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100

제 230 화. 나를 알아주는 자 누군가.

제 230 화. 나를 알아주는 자 누군가. 주공, 공손 고固가 말씀 올리겠습니다. 진晉의 공자 중이重耳 일행이 제齊 나라를 떠나! 우리 상구商丘 성에 입성하였습니다. 중이重耳와 가신 일행이 정말로 우리 송宋 나라에 찾아왔단 말인가. 주공, 정말 그러하옵니다. 호오, 너무나 반가운 일이로다. 반드시 국군國君의 예로써 대접하여야 한다. 어서 빨리, 진晉 공자 일행을 공관에 모시어라. 국군國君의 예로써 일곱 마리의 소를 잡아 환영 잔치를 베푸는 칠뢰七牢를 준비하라. 칠뢰七牢는 소, 양, 돼지 각 한 마리를 1뢰牢 라 하는데, 7뢰牢 라 하면 각기 7마리씩 잡아, 음식을 후하게 많이 차린다는 뜻이 된다. 공손 고固는 이러한 송양공宋襄公의 명을 즉각 호언狐偃에게 알리면서, 국군國君의 예禮로써 대접한다는 말도 전하..

제 229 화. 뼈에 사무친 원한은 어떻게 풀까.

제 229 화. 뼈에 사무친 원한은 어떻게 풀까. 조曹 나라 상경 희부기僖負羈는 현명한 아내 여씨呂氏와 함께 공자 중이重耳의 노여움을 풀어주고자 고심하면서 의논하고 있다. 제가 듣건대, 주인이 훌륭하면, 그 신하가 훌륭한 법이고, 그 신하가 훌륭하면 그 주인도 훌륭하다는 말을 들은 바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보좌받는 공자라면 반드시 진晉 나라를 손에 넣을 것이 분명합니다. 만일 그리된다면 진晉 공자가 자신에게 무례를 저지른 나라를 치게 되면 어찌 되겠어요. 이번에 조공공曹共公은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지요. 우리 조曹 나라는 그 화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부인은 참으로 영명英明 하구려. 나도 그 점을 염려하던 참이었소. 잘못하다간 우리 가문마저 결딴이 날 일이 벌어질까, 정말 걱정이 많이 되는 바이오...

제 228 화. 냉대하는 자, 누구인가.

제 228 화. 냉대하는 자, 누구인가. 공자, 이 호언狐偃은 유쾌하게 웃고 있습니다. 공자, 이 얼마만의 일입니까. 공자, 이 호언狐偃은 무릎을 꿇나이다. 공자께서 저를 죽여 꿈을 이루실 수 있다면 저는 사는 것보다 죽기를 바라나이다. 공자, 저희는 부모 형제 처자까지 버리고 공자를 따라 만리타국萬里他國을 떠돌면서 서로 도우며 서로 버리지 않는 것은 공명을 죽백竹帛에 길이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공자가 성공하지 못하신다면, 저희는 아무것도 남길 수가 없는 사람이 되옵니다. 지금 고국은 진혜공晉惠公이 무도하여 우리 진晉 나라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있습니다. 어느 누가 공자에게 천하를 갖다 바치겠습니까. 저희 모두가 함께 공모한 짓입니다. 공자, 저는 아직도 강성絳城 밖 고원高原 에서 지내던 시절의 꿈을 버..

제 227 화. 중이, 긴 여정이 시작되는가.

제 227 화. 중이, 긴 여정이 시작되는가.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조쇠趙衰는 중이重耳가 사는 집으로 찾아가, 자기의 말을 중이重耳 공자에게 전하게 했다. 공자님과 교외에 나아가 사냥이나 할까 하고 찾아왔습니다. 공자께서 몸에 피로가 풀리지 않아 아직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계십니다. 세수와 머리에 빗질할 시간도 없어 오늘은 사냥할 수가 없다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나, 위주魏犨 요. 내 참, 내가 말하겠소. 공자께서는 요즘 코빼기도 볼 수가 없소. 밤낮으로 연회와 환락에 져져 있소이다. 우리에게는 아무 관심도 없는 것 같소. 공자께서 떠나지 않으려 하시면 어쩌겠소. 가신 일행은 중이 공자가 안락함에 져져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자, 모두다 고민에 빠지게 되었으며, 이에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임..

제 226 화.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

제 226 화.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 정문공鄭文公과 문미文羋는 두 딸인 백미伯羋 와 숙미叔羋를 데리고 초성왕楚成王을 모시었으며, 초군楚軍의 군영까지 가게 되었다. 허 어, 이제야 다 왔구나. 과인은 두 생질녀 甥姪女에게 잠자리 시중을 받겠노라. 정문공鄭文公과 문미文羋는 그리 알고 돌아가라. 아니 오라버니, 백미伯羋와 숙미叔羋는 요. 아니, 둘 다 조카 딸이어요 허 어.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였잖느냐. 정문공鄭文公과 문미文羋는 초성왕楚成王에게 해괴망측駭怪罔測 한 일을 당하게 되었으나, 위세에 눌려 감히 아무런 말도 못 했다. 해괴망측駭怪罔測 놀랄 해駭, 기이할 괴怪, 없을 망罔, 헤아릴 측測. 헤아릴 수 없으며 놀랄 만큼 기이하다. 백미伯羋와 숙미叔羋 야. 너희들은 과인을 잘 모셔야 한다. 알..

제 225 화. 송양지인은 누구인가.

제 225 화. 송양지인은 누구인가. 송양공宋襄公은 조정의 대부들과 백성들이 계속 원망을 터트리자 또 변명하듯이 인의仁義에 대하여 길게 강조하고 있다. 옛 성인들은 인의仁義의 도리를 지켜왔소. 이러한 인의仁義를 지켜야 만이 천하의 패자가 될 수 있는 것이오. 적이 좁은 골짜기나 막다른 곳에 마지막으로 버티고 있을 때는 더는 몰아붙이지 않는 법이오. 내가 비록 망한 은殷 나라의 후예이긴 하지만 미쳐 전열을 갖추지도 못하고 있는 적을 어찌 예의도 없이 공격할 수 있었겠는가. 이는 결코 군자의 인의仁義가 아니다. 아무리 적이라고 하여도 인격이 있는 것이다. 송양공宋襄公이 헛된 인의仁義를 펼치려다 싸움에 지게 되면서 많은 군사를 죽게 만들었다는 뜻의 송양지인宋襄之仁 이라는, 말이 퍼져나가면서 사람들은 탄식 했다..

제 224 화. 망설이는 자가 이길 수 있는가.

제 224 화. 망설이는 자가 이길 수 있는가. 주공, 신 목이目夷 이옵니다. 우리의 치중輜重은 초楚 보다 못하고, 우리 군사軍士 수효도 초楚 보다 무척 적으며, 우리의 영악靈惡 함도 초군楚軍에 미치지 못합니다. 주공,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정鄭 나라를 치지 않기로 약속하고 돌아가십시오. 우리가 상구商丘로 돌아가게 되면 초군楚軍도 우리를 추격해 오지 않을 것입니다. 주공, 신, 공손 고固 이옵니다. 초楚 나라는 정鄭 나라를 돕기 위해 왔사오니 사과하시면 초군楚軍은 돌아갈 것입니다. 무슨 말을 그리 하는가. 지난날 제환공齊桓公이 초楚 나라를 쳐서 이겼잖은가. 인제 와서 과인이 초楚 를 무서워한다면 과인이 어떻게 패공이 될 수 있겠는가. 주공. 초楚 나라의 군사軍士가 우리보다 월등히 많사온데 어찌 이길..

제 223 화. 나의 망상이 백성을 죽이는가.

제 223 화. 나의 망상이 백성을 죽이는가. 그게 정말인가. 공자 목이目夷가 나 대신에 군위에 올랐다는 것이냐. 주공,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부터 송후宋侯가 아니로다. 나는 상구商丘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구나. 아. 어찌하면 좋겠는가. 주공, 위衛 나라로 망명을 가시옵소서. 마침내 초나라 군영에서 석방된 송양공宋襄公은 공자 목이目夷가 귀국하여 이미 군위에 올랐다는 소문을 듣게 되자,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위衛 나라로 망명을 떠나게 되었다. 위衛 나라에 머문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그때 본국에서 사자가 찾아와 눈물을 흘리면서, 상경 목이目夷의 말을 간곡히 전하였다. 신이 그동안 군위에 올라 섭정한 것은 주공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나라를 지키며 주공을 살리고자 함이었습니다. 이제 안..

제 222 화. 과욕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는가.

제 222 화. 과욕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는가. 겨우 도망쳐온 상경 목이目夷는 무사히 상구성商丘城에 당도하자, 제일 먼저 병권을 쥐고 있는 사마司馬 공손 고固를 불러 들이고 송宋 나라 우盂 땅의 회맹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들려주었다. 초군楚軍은 반드시 쳐들어올 것이오. 사마司馬는 속히 군사를 정돈하여 방비를 세워야 하오. 공자, 엉뚱한 말인지 모르나, 이 공손 고固가 상경 목이目夷께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뭔 말이오. 어서 이야기해보시오. 나라에 하루라도 임금이 없어서는 아니됩니다. 공자께서 잠시 군위를 맡아 주십시오, 그래야, 군사들이 안심하고 싸울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난 목이目夷는 정색하며 화를 내려다가 한 계책이 생각났는지, 공손 고固의 귀에다 대고 무슨 말인가를 속삭여 주었다. 그렇습니다..

제 221 화. 꾀가 없으면 고지식하다고 하나.

제 221 화. 꾀가 없으면 고지식하다고 하나. 초성왕楚成王은 우盂 땅에서 회맹을 갖자는 통지를 받게 되자 다 읽어보고는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우盂 땅은 지금의 하남성 수현睢縣 서쪽으로 약 50키로 정도 되는 곳에 있다. 성득신成得臣은 투발鬪勃에게 날쌘 군사 500여 명을 선발하여 단기간에 훈련 시키고, 회맹 장소에 숨겨놓기로 계획을 짰다. 주공, 초楚 나라는 전혀 믿을 수가 없사오니 병거兵車 200승을 대동하고 가시어야 합니다. 과인은 평화 회담을 열겠다고 제의하였소. 엣날의 제환공도 군사를 동원치 않았소이다. 과인이 평화 회담을 무시하고, 병거兵車를 몰고 가 대기시킨다면, 과인 스스로 신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지요. 신의를 잃고서 어찌 천하 제후들을 부릴 수 있겠소. 목이目夷, 그대는 너무 과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