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37 화. 고국의 소식은 항상 그리운가.

서 휴 2022. 10. 11. 09:49

237 . 고국의 소식은 항상 그리운가.

 

이때 중이重耳가 읊은 시는 하수河水 라고 하는데, 그 하수河水

라는 시는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으므로, 이에

잃어버린 시라고 하면서, 즉 일시逸詩 라고 말을 하게 된다.

 

      전해오는 말을 추측해보면,

      하수河水의 강물이 멀리멀리 흘러가다가

      드넓은 바다에 흘러 들어가는 것처럼

 

      진목공秦穆公의 마음이 큰 바다가 되어

      천하를 적시며 흘러들어오는 강물을

      넓은 가슴으로 품어달라는 뜻이라고 하겠다.

 

      중이重耳는 이 자리에서 진목공秦穆公에게

      자신들의 귀국을 도와준다면,

 

      진나라를 존중하면서 영원히 따르겠다는

      약속의 시를 읊은 것으로 보인다.

 

조쇠趙衰가 부른 노래의 뜻을 중이重耳는 얼른 깨달았으며, 그에

급히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만약 진목공秦穆公이 도와준다면,

중이重耳와 일행은 진나라가 진나라를 섬기겠다는 뜻으로,

하수河水 라는 시를 노래로 불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진목공秦穆公 역시도. 그들의 마음을 짐작게 되었는바

이에 붉은 활인 동궁彤弓 이라는 시로써 응답해 주었다고 한다.

이 시도 시경詩經 소아小雅 편에 나온다.

 

      彤弓弨兮 (동궁초혜) 줄 느슨한 붉은 활

      受言藏之 (수언장지) 받아 잘 간직한다고 말하리

 

      我有嘉賓 (아유가빈) 내가 반가운 손님 맞으면

      中心貺之 (중심황지) 진심으로 그에게 주리니

 

      鐘鼓既設 (종고기설) 종과 북을 벌여놓고

      一朝饗之 (일조향지) 아침 내내 잔치 베푸리라.

 

      彤弓弨兮 (동궁초혜) 줄 느슨한 붉은 활

      受言載之 (수언재지) 받아 잘 실어두고

      我有嘉賓 (아유가빈) 내가 반가운 손님 맞으리.

 

      中心喜之 (중심희지) 진심으로 기뻐하리니

      鐘鼓既設 (종고기설) 종과 북을 벌여놓고

      一朝右之 (일조우지) 아침 내내 칭찬하리라

 

      彤弓弨兮 (동궁초혜) 줄 느슨한 붉은 활

      受言櫜之 (수언고지) 받아 잘 넣어두고

      我有嘉賓 (아유가빈) 나는 반가운 손님 맞노라.

 

      中心好之 (중심호지) 진심으로 그를 좋아하리니

      鐘鼓既設 (종고기설) 종과 북을 벌여놓고

      一朝酬之 (일조수지) 아침 내내 언약하노라.

 

진목공秦穆公이 이 시를 읊은 것은 자신이 중이重耳를 도와줄

뜻이 확실하게 있음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조쇠趙衰는 중이重耳와 진목공秦穆公의 이러한 화답의 노래를

듣고는 커다란 감격과 환희를 젖어 들면서,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중이重耳에게 말하는 것이다.

 

      공자께서는 속히 계단 아래로 내려가

      진군秦君에게 큰절을 올리며 명을 받드십시오.

 

20년의 유랑 생활을 함께해온바, 어찌 조쇠趙衰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겠는가. 중이重耳는 얼른 계단 아래로 내려가 절을 올리려 했다.

 

      허 어, 공자는 굳이 절할 필요까지는 없소.

      이는 온갖 곡식이 때맞춰 내리는 비를

      바라고 기다리는 것과 같소이다.

 

      이 조쇠趙衰가 진후侯秦께 말씀드리나이다.

      진후侯秦께서는 중이重耳 공자가 제후가 되어

      주왕周王을 보필할 자로 지명하시는데,

      어찌 감히 절을 올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중이重耳는 끝내 진목공秦穆公에게 큰절을 두 번 올렸다. 이로써

진목공秦穆公이 중이重耳를 도와주는 것을 기정사실화 시켰다.

 

나라 조정은 백리해百里奚가 주재하여, 여러 현안을 검토하며,

그에 진 나라에 대한 정책을 토론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주공, 이제 나라 체제가 바로 세워졌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이 되었나이다.

 

      주공, 유민을 계속 받아들여 백성이 많이 늘어났으나,

      다행히 아무 탈 없이 안정되게 살아가고 있나이다.

 

      소와 말을 나누어주며 농지를 개척한지가

      벌써 20년이 되어가고 있어, 많이 발전하였나이다.

 

      주공, 이제 백성들의 생활에 여유가 생겼으며,

      세금도 많이 걷히는바,

 

      우리 군사조직을 새롭게 확대 개편하고,

      이제 세금도 조정해주면 어떻겠는지요.

 

      군사를 얼마나 확대하면 되겠다는 것이오.

      병거兵車 1천 승의 나라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항상 5만의 군사의 수는 언제나 유지하면서

      유사시에는 이미 마을별로 동원 체제를 만들어

      놔있으므로, 조금 더 확대하면 되겠나이다.

 

      유사시에는 기존의 30만에서 최소 50만 이상이

      언제나 징발될 수 있도록, 군사 체계를 새롭게

      개편하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수고들이 많았소이다.

      모든 대부가 두 상경과 함께 노력한 덕분이오.

 

      나라는 이미 병거兵車 1000승으로 군사를

      확대하여 강한 훈련을 거듭 시행하였다 하오.

 

      좋소. 우리도 병거兵車 1천 승으로 확대합시다.

      주공, 허락해주시어 감사하옵니다.

 

      세금 문제는 무얼 말하는 것이오.

      주공, 세금稅金이 일률적으로 10분의 1인바

      이제 15분의 1로 낮추시면 어찌할는지요.

 

      세금을 3(30%)이나 낮추자는 것이오.

      갑자기 너무 많이 낮추는 것이 아니오.

 

      주공, 어느 나라나 1할 이상의 세금을

      일률적으로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주공, 이제부터는 품목이나 업종에 따라,

      세금의 높고 낮음을 조정하여야 하옵니다.

 

      으흠, 그건 좋은 방안인 것 같소.

      주공, 나머지는 1할에서 7부 정도로 낮추겠습니다.

 

      한목에 그리 많이 낮추어도 되겠소.

      주공, 그리되면 우리의 세금이 천하에서 제일 싼바

      천하의 물산이 우리나라에 모일 것입니다.

 

      물산이 많이 모여, 많이 유통될수록

      그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이 걷히게 됩니다.

 

      이는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옵니다.

      알겠소, 모든 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유념하여 잘 집행하도록 하시오.

 

그렇게 진나라는 다른 제후국보다 한발 빠르게 나가며, 부강한

나라가 되기 시작하였으며, 어쩌면 400년이 지나 진시황秦始皇

천하를 통일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반드시 때가 올 것이다.

      돌아갈 날이 다가오고야 말 것이다.

 

      더 갈 곳도 없는 중이重耳와 가신들은

      어떻게 하든 고국에 돌아갈 생각만을 한다.

 

회영懷嬴은 중이重耳를 비롯한 가신들 모두를 잘 살펴주었으며

나라로 귀국할 준비를 세심하게 살펴주고 있었다.

 

      예상과 달리 중이重耳와 희영懷嬴

      서로 성격이 통하여 사이가 좋아졌으며,

 

      진목공秦穆公 또한 중이重耳에게 호감을 느끼며,

      연회를 자주 열게 되었던 바이다.

 

      의 세자 앵도 중이重耳 공자를 좋아하여

      매부妹夫 라 부르면서 자주 만나며 따르게 된다.

 

이오夷吾 인 진혜공晉惠公은 양나라에 망명하여, 양백梁伯

딸인 양영梁英을 아내로 맞이하여 11녀를 낳았다.

 

      이오夷吾11녀인, 두 아이가 태어난 일에

      기이한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양영梁英이 임신을 하고 열 달이 지나도 해산을 하지 못하자,

이상하게 생각한 양백梁伯이 점술가인 초보招父를 불렀다.

 

      초보招父는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

      주공, 뱃속에 두 아이가 들어있사옵니다.

 

      뭐라. 쌍둥이란 말인가.

      주공, 사내아이와 여자아이가 맞습니다.

 

      허 어, 기이한 일이로다.

      그렇다면 두 아이의 사주四柱가 어떠한가.

      주공,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주공, 너무 죄송하오나, 사내아이는 죄수가 되고,

      여자아이는 첩이 될 팔자로 나옵니다.

 

      초보招父는 방금 뭐라 하였느냐.

      뭐 그리, 불길한 점괘가 다 있는가.

 

      주공, 이를 예방하시면 되옵나이다.

      초보招父는 어서 망설이지 말고 말해보라.

 

      사내아이의 이름을 어로 지으시고,

      여자아이의 이름을 첩이라 지으시옵소서.

 

라는 이름은 나쁜 액을 막아낸다는 뜻이며, 은 점괘에

맞서면서, 나쁜 운명을 바꾸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쌍둥이의 운명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손지公孫枝 , 전해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난진欒軫 , 무슨 일이 생겼느냐.

 

      아닙니다만, 진혜공晉惠公이 운명하였습니다.

      뭐라고. 진혜공晉惠公이 죽었다고 하였느냐.

 

      그러하옵니다. 마모래도

      세자 어가 군위에 오를 것 같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중이重耳 일행은 어찌할 바를 몰라, 서로

얼굴만을 바라보며 크게 탄식하는 것이다.

 

      그게 정말이란 말인가.

      진목공秦穆公이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하여

 

      이제 귀국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진혜공晉惠公이 이럴 때 죽다니

 

      세자 어가 군위에 오른다면

      중이重耳 공자가 돌아갈 길이 막히고 마는 것이 아닌가.

 

      공자, 호언狐偃이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자,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와 극예郤芮, 괵사虢射, 양유미梁繇糜 등의

      성격으로 볼 때 폭정이 계속될 것입니다.

 

      이미 민심이 돌아서 있는바 얼마 안 있어.

      더 좋은 귀국의 명분이 생겨날 것입니다.

 

      공자, 하늘은 공자를 위해, 반드시

      더 좋을 때를 내려주시리라 봅니다.

 

      공자, 조금 기다리시면 좋을 때가 올 것입니다.

      공자, 마음을 편히 가지시옵소서.

 

중이重耳와 가신들은 호언狐偃의 말에 위안으로 삼고 지내면서,

모두 진나라에서 들어오는 소식에만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아바마마, 세자 어이옵니다.

       허 어, 우리 세자로 구나.

 

       어떻게 진秦 나라에서 돌아올 수 있었느냐.

       진후秦侯가 허락하지 않아 도망쳐 나왔습니다.

 

       으흠, 허락해줄 것이지 도망치게 하다니.

       그래도 잘 돌아왔도다.

 

       과인이 앓아누운 지가 오래되었으나, 후사를

       맡길 세자가 없어 근심하던 차에 잘 왔구나.

 

진혜공晉惠公의 아들인 세자 어가 진나라에서 몰래 도망쳐,

고국인 진나라에 돌아오자, 얼마 안 있다가 진혜공晉惠公

이오夷吾가 유언遺言을 남기며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세자 어를 잘 보살피도록 하라.

      다른 공자들은 염려할 바가 아니나, 다만

      중이重耳를 나라 안으로 들여놓아선 안 된다.

 

충복이었던 극예郤芮, 괵사虢射, 양유미梁繇糜 등은 진혜공晉惠公

유언을 받들겠다며, 머리를 조아려 복명하며 다짐을 하였다.

이로써 세자 어가 군위에 올라 진회공晉懷公이 되었다.

 

      이때가 중이重耳 일행이 초나라에 도착하였다가,

      진나라에 들어가게 된 후였으며

      진목공秦穆公의 도움을 한창 받고 있을 때였다.

 

      그때가 기원전 6379월이며,

      진혜공晉惠公 14년이 되는 해였다.

 

238 . 원로를 죽이면 문제가 풀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