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84 화. 서로 이해하면 얼마나 좋을까.

서 휴 2023. 12. 6. 15:14

 384 . 서로 이해하면 얼마나 좋을까.

 

       호국거(狐鞫居)는 옛날 책() 나라에서 살았던

       때의 일을 백돈(白暾)이 말하자차마 죽이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려 진채로 돌아왔다.

 

진군은 한판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뒤라백돈(白暾)을 붙잡지

못하고 돌아온 호국거(狐鞫居)에게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날 밤 백돈(白暾)은 진군(晉軍)이 눈치채기 전에,

       책군(翟軍)을 이끌고 책(나라로 돌아갔다.

 

       그 바람에 백부호(白部胡)가 어렵게 차지한

       기성(箕城) 땅 도로 진()에게 내주었다.

 

       또한 백부호(白部胡)에게 후사가 없었으므로

       백돈(白暾)이 상을 치르며 책()의 군주가 되었다.

 

()을 물리친 진군(晉軍)은 강성(絳城)으로 회군하면서 보무도

당당하게 개선가를 부르며 진양공(晉襄公)을 알현하게 되었다.

 

       주공신 선차거(先且居)! 신의 부친이신

       선진(先軫)의 표문(表文)을 올리나이다.

 

       아아너무나 애통한 일이오

       과인이 손수 염을 하겠소

 

그러자, 선진(先軫)의 시신이 갑자기 두 눈을 부릅뜨고는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분노하는 기색을 얼굴에 띄웠다.

 

       장군은 나라의 일을 위해 죽었소이다.

      선진(先軫) 원수는 왜 갑자기 눈을 뜨는 것이오

 

       아직 혼이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건 무슨 이유요

       표문(表文)에 올린 일을 말하고 있소이까

 

       과인은 장군의 충성스러운 마음을 이해하는데,

       어찌 감히 장군이 한 말을 잊겠소

 

       선차거(先且居)는 일어나 이리 나오시오

       선친의 직을 이어받아 중군 원수가 되시오

 

진양공은 선진(先軫)의 표문(表文)에 적힌 대로  선차거(先且居)

중군 원수로 임명하고 난 후에야, 선진(先軫)을 어루만지며 눈을

쓰다듬자, 비로소 선진(先軫)은 부릅뜬 눈을 감기 시작했다.

 

       그 후 사람들은 기성(箕城) 땅에 선진(先軫)을 기리는

       사당(祠堂)을 짓고때가 되면 제사를 올리고 있다.

 

       기성(箕城)은 지금의 산서성 포현(蒲縣)에서

       동남쪽으로 20 지점에 있다.

 

진양공은 백부호(白部胡)를 죽인 극결(郤缺)의 공을 칭찬하며, 옛날

()씨 문중의 식읍이었던 기(땅을 다시 돌려주며 말한다.

 

       그대의 공은 그대 부친이 저지른 잘못을

       속죄하고도 남는다고 하겠다

       그대 선조들의 봉지를 다시 돌려주노라

 

       (땅은 지금의 산서성 직산(稷山북쪽이며

       춘추시대(春秋時代) 초기에 제후국이었으나

       진(나라에 병합되었다.

극결(郤缺)은 역신의 자식이라는 눈총을 받으며 서럽게 살아오다가

서신(胥臣)의 추천으로 장수로 임명되었으며, 이번에 출전하여

한 대의 화살로 백부호(白部胡)를 죽이는 큰 공을 세웠다.

 

       극결(郤缺)이 큰 공을 세웠다. 이는 서신(胥臣)

       추천이 아니었으면 이룰 수 있었겠는가

       서신(胥臣)에게 선모(先茅) 땅을 하사하노라

 

선모(先茅)의 위치는 파악되지 않는다나머지 장수들에게도 전공에

따라 빠짐없이 상을 내렸으므로 모두 마음으로 복종하며 기뻐했다.

 

선진(先軫)의 활약으로 진() ()에게 모두 승리를 거뒀으나

선진(先軫마저 죽고 나자중원(中原)에서 힘의 균형이 변동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함으로써이때부터 진(나라는 패자 국의

권위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

 

       주공선군 때는 제후국들이 움츠리고 있었으나

       선군이 떠나자, ()과 책()이 쳐들어오더니

       이제는 주변 나라들마저 동요하고 있나이다.

 

       어느새 ()와 채()가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다시 초(나라와 수호를 맺었나이다.

 

       주공다른 제후국들이 따라할까 걱정되옵니다. 

       주공, 허()와 채()를 먼저 단속하시 옵소서!

 

       좋소양처보(陽處父)를 대장으로 삼아

       ()와 채()를 공격하여 아예 점령하거나

       확실한 다짐을 받고 돌아오시오!

 

성복(城濮전투에서 크게 패한 초성왕(楚成王)도 매사를 조심하다가

진문공(晉文公)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어오자, 이제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면서, ()와 채()를 불러 강압적으로 동맹을 맺게 했다

  

()와 채()는 진군(晉軍)이 쳐들어온다는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나라에 급하게 쫓아가 구원을 요청했다.

 

        투발(鬪勃)을 대장으로 성대심(成大心)을 부장으로 삼노라.

        어서 초군(楚軍)을 이끌고 진군(晉軍)을 물리치고 오라

 

()와 채(), 두 나라의 구원 요청을 받은 초성왕(楚成王)은 즉시

투발(鬪勃)과 성대심(成大心)을 불러 초군(楚軍)을 출정시켰다.

 

       초군(楚軍)과 진군(晉軍)은 공교롭게도 지수(泜水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되며초군(楚軍)은 남쪽에

       진군(晉軍)은 북쪽에 진채(陣寨)를 세우게 되었다.

 

지수(泜水)는 춘추시대에는 (나라의 북쪽 경계였다.

지수(泜水)는 하남성 서쪽의 복우산(伏牛山북쪽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흐르다가 여수(汝水)와 합류하는 넓지 않은 하천이었다

 

       초군(楚軍)과 진군(晉軍)은 강폭이 넓지 않은 지수(泜水)

       사이에 두고 양편에 있다 보니, 상대 진영에서 나는

       작은 소리도 서로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대치하게 되자, 양군은 서로 기습하지나

       않을까 하여밤잠도 못 이룰 만큼 서로 경계하게 되었다

 

       두 달이 지나자 어느덧 한해가 끝나는 연말이 다가왔다.

       양쪽의 군사들도 고향에 가고 싶어 하게 되었다.

 

초(楚)와 진(晉)은 서로 경계하며 서로 간에 군량미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진군(晉軍)의 양처보(陽處父)는 군사를 물리고 회군하고 싶었으나

초군(楚軍)이 그 틈에 추격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으며 

또한초군(楚軍)을 피해 후퇴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비웃음을 사지 않을까 하여, 감히 군사를 물리지 못하고 있었다.

 

        양처보(陽處父) 대장님심리전(心理戰)을 쓰십시오

       심리전(心理戰 )이라니무얼 말하는가

       대장님기만전술(欺瞞戰術)을 쓰는 것이지요.

 

       호 오그런 방법도 있구나

       좋다사자는 초군(楚軍)에 다녀오도록 하라

 

진군(晉軍)의 양처보(陽處父)가 궁리 끝에 초군(楚軍)에게 사자를

보내, 대장 투발鬪勃에게 자기의 편지를 전하게 했다.

       쳐들어오는 자는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며

       두려워하는 자는 쳐들어오지 못한다하였소?

 

       만약 초군이 우리 진군과 일전을 겨루고 싶다면,

       지수(泜水)를 건너올 수 있도록우리 진군이

       일사(一舍)의 거리를 뒤로 물려주겠으니 건너오시오

       우리 만나 목숨을 걸고 한 판 싸워 봅시다

 

       만약 강을 건너오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일사의 거리를 뒤로 물리쳐 주시오우리가 대신

       지수를 건너 장군과 한번 결전을 벌여보겠소?

 

       만약 앞으로 나가지도뒤로 물러나지도 않고

       한 곳에만 계속 머물러 있게 된다면 군사들이

       매우 피곤해할 뿐만 아니라,

 

       큰 비용도 헛되게 낭비될 뿐일 것이오

       장군의 결단을 빨리 알려 주기 바라오

 

초군의 투발(鬪勃)은 진군의 양처보(陽處父)가 도발하는 편지를

보내자, 크게 분노하며 성대심(成大心)을 불러 의논하게 된다.

 

       진군 놈들이 내가 겁을 먹고 강을 건너오지

       못할 것으로 알고 이렇듯 나를 기만하는구나

 

       투발(鬪勃) 대장님진정하십시오.

       대장님진의 장수들은 신의가 없는 놈들입니다.

 

       저놈들이 일사의 거리를 뒤로 물러선다는 말은

       우리를 유인하여 함정에 빠트리려는 계략입니다.

 

       만약우리가 건너기 시작하여 강의 반쯤 갔을 때

       저들이 공격해 온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진격할

       수 없고 또한뒤로 후퇴할 수도 없게 됩니다.

 

       우리가 잠시 일사의 거리를 뒤로 후퇴하여

       진의 군사들이 강을 건너오게끔 양보한다면

       이것은 우리가 주도권을 잡게 되지 않겠습니까

 

       성대심(成大心), 그대의 말이 옳도다

       저들이 건너오게 하여우리가 공격하자

초군의 투발(鬪勃)은 즉시 일사(一舍)의 거리를 후퇴하도록 명령을

내리면서진군이 지수(泜水)를 건너오면 일전을 벌이겠다는 뜻을

양처보(陽處父)가 보낸 사자에게 말하며 전하도록 하게 했다.

 

       사자는 투발에게 편지를 전했는가

       대장님초군이 일사를 물러갈 테니

       우리보고 지수(泜水)를 건너오라 하였습니다.

 

사자로부터 투발(鬪勃)의 말을 전해들은 양처보(陽處父)는 진()

군사들에게 초군이 비겁하게 달아났다고 알리게 하였다.

 

       초나라 대장 투발이 우리를 두려워하여 감히 강을

       건너오지 못하고 초군을 거두어 돌아가 버렸다!

진군(晉軍)의 군사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하자, 이에 양처보(陽處父)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하여 말했다.

 

       초나라의 군사들이 물러 가 버렸는데

       우리가 무엇 때문에 강을 건너가겠는가

 

       이제 연말이 다가오니 일단 귀국하여 휴식을 취한

       후에 때를 기다려 다시 출병하도록 하겠다

 

양처보(陽處父)는 즉시 진채를 뽑게 하여 진군(晉軍)을 회군시켰다.

한편 초군 대장 투발(鬪勃)은 군사를 뒤로 물리게 하고 진군(晉軍)

도강(渡江)을 이틀 동안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진군이 지수(泜水)를 건너왔는지 확인해보라

       대장님진군은 지수(泜水)를 건너오지도 않았고

       이미 철수하여 진(나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허 어완전히 속았구나!  이제 우리도 돌아가자

 

​​​ 385 고모를 이용해 아비를 죽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