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86 화.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다.

서 휴 2023. 4. 14. 17:09

86 .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공송장공은 우리가 맹세한 대로 세 개의

      성()과 벽옥(璧玉) 100쌍과 황금 1만 일()

      곡식 3만 종을 지금 당장 보내라고 합니다.

 

      상경 제족(祭足이여

      ()나라에 있을 때는 송장공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급한 마음에 맹세하였으나,

 

      이는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니겠소?

      인제 와서 감히 거부할 수도 없으니 큰일이오

 

      군위(君位)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을 셋씩이나 내놓으라니

      이걸 백성들이 알면 어떻게 되겠소?

 

      그뿐만 아니라이웃 나라들이 이해나 하겠소?

      아마도 비웃음을 면치 못할 것이오

 

      주공, 한 가지가 더 있나이다.

      벽옥(璧玉) 100쌍과 황금 1만 일()과 곡식 3만 종을

      보내 주고 나면 우리 부고(府庫)가 텅 비게 되옵니다.

 

      상경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주공즉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세 개의 성()을 떼어주고 난다면

      백성들이 들고일어나 큰 혼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주공세 성()은 줄 수 없으니세 성()에서

      나오는 세물(稅物만을 보내겠다 하시옵고

      나머지는 일부만 보내심이 어떠할는지요?

 

      그건 좋으나욕심 많은 송장공(宋莊公)

      우리 말을 들어 줄 리가 없을 텐데 큰 걱정이오.

      달리 좋은 방도(方道)는 없겠소?

 

송장공(宋莊公)은 잔뜩 기대를 걸고 기다리고 있었던 바라,

(나라에서 돌아온 사신을 보자 성급하게 물어보게 된다.

 

      (나라는 어찌 돼가고 있는가?

      정여공이 군위에 오른 지 얼마 안 되나?

      빠르게 안정되고 있사옵니다.

 

      으흠다녀온 내용은 어찌 되었는가?

      세 성()에 관한 일은 세 성()에서 거두는

      세물(稅物)로 겨울이 되어야 받치겠다하오며

 

      벽옥(璧玉) 30쌍과 황금 1천일을

      우선주겠다 하기에 먼저 받아왔사옵니다.

 

      방금 무어라고 하였느냐?

      죽어가는 놈을 살려 부귀하게 해줬더니

      재물을 놔두고도 인색하게 굴더란 말이냐?

 

      세 성()을 달라고 하였지

      세 성()의 세물(稅物)을 받겠다고 하였느냐?

 

      쉴 것도 없다 다시 가거라

      빨리 가서 맹세한 대로 달라고 하여 라

 

정여공과 제족은 송(나라 사신이 되돌아오자사신을 통하여

송장공의 노여워하는 말을 전해 듣고는 할 수 없이 곡식 2

종을 수레에 태워 보내었으나사신은 또 돌아오는 것이다.

 

      어떻게 다시 왔소?

      맹세한 대로 보내지 못한다면 상경 제족(祭足)께서

      직접 오시어, 해명하라 하시옵니다.

 

      나라의 창고가 텅 비어 보낼 물건이 없소이다

      알겠으니 공관에서 좀 쉬도록 하시오.

 

(나라 사신이 나가자정여공과 제족은 송장공(宋莊公)

처사에 분개하면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송장공은 공자 시절 우리 정(나라에

      와있을 때 우리 선군이 베푸신 은덕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있사옵니다

 

      우리 선군이 아니었으면 어찌 공자 풍()

      송장공이 되었겠사옵니까?

 

      송장공은 눈곱만큼도 고마운 줄을 모르는

      아주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자이옵니다

 

      또한태재 화독(華督)이 송상공(宋殤公)을 죽이고

      우리 정() 나라에 있던 공자 풍()을 송장공으로

      세웠을 때도 선군께서는 아무런 보답 없이 도왔습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태재 화독(華督)이 앞장서서

      송장공의 욕심을 억제하여야 하나

      전혀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공이제 더는 줄 수 없사오며

      ()와 제()에 부탁해 호소하겠나이다

 

      ()와 제()가 우리를 위해 힘써준다고 보시 오?

      주공우리 선군께서 허()를 치고 송()을 쳤을 때도

      두 나라는 우리를 도왔습니다.

 

      노후(魯侯)께서 군위에 오른 것도

      우리 선군의 도움이 많았기 때문이옵니다.

 

      (나라 또한 그렇사옵니다.

      선군께서는 제희공(齊僖公)과 각별한 사이로

      서로 간의 우호가 두터웠습니다.

 

정여공(鄭厲公)은 송장공의 무리한 요구를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되어 사신에게 노환공(魯桓公)과 제희공(齊僖公)

찾아가 예물을 바치며 그간의 사정을 알리기로 하였다.

 

      (나라 사신은 어서 오시 오.

      노후(魯侯)께선 건안 하시옵니까?

      우리 노(나라에는 어떻게 찾아왔소?

 

       새로 정여공(鄭厲公)이 즉위하시었나이다.

      언제 한 번 만나기로 하고 우선 축하하오

   

      하옵고송장공(宋莊公)에 대한 일로

      의논드리고자 찾아왔사옵니다.

 

      이러저러한 일로 송(나라가 재물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사옵니다.

 

      송장공이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한단 말이오?

      그렇사옵니다 도와주십시오

 

      어 허, 지난날 내가 송장공의 즉위를 도왔을 때

      (나라는 오르지 솥 하나를 보냈을 뿐이오.

 

      (나라에서 받은 뇌물이 제법 많은데

      아직도 송장공이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오?

 

      그렇사옵니다.

      그래요, 너무 염려치 마시오

 

      (나라를 위하여 화해를 청해보겠소.

      알겠으니 돌아가 기다려 보시 오

 

다행히 노환공(魯桓公)의 따뜻한 협조를 받게 되었으며또한

(나라에 찾아갔던 사신도 빠짐없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방금 사신은 무어라고 하였느냐?

      어찌하여 정소공(鄭昭公)이 폐위되었는가?

 

      정소공(鄭昭公)이 즉위한 지 얼마나 되었는가.

      예에, 삼 개월 되었나이다.

 

      정소공(鄭昭公)이 무슨 죄가 있기에

      갑자기 폐위시켰단 말인가?

 

      (나라의 군주 되기가 그리도 힘든 것이오.

      그러나 부당한 폐위는 아니 되오

 

      내 마땅히 제후들에게 알리고

      제군(齊軍)과 함께 정 나라를 찾아가겠으니

      가져온 것들을 모두 도로 가지고 돌아가시오

 

제희공(齊僖公)은 비록 공자 홀을 사위로 맞이하지 못하였으나,

지난날 북융(北戎)이 제(나라에 쳐들어왔을 때공자 홀()

뛰어난 지략으로 북융(北戎)을 패퇴시킨 바 있어이 일에 항상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좋은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제후(齊侯)가 우리를 질책하고자 여러 제후군과

      함께 제군(齊軍)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면.

      우리는 어찌하여야 하겠소?

 

      주공고거미(高渠彌이옵니다

      주공()이 쳐들어오면 맞서 싸워야 할 뿐이지

      무엇을 그리 두려워하시나이까?

 

주환왕(周桓王재위 20년이며 기원전 700년의 가을이었다.

노환공(魯桓公)은 정()과 송(나라 간의 화해를 시켜주기

위하여 공자 유()를 사신으로 정하여 송(나라에 보냈다.

 

      (나라의 공자 유()

      송후(宋侯)께 인사 올리나이다.

 

      ()의 사신은 무슨 일러 온 것이오?

      우리 주공께서 송후(宋侯)를 뵙고자 하시옵니다.

 

      그렇소, 무슨 일이오?

      만나는 날 말씀하실 겁니다.

 

      노후(魯侯)께 먼 길을 오시게 할 수는 없지요

      두 나라의 국경 지역이며 노(나라와 가까운

      ()의 땅인 부종(玞鐘)에서 만나면 어떻겠소?

 

송장공(宋莊公)은 예의적으로 잘해준 노환공(魯桓公)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 부종(玞鐘땅으로 나아가 만나기로 제안하였다.

 

      송장공(宋莊公). 그동안 안녕하시었소?

      노후(魯侯)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이제 즉위한 정려공(鄭厲公)과 잘 지내보시오?

      정공(鄭公)께 무리한 부담을 주지 마시오

 

      노후(魯侯0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잘 아웁니다.

      우리는 정후(鄭侯)에게 깊은 은혜를 베풀며

      달걀을 품어 날개까지 달아준 것과 같이하였습니다.

 

      정후(鄭侯)가 보답하겠다는 것도 자기 본심이었지

      우리가 강요한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정려공(鄭厲公)은 귀국하여 보위를 찬탈하고

      스스로 나에게 약속한 바를 저버리고 있는바

      어찌 괘씸한 생각을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요 정려공(鄭厲公) 인들 송후(宋侯)에게

      입은 은혜를 어찌 잊겠소?

 

      그러나 이제 겨우 즉위하였고 창고도 텅 비어 있다니

      잠시 몇 년간 늦추자는 것이 아니겠소

 

 87 욕심이 전쟁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