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94

제 74 화. 권위냐. 자존심이냐.

23. 주환왕과 정장공. 제 74 화. 권위냐. 자존심이냐. 한편, 괵(虢) 나라는 비록 작은 나라지만, 주문왕(周文王)의 동생인 괵숙(虢叔)에게 봉해진 나라로, 주무왕(周武王)이 상(商) 나라를 무너트리고, 주(周) 나라를 세우면서 합세한 공을 인정하여, 괵공(虢公)에 제일 높은 공작(公爵)의 작위(爵位)를 내렸다. 이에 괵(虢) 나라는 주(周) 나라의 왕실 가족이면서 왕실과 더욱 친하게 지내면서 깊은 인연을 맺어오고 있었다. 주평왕(周平王) 때에는 괵공(虢公) 기보(忌父)가 경사(卿士) 직을 맡아보며 왕을 보필하였고, 주환왕(周桓王) 때에는 괵공(虢公) 임보(林父)가 경사(卿士)가 되어 정장공(鄭莊公)을 견제하고 있었다. 경사(卿士)는 자기 나라를 다스리면서 또한, 주(周) 왕실의 왕을 보좌하는 제일..

제 73 화. 선강, 드디어 이별하는가.

제 73 화. 선강, 드디어 이별하는가. 아바마마. 노후(魯侯)가 직접 오지 않고 공자 휘(翬)를 보냈사옵니다. 아바마마께서는 국사(國事)가 많사오니 소자가 대신 다녀오겠나이다. 허허 , 효성은 고맙다, 만은 내가 직접 데리고 간다고 약속하였는데 인제 와서 신의를 저버릴 수 있겠느냐? 주공. 긴급히 아뢰옵니다! 허허, 무슨 일이더냐? 노후(魯侯)께서 직접 영접을 원한다며 환읍(讙邑) 땅까지 찾아와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으음 . 노(魯) 나라는 예의를 아는구나! 노후(魯侯)가 친영(親迎)하러 온 것은 내가 고생할까여서이니, 안 갈 수가 없도다. 노환공(魯桓公)은 수레를 국경 지역인 환읍(讙邑) 땅에 멈추게 하고 제반 준비를 다 마치고는 제희공(齊僖公)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렸다. 노(魯) 나라는 예의지국(禮..

제 72 화. 남매의 사랑은 어떨까.

제 72 화. 남매의 사랑은 어떨까. 역성(易城)의 전쟁판에서 벌어지는 무용담을 문강(文姜)은 시녀(侍女) 들로부터 전해 들으며, 정(鄭) 나라 세자 홀(忽)의 사내다운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었으며, 아버지 제희공의 은근한 말에 몹시 기대를 걸었다. 그러다, 세자 홀(忽)이 진(陳) 나라의 규씨(嬀氏)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소문을 듣게 되자, 너무 실망하여 그만 병이 생겨 드러눕고 말았다.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칭송받던 문강(文姜)은 어떻게 자기가 거절당 할 수 있냐며,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었으며 또한, 한꺼번에 희망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문강(文姜)은 너무나 크게 실망하여 모든 걸 포기한 듯이 아무것도 먹지않으면서, 몽롱한 가운데 눈물 흘리며 밤을 새우고 있었다. 문강..

제 71 화. 비련의 사랑인가.

22. 남매의 사랑 제 71 화. 비련의 사랑인가. 제희공(齊僖公)은 많은 자녀를 두었으며, 아들로는 세자인 제아(諸兒)와 공자 규(糾), 공자 소백(小白), 등이 있었다. 딸로는 첫째 선강(宣姜)이 위선공(衛宣公)의 부인이 되어, 공자 석(碩)을 낳았으며, 선강(宣姜)의 동생으로 시집을 가지 않은 문강(文姜)과 어린 애강(哀姜)과 숙강(叔姜) 등도 있었다. 선강(宣姜)도 미인이지만 동생인 문강(文姜)도 천하절색이라 할 만큼 빼어나게 예뻤다. 문강(文姜)은 가을 하늘의 맑은 눈빛과 연꽃잎처럼 뽀얀 얼굴로 총명하기까지 하여, 고금(古今)의 많은 책을 읽으면서, 특히 문장력까지 좋았기에 문강(文姜)이라 불렀다고 한다. 문강(文姜)은 나이가 차면서 더욱더 예뻐졌으며 그 아름다움에 요염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제..

제 70 화. 어느 신부를 택할까.

제 70 화. 어느 신부를 택할까. 아바마마, 잘 다녀왔사옵니다. 제(齊) 나라 소식은 잘 들었다. 아무리 연회장(宴會場) 이라 하지만 논공(論功) 서열(序列)은 분명히 있는 법이다. 제(齊) 나라와 혼사가 깨진 것이 아쉽긴 하나? 크게 마음 쓰지 말도록 하라! 이 넓은 천지에 어찌 좋은 혼처가 없겠는가! 그래, 그동안 고생하였구나! 들어가 쉬어라. 정장공(鄭莊公)은 대범하게 혼사문제를 넘겼으나, 옆에서 듣고 있던 상경 제족(祭足) 만은 심상치 않게 여기며 고거미(高渠彌)를 만난다. 고거미 장수! 세자께서 제(齊)와의 관계를 소원(疏遠) 하게 만들다니 너무 안타깝구려! 세자께서 제(齊) 나라와 혼인을 맺는다면 어려울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터인데 제(齊)가 싫다고 하였더라도 오히려 우리 편에서 서둘..

제 69 화. 선연과 악연이 있는가.

제 69 화. 선연과 악연이 있는가. 축담(祝聃)의 부대가 맹공을 퍼부으며 뒤쫓아 가자, 북융(北戎)은 숱하게 목이 달아나고 잡혀가면서, 겨우 작산(鵲山)에 도착했다. 소량(小良) 장수 여기가 어디인가? 대량(大良) 임, 작산(鵲山) 이라는 곳입니다. 어휴, 이제 쫓아오지 않는구나! 자, 온종일 굶었잖느냐? 여기서 밥 좀 해 먹고 떠나자? 북융(北戎)은 멀리 작산(鵲山) 땅까지 도망쳐와 뒤늦게 밥을 먹으려 거의 준비하며 밥이 다 익어갈 무렵에, 이때 또 숲이 크게 흔들리며 북소리와 함성이 떠나갈 듯 울리면서, 정군(鄭軍)이 덮쳐왔다. 내가 정(鄭) 나라 고거미(高渠彌) 장수다! 살고 싶으면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어라. 커다란 얼굴에 머리칼과 수염이 고슴도치처럼 치솟고, 왕방울만 눈 방울에 큰 덩치를 가..

제 68 화. 서로 돕는 게 동맹인가.

21. 선연과 악연 제 68 화. 서로 돕는 게 동맹인가. 세자 홀(忽)의 정군(鄭軍)은 며칠 동안 밤낮없이 달려갔으며, 다행히 행군 중에 제희공(齊喜公)이 역성(易城)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곧바로 그곳으로 직행하여 제희공(齊喜公)을 만났다. 그때는 노군(魯)과 위군(衛)은 미처 당도하지 않았다. 정군(鄭軍)이 제일 먼저 도착하자, 제희공은 너무 감격하여 친히 역성(易城) 밖에까지 나오면서, 세자 홀(忽)을 영접하고, 정군(鄭軍)의 군사들에게 술과 고기를 배불리 베풀었다. 빨리 와주어 너무나 고맙소! 지금 곧 북융(北戎)이 쳐들어올 것 같소! 이곳 역성(易城)이 뚫리면 제(齊) 나라가 위험하오! 세자 홀(忽)은 북융(北戎)을 어찌 생각하는가? 오면서 들은 바로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나이다. 북융(北戎)이 ..

제 67 화. 백성의 마음을 훔쳐라.

제 67 화. 백성의 마음을 훔쳐라. 태재(太宰) 임, 위씨(寪氏)가 죽었습니다. 자기 허리띠로 목을 졸라 자살하였나이다! 멍청한 놈들! 잘 지키라 하였더니, 어찌 가마에서 죽을 수 있더란 말이냐? 좁은 가마 속에서 목을 맬 줄 정말 몰랐습니다. 서둘러라! 빨리 깊은 숲속에 버리고, 눈에 띄지 않게 많은 검불로 덮어 놓고 오너라! 태재(太宰) 화독(華督)은 그렇게 그리워하던 위씨(寪氏)를 끌어안아 보지도 못하고, 소모품을 버리듯 귀한 목숨만 죽게 했다. 주공. 큰일이 났습니다! 공보가와 가족들이 몰살당하였사옵니다! 무엇이라고! 누구의 소행이냐? 흥분한 군중이 몰려오자, 태재(太宰)가 휩쓸린 것 같습니다. 태재(太宰) 화독(華督)이 그럴 리가 있겠느냐? 냉큼 쫓아가 태재(太宰)를 들라 하라! 주공, 태재(..

제 66 화. 정확하게 때를 읽는다.

제 66 화. 정확하게 때를 읽는다. 사마 공보가(孔父嘉)는 송상공(宋殤公)에게 전쟁을 일으키지 말도록 적극적으로 말렸으나, 이를 직접 보지 못하고 유언비어(流言蜚語)를 듣게 된 백성들은 오히려 사마 공보가(孔父嘉)를 원망하게 되었다. 태재 화독(華督)은 민심이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틈을 타, 퍼트리는 유언비어를 백성이 믿게 되자, 다음 계획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던 중 때는 춘삼월(春三月)이 되어 수양버들은 흐느적거리며, 아지랑이는 들꽃과 어울려 비단처럼 화려한 빚을 내는데, 선남선녀들은 많은 짝을 지어 봄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 틈에 태재 화독(華督)도 봄 놀이하는 사람들 틈으로 수레를 타고 가는 용모가 아주 수려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게 되었다. 알 수 없구나! 어찌 저리 어여쁜 여인이 있었단 ..

제 65 화. 모사는 이렇게 꾸미는가.

제 65 화. 모사는 이렇게 꾸미는가. 맘씨 좋은 노은공(魯隱公)은 공자 휘(翬)의 심복에게 암살당하고, 그 누명을 위씨(寪氏)에 씌우며 증거를 없애려, 아예 죽여버리고 말았다. 이에 염옹(髥翁)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跋扈將軍素橫行 (발호장군소횡행) 장수와 군사 들이 멋대로 날뛰는구나! 履霜全不戒堅氷 (이상전불계견빙) 서리를 밟으면 얼음이 언다는 걸 몰랐던가. 菟裘空筑人雖老 (토구공축인수노) 토구의 집에서 노후를 보내지 못하겠구나. 寪氏誰爲抱不平(위씨수위포불평) 위씨의 억울함은 누구에게 원망하랴! 공자 휘(翬)가 노(魯) 나라의 병권을 쥐자, 정(鄭) 나라의 뇌물을 모두 혼자 챙기고는 정(鄭)과 함께 송(宋) 나라를 쳐들어가는 것도 노은공(魯隱公)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먼저 결정하기도 하였다. 노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