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89 화. 서로 물러서지 않는다.

서 휴 2023. 4. 15. 15:10

89 . 서로 물러서지 않는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아들 남궁우(南宮牛)가 긴 창을 비켜 들고

힘차게 달려 나가 정(나라 진영에 당도하자마자, 빙빙 돌면서 

큰소리로 욕하며 안하무인격(眼下無人格)으로 분을 돋우려 한다.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정(나라 돌()이란 놈아

      네 스스로 제 무덤을 찾아왔구나!

      죽기 전에 어서 나와 항복하여라

 

남궁우가 그렇게 떠들어 댈 때정군(鄭軍중에서 한 비장(裨將)

병거(兵車두 대를 이끌고궁노수(弓弩手몇 명과 함께외곽진지

순찰을 마치고 나오다가어린 남궁우(南宮牛)와 마주치게 되었다.

 

      네 이놈어린놈이 어디서 떠드느냐?

      네놈은 내 손에 죽고 싶으냐?

      도망가지 말고 거기 있어라 죽여주마

 

남궁우(南宮牛)는 비장(裨將)에게 열심히 달려들며싸우다가 힘에

부친 듯 갑자기 병거(兵車)를 돌려 서문 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이 어린놈아어디로 도망가느냐

      어린놈아! 싸우다 말고 왜 도망가느냐?

 

      어린 저놈을 쫓아가 잡아 버리자

      비장(裨將제 활이 있잖습니까?

      그래확실하게 어서 쏴 죽여라

 

궁노수(弓弩手들이 남궁(南宮()를 향하여 연달아 쏘았으나,

그는 요리조리 피하며 달아나니 모두 빗나갔으며비장(裨將)

쫓아가 서문에 가까이 달려들자양옆에서 함성이 크게 울리며

남궁장만(南宮長萬) 뛰어나와 그들의 배후를 막아버린다.

 

      큰일이다 앞뒤로 공격당하는구나

      모두 포위를 뚫고 나가라

      이놈들아 누구 맘대로 포위를 뚫으려 하느냐?

 

남궁장만(南宮長萬)이 뛰어들자, 송군이 겹겹으로 에워싸면서

(나라 비장(裨將)과 궁노수(弓弩手), 모두를 사로잡아버린다.

 

      저런비장(裨將)과 궁노수(弓弩手들이

      송군(宋軍)의 뒤를 쫓아갔다고 하였느냐?

      큰일이다그들을 구해야 한다

 

(나라 상장 원번(原繁)은 비장(裨將)과 궁노 수들을 구하려고

단백(檀伯)과 함께 질풍처럼 뒤쫓으며 서문으로 달려가게 된다.

 

      상장(上將저길 보십시오

      (나라 수양성(睢陽城성문이 열리며

      태재(太宰화독(華督)이 대군을 이끌고 나옵니다

 

      호오, 좋다잘 되었도다

      이 기회에 송군(宋軍)을 모두 전멸시키리라

 

양쪽은 서로 뒤엉키며()의 공자 익()이 뛰어나오고 뒤이어

진자(秦子)와 양자(梁子형제가 달려 나와정군(鄭軍)에게 합세한다.

 

양쪽은 혼전을 거듭하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횃불을 밝히며 다음날

새벽까지 싸우다가 모두 너무 지쳐버리게 되며 서로 멈추게 되었다.

 

      주공, 우리 송군이 패한 거나 다름없사옵니다.

      주공, 우리 송군(宋軍)의 손실이 매우 크오나?

      다음 차례에는 반드시 만회할 수 있사옵니다

 

      그대가 만회할 줄 알고 있도다

      더욱 분발하여 싸우도록 하라

 

      주공(나라의 비장(裨將)과 우리 맹획(孟獲)

      교환하겠사오니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양 진영은 포로 교환을 서로 합의하여(나라 비장(裨將)

궁노수(弓弩手들이 돌아오고맹획(孟獲일행도 돌아갔으므로

전장은 서로 쳐다보기만 할 뿐으로 소강상태(小康狀態)가 되었다.

 

      제후(齊侯)께 절을 올리나이다.

      (나라 공자 유(이옵니다.

 

      (나라 사신이 어찌하여 먼 곳까지 온 것이오?

      저희 주공께옵서는 정() 나라 제족(祭足)의 말을 믿고

 

      공자 돌()을 정백(鄭伯)의 자리에 올려놓아 준 일을

      마음속 깊이 매우 뉘우치고 계시옵니다.

 

      바라건대자기 형을 몰아낸 돌()을 쫓아내 버리고

      세자 홀()을 다시 군위에 세워주면 어떠실는지요?

 

      허 어좋은 제안이로다

      또한()와 우리 송(나라가 앞으로의 일을 위해

      상호 간에 맹약을 맺길 바라나이다.

      그것도 좋도다

 

      또한연백(燕伯)과의 화의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우리 제()는 기(나라와 급한 일이 생겨 여유가 없소

 

      만약에 기(나라를 정벌하는데귀국이 도와준다면,

      어찌 송()이 정(나라를 정벌하는 데 돕지 않겠소

 

공자 ()는 송(나라로 돌아가게 되자제희공(齊喜公)

제안한 뜻을 자세히 송장공(宋莊公)에게 전하여주었다.

 

한편 노후(魯侯)와 정백(鄭伯)이 진채(陣寨)에 머물면서()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을 때 급한 보고가 올라왔다.

 

      주공, (나라의 사자가 급히 뵙기를 청하옵니다.

      몹시 급한 모양이로구나어서 들라 하라

 

      노후(魯侯)께선 기() 나라의 국서(國書)를 받으시옵소서.

      어떤 내용인가어서 읽어보라

 

      제군(齊軍)이 공격하고 있어 매우 위급하옵니다.

      우리 기(나라의 존망이 달려있사오니

      대대로 혼인으로 맺어진 우호를 생각하시어

      발등의 불을 우선 꺼 주시길 간절히 바라나이다

 

      정백(鄭伯) (나라가 위급함을 알려 왔는데

      우리 노(나라가 구하지 않을 수 없소이다.

      우리 노(나라는 이제 철군해야겠소.

 

      정백(鄭伯)! 우리가 비록 수양성(睢陽城)은 점령하지

      못했으나 이쯤이면  송공(宋公) 많은 혼이 났을 거요.

 

      이제송공(宋公)도 무리한 요구를 강요하지 못할 것이오. 

      정백(鄭伯)께선 어떻게 하시려 하오?

 

      노후(魯侯)께옵서 기(나라를 구하겠다, 하오니

      우리도 군사를 이끌고 돕고 싶습니다.

      어허너무나 고맙소이다

 

(나라는 노환공(魯桓公)의 딸이 시집가 있는 작은 제후국이며

현 산동성 익도현(益都県동쪽 약 25km 지점에 있었다.

 

노군(魯軍)은 진채를 걷어내고일제히 기(나라를 향하여

삼십 리쯤 앞서가게 되었으며정군(鄭軍)은 그 뒤를 경계하면서

따라가게 되었다.

 

      주공척후병이옵니다

      주공()와 정(). 두 나라가 공격을

      중지하고 진지를 철수하여 떠났사옵니다.

 

      우리를 유인하려는 거 아닌가?

      쫓아가 잘 살펴보아라

 

      주공두 나라는 기(나라를 향하여 가고 있나이다.

      으음(나라가 기(나라를 공격하는 것 같구나.

 

싸움이 오래갈 것으로 생각하였던 송장공(宋莊公)은 노()

()이 어이없이 싱겁게 돌아가 버리자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공자 유()가 돌아왔다고 하였느냐?

      주공신 공자 유(이옵니다.

 

      지금 막 제(나라에서 돌아왔사옵니다.

      주공, 제희공(齊喜公)의 말씀을 전하겠사옵니다.

 

      으음고생하였도다.

      공자 유()는 어서 말해보라!

 

(나라의 공자 유()가 사신으로 급히 제후(齊侯)를 만나고

돌아오자마자, 제희공(齊喜公)이 바라는 바를 자세히 보고 한다.

 

      주공우리가 제(나라를 도우면

      (나라도 우리 송(나라를 돕겠다고 하셨습니다.

 

      주공신 태재 화독(華督이옵니다.

      우리가 정(나라를 공격하면

      제희공(齊喜公)깨서 우리를 돕기로 한바,

      우리도 원병을 보내어 제(나라를 도와야 합니다.

 

      호 오(나라에 은혜를 베풀고 나서,

      ()와 정()에게 복수하자는 것이 아니요?

 

      주공그렇사옵니다

      그거 좋은 방안이오그리합시다

 

      주공신 남궁장만(南宮長萬이옵니다.

      신이 가겠나이다허락해 주시옵소서?

      좋도다 어서 떠나도록 하라

 

남궁장만(南宮長萬)은 맹획(孟獲)을 선봉장으로 삼으며병거

200승으로 밤을 도와 제()를 도우려 기(나라로 달려간다.

 

      이제 우리 제(나라는 위군(衛軍)과 연군(燕軍)

      연합하여 기필코 기(나라를 멸망시킬 때가 왔노라

 

      세작은 방금 무어라고 하였느냐?

      위선공(衛宣公)이 사망하였다고 하였느냐?

      세자 삭()이 위혜공(衛惠公)이 되었사옵니다.

 

      위혜공(衛惠公)은 상중이면서도 우리를 돕겠다며

      병거 2백승을 몰아오고 있사옵니다.

      고마운지고 정말 고마운지고

 

연백(燕伯)은 제(나라가 자기 나라를 더는 넘보지 못하도록

어떻게든 잘 보임으로써 우호관계(友好關系)까지 맺고 싶어

자발적으로 제()를 돕겠다며 연군(燕軍)을 이끌고 찾아왔다.

 

      와 아제군(齊軍)에 웬 군사들이 저리 많은가?

      제군(齊軍), 위군(衛軍), 연군(燕軍)까지 모두 모였구나

 

      우리 기(나라는 도저히 당할 수 없겠구나

      우리는 성벽밖에 해자(垓字)를 깊이 파고

      성벽을 높이 올려 쌓고 굳게 지키면서

      원군(援軍)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모두 들 해자(垓字)를 깊이 파도록 하라

      주공우리를 도우러 오고 있습니다

 

      노군(魯軍뿐만 아니라정군(鄭軍)도 왔사옵니다.

      정말인가빨리 성루(城壘)에 올라가서 살펴보자

 

기후(紀侯)는 성루(城壘)에 올라가 바라보며 대단히 기뻐하였으며

()와 정(), 두 군주에게 융숭하게 접대하였다.

다음날노환공(魯桓公)은 화해를 시키고자 제희공을 찾아간다.

 

 90 . 화해가 전쟁보다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