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79 화. 누가 속이고 누가 속는가.

서 휴 2023. 10. 3. 20:23

 279 누가 속이고 누가 속는가.

 

        상경(上卿) 나리, 이상합니다

        성벽(城壁) 위에 공자 원(),(), 상인(商人)과

        많은 군사들이 서 있습니다.

 

        우리를 환영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성문을 열지도 않고 마중도 나오지 않습니다.

 

        공자들은 어서 성문을 여시오

        거기세자 소()는 들으시오

 

        나라를 버린 자가 무슨 면목으로 돌아왔는가

        여긴 들어올 수 없도다어서 다시 돌아가라

        이제부터 우리 제(나라는 우리가 다스린다.

 

고호(高虎)가 세자 소()를 영접하기 위해 나간 사이 뜻밖에도

(), (), 상인(商人) 세 공자가 합세하여 궁을 차지한 것이

분명했으며, 가까이 오지 말라며 화살을 마구 쏘아대고 있었다.

 

        아니 저걸 어찌하면 좋습니까

        세자께서는 침착하소서

 

        무휴(無虧)와 시초(寺貂)가 비록 죽었으나

        그 잔당이 아직도 많이 살아 있는 것 같소이다.

 

        임치(臨淄)를 차지하려면 일전을 벌여야 하는데,

        만일 이기지 못하면 지금까지 기울인 공이

        모두 수포가 되고 맙니다.

 

        세자일단 송후(宋侯)를 다시 찾아가

        다시 구원을 요청하는 것이 빠르겠습니다.

 

        세자빨리 뒤쫓아 가 봅시다

        송후(宋侯와 연합군이 아주 멀리 가지 못했을 겁니.

 

고호(高虎)와 세자 소()는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송양공(宋煬公)

급히 뒤쫓아가 국경을 훨씬 벗어난 곳에서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아니어찌 되돌아온 것이오

        성안에 남아 있던 공자들이 반란을 일으켜

        도저히 성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임치(臨淄) 성을 완전히 평정해줬어야 했는데

        허 어내가 급하게 회군한 탓이오

 

        세자 소()께선 염려치 마시오

        이미 연합군은 돌아가고 말았으니

        다시 연합군을 만들 필요는 없다

 

        일단 여기서 기다리며 준비해 봅시다.  

        지난번엔 병거(兵車) 200승을 동원했지만,

        이번에는 송군의 병거(兵車) 400승으로 공격하리라.

 

송양공은 그 즉시 대장인 공손고(公孫固)에게 명하여 본국에 남아

있던 병거(兵車)와 군사를 급히 데려오게 하였다.

        공자 탕()은 선군을 맡고, 화어사(華御事)

        후군을 맡을 것이며, 과인은 중군을 지휘하겠노라.

 

송양공은 세자 소()와 함께 ()나라 경계를 벗어나 당당히

진군하였으며제(齊)  나라의 임치 성 밖에 있는 동관에 도착했다.

 

       상경 고호(高虎어른어서 오십시오.

       동관(東關)을 지키는 수문장입니다.

 

동관(東關)의  수문장이 앞장서오는 상경 고호(高虎)를 알아보고

곧바로 관문을 열어주었으므로, 송양공은 병거(兵車4백 승을

휘몰아 동관(東關) 앞에 진채를 세웠다

 

        상인(商人)은 내 말을 잘 들어보시오

        오늘 밤에 기습하여 송양공을 죽입시다

 

        송양공 만 죽이면 송군은 물러가게 되오.

        송의 영채(令寨)를 급습하여 죽여 버릴 것이오.

        공자 원()이 앞장서리다

 

        형님무슨 말입니까 ?  송군은 우리보다 강하오!

        그렇기에 영채(令寨)를 습격하는 것이오

 

        송군은 멀리서 달려와 이제 겨우 진채를 세웠으니

        오늘 밤은 몹시 피곤해 깊은 잠에 빠질 것이오.

 

        오늘 밤에 기습해 박살을 내면 임치(臨淄)

        우리가 확실하게 차지하게 되오어떻소

        형님좋습니다.

 

그날 밤 공자 원(), (), 상인(商人)은 한밤중에 송양공이 있는

영채(令寨)를 기습한다는 것이, 그만 엉뚱하게도 주력부대가 아닌

보급부대 장수의 진채(陣寨)를 급습하게 되었다

 

       이때 송군의 공자 탕()과 화어사(華御事)난데없이

       나타나 포위하면서 거꾸로 공격을 받게 되었다.

 

이때 공자 원()은 엉겁결에 포위까지 당하게 되자온 힘을 다해

싸우며 포위를 뚫었으며, 날이 밝아지자 전세가 불리하다는 걸

깨닫고는 얼른 위(나라로 달아나고 말았다.

 

        공자 반(潘) 과 상인(商人큰일 났습니다

        공자 원()이 위(나라로 달아났습니다.

        안 되겠다임치(臨淄성안으로 빨리 후퇴하자

 

        게 서거라두 공자는 어딜 달아나려 하느냐 ?    

        세자 소()를 모시고 있는 최요(崔夭이다.

        어서 저 두 놈을 묶어라.

    

공자 반()과 상인(商人)이 막 성문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갑자기

최요(崔夭)와 날쌘 군사들이 달려들어 용맹하게 덮치면서 눈 깜박할

사이에 포로가 되어임치(臨淄성안으로 끌려 들어가게 되었다.

 

        세자께선 어서 오십시오.

        국의중(國懿仲어른 고맙습니다.

 

원로대신 국의중(國懿仲)은 세자 소(昭)가 송군과 함께 돌아오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자문무백관과 백성들을 불러 모으면서

자기의 무사들과 급하게 성안을 제압하였으며동문을 열면서

고호(高虎)세자 소()를 맞이하러 나온 것이다.

 

        세자 소()께선 어서 궁으로 드십시오.

        국의중(國懿仲), 너무나 고맙습니다.

 

        어서 공자 반()과 상인(商人)을 끌어내라.

        형님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모든 일은 공자 원()이 꾸민 일입니다.

 

        이놈들아공자 원()이 위(나라로 달아났다고

        모든 반역죄를 원(元)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냐

 

        형님아니옵니다정말입니다.

        모두 공자 원(元)이 선동한 일입니다.

 

포로가 된 공자 반(潘)과 상인(商人)은 모두 원(元)에게 덮어씌웠으나,

이를 지켜보던 세자 소(昭)는 몹시 괘씸하게 생각하면서도, 형제간의

우애를 생각하여 그들의 죄를 더는 묻지 않았다.

 

        그해 5 문무백관들이 열렬하게 영접하였으므로,

        세자 소()는 제(나라의 군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가 바로 제효공(齊孝公) 이며,

        제환공(齊桓公)이 죽은 지 11개월 만의 일이었다.

 

        제효공(齊孝公)은 논공행상을 열면서

        그간에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후한 상을 주었으며

        특히 고생한 최요(崔夭)를 대부로 삼았다.

 

        다시 황금과 비단을 크게 내어 잔치를 벌이면서

        송군을 위문하고 배불리 먹였다.

 

        송양공은 제나라 성 밖에서 5일을 더 머물다가

        다시 송군을 이끌고 송나라로 돌아갔다.

 

노희공(魯僖公)도 무휴(無虧)를 구하기 위해 대군을 일으켰으며

(나라 임치(臨淄)로 가던 중에 무휴(無虧)가 죽고 세자 소(昭)가

이미 즉위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중도에서 되돌려 돌아갔으며

이때부터 제()와 노(), 두 나라는 틈이 벌어지게 되었다.

 

제효공(齊孝公)은 그해 8월이 되자우수산(牛首山)에 세게나 되는

의총(疑冢)을 만들며제환공 곁에 안아아(晏蛾兒)를 안치했다. 

우수(牛首)는 지금의 하남성 개봉시 남쪽 통허현(通許縣지역이다.

 

        제효공(齊孝公)은 공자 무휴(無虧)와 공자 원()

        저지른 변란을 괘씸하게 생각하여,

 

        장위희(長衛姬)와 소위희(小衛姬), 그리고

        못된 궁인(宮人들을 모조리 잡아다 가뒀으며

 

        또한역아(易牙)와 시초(寺貂)의 일족도 모두 붙잡아

        재산을 모두 몰수하고 난 후에, 그들 모두를 

        살아 있는 그대로 묻어버렸다.

 

의총(疑冢)은 남이 파헤칠 염려가 있는 무덤을 보호하고자, 남의

눈을 속이려고 그와 똑같이 만들어 놓은 무덤을 말한다.

 

       그로부터 약 천년이 지난 서진(西晉)의 영가(永嘉

       말년에 천하 대란이 시작되어 어지럽게 되었다.

 

       그때 시골의 한 농부가 제환공의 무덤을 우연히 발견했다. 

       동네 사람들이 귀중품을 탐내어 무덤을 파고들자,

       무덤 초입에 수은(水銀)으로 만든 연못이 있어,

       한기(寒氣)를 심하게 느끼게 되었다.

 

       이에 감히 들어가지 못하다가

       며칠 지나 한기(寒氣)가 가시게 되자.

 

       그때야 비로써사나운 개들을 앞세우고

       겨우 무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제환공(齊桓公)의 의총(疑冢안에서 누에 모양의 황금이 몇 말이나

나왔으며진주가 달린 팔이 짧은 옷과 많은 비단과 옥괴(玉掛), 

옥갑(玉匣)과 금잠(金簪), 그릇들과 여러 병장기 등이 너무 많이

나왔으므로 매장품(埋葬品들을 일일이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

 

      또한무덤 안 곳곳마다 해골이 널려있어.

      잘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이는 순장(殉葬당한 사람들의 해골이었을 것이다.

 

      이것만 보아도 그 당시 제효공(齊孝公)

      아버지 제환공(齊桓公)에 대한 장례를 얼마나

      대규모로 치렀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여주었다.

 

 280 . 소신없는 군주는 어떻게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