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90 화. 화해가 전쟁보다 우선이다.

서 휴 2023. 4. 15. 16:28

 90 화해가 전쟁보다 우선이다.

  

      안녕 하십니까노환공(魯桓公입니다.

      제후(齊侯)께선 그동안 무탈(無頉하셨는지요?

 

      이렇게 싸울 준비만 하고 있는데

      무탈(無頉할 수가 있겠소이까?

 

      제희공(齊僖公)께 청을 하나 합시다

      무엇이오어서 말해보시오

 

      (나라는 우리와 대대로 혼인 관계를 맺어온

      사이라 돕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나라가 제(나라에 죄를 지었다고 하는바

      대신 몸을 굽혀 용서(容恕)를 구하고자 찾아왔습니다.

 

      옛날이야기이긴 하나 우리 선군이신 애공(哀公)께서

      기후(紀侯)의 참소로 주(왕실에 잡혀가

      끓는 가마솥에 삶겨져 돌아가시었소

 

      그 이후로 지금까지 팔세(八世)에 이르렀으나

      아직 그 원수를 갚지 못하고 있는 바이오

 

      이미 다 지나간 옛일이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서로 화해를 하시지요

 

      노후(魯侯)는 친척을 돕고자 하고

      나는 원수를 갚아야 하니 화해가 어렵소.

      오르지 싸움만이 있을 뿐이오

 

      서로 좋은 타협을 해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우리 제()는 기()가 멸망할 때까지 싸워야 하오

 

      허 어 전혀 타협이 안 된다는 말이오?

      듣기가 언짢겠으나할 수 없이 그렇소이다

 

강태공(姜太公이래로동방의 대국이라 부르는 제(나라는

무척 강한 나라였었다. 그러나 5대 애공(哀公때에 이르러

커다란 내분이 일어났었다. 5대 애공(哀公) 6대 호공(胡公),

, 이복형제(異腹兄弟간의 싸움이다.

 

      애공(哀公)이 군위에 오르자,

      호공(胡公)은 기(나라 기후(紀侯)를 시켜,

      애공(哀公)이 왕실을 비방한다는 참언(讒言)

      (왕실에 고해바치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애공(哀公)은 왕실에 불려가 팽살(烹殺형을 당했다.

팽형(烹刑)이란 사람을 끓는 가마솥에 넣고 삶아 죽이는 형벌이다.

 

      호공(胡公)이 군위에 오르자애공(哀公)의 동복(同腹)

      동생인 공자 산()이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제호공(齊胡公)을 죽이고 자신이 군위에 올랐다.

      그가 곧 제7대 제헌공(齊獻公)이 된다.

 

      제헌공(齊獻公)은 일대 숙청(肅淸)을 벌여

      호공(胡公일족을 모두 죽이거나 추방하였다.

 

그런 연후에 제헌공(齊獻公)의 손자인 제여공(齊厲公대에 이르러

국외로 추방당했던 호공(胡公)의 자손이 제여공을 공격하여 죽였다.

 

      그러나 군위는 탈취하지 못하고 물러가자,

      제여공(齊厲公)의 아들인 공자 적()

      군위에 올라 제10대 제문공(齊文公)이 된다.

 

      제문공(齊文公)은 대학살을 자행하여 70여 명을 죽이는

      동안에 제(나라 국력은 너무나 쇠약해지고 말았다.

 

제문공(齊文公)의 증손자인 제13대 제희공(齊喜公대에도 쇠약함은

계속되어지난번 갑자기 북융(北戎)이 대거 침입하였을 때급하게

(나라 도움을 받아겨우 북융(北戎)을 격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제희공(齊喜公)은 제(나라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

      나라를 다시 일으키는 데는 전략이 필요하도다.

 

      이웃 나라와 화해를 도모하는 외교정책을 펼치며

      모두 혈연(血緣)을 맺어 동맹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라는 무척 강한 나라였으나, 150여 년간 내분을 겪으며

국력이 몹시 쇠약해진 가운데 제희공(齊喜公대에 이르렀다.

 

      제희공(齊喜公)은 국력을 단기간에 회복할 묘책으로

      이웃 나라와 혈연(血緣)으로 화친을 맺었으면서

      우호를 도모하는 외교정책을 펼쳐나갔다.

 

      또한 크고 작은 나라의 공녀(公女들을 자신의

      후궁(後宮)으로 맞아들여, 많은 자식을 낳으며

      딸들을 여러 제후들에게 시집 보내는 등으로

      이웃 나라와 꾸준히 혼인을 맺어 나갔다.

 

그중에서 정실부인의 첫째 딸인 선강(宣姜)을 위()에 시집보내고,

둘째인 문강(文姜) 노환공(魯桓公)에 보내며또한 후궁의 딸들도

주변 나라에 시집보내면서 활발한 혈연정책을 펼쳐나가 이제는

자리가 잡혔다고 판단하자,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이제는 저 원수 놈의 나라인

      (나라를 반드시 멸망시키고 말리라

 

제희공(齊喜公)이 기(나라를 쳐들어갔을 때노환공(魯桓公)

정려공(鄭厲公)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나라를 돕겠다며

급하게 기성(紀城)을 찾아가게 된 연유가 거기에 있었다.

 

      두 분 군후께선 어서 오십시오.

      150년이 훨씬 넘은 옛날 일을 가지고

      원수를 갚겠다고 저러니어찌하면 좋겠소?

 

노환공(魯桓公)은 다음 날(와 제 나라 간의 문제를 화해

시키기 위해 제희공(齊喜公)을 찾아가 간청하다시피 하였었으나,

제희공이 냉정하게 화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몹시 자존심이 상하여싸울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정려공(鄭厲公)과 함께군사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나는 노(나라 공자 익(이다

      (나라에 나를 당할 자가 있겠느냐?

 

      어허큰소리치지 마라

      () 나라 장수공자 팽생(彭生)이 나가신다

 

      너희들은 노(나라 군사가 아니냐?

      너희들은 다 물러가고 기후(紀侯)를 내보내라

 

      건방진 놈나를 지나서 기후(紀侯)를 만나거라

      네 놈이 다가오기만 하면 단칼에 베여주마

 

      다시 말하마. 나는 제(나라 공자 팽생(彭生이노라

      너의 나라에 나와 대적할 장수가 있겠느냐?

 

      네 이놈들아! 모두 덤벼라

      천 명이든 만 명이던 자 다들 덤벼봐라

      팽생(彭生)을 이길 수 있는가? 맘대로 해봐라

 

공자 팽생은 제()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에도 소문난 장사였다.
그의 큰 손에 잡히면 아름드리나무도 뽑히는 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소위 일당백(一當百)의 장수란,

       바로 팽생(彭生)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팽생(彭生)은 천부당만부당(千不當萬不當)

       힘센 장사였기에,  창을 휘두르며 달려 나가니,

       (나라의 공자 익()이 당할 수가 없게 된다.

 

용맹한 철엽반(鐵葉般)이 뛰어나가 싸우게 되며진자(秦子)

양자(梁子) 형제도 뛰쳐나가 팽생(彭生)을 죽이려고 덤벼들었으나

도저히 당하질 못하여 둘러싸기만 하였다.

 

      이놈들아 덤비려면 제대로 덤벼라

      왜 빙빙 돌기만 하느냐?

 

      너희들하고는 심심해서 못 싸우겠다

      저리 비켜라어서 길을 내놔라

      나는 돌아가련다.

 

공자 팽생(彭生)은 더 싸우지 않고제군(齊軍)으로 돌아가자,

양쪽 진영의 군사들은 한동안 서로 대치만 하게 된다.

 

      ()와 노(나라가 벌써 싸움이 붙었단다.

      정말이냐? 정말이란다.

      ()와 연()은 제()를 도우러 가자

 

      원번(原繁)과 단백(檀伯)은 뭐 하고 있느냐?

      (나라는 제(나라의 본영을 쳐부수러 가자

 

처음의 전세는 공자 팽생(彭生)으로 인하여 제()에게 유리하게

돌아갔으나정군(鄭軍) (나라 본영을 공격하자, 이를 보고

있던 기(나라 공자 영계(嬴季)도 성문을 열고 뛰쳐나와

제군(齊軍)을 향해 힘차게 돌진해 들어갔다.

 

      우리기군(紀軍)은 모두 제군(齊軍)을 공격하라

      저 제군(齊軍)을 섬멸시켜야 한다

 

(), (), (). 세 나라와 노(), (), ().  나라가

맞붙으면서 서로 뒤엉켜 죽기 살기로 싸우는 전쟁터가 되었다.

 

      기성(紀城들판에 여섯 나라 군사가 한데 엉키어

      죽기 살기로 싸우며, 군사들이 질러대는 함성도

      서로 엉키어 상처를 입는 군사들뿐만 아니라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흘러내린 피가 내를 이룬다.

 

참혹한 싸움판은 좀처럼 끝날 줄을 모르고 있을 그 때였다.

이때 노환공(魯桓公옆으로 연선공(燕宣公)이 지나가고 있었다.

 

      여보시오연백(燕伯어디 가시오?

      그대는 곡구(谷邱)의 맹세가 생각나지 않소?

 

      (), (), (세 나라가 맹약(盟約)을 하며

      입술에 피를 바르며, 맹세 한지가 엊그제인데

      피도 마르기도 전에 벌써 배신(背信한단 말이

 

      나는 신의 없는 송장공(宋莊公)을 징벌하러 왔는데

      그대도 송장공(宋莊公)과 하나도 다른 바가 없구려

 

      여보시오연백(燕伯) 아첨만 잘하면서

      어찌 나라의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오

  

연선공(燕宣公)은 제희공(齊僖公)에게 잘 보여 연(燕) 나라에 대한

()나라의 침공을 미리 예방해보려는 의도로(나라 편에

참전하였다가노환공(魯桓公)의 말에 몹시 부끄러워졌다.

 

연선공(燕宣公)이 자기의 잘못에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싸움을

피하면서 자기가 이끌고 온 연군(燕軍)을 거두며 도망가 버렸다.

 

      (나라가 패하여 달아나 버렸습니다

      () 나라는 군사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공자 팽생(彭生)도 화살에 맞아 죽어가는 판에

      (나라 군사가 겨우 살려냈습니다!

 

노환공(魯桓公)과 정여공(鄭厲公)이 각각 군사들을 거둬들이자

전쟁은 제(나라의 완전한 패배로 끝나게 되었으며이에

제희공(齊僖公)은 살아남은 제군(齊軍)과 함께 철수하고 말았다.

 

 91 빈틈을 노려야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