을 무자비하게 죽였으니

       항차 다른 사람의 목숨이야 안중에 두겠나이까

 

       머지않아 초목왕(楚穆王)의 화가 중원에 닥칠 것인바

       신은 그때가 몹시 걱정되옵니다

초목왕(楚穆王)은 조돈(趙盾)의 말처럼 몇 해가 지나지 않았을 때

옛날 초무왕(楚武王못지않은 무법자가 되었으며재위 4년 차인

기원전 622년에 초군(楚軍)을 사방으로 출동시켰다.

 

       제일 먼저 강(나라를, 그 후 육() 나라와

       료() 나라를 차례로 침략하며, 조용하던

       한수(漢水일대를 사정없이 군마로 짓밟으면서

       중원(中原)에도 거센 회오리바람을 몰고 왔다.

 

(나라는 진(나라와 같은 영()씨 성의 제후국으로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식현(息縣)에서 서쪽으로 20 지점의 회수(淮水)

강안(江岸)에 있었다.

  

(나라는 지금의 안휘성(安徽省동북의 육안시(六安市)

있었던 언() ()을 가진 작은 제후국이었다.

 

       (나라는 무(나라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처음에는 희성(姬姓) 제후국이었으나

       후에 고도(皐陶)의 후예로 바뀌었으며

 

       지금의 하남성 고시현(固始縣)의 북쪽으로

       당시 여수(汝水)와 회수(淮水)가 합류하는

       그곳에 있던 작은 제후국이었다.

 

한편 진()과 진()은 서로의 관계가 더욱 악화하면서 복수전으로

이어지게 되면서매년 군사적으로 서로 충돌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진(나라는 진()의 공격에 대비하는

       데 힘을 쓰게 되면서 국력이 약해지게 된다.

 

 387 자존심은 목숨보다 귀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