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38 화. 원로를 죽이면 문제가 풀리는가.

서 휴 2022. 10. 12. 00:24

238 . 원로를 죽이면 문제가 풀리는가.

 

세자 어가 진나라의 진희공晉懷公이 되었지만, 나라에는

즉위식 초청에 대한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상경임, 호언狐偃과 조쇠趙衰 입니다.

      건숙蹇叔 임도 함께 계셨군요.

 

      다 저녁에 낙우당樂于堂 엔 왼 일이시오.

      건숙蹇叔과 백리해百里奚, 두 상경님

      우리 중이重耳 공자님을 도와주십시오.

 

      고국에 돌아가 올바른 나라를 만들도록

      힘을 보태주시면 백골난망白骨難忘 이겠습니다.

 

      지금 진나라는 진혜공晉惠公이 죽고,

      새 군주로 진회공晉懷公이 즉위하였소이다.

 

      나라의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좀 더 참고 기다려보면 좋은 일이 있지 않겠습니까.

 

진혜공晉惠公이 죽자,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 등은 세자 어

군위에 올려 진희공晉懷公이 되게 하였다. 이들은 이제부터

진희공 晉懷公과 함께 국정을 전개해 나갈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주공, 선군의 유명을 받드십시오.

      어떻게 하면 유명을 받들 수 있는 것이오.

 

      주공, 민심이 많이 흐트러져 있는바

      당분간은 공포정치를 하여야겠습니다.

 

      호돌狐突의 두 아들, 호모狐毛와 호언狐偃

      모두 장상將相의 재목으로 봐야 합니다.

 

      이들은 지금 중이重耳와 같이 진나라에 있으니

      이들은 가까운 곳의 큰 화근의 덩어리가 됩니다.

 

      호돌狐突이 살아있으니 그를 불러 추궁하시어

      불러들이게 하여야 합니다.

 

      그런 연후에 중이重耳를 따르는 무리를

      전부 찾아내어 뿌리를 뽑아내야만 하겠습니다.

 

      그래야만 모든 백성이 중이重耳를 잊고

      주공을 따를 것이오니, 유념하여 주십시오.

 

      좋소. 서둘러 시행하여 보시 오.

      주공, 전국 곳곳에 방을 붙이겠습니다.

 

진혜공晉惠公을 닮은 진희공晉懷公은 즉위하자마자, 중이重耳

고립시켜 죽이고 또한, 정적을 제거하려는 공포정치를 시작한다.

 

      백성에게 공포하노라!

      나라의 백성으로 망명 공자를 따르는

      가족이 있는 자는 석 달 안에 모두 귀국시켜라!

 

      석 달 안에 귀국하는 자는 과거를 묻지 않을 것이며

      부르지 않는 가족은 참수를 당할 것이며, 또한

      그 가문은 단서丹書로써 죄인의 명부에 올릴 것이다.

 

한간韓簡과 아석衙晳은 큰 걱정을 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늦게 태복 곽언郭偃을 찾아가 심각하게 의논하게 되었다.

 

      이는 다분히 중이重耳 공자의 가신들을

      잡아 들이려는 것이 아니겠소.

 

      중이重耳를 따르는 가신들만 제거하면

      중이重耳의 날개를 꺾는 것이겠지요.

 

      여러 가신의 가문이 큰일 날 것 같소이다,

      특히 호모狐毛와 호언狐偃을 겨냥하는 것 같소.

 

      태복太卜 , 큰일입니다.

      국구이신 호돌狐突 어른이 제일 걱정이 되오.

      어떻게 하면 좋을 는 지요.

 

      다른 사람은 다 피하는데 국구國舅 이신

      호돌狐突 어른만이 성안에 남아있습니다.

 

      말을 해도 피하지 않을 사람이지요.

      저러다 당하는 건 아닌지 정말 걱정이오.

      아무래도 큰일을 치를 것 같소이다.

 

      극예郤芮, 괵사虢射, 양유미梁繇糜, 여이생呂飴甥

      이들이 정권을 잡은 지 벌써 14년이나 되었소.

 

      이들과 진희공晉懷公이 하는 짓을 보니,

      새로운 군주로 바뀔 때가 다가온 것 같소이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모두 들 자중하시고

      조용히 때를 기다려보셔야 합니다.

 

호돌狐突90이 넘은 나이에도 정정하였다. 걱정한 대로 석 달이

지나자, 국구國舅 호돌狐突이 진희공晉懷公에게 불려가게 된다.

 

      원로대신. 호돌狐突 어른.

      벌써 삼 개월이 지났소이다.

 

      어째서 말을 듣지 않는 거요.

      나는 지나간 한낱 늙은이일 뿐이오.

 

      이제 조용히 살아가고만 있지 않소

      어찌하여 나를 부른 것이오.

 

      호돌狐突 어른. 두 아들

      호모狐毛 와 호언狐偃을 돌아오라 하시오.

 

      허허, 내 곁을 떠난 지 벌써 20년이나 되었소.

      나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오.

 

      지금 가까운 진나라에 있소이다.

      나는 두 아들이 진나라에 있는지도

      나라 어느 곳에 있는지도 모르오.

 

      호돌狐突 어른, 어서 말을 들으시오.

      돌아오면 지난 허물을 묻지 않을 것이오.

      어서 돌아와 나라에 충성하라 하시오.

 

      호돌狐突 어른, 어서 돌아오라 편지를 쓰시오.

      편지만 쓰시면 모든 걸 묻지 않을 것이오.

 

      허 어, 그들도 이미 나이가 60이 훌쩍 넘었소.

      20여 년이 지났는데 어찌 내 말을 듣겠소.

      내가 편지를 써서 될 일이 아니오.

 

      정말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군.

      호돌狐突 어른, 점잖은 말로 안 된단 말이오.

 

      내가 보는 앞에서 편지를 쓰게 만들어라.

      , 이제는 편지를 쓰시오.

 

      내 손을 잡지 마라.

      내가 쓰겠다. 붓을 이리 다오.

 

子無二父 臣無二君 (자무이부 신무이군

자식은 두 아비가 없고 충신은 두 군주가 없다.

 

      일평생 자식에게 충을 가르쳤는데

      이제와서 불충不忠을 예기할 수 있겠는가.

 

      충신은 그 주군을 모시다가 죽을지언정

      다른 주군은 모시지 않는 법이오.

 

      두 아들이 중이重耳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는 것은

      여기 있는 신하들이 주군께 총성하는 것과 같소.

 

      만일 두 아들이 이곳으로 온다면

      나는 불충을 꾸짖고 가묘家廟에서 죽일 것이오.

 

      저런 괘씸한 늙은이를 봤나.

      정녕 목숨이 아깝지 않단 말이지.

 

      한 시각 내에 편지를 쓰지 않는다면

      저잣거리에서 끌고 나가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참수를 시켜 버리시오.

 

진희공晉懷公은 심문 장소에 앉아있다가, 호돌이 끝까지 말을 듣지

않자,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마침내 폭발하였으므로, 극예郤芮

괵사虢射에게 고함치고는 벌떡 일어나 궁으로 들어가 버렸다.

 

극예郤芮와 괵사虢射는 반드시 호돌狐突을 설득시켜려 하였으나

호돌狐突은 끊임없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백발의 단아한 기품을

잃지 않으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껏 살아오며 두려운 것이 딱 하나 있도다.

      원로어른, 그게 무엇이오. 말해보시오.

 

      자식 된 사람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아니하고,

      신하가 충성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할 뿐이로다.

 

      그 외에는 두려운 것이 하나도 없도다.

      이런 일에 내가 목숨을 구걸하겠는가.

 

      에이, 도저히 안 되겠구나.

      저잣거리에서 끌고 나가 참수시켜라.

 

이때 태복 곽언郭偃은 저잣거리에서 호돌狐突의 시체를 쳐다보며

크게 탄식하고는, 즉시 돌아가 몸이 아프다며 두문불출했다.

 

       군주 자리에 오른 지 어제인데

       어찌 그 덕이 일개 필부만도 못한가?

 

       나라의 원로대신을 함부로 죽이다니

       저들은 이제 얼마 가지 못하겠구나!

백성들 사이에서 예비나 아들이나 똑같이 잔인하다는 원성이

극심하게 떠돌게 되었으며, 이때 호돌狐突의 가신이 허겁지겁

나라에 쫓아가 호모狐毛 호언狐偃 형제에게 참수당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호돌狐突은 호모狐毛와 호언狐偃의 부친이면서

      중이重耳 에게는 외조부가 된다.

 

      호돌狐突은 중이重耳가 어릴 적부터 올바르게

      예의를 가르치며 남다른 애정을 쏟았었다.

 

      호돌狐突은 진나라의 거목이었으며,

      그의 사상과 평소의 품성은

      중이重耳가 가장 존경하는 이상형이었다.

 

참수를 당했다는 비보를 접하자, 호모狐毛, 호언狐偃은 무릎을

꿇고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이때 조쇠趙衰가 호씨 형제를

위로하기 위해 가신일행과 함께 찾아왔다.

 

       어가 새로 군위에 올라 진회공晉懷公이 되자마자

       이런 일부터 저지르다니, 이는 참을 수가 없소이다.

 

       그러나, 참으셔야 합니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 법입니다.

 

       슬퍼만 한다고 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소이까?

       공자님과 더불어 대사를 상의해 봅시다.

 

호씨 형제가 눈물을 거두고, 조쇠趙衰와 함께 중이를 만나로 갔다.

조쇠趙衰가 앞뒤를 모두 이야기 하자, 중이重耳도 함께 따라 울다가

호모狐毛와 호언狐偃 형제에게 위로의 말로 고함치게 된다. 

 

       두 외숙께선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하루속히 귀국하여 원수를 갚아야 합니다!

 

       공자, 이 조쇠趙衰의 마음도 그러합니다.

       호돌狐突 어른의 억울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이제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본국으로 돌아갈 일을 의논해야 할 것이오.

 

통곡 소리는 밤새 이어지며 호모狐毛, 호언狐偃 형제가 일어나질

않자, 중이重耳가 먼저 쫓아가 곁에서 더욱 통곡하였다.

 

         중이重耳와 가신들 모두가 상복을 입었다.

         백소아百素蛾 와 난순欒順이 젊은 시녀들을 데리고

         급히 쫓아와 상갓집 회영懷嬴을 돕는다.

 

호모狐毛, 호언狐偃 형제도 슬픔을 겨우 가라앉히면서, 눈물을

거두고 나서는 문상객을 맞을 준비를 하게 되었다.

 

나라 중신과 나머지 신료들이 찾아와 조문하였으며,

뒤이어 진목공 秦穆公이 찾아와 심심한 위로를 하게 되었다.

 

       이는 하늘이 중이重耳 공자를 세우라는 징조요.

       이제 진나라를 올바로 세울 때가 되었소.

       과인이 마땅히 이 일을 맡아 도우리다!

 

       신 조쇠趙衰 이옵니다.

       진후秦侯께 한 말씀 올리겠나이다.

 

       마땅히 시간을 다투어 행해야 할 것입니다.

       진의 내정이 안정되면 어렵게 될 수 있나이다.

 

       이미 군사들은 조련하여 놨소.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오.

 

       모두 힘을 합하여 중이重耳 공자를

       나라 군주로 세우도록 하시오.

 

       출동 일이 잡히면 어서 떠나도록 하시오 

       진후秦侯 시여, 백골난망이옵니다.

       진후秦侯 시여, 분골쇄신하겠나이다

 

상복을 입은 가신들 모두가 진목공秦穆公에게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리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깊은 감사를 올리게 되었다.

 

       나라 옹성雍城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출정준비에 모두가 여념이 없는 것이다.

 

       아아, 이 추운 겨울 아, 어서 지나가거라.

       이제 우리는 하루빨리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노라.

 

粉骨碎身(분골쇄신)

가루 분, 뼈 골, 부술 쇄, 몸 신.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며. 또는 남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겠다는 말이다.

 

       당나라 때 장방蔣防이 쓴 전기소설傳奇小說 로서,

       시인 이익李益과 기생妓生 곽소옥霍小玉 사이에 얽힌

       비극을 묘사한 곽소옥전霍小玉傳에서 나오는 말이다.

 

239 .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