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100

제 240 화. 덕으로 제압하려 하는가.

제 240 화. 덕으로 제압하려 하는가. 구씨 舅氏는 외숙이며 중이重耳를 가리킨다. 로거 路車는 군주가 타는 수레를 말한다. 승황 乘黃은 노거路車를 끄는 네 마리의 말이다. 유유 悠悠는 한없이 길다는 뜻이 된다. 경괴 瓊瑰는 옥보다 조금 질이 떨어지는 돌이고, 옥패 玉佩란 옥으로 만든 패물을 말한다. 세자 앵罃은 사람들 앞에서는 매형이라 불렀으나, 이 노래에선 어머니 목희穆姬의 형제라는 뜻으로, 구씨舅氏 즉 외숙이라 부르며 차마 헤어지지! 못하고, 이제는 옹성雍城 으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만약 건너편의 진군晉軍 과의 싸움에서 불리해지기라도 한다면, 자신도 위양渭陽을 건너가 같이 싸워주겠다는 세자 앵罃의 따스한 마음이 잘 들어있는 노래라 하겠다. 이때가 진회공晉懷公 원년으로 기원전 635년 정월의 일이었다..

제 239 화. 그리운 고국으로 돌아가는가.

제 239 화. 그리운 고국으로 돌아가는가. 진목공秦穆公이 조쇠趙衰의 말에 동의하고 출정 날짜를 정하기로 하였다. 이에 중이重耳는 가신들과 감사의 뜻을 표하고, 공관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문을 지키는 관리가 들어와 고했다. 북풍이 몰아치며 폭설마저 쏟아지는 몹시 추운 겨울날이라, 눈이 덮인 하얀 삿갓을 눌러쓴 두 사나이가 중이重耳가 있는 공관에 찾아와 문을 두드리자, 대문을 열어주던 선진先軫이 깜짝 놀란다. 아니. 난순欒盾이 아닌가. 선진先軫, 오랜만에 만나는구먼. 반갑네. 아니, 옛날 이오夷吾의 가신이었을 텐데 그렇지 지금은 진회공晉懷公의 신하가 아닌가. 웬일로 여기까지 찾아온 것인가. 진헌공晉獻公이 해제奚齊를 새로운 세자로 만들기 위하여, 실제 세자였던 신생申生을 비롯한 나머지 공자들을 모..

제 238 화. 원로를 죽이면 문제가 풀리는가.

제 238 화. 원로를 죽이면 문제가 풀리는가. 세자 어御가 진晉 나라의 진희공晉懷公이 되었지만, 진秦 나라에는 즉위식 초청에 대한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상경임, 호언狐偃과 조쇠趙衰 입니다. 건숙蹇叔 임도 함께 계셨군요. 다 저녁에 낙우당樂于堂 엔 왼 일이시오. 건숙蹇叔과 백리해百里奚, 두 상경님 우리 중이重耳 공자님을 도와주십시오. 고국에 돌아가 올바른 나라를 만들도록 힘을 보태주시면 백골난망白骨難忘 이겠습니다. 지금 진晉 나라는 진혜공晉惠公이 죽고, 새 군주로 진회공晉懷公이 즉위하였소이다. 진晉 나라의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좀 더 참고 기다려보면 좋은 일이 있지 않겠습니까. 진혜공晉惠公이 죽자,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 등은 세자 어御를 군위에 올려 진희공晉懷公이 되게 하였다. 이들..

제 237 화. 고국의 소식은 항상 그리운가.

제 237 화. 고국의 소식은 항상 그리운가. 이때 중이重耳가 읊은 시는 하수河水 라고 하는데, 그 하수河水 라는 시는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으므로, 이에 잃어버린 시詩 라고 하면서, 즉 일시逸詩 라고 말을 하게 된다. 전해오는 말을 추측해보면, 하수河水의 강물이 멀리멀리 흘러가다가 드넓은 바다에 흘러 들어가는 것처럼 진목공秦穆公의 마음이 큰 바다가 되어 천하를 적시며 흘러들어오는 강물을 넓은 가슴으로 품어달라는 뜻이라고 하겠다. 중이重耳는 이 자리에서 진목공秦穆公에게 자신들의 귀국을 도와준다면, 진秦 나라를 존중하면서 영원히 따르겠다는 약속의 시를 읊은 것으로 보인다. 조쇠趙衰가 부른 노래의 뜻을 중이重耳는 얼른 깨달았으며, 그에 급히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만약 진목공秦穆公이 도와준다면..

제 236 화. 권토중래가 어떤 뜻인가.

제 236 화. 권토중래가 어떤 뜻인가. 중이重耳는 조쇠趙衰의 권유를 다 듣고도 마음이 풀리지 않자, 호언狐偃을 불러 이를 어찌하면 좋은지, 그의 의견을 묻는다. ​호언狐偃 외숙부께서는 회영懷嬴 공주와의 혼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자, 지난 과거를 정리하시고 이제는 반드시 군위에 오르셔야 합니다. 공자께서 이 진秦 나라에 오신 것은 진秦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진후晉侯의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는 걸 보려 하십니까? 공자, 소문을 들은바 공주 회영懷嬴은 재색을 겸비하였으며, 성격도 쾌활하다 합니다. 또한, 진후秦侯가 가장 아끼는 공주이며 성격도 원만하여 우리와 잘 화합할 수 있답니다. 앞으로 진후秦侯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니 우리가 필요할 때 들어온 좋은 제안이 되옵니다. ..

제 235 화. 중이, 또 장가를 가는가.

제 235 화. 중이, 또 장가를 가는가. 초성왕楚成王은 공손지公孫枝의 겸손한 태도와 솔직한 말이 마음에 들어, 호탕하게 웃으면서 대답하여 준다. 중원中原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라. 좋소. 진晉 공자를 진백秦伯에게 맡기겠소. 진백秦伯은 어진 사람으로 소문 나 있소. 공자 또한 어지니 천하가 조용해지겠소이다. 천하가 태평해지면 얼마나 좋은 일이 겠소. 앞으로 우리 초楚와 진秦과 그리고 진晉과 서로 좋은 관계를 이루며 잘 지내봅시다. 초성왕楚成王이 진秦 나라로 가도 좋다는 통보를 하여 주자, 중이重耳 일행은 진秦 나라는 진晉 나라와 이웃하고 있으므로, 너무나 좋다며 모두 기쁨의 함성을 지르면서 반가워하였다. 중이重耳 공자, 이제 헤어질 때가 되었소. 이제 진백秦伯이 도와준다고 하니, 공자는 반드시 소원 성취..

제 234 화. 중이, 드디어 때가 찾아오는가.

제 234 화. 중이, 드디어 때가 찾아오는가. 내시 발제勃鞮가 몰래 다녀가고 나자, 세자 어御는 한참 고심하게 되었다가, 긴급히 가신들을 불러들이며 비밀회의를 열게 되었다. 세자. 주공께서 병석에 누우신바 이곳에 머물고 만 계시면 아니 됩니다. 만약 우리나라 내부에서 중이重耳 공자를 귀국시켜 군주로 세워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시렵니까. 강성絳城에서 더는 연락이 없었는가. 예. 발제勃鞮 후에 더는 연락이 없습니다. 우리가 돌아가고자 한다면 진목공秦穆公에게 무어라 말해야 하겠는가. 우리나라에서 모시러 오지 않으면 아무리 말해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양梁 나라까지 멸망시킨바, 우리는 더 갈 데가 없습니다 만약 백성이 중이重耳 공자를 내세운다면 우리는 백성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중..

제 233 화. 드디어 갈 곳을 찾아가는가.

제 233 화. 드디어 갈 곳을 찾아가는가. 초성왕楚成王은 한두 달 동안 중이重耳 일행과 같이 지내다 보니 그들의 풍모가 생각보다 훨씬 뛰어났으므로 혹여, 이들에 의해 천하의 패업을 이뤄내 패공이 되려는 희망에 방해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자, 혼자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저 들은 예사 인물들이 아니로다. 저 들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겠도다. 저들을 확실하게 눌러두지 않으면 차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겠도다. 좋다. 이제 미리 중이重耳의 행동에 대해 어떤 제약을 만들어 놓아야만 하겠도다. 그 제약으로 어떤 걸 하여놓아야 좋겠는가. 진晉 나라 영토를 할양해 놓으면 어떻겠는가. 그건 만족스럽지 않도다. 진晉 나라 땅은 황하黃河 건너가 아닌가. 남방에 있는 우리 초楚 나라가 어찌 황하黃河..

제 232 화. 이제야 바라던 환경이 조성되는가.

제 232 화. 이제야 바라던 환경이 조성되는가. 다음 날 저녁에 중이重耳 일행이 연회장으로 들어서자, 초성왕楚成王을 비롯한 신료들이 모두 일어나 열렬히 환영하여 주었으며, 그때부터 연회가 시작하게 되었다. 초楚 나라 신하들이 차례로 무릎을 꿇고, 제후에게 바치는 예법에 따라 중이重耳에게 술잔을 올리려고 하였다. 중이重耳 공자께선 사헌四獻의 예禮를 받으십시오. 아니 오, 저는 제후가 아니오. 저는 그저 떠도는 유랑 객일 뿐이오. 중이重耳 공자는 고마운 감격에 앞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두 손을 내저으며 사양하고자 하였다. 무릎을 꿇고 술잔을 올리던 초楚 나라 신하는 당황하였으며, 이에 연회장은 순간적으로는 침묵이 흐르게 된다. 공자, 조쇠趙衰 입니다. 공자께서 타국에 망명하며 돌아다닌 지..

제 231 화. 마지막 때를 기다릴 수 있는가.

제 231 화. 마지막 때를 기다릴 수 있는가. 주공, 어찌 된 소문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으나 중이重耳는 당대의 호걸들이 따르고 그의 어짊은 하늘이 보호한다고 합니다. 하늘이 그자를 돕다니 그럴 리가 있겠소? 주공, 중이重耳의 몸도 건강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것이 하늘이 돕는 한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 어, 가당치도 않은 말이오. 중이重耳는 아버지를 배반하여 열국을 떠돌며 거지처럼 얻어먹는 유랑자에 불과하오. 굳이 예禮로써 대접할 가치가 없소이다. 두 번째는 무엇을 말하고 싶소? 중이重耳가 고국인 진晉 나라를 떠나온 뒤로 진晉 나라는 늘 변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진晉 나라를 다스릴 인물을 시간을 들여 키우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상경은 그 인물이 바로 중이重耳 라는 것이오 그렇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