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66 화. 정확하게 때를 읽는다.

서 휴 2023. 4. 2. 21:01

66 . 정확하게 때를 읽는다.

 

사마 공보가(孔父嘉)는 송상공(宋殤公)에게 전쟁을 일으키지 말도록

적극적으로 말렸으나, 이를 직접 보지 못하고 유언비어(流言蜚語) 

듣게 된 백성들은 오히려 사마 공보가(孔父嘉)를 원망하게 되었다.

 

       태재 화독(華督)은 민심이 점점 혼란스러워지는

       틈을 타, 퍼트리는 유언비어를 백성이 믿게 되자

       다음 계획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던 중 때는 춘삼월(春三月)이 되어 수양버들은

       흐느적거리며, 아지랑이는 들꽃과 어울려

       비단처럼 화려한 빚을 내는데선남선녀들은

       많은 짝을 지어 봄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 틈에 태재 화독(華督)도 봄 놀이하는 사람들 틈으로 수레를 타고

가는 용모가 아주 수려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게 되었다.

 

      알 수 없구나

      어찌 저리 어여쁜 여인이 있었단 말이냐

 

      여봐라저 어여쁜 여인이 누구냐

      태재 어른어느 집 계실(繼室이옵니다.

 

      어느 집이라니 어느 집을 말하는 것이냐

      사마 공보가(孔父嘉)의 계실(繼室)인 위씨(寪氏) 이옵니다.

 

화독은 그  위씨(寪氏)가 공보가의 첩이라는 걸 알고는 크게 깜짝

놀라면서또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혼자 중얼거린다.

 

      세간에 뛰어난 미인으로 소문이 자자하더니

      허허,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로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이름 명아니 불빌 허전할 전.

 

명성이 있는 사람은 결코 그 이름이 헛되지 않다.

이름있는 사람은 이름값을 하기 마련이다.

 

      세상에 어찌 저리 어여쁜 여인이 있을까

      봄날의 어여쁜 꽃보다 더 아름답구나

 

      공보가(孔父嘉)의 계실(繼室)  위씨(寪氏라니

      어떻게 저리 어여쁜 여인을 찾았을까

 

      위씨(寪氏) 그리워 매일 밤잠을 설치는구나

      내 곁에 두고 같이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이번 일만 성공하여라

      내 반드시 공보가(孔父嘉)를 죽이고

      어여쁜  위씨(寪氏) 차지하고 말리라

 

태재 화독(華督)은 백성들의 움직임에 몹시 신경을 쓰면서어느

봄날 우연히 지나치다, 언뜻 보았던 사마 공보가(孔父嘉)의 너무나

아름다운 계실(繼室) 위씨(寪氏)  떠올리며엉뚱한 욕심을 낸다.

 

       화독(華督)은 집에 돌아와서도 밤낮없이 위씨(寪氏만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지게 되었다.

 

계실(繼室이란말은 첩(또는 측실(側室)과 같은 뜻이다.

그때 사마 공보가(孔父嘉)는 정군(鄭軍)에게 패한 울분과 죽어간

군사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가득 차 있었으므로, 오직 나라를

지켜 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군사를 겨우 모집하여 조련시키며

(), (), ()의 침공에 대비하며 전념을 다하고 있었다.

 

      사마 공보가는 평소 강직하고 소탈한 성품이었으므로,

      유언비어를 한낱 뜬 소문으로만 생각하였다.

 

      평소 믿었던 태재 화독(華督이었으므로그가 그런

      음모를 꾸밀 줄은 전혀 짐작지 못하는 사이에,

 

      단속하지 않는 유언비어는 아무 제약 없이

      백성들의 마음속에 깊이 파고들어 절정에 달하게 된다.

 

한해가 지나가며 주환왕(周桓王) 10년이며 기원전 711년인 봄이었다.

사마 공보가(公父嘉)는 마지막 훈련으로 사냥을 나가기로 하였다.

 

사냥 떠나기 전에 전열을 가다듬기 위하여 병거(兵車)와 군사를

열병(閱兵하면서 호령을 매우 엄하게 하려 하려고 계획하였다.

 

      공보가는  정(나라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기병(起兵) 

      하기로 이미 조정에서 신료들뿐만 아니라, 태재 화독과도

      이미 상의한 바가 있었으므로 전혀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이는 정(나라를 침공하는 것으로 거꾸로 소문이 나게

되었고, 이에 백성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태재 화독(華督)집으로

모여들면서, 더욱 흥분하여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공보가(孔父嘉)가 또 정(나라를 치려 한다는구먼

      출정을 앞두고 곧 사열식(査閱式)을 한데요!

 

      어떡하지 지금 정(나라는 제(), ()

      연합군(聯合軍)을 이루고 있어,

      우리가 붙으면 전멸당할 수가 있다는데

 

      지난번에도 1만명이나 쳐들어가

      겨우 20명 만이 살아왔잖은가?

 

      내가 죽으면 내 홀어머니는 어떡하지

      내가 죽으면 내 어여쁜 아내와

      내 어린 자식들은 어떡하지

 

      안 돼 왜 우리가 죽어야 하는 거야

      백성을 돌보지 않는 전쟁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란 말이야

 

      못된 군주를 위하여 우리가 왜

      죽으러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 거야

 

백성들이 공보가(公父嘉)를 원망하는 소리가 높아졌으며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모여들더니, 점차 구름떼처럼 모여들었으며,

태재(太宰) 화독(華督)의 집을 에워싸며 부르짖기 시작하였다.

 

      태재(太宰더는 전쟁이 있어선 아니 됩니다

      태재(太宰임께서 주공께 진언(眞言하시어

      더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 주십시오

 

태재(太宰화독(華督)은 집안에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다가많은

백성이 모여들자백성들이 더욱 흥분하길 바라면서, 시간을 두고

기다리다가심복(心腹)인 가신을 내보내어 말을 전하게 하였다.

 

      여러분조용히들 하시오

      나라에서 하는 일이오! 모두 따라야 하지 않겠소

 

      태재(太宰)께서 아무리 말해 본들 주공께선

      공보가(孔父嘉)를 신임하시어 말을 듣지 않소

      어서 돌아들 가시오

 

      잘못하다간 태재(太宰)까지 죽임을 당할 수가 있소

      어서 돌아들 가시오 빨리요

 

태재(太宰화독((華督)의 심복이 군중을 향하여 이야기하고 나서는

매몰차게 대문을 꽝 닫고 들어가자모여든 군중은 기댈 곳마저 없게

되자, 더욱 흥분하기 시작하며 웅성거리고 떠들어 댔다.

 

      (나라 백성은 무슨 죄가 있어

      이렇게 고통만을 당하며 살아야 하오

 

      공보가(孔父嘉)에게 따지러 가자

      공보가(孔父嘉)를 때려죽이러 가자

      공보가(孔父嘉)를 죽여야 한다죽여라 죽여라

 

태재 화독(華督)은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 되자, 대문을

밀치고 나오면서군중을 향하여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 송(나라는 상(왕조의 후예(後裔로서

      예로부터 예의(禮儀)를 존중했소이다

 

      후덕하셨던 송목공(宋穆公)께서는

      아들인 공자 풍()에게 아무런 재산도 물려주지 않고

      (나라에 보내시었으며, 정직한 마음으로

      지금의 송상공(宋殤公)에게 보위를 물려주시었소이다

 

      송상공(宋殤公)은 은혜답게 보위를 이어받았음에도

      공자 풍()에게 보위를 빼앗길까 봐

 

      후덕하셨던 송목공(宋穆公)의 아들인 공자 풍()

      잡아 죽이려 세 번씩이나 정(나라에 쳐들어갔소이다

 

      송상공(宋殤公)이 명분도 없이 또다시 정(나라를

      쳐들어간다면 (나라인들 가만히 있겠소

 

      이제 다시 쳐들어가면, (), (), ()

      연합군(聯合軍)에게 전멸을 당하고 말 것이오

 

      이제 싸움만 벌어지면 호구가 더욱 줄어들것이며

      우리 백성들은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오

 

      주공의 총애를 받고 있는 공보가(公父嘉)

      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걸 잘 알고 있지 않소

 

      그러나 여러분흥분하지 마시오

      공보가(孔父嘉)가 주공께 아뢰면 우리는 모두

      죽은 목숨이 되오어서들 집으로 돌아가시오

 

      태재(太宰우리 집 안의 청년들이 반이나 죽었소

      전쟁에 나가 열심히 싸우다 죽으면

      누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려 줍니까

 

      태재(太宰우리가 지금 출정한다면

      (), (), ()의 연합군을 당할 수 없소이다

 

      이래죽으나 저래 죽어나요

      꼭 전쟁터에 나가 죽어야 하겠어요?

 

      태재(太宰저희를 이끌어 주신다면

      태재(太宰임께 목숨을 바치겠어요

 

      여러분 쥐를 때려잡으려다 장독을 깨서는 안 되오

      사마가 비록 악독하나 주공이 사랑하는 신하요

 

      백성들이 모여 나에게 말하나?

      이 일은 결코 행할 수 없소이다

 

      태재(太宰만약 태재(太宰)께서 저희를 이끄신다면

      무도혼군(無道昏君)을 어찌 두려워하겠습니까

 

해가 질무렵이 되자이때 한 무리의 군사들이 모여들어 태재(太宰)

앞에 무릎을 꿇으며 병거(兵車)에 오르길 종용하자, 흥분하고 있던

군중이 함성을 질러대기 시작하며, 병거(兵車)를 따라가게 된다.

 

       공보가(孔父嘉)를 찾아가 따져보자.

       공보가(孔父嘉)를 죽이러 가자!

       공보가(孔父嘉)를 어서 죽여라 죽여라!

 

태재(太宰화독(華督)은 계획한 순서대로 되어가자군중 속에 묻힌

심복들이 공보가의 집에 쳐들어가공보가와 그 가족을 죽였으며,

화독(華督)은 얼른 방으로 뛰어들어가 위씨(寪氏) 꿰차고 나왔다.

 

       흥분한 군중이 공보가 집의 모든 기물을 약탈하고 있는

       그 혼란 중에서도공보가의 어린 아들을 몰래

       보듬고 나가는 한 사람의 가신이 있었다.

 

공보가의 어린 아들의 이름은 목금보(木金父)이니그 성을 따라

공씨(孔氏)로 삼으며, 6대 후손에서 성인 공자(孔子)가 태어난다.

 

 67 . 백성의 마음을 훔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