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94 화. 우애와 효도를 악용하는가.

서 휴 2023. 4. 17. 12:42

29. 형들을 죽이고

 

 94 우애와 효도를 악용하는가.

 

      (나라 상경 석작(石碏)이 진(나라의

      진환공(陳桓公)과 재상 자겸(子鎌)의 손을 빌려

      반역자 주우(州吁)와 자기 아들 석후()를 죽이고

 

      공자 진()을 형(나라에서 모셔와 보위에 올리니

      위선공(衛宣公)이라 부르게 된다.

 

위선공(衛宣公)은 원래 성품이 음탕하여여자라면 분별치 못하며

공자 시절에 형(나라의 형비(邢妃)와 혼인을 하였음에도,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 위장공(衛庄公)의 첩실(妾室)이었던

      어여쁜 이강(夷姜)과 부친 몰래 사통(私通)하면서,

 

      아들을 낳았는데이를 숨기기 위해 민가에 맡겨

      키웠으며그 아들을 급자(急子)라 불렀다.

 

망명 생활에서 돌아와 보위에 오른 위선공(衛宣公)은 이강(夷姜)

만나자또 검모(黔牟)와 석(이라는 두 아들을 낳았다.

 

      주공정부인인 형비(邢妃)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이강(夷姜보다 더 사랑하나요

 

      어허이강(夷姜

      너는 나의 정실부인(正室夫人이란다.

 

      호호정말이 세요

      어허정말이고말고

 

      아들을 셋씩이나 낳았는데.

      정실부인(正室夫人)이 아니고 무엇이겠냐

 

      사랑스러운 나의 이강(夷姜

      급자(急子)를 세자로 세웠으니 이제 안심이 되느냐

 

      주공고마워 눈물이 나오려 해요.

      우공자(右公子()은 박식하고 올바른 사람이다.

 

      급자(急子)의 태부(太傅)로 삼았으니 잘 가르칠 것이다.

      주공너무나 고맙사옵니다.

 

위선공(衛宣公)이 여러 전쟁에 참여하는 사이에세자 급자(急子)

어느덧 장성하여 16세가 되어 장가갈 나이가 되었다.

 

      이제 급자(急子)를 장가보내야지 않겠는가.

      어느 곳에서 급자(急子)의 배필을 찾겠는가.

 

      주공제희공(齊喜公)의 장녀인 선강(宣姜)을 맞이하소서

      어허그러한가. (나라 라고 하면

      우리와 유대가 깊으니 더욱 좋겠다 

      어서 제희공(齊喜公)에게 혼인 사절을 보내도록 하라.

     

제희공(齊喜公)은 나라를 안정시키고국력을 키워나가기 위하여,

정략결혼(政略結婚)을 시행하던 때이었으므로,

 

(나라와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려고애쓰던 때였으므로

첫째인 선강(宣姜)을 위()에 시집보내기로 선선히 승낙하였다.

 

      혼인 사절은 잘 다녀왔는가?

      주공아무 탈 없이 잘 다녀왔나이다.

 

      신부 될 사람은어떠하더냐?

      주공학식도 높사오며 절세의 미녀이옵니다.

      허 어미녀라고그리도 어여쁘단 말인가

 

      주공천하에 다시없는 절색이라 하옵니다.

      그으래그렇게 아름답단 말이지

 

      주공그렇사옵니다.

      주공(나라의 온 백성들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에도 소문이 널리 퍼져나가 있으며

      많은 청혼이 들어오고 있었사옵니다.

 

      다행히 제후(齊侯)의 승낙을 받아냈으니

      주공우리 세자께서 복이 많은 것이옵니다.

      허 어한번 보고 싶구나.

 

제후(齊侯)의 딸이 절세의 미녀라는 걸 알게 된 위선공(衛宣公)

미색을 탐하여 군침을 넘기면서도, 입으로는 말을 하지 않았으나

음탕한 그 버릇이 또 꿈틀거리며 나오려고 하는 것이다.

 

위선공(衛宣公)은 비수(沘水강물 위에 높은 누각을 짓기 시작하며

난간에는 붉은 칠을 한 위에 금빛이 번쩍이게 하였으며기둥과

서까래에는 오색단청을 하고 사방의 벽면에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는데그 규모가 크고 화려함이 눈부셔 모두 감탄하게 하였다.

 

      와 하 며느님을 맞이하는데

      웬 누각을 저리 호화롭게 지을까

 

      한번 들어가 보고 싶구나

      나도 시집가 저런 곳에서

      한번 살아봤으면 정말 원이 없겠다.

 

 나라의 백성 들은 며느리를 맞이할 영빈관을 짓는 줄 알고,

시아버지로서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며모두 감탄하며 칭찬하였다.

 

      새로운 신부를 맞이할 곳이니라.

      앞으로 이곳을 신대(新臺)라 부르도록 하라.

 

이때 송(나라 송장공(宋庄公)이 정(나라를 치겠다며 지원군을

요청한다면서 회맹을 갖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세자 급자(急子)는 어디 있느냐

      어서 불러오도록 하라

 

      예에아바마마급자(急子이옵니다.

      너는 송(나라 회맹에 빨리 다녀와야겠다.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도록 하라

 

위선공衛宣公은 왕복으로 한 달 이상 걸리는 먼 송 나라까지

회맹에 참석하도록 세자 급자(急子)를 대신으로 보냈으며

 

급자(急子)가 떠나는 걸 보고는좌공자 예(0를 제()에 보내

신부 될 선강(宣姜)을 맞이하여 신대(新臺)에 머물게 하였다.

 

      신대(新臺)의 신혼 방에서 초례를 치르는 첫날,

      아들 급자(急子대신에 뚱뚱한 위선공(衛宣公)

      팔자걸음으로 당당히 들어가는 것이다.

 

선강(宣姜)은 세자인 급자(急子)에게 시집온 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늙은 위선공衛宣公이 걸어 들어오자 깜짝 놀라고 말았으나,

 

어쩔 수 없이 위선공(衛宣公)을 맞이하게 되며선공(宣公)의 부인

()씨 라는 뜻으로선강(宣姜)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하였다.

 

  급자(急子) 나이 이제 겨우 16세가 아니냐

      신부야 새로 만들어 주면 되잖겠냐아무렴

      새로운 신부를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고말고

 

그 당시 위선공의 음탕한 짓에 대하여() 나라 사람들 사이에

이를 놀려대는 신대(新臺)라는 노래가 불리며 널리 퍼져나갔다.

 

      新臺有沘 (신대유비)   신대는 비수 위에 떠 있네,

      河水彌彌 (하수미미)   황하의 물은 출렁이고

      燕婉之求 (연완지구)   고운임 만나려 하였더니

      籧篨不鮮 (거저불선)   뚱보를 만나고 말았구나

      魚網之設 (어망지설)   어망을 쳐놨는데

      鴻則離之 (홍즉리지)   큰 기러기가 걸려드네

      燕婉之求 (연완지구)   고운 임 만나려 하였더니

      得此戚施 (득차척시)   개망나니를 만나고 말았도다.

 

(나라에서 강()이라는 어여쁜 소저(小姐) 세자 급자(急子)

배필로 왔지만 음탕한 시아버지에게 걸려들어, 비웃음 거리가 되고

말았다는 노래이다.

 

거저(籧篨)와 척시(戚施)는 모두 추악한 모습을 가리키는 단어로

이는 위선공(衛宣公)의 악덕한 모습을 풍자한 것이 된다.

이 시는 시경(詩經)의 패풍(邶風)에 나오는 신대(新臺)라는 노래다.

 

      급자(急子)가 송(나라에서 돌아와

      신대(新臺)로 가서 보고하자위선공(衛宣公)

      선강(宣姜)을 서모(庶母)로써 인사를 시켰다.

 

급자(急子)는 신대(新臺)에서 선강(宣姜)을 신부로 맞이할 줄

알았다가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당했으나,

 

아버지 위선공(衛宣公)과는 달리 성품이 어질고 착했으므로 

원망하지 않고 서모에 대한 예로써 선강(宣姜)을 대해주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신대(新臺)에서 나온다.

 

      급자(急子너는 주공을 원망하지 않느냐?

      어마마마참고 살아야지 어찌하옵니까?

 

      주공은 내가 없으면 못살 듯이 하다가

      선강(宣姜)이 오고부터는 얼굴도 볼 수가 없구나.

 

위선공(衛宣公)은 선강(宣姜)에게 푹 빠져 신대(新臺)에서만 머무니

이강(夷姜)과 더욱 멀어지게 되며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지나간다.

 

      선강(宣姜너는 아들만 낳다니, 정말 기술도 좋구나.

      큰아들을 수()라 하였으니 작은아들은 삭()이라 부르자.

 

어미가 지아비의 사랑을 받아야자식도 귀여움을 받는다는 옛

말처럼위선공(衛宣公)이 선강(宣姜)을 총애하니옛날 급자를

사랑하던 마음이 이제는 모두 수()와 삭()에 쏟아진다.

 

      아들 셋만 있다가 이젠 다섯이로구나.

      아들이 다섯이나 되니 얼마나 든든한가.

      ()와 삭()은 얼굴이 준수하게 잘 생겼도다.

 

그로부터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급자(急子)는 천성적으로

선량하여 부친인 위선공(衛宣公)을 원망하지 않았으며맏형으로써

동생들인 검모(黔牟)와 석()과 수()와 삭()을 모두 잘 거두어

주면서, 조금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고 지내왔다.

 

      급자(急子형님은 성품이 참 좋아요

      ()는 세자를 잘 따르며 좋아하는구나.

      예에어머님나는 급자(急子형님을 좋아해요.

 

      ()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는 답답해서 별로로 생각해요.

 

위선공(衛宣公)은 천성이 어질고 효성스러우면서형제간의 우애도

극진히 잘 챙기는 공자 수()를 더욱 사랑하고 아꼈다.

 

      좌공자(左公子()를 스승으로 정하여 맡기면서,

      장래에 공자 수()가 군위에 오를 수 있을지 모르니

      잘 가르치라며은밀하게 당부하기도 하였다.

 

공자 수()는 맏형인 세자 급자(急子)에 대한 좋은 말을 하지만,

그의 동생인 공자 삭()은 천성이 교활하면서 엉뚱하였다.

 

      공자 삭()15세가 되자,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장래에 후계자가 되겠다는 엉뚱한 계획을 세우면서,

      세자 급자(急子)뿐만 아니라친형인 (마저 

      죽이려는 생각으로, 남몰래 자객을 심복으로 삼는다.

 

 95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