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75 화. 자식들은 군위 쟁탈전만 벌인다.

서 휴 2023. 9. 30. 22:41

 275 . 자식들은 군위 쟁탈전만 벌인다

 

        갑자기 제(나라 군주가 된 제환공(齊桓公)

        아버지 제양공(齊襄公)과 고모 문강(文姜)

        사련(邪戀)으로 혼탁해진 제(나라를

 

        포숙아(鮑叔牙)와 관중(管仲)을 만나 안정시키고

        천하까지 정리하며 화려하게 호령하였다.

       

        그러나, 수족 같았던 시초(寺貂)와 역아(易牙) 

        끈질긴 배신으로, 초라하고 비참한 임종을

        맞이하게 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하였다.

 

이때가 기원전 643년이요(왕실 연호로는 주양왕(周襄王9

10월이었으며제환공(齊桓公)은 주장왕(周莊王) 12년 여름에

즉위하여 43년간이나 되었으므로이미 80은 넘은 나이였다.

 

        어린 내시가 개구멍을 통해 유폐(幽閉실로 들어갔다가,

        사방에 튄 피와 피에 엉켜 있는 머리를 보고는

        기절할 듯 놀랐으며, 겨우 진정하여 제환공(齊桓公)

        안아아(晏蛾兒)의 시체를 구분하여 쳐다보았다.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유폐 실의 담을 부수고 들어가두 사람의

죽음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다음 일을 계획하게 된다.

 

        여러 공자의 반란(叛亂)이 걱정되오

        주공의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맙시다.

 

        먼저 세자 소()를 죽이고곧바로

        공자 무휴(無虧)를 군위에 올립시다.

 

그때 세자 소()는 내시들에 가로막혀 아버지 제환공(齊桓公)

문병조차 하지 못하는 것을 몹시 안타까워하다가, 막 잠이 들었던

그 순간에 갑자기 등불이 흔들리며 한 여인이 나타났다.

 

        세자는 속히 몸을 피하시오

        눈앞에 불행이 닥쳐오고 있습니다.

        이는 선공(先公)의 분부이옵니다.

 

        거기 당신은 누구시오

        저는 안아아(晏蛾兒라고 합니다.

 

막 잠이 든 순간에 죽은 안아아(晏蛾兒)가 홀연히 나타나 고함치자

잠자던 세자 소()는 머리칼이 쭈뼛이 선 듯이 놀랐으며, 이에

급히 일어나 아무도 모르게 상경 고호(高虎)의 집으로 뛰어갔다.

 

        세자께서 이 밤 중에 웬일입니까

        상경(上卿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허허결코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꿈에 나타난 여인이 선공(先公)이라 했으니

        주공께서는 아마 세상을 떠나신 것 같소이다.

 

        세자께선 이곳을 빨리 피해야합니다

        어디로 가는 것이 좋겠습니까

        세자께서는 급히 송(나라로 가십시오.

 

        선군께서 송양공(宋襄公)에게 이미 부탁하여 놨습니다.

        성문은 수문장 최요(崔夭)에게 열게 하겠습니다.

 

        나리지금 동궁(東宮)을 포위하였다고 합니다.

        허허세자 !  이제는 시간이 없소이다.

        세자어서 수레를 타고 빨리 떠나시오

 

        세자수문장 최요(崔夭이옵니다.

        세자께옵서는 혼자 떠나십니까

 

        세자신은 성문을 열어준 죄를 면할 수 없습니다.

        세자께서 신을 버리지 않으신다면

        소신 최요(崔夭)가 세자를 모시겠습니다.

 

        수문장 최요(崔夭정말 고맙구려

        어서 갑시다빨리 수레에 타시오.

 

최요(崔夭)가 세자 소()의 수레에 올라 말고삐를 잡자마자 곧바로

성문이 열리면서그 둘은 송(나라를 향해 바람같이 달려간다.

한편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세자 소()를 죽이려군사들로

동궁(東宮)을 포위하였으나이미 달아나버려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군사를 동원하여 동궁을 포위하였소

       이는 해가 밝아지면 모두가 알게 되오

 

       이곳에 지체하다가 다른 공자들이 알아차리고

       조당을 먼저 점거하면 대사를 그르치게 되오

 

       조당에 들어가 장자 무휴를 옹립하기로 하고

       공자들의 동향을 살피는 게 어떻겠소

       나도 같은 생각이오빨리 갑시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중신들을 모아

놓고 무휴(無虧)를 세자로 세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조당을 찾아갔다.

 

        이제 무휴(無虧)를 군위에 올려야겠소

        안 되오. 무휴(無虧)는 세자로 책봉된 적이 없소

 

        세자 소()가 있는데아니 되오

        속히 세자 소()를 모셔오시오.

 

        세자 소()는 도망가고 업소이다.

        공자 무휴(無虧)가 큰아들입니다.

 

        선군(先君)의 유언도 있었소이다.

        좋소유언장을 보여주시오

 

        중신들께서 마음을 굳히면 보여주겠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장자(長子)를 군위에 올리려 하는데

        자꾸 반대만 하시면 신상에 해롭습니다.

 

이때 조당(朝堂)에 모여 있던 신료들은 노() 대신 국의중(國懿仲),

고호(高虎)와 관평(管平), (), (), (). 남곽(南郭), 북곽(北郭), 

여구(閭邱대부 등이었다.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백관들의 저항이

       뜻밖으로 완강해지자일단 물러갔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으며, 나머지 신료들과 벼슬을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몹시 궁금해져 조당으로 급하게 모여들었다.

 

       세자는 선공이 살아 계실 때 이미 정했는데

       만약 세자가 죽었다면 우리는 무슨 면목으로

       (나라의 신하라고 말할 수 있겠소 ?

 

       이는 선군이 죽은 틈을 타서

       간신들이 반란을 일으키려 하는 것이오

 

이처럼 모여들어 웅성거리고 있을 때시초(寺貂)와 역아(易牙)

많은 군사를 이끌고 조당 앞에 다시 나타났다.

 

        신료들께서는 공자 무휴(無虧)를 세워야 합니다.

        아니 되오유언장을 보여주시오?

 

        없는 세자 소()를 어떻게 세우란 말이오

        공자 무휴(無虧)를 세우겠소 안 세우겠소

        왜 말들을 못 하는 것이오

 

        나는 대부 관평(管平이다

        너희 간신들은 자꾸 수작을 벌이지 마라

        맹세코 무휴(無虧)의 신하는 되지 않겠노라.

 

        저 두 놈의 간신들을 먼저 죽여서

        화근부터 없애버립시다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백관들의 저항이 계속 심해지자잠시

당황하며 망설이다가마음을 정한 듯 군사들에게 명령한다.

 

        저항하는 자는 모두 죽여라

        무기도 없는 사람들을 죽인단 말이냐

 

미리 대기 시킨 무장 군사들이 칼을 뽑아 들고조당(朝堂)에 모여

있던 신료들과 관원들과 그리고 백성들을 향하여 쳐들어갔다.

 

        조정 뜰은 삽시간에 아비규환(阿鼻叫喚)

        살육장(殺戮場)이 되었으며, 이에 모두는

        대항할 수 없어 각기 궁문 밖으로 달아난다.

 

다음날 시초(寺貂)와 역아(易牙)는 무휴(無虧)를 조당(朝堂)으로

모시고 들어가 즉위식을 감행하였으나즉위 식장은 백관들이

이미 대부분 도망가고 없었기에 너무나 썰렁하였다.

 

        신하들이 한사코 복종하지 않으니

        화가 몹시 나는구나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주공지금 조정에는 노() 대신으로

        국의중(國懿仲과 고호(高虎)가 있습니다.

 

        주공께서는 이 두 사람부터 불러들이시면

        다른 문무백관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옵니다.

 

        좋은 생각이오

        지금 당장 입궐하라 하시오.

 

본시 우경(右卿국의중(國懿仲)과 좌경(左卿고호(高虎)는 왕실의

명을 받아(나라를 감국(監國하러 나와 있는 대신들이었다.

 

        그들은 주(왕실에 있을 때부터

        상경(上卿벼슬에 올라 있었으며,

 

        (나라에 와서도 그 품위를 지켰기에,

        (나라 사람들로부터 공경을 받고 있었다.

 

        그들이 무휴(無虧)를 도와주기만 한다면

        군주의 자리는 확고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국의중(國懿仲과 고호(高虎)는 내관의 말을 전해 듣고서야 비로소

제환공(齊桓公)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원로대신 국의중(國懿仲)과 고호(高虎)는 약속이나 한 듯이 조복(朝服)

대신에 상복(喪服)으로 갈아입고 궁으로 들어왔다. 이에 시초(寺貂

역아(易牙)는 두 원로대신이 자기들을 도와주려고 온 줄로 알고는

몹시 반가워하며 궁문(宮門앞까지 나와 공손히 영접했다.

 

        새 군주께서 전좌(殿座)에 앉아 계십니다

        새 군주부터 뵙도록 하십시오 

 

        선군의 빈소(殯所)를 뵙지 않고

        새 군주를 먼저 보는 것은 예가 아니오

 

        빈소(殯所)로 안내하시오

        아직 빈소(殯所)를 차리지 못하였습니다.

 

        어서 선군(先君)의 시신을 보여주시오

        지금은 아니 됩니다.

 

        왜 못 보여 준다는 것이오

        아직 빈소(殯所)도 차리지 않았단 말이오

 

        거참우리는 여러 공자 중 선군의 죽음을

        가장 슬퍼하는 공자를 따라갈 것이오

 

 276 사건은 시간이 흘러야 수습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