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열국지( 001∼94회 )

제 87 화. 욕심이 전쟁을 일으킨다.

서 휴 2023. 4. 14. 17:28

     27. 여섯 나라의 전쟁

 

 87 욕심이 전쟁을 일으킨다.

 

      지난날 정려공(鄭厲公)의 아버지 되는 정장공(鄭莊公)

      우리 송(나라의 두 개의 성을 뺏어간 바도 있습니다.

 

      창고야 비어 있어 물건은 줄 수 없다 하더라도

      어찌세 성()은 할양(割讓)하지 못한단 말입니까?

      아니, 그건 위(나라가 가져간 것이오

 

      허 허즉위하자마자 세 성()을 떼어주게 되면

      자기 조상들이 이루어 놓은 공업(功業)

      명분 없이 너무 쉽게 포기(抛棄한다면서

 

      이웃 나라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며

      이를 백성들이 알게 되면 심하게 동요할까 봐

      세 성()의 세물(稅物)로 주겠다는 거 아니겠소?

 

      소문을 듣건대 곡식 2만 종도 보내줬다지요

      나머지 문제는 내가 보증서겠으니

      송후(宋侯)는 이제 원만하게 화해하시오

 

      곡식(穀食)은 해마다 3만 종을 주기로 한 것이므로

      세 성()의 할양(割讓)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게다가 보내 주기로 한 예물조차

      약속한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차라리 노후(魯侯)께서 저의 송(나라를

      좀 도와주시길 바라옵니다

 

노환공(魯桓公)은 공자 유()를 정(나라에 보내어송장공을

만났으나화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통보하자정려공과

상경 제족은 여러 대책을 세우느라 고심하게 된다.

 

      원만한 해결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 같소.

      어찌하면 좋겠소?

      주공신의 말을 잘 들어보시옵소서

 

      선군께서는 지금의 송장공(宋莊公이신 공자 풍()

      11년간이나 끔찍이도 거두어주시다가

 

      (나라 태재 화독(華督)이 송상공(宋殤公)

      시해하였을 때우리 정() 나라에 망명 중인

      공자 풍()을 송장공(宋莊公)으로 즉위시키는데

      또 많은 힘을 보태셨습니다.

 

      또한선군께서는 제()와 노(), 두 나라에

      ()나라가 보내 주는 재물을 받아들이게 하면서

      송장공(宋莊公)의 즉위를 인정하여주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때 송(나라가 보내온 재물은

      상이(商彝)와 대정(大鼎뿐이었습니다.

 

      (땅에 있던 발이 셋이고 귀가 둘인

      큰 솥인 대정(大鼎)은 노(나라에 주었으며

 

      우리 정(나라에는 상(나라 때부터 전해오는

      제기(祭器)로써 보기(寶器인 상이(商彝)를 보내왔습니다.

 

()나라는 주(나라가 천하를 제패하고 논공행상을 배폴 때

(나라의 후예로 인정하고 예우하며 봉해진 제후국이다.

 

상이(商彝)와 대정(大鼎)은 상(나라를 이어오며 전해 내려오는 

보물로써 국가의 정통성을 증명하는 전국(傳國)의 도구로써

왕위를 정당히 물려받는 것을 증명하는 보물이 되었었다.

 

      주공, (나라에 호소하여 대정(大鼎)

      구한 다음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이商彝

      함께 송(나라에 돌려준다면

 

      송장공(宋莊公) 옛날의 정리를 생각하여

      세 성()과 공물을 더는 달라지 못할 것이옵니다.

 

제족(祭足)의 말에 정려공(鄭厲公)은 대단히 기뻐하였으며그 즉시

대부 옹규(雍糾)에게 상이(商彝)를 받들고 가서 노환공(魯桓公)에게

바치게 하면서 화해의 마무리를 부탁하게 하였다.

이때가 주환왕(周桓王) 20년으로 기원전 700년 가을인 구월이다

 

      노후(魯侯)께선 안녕하시었나이까?

      허 어 나라 사신이 또 어찌 왔소?

 

      이것은 송(나라에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상이(商彝)라는 보물이옵니다.

 

      알고 있소. 어찌 온 것이오

      송(나라 문제 때문이옵니다.

 

      저희는 함부로 상이(商彝)를 가지고 있을 수 없어

      (나라 부고(府庫)에 되돌려 보내고자 하옵니다.

 

      또한벽옥 30쌍과 황금 2천 일()을 가져왔사오니

      저희 정(나라와 송(나라 간의 문제를

      원만히 중재(仲裁)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나이다.

 

노환공(魯桓公)은 정(나라의 요청을 인정상 거절할 수 없어

 나라 도성과 가까운 수양(睢陽땅의 곡구(谷邱)까지

멀리 가서 송장공(宋莊公)과 만나기로 약속을 정하였다.

 

      송공(宋公) 그간 안녕하시었소?

      (나라가 온 힘을 다하여 가져온 벽옥과 황금이오.

 

      세 개의 성()은 언제 준다고 하더이까?

      세 성(보다 더 귀한 보물을 가져왔소

 

      (나라 선인(先人들이 누대에 걸쳐 지켜 온

      물건을 정려공(鄭厲公)이 나에게 보내왔소이다.

 

      어서 풀어 보여드려라.

      대정(大鼎)은 내가 가져왔으며

      정나라에서 보내온 상이(商彝)가 여기 있소.

      가히 성(세 개와 맞먹는 보물일 것이오

 

송장공(宋莊公)은 풀어 놓은 보물을 보니(나라 시대의 유물로

송장공이 즉위할 무렵에 () (나라에 뇌물로 갖다 바친

대정(大鼎) 상이(商彝)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갑자기 안색을 바꿔버리며 딴말을 하였다.

 

      아니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들입니까

      귀국의 부고(府庫0에 있었던 보물이잖소?

 

      (나라 선군인 정장공(鄭莊公)이 살아 있을 때

      귀국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하여 주었기에

      귀국이 은혜에 보답고자 선물한 것이 아니겠소?

 

      정장공(鄭莊公)은 이 보물인 상이(商彝)

      후손에게 대대로 전할 생각이었으나,

 

      정려공(鄭厲公)은 귀국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며

      간직하였던 전국(傳國)의 보물이라며

 

      (나라의 새로운 군주인 정려공(鄭厲公)

      원래 주인인 귀국에 돌려주려 하는 것이오

 

      고인이 된 정장공(鄭莊公)은 귀국이 주는

      귀국의 보물을 받을 수 있었겠으나

      정려공(鄭厲公)은 그럴 수 없다고 하오

 

      송장공(宋莊公)도 역시 공자 시절에

      (나라에서 망명 생활을 하질 않았소

 

      어떻소 옛날의 정리를 생각하여

      세 개의 성()을 바치라는 명을 거두시기 바라오

      이제 더는 정여공(鄭厲公)을 핍박하지 마시오

 

노환공이 옛날 일을 들먹이자엉큼한 송장공은 자기도 모르게

양미간이 붉어졌으나그런데도 엉뚱한 말을 또 늘어놓는다.

 

      옛날 일은 이제는 알 수 없소이다.

      돌아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부고(府庫)의 관리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송장공(宋莊公더는 복잡하게 하게 만들지 말고

      정려공(鄭厲公)과 잘 지내도록 하시오

 

두 군주가 서로 의논하는 중에 송장공(宋莊公)에게 급한 보고가

들어와 이야기가 잠시 멈추어지게 된다.

 

      () 파발이 주공께 아뢰오

      연백(燕伯)께서 우리의 수양성(睢陽城)에 입조(入朝

      하였으나, 이곳 곡구(谷邱)에 계신다하여

      수레를 몰고 이 먼 곳까지 왔다고 하옵니다.

 

      어서 모시어라.

      연백(燕伯)어서 오십시오

 

      연백(燕伯)이 인사 올립니다.

      그간 연백(燕伯)께선 안녕하시었소

 

      연백(燕伯) 이분은 노환공(魯桓公이시오.

      서로 알고 지내시오.

 

      연백(燕伯)이 처음 인사 올립니다.

      연백(燕伯)이라 하였소이까 반갑습니다

      나는 노환공(魯桓公)이라 하오.

 

()나라는 지금의 북경 부근에 있었던 소공(召公) ()

봉해진 연()나라와는 다른 길성(姞姓) 제후국으로 남연(南燕)

말한다. 지금의 하남성 연진현(延津縣)에 소재한 남연(南燕)

황제(黃帝)의 후예로 개국 조는 백조(伯鯈)이다.

 

      연백(燕伯) 급한 일이 생겼다니 무슨 일이오

      우리 연국(燕國)은 제(나라와 국경을 접하다 보니

      쉴 새 없이 침범당하고 있습니다.

 

      원하옵건대()와 화의(和議)를 맺게 해주시면

      소국의 사직을 보전할 수 있겠습니다.

      허 어그래요한번 화의를 주선해 보겠습니다.

 

      노환공(魯桓公)이 말을 걸쳐도 되겠소이까

      노환공(魯桓公)께서 말씀해보시지요.

      ()와 기(나라는 누대에 걸친 원수지간이외다.

 

() 나라는 제() 나라와 같은 강성(姜姓)의 작은 제후국이며

현 산동성 익도현(益都県) 동쪽 약 25km 지점에 있었다.

 

옛날 기(나라 군주가 주이왕(周夷王)에게 참소하자, (

왕실에 입조(入朝한 제애공(齊哀公)을 끓는 가마솥에 삶아 죽게

만들어 서로 원수지간이 되었었다.

 

      (나라는 원수를 갚는다며

      틈만 나면 기(紀) 나라를 공격하고 있소

 

      송공(宋公)께서 연(나라를 위해 화의(和議)

      주선한다면 나는, (나라를 위해

      제(나라와 화의를 주선하겠소이다!

 

      우리 서로 수교하며 화목하게 지내게 된다면

      우리 모두 전쟁을 피할 수 있어 좋을 것입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여봅시다

 

송장공(宋莊公), 연선공(燕宣公), 노환공(魯桓公). 세 나라 군주는

한뜻을 이루어 곡구(谷邱)에서 회맹을 맺었다.

 

 88 묵은 원한을 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