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85 화. 욕심에 군주가 바뀌는가.

서 휴 2023. 4. 14. 16:48

 85 . 욕심에 군주가 바뀌는가.

 

      모두내 집에 머무시오

      절대 소문이 나면 아니 되오

      절대 소란을 피워선 더욱 아니 되며

      마음대로 밖에 나가거나 티를 내지 마시오

 

제족(祭足)은 돌(공자와 옹규(雍糾)와 또한, 따라온 100

명의 날쌘 송(나라의 군사도 자기 집에 숨겨 놓고서는

 

정소공(鄭昭公)에게 송(나라에 다녀온 경과만을 의례적으로

보고하고는 몸이 불편하다며 조례(朝禮)에 나갈 수 없다고 알렸다.

 

      나리많은 대부가 문안 인사차 왔답니다.

      상경 나리어찌하오리까?

      으음모두 사랑채로 모시어라

 

      상공께옵서는 매우 아프시어 운신도 못 한다더니

      어찌 이리 건강하신 모습이시며

      어찌하여 의관까지 차려입고 계십니까?

 

      몸이 아픈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아픈 것이오

      우리나라가 아프다니요?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이번에 송(宋)나라에 갔다가 큰일을 안고 왔소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선군께서는

      공자 돌()에게 보위를 물려주라 하였잖소?

 

      제족(祭足)이 말을 듣지 않자선군께서는

      공자 돌()을 송장공(宋莊公)에게 부탁하게 되었소.

 

      내가 이번에 송(나라에 가자, 송장공(宋莊公)

      공자 돌()을 보위에 올리라 하였소.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전쟁이 날 것 같았소.

 

      (나라는 남궁장만(南宮長萬장수를 앞세워

      많은 병거(兵車)와 군사를 대기시켜놓고

      곧 쳐들어오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소

 

      지금 우리나라는 논공행상(論功行賞)이 이루어져

      모두 봉토(封土)로 떠나다 보니 나라가 텅 빈 듯하오.

 

      우리가 이제 군사들을 징발하려 한다면

      많은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처지가 되어있소.

 

      이에 우리에게 큰 환란이 닥칠까 걱정이 되었소

      어떻게 송(宋)나라 저놈들을 막을 수가 있겠소?

 

      송군(宋軍)의 침공을 막으려 한다면

      오직 정소공(鄭昭公)의 폐위만이 있을 뿐이오

 

      여러분이 나의 말을 따를 것인지 아닌지를

      이 자리에서 결정해 주어야 하겠소?

 

      다들 왜 말들이 업소?

      이 중대한 일을 금방 대답하기가 그렇소이다.

 

      좋소차려 논술을 마시며

      천천히 생각해 보시 오.

 

      제족(祭足)도 고심이 많았소이다.

      목숨을 걸고 송장공(宋莊公)과도 담판하였소이다.

      결국옥에 갇히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왔소

 

제족의 말을 듣고 난 대부들은 주공을 바꾸자는 이야기에 모두

경악하였으며너무나 놀라서인지 선뜻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나라의 대부들이 제족(祭足)의 집에 몰려오자

      이때 돌(공자와 옹규(雍糾)와 또한, 따라와 머물고

      있던 송군() 날쌘 군사 100여 명이 집안 곳곳에

      숨어서 대기하는 긴장된 상태가 되었다.

 

고거미(高渠彌)는 옛날 정장공(鄭莊公)이 상경(上卿)으로 삼으려

하였을 때, 정소공(鄭昭公)이 막았다는 말이 생각났으며 또한,

겪은 바대로 정소공(鄭昭公)에게 기대할 희망이 없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오랫동안 쌓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고거미(高渠彌

      지금의 정소공(鄭昭公)은 세자 시절부터

      편협하고 의심이 많았소이다.

 

      상경의 말씀은사직(社稷)에 복이 될 것이오.

      상경의 말씀에 따라야 할 것이오

 

      여러 대부의 생각은 어떠시오?

      고거미(高渠彌) 말이 지당하다고 봅니다.

 

      대부들의 뜻이 모인 듯합니다.

      공자 돌()의 뜻은 어떠한 것이오?

      제족은 직접 물어보았소이까?

 

      , 다들 놀라지 마시오

      공자 돌()이 이미 내 집에 와 있소이다

 

      정말이오! 정말 같이 왔더란 말이오?

      그렇소 (나라의 수행원들도 같이 왔소

 

      그렇다면새로운 주공을 뵙고자 하오?

      (공자께서는 어서 앞으로 나오시오

 

      다들 안녕하시었소이까?

      , 공자 돌(이외다

 

      공자님을 이렇게 뵙다니 반갑사옵니다.

      이렇게 환영해주어 고맙소이다.

      우리 함께 정(나라를 잘 지켜나갑시다.

 

갑자기 공자 돌()이 나타나자고거미(高渠彌)가 서둘러 먼저

무릎을 꿇으니다른 대부들도 모두 엎드려 정중히 맞이하였다.

 

       이에 제족(祭足)은 대부들의 뜻을 합하여

       정소공(鄭昭公)을 폐위시키고, 공자 돌()

       새로운 군주로 모시기로 합의를 보게 되었다.

 

제족(祭足)은 미리 써 논 상소문(上疏文)에 모여있는 대부들의

연명과 서명을 하고는 그 즉시 궁궐의 정소공(鄭昭公)에게 보냈다.

 

         상소문(上疏文)

      주공외람 되 오나?

      송장공(宋莊公)이 강력한 송군(宋軍)을 앞세우며

      공자 돌()을 맞이하라 하는바신들은

      주공을 더는 섬길 수 없게 되었사옵니다.

 

제족(祭足)은 그동안 송(나라에서 겪었던 일을 소상하게 적고,

아무나 볼 수 없도록 밀봉하고는 상소문(上疏文)과 함께 보냈다.

 

      주공이 보위에 오른 것은 선군의 뜻이 아니오라

      신 제족(祭足)이 주도한 일이었사옵니다.

 

      이번에 송장공(宋莊公)은 공자 돌()

      군위에 올리라며, 신을 감옥에 가두고

      위협하면서 죽이려고 하였사옵니다

 

      더구나 송군(宋軍)을 동원하여 침공하려 하는바,

      신이 송(나라에서 죽은들 주공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맹세문을 쓰고 말았습니다.

 

      막강한 송군(宋軍)은 침공하고자 대기하고 있사옵고

      신이 답이 없으면 송()의 남궁장만(南宮長萬장수가

      곧바로 송군(宋軍)을 이끌고 올 것입니다.

 

      지금은 힘 있는 신료들 모두가

      주어진 봉토(封土)에 나가 있습니다

 

      서둘러 군사를 징집하여도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막을 수가 없다고 부득이 판단하게 되었나이다.

 

      이에 신들은 송군(宋軍)을 막을 수가 없다고

      판단되어, 공자 돌()을 맞이하기로 하였사옵니다.

 

      주공께서는 억울하고 섭섭하시더래도

      대세를 따르시어, 잠시 군위(君位)를 떠나계시면

 

      신이 기회를 보아 다시 복위되도록

      도모하겠음을 하늘에 두고 맹세하오며

 

      만약 주공께서 신들의 뜻을 어기신다면

      옥체를 보존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옵니다.

 

정소공(鄭昭公)의 못난 의심이 제족(祭足)을 송(나라 사절로

보냄으로써, 송장공(宋莊公)의 계략에 너무나 쉽게 말려들었다.

 

      정소공(鄭昭公)은 상소문과 밀서를 읽으며,

      제족(祭足)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가득히 끓어올랐으나,

      규비(嬀妃)의 손을 잡고는 외로운 처지를 한탄하였다.

 

한밤중이지만 정소공(鄭昭公)은 규비(嬀妃)를 남겨놓은 채 혼자서

(나라로 떠나갔다이는 정소공(鄭昭公)이 군위에 오른 지

불과 석 달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공자님, 9월 기해(己亥일은 좋은 날이 옵니다.

      공자 돌()게 선 군위에 오르시옵소서.

 

이제 정(나라는 정여공(鄭厲公)의 시대가 열리게 되며이때의

제족(祭足)은 여전히 상경으로서 모든 정사(政事)와 병권(兵權)

결정짓는 최고의 실권자가 되면서 민심을 안정시켜나갔다.

 

      과인이 잠시 말하겠소

      신료들의 노력으로 나라가 안정되고 있소.

      다 같이 더욱 힘써봅시다

 

      잠시 지난 일을 이야기하겠소.

      (나라 옹(땅에서 과인을 위로한 자로

      과인의 외가인 옹씨 집안의 옹규(雍糾)가 있소.

 

      이제 옹규(雍糾)에게 대부 벼슬을 내리노니

      제족(祭足)은 옹규(雍糾)를 사위로 맞이하시오!

 

제족은 송장공(宋莊公)이 명한 대로 자기 딸을 정여공(鄭厲公)

외사촌 간인 옹규(雍糾)와 혼인을 시키게 되었다.

이때부터 제족(祭足)의 딸을 옹희(雍姬)라 부르게 된다.

 

      정소공(鄭昭公)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고

      동생인 공자 돌()이 정여공(鄭厲公)이 되었음에도

      사대부들과 백성들은 의외로 조용하였으나,

 

      공자 의()와 미()는 크게 불안해져

      공자 의()는 진(나라로 떠나가고

      공자 미()는 채(나라로 몰래 도망갔다.

 

이렇게 정(나라가 안정되는 듯하였으나상경 제족(祭足)에게

공갈 협박하여, 공자 돌()을 군위에 오르게 한 송장공(宋莊公)

엉뚱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생기게 된다.

 

      공자 돌()이 군위에 올랐다고 하였느냐?

      예에정여공(鄭厲公)이 되었나이다.

      좋다어서 치하(致賀)의 사신을 보내도록 하라

 

송장공(宋莊公)은 공자 돌()이 정여공(鄭厲公)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곧바로 서신을 써서 사신을 보내게 되며이를 읽어 본

정여공(鄭厲公)과 제족(祭足)은 몹시 놀라게 된다.

 

86 .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