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100

제 110 화. 때를 기다릴 줄 아는가.

32. 새로운 인물의 등장. 제 110 화. 때를 기다릴 줄 아는가. 관이오(管夷吾)의 자는 중(仲)이므로 사람들은 관중(管仲)이라 불렀으며, 그는 관씨(管氏) 집안의 사람으로 큰 체구와 훤칠한 용모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미 그의 지략은 널리 소문나 있었다. 주(周) 나라 역사상 명석한 지략가(智略家)를 꼽으라 한다면, 강태공(姜太公)과 관중(管仲)을 말할 것이다. 관중(管仲)의 사상은 그가 지은 관자(管子)의 목민(牧民) 편에서 예(禮), 의(義), 염(廉), 치(恥)를 사유(四維)라 주장하고 있다. 사유(四維)는 예절과 의로움과 올바름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수치심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먹고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생활의 여유가 생겨나면서 더 잘 지켜진다고 보는 사상으로 생활에 여유가 생겨나게 되면..

제 109 화. 사문구 신발이 왜 있는가.

제 109 화. 사문구 신발이 왜 있는가. 석지분여(石之紛如)의 목이 잘려나가자, 따르던 시종들이 모두 흩어져 달아나버리니, 제양공을 지키는 시종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자, 이궁(離宮)의 침실로 가자! 둥그렇게 꽃무늬로 수놓은 장막을 걷어내라. 아직도 비단 용포(龍袍)를 덮어쓰고 자고 있다니. 혼군(昏君)의 모가지를 들어 올려 보아라. 어어. 이놈은 혼군(昏君)이 아니다! 내시란 놈! 맹양(孟陽)이 누워있구나! 어서 끌어내라. 샅샅이 뒤져 혼군(昏君)을 찾아내라. 연칭(連称) 장수님.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자, 횃불을 이리 가져와라. 큰일이다, 빨리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제양공(齊襄公)은 침상에서 분명히 맨발로 걸어 나와 지게문 속에 숨었는데, 사문구(絲文屨) 신발 한 짝이 ..

제 108 화. 원혼은 실제 나타나는가.

제 108 화. 원혼은 실제 나타나는가. 벌써 10월 하순(下旬)이 되었구나. 자주 사냥을 가는데 많은 사람이 필요하겠느냐? 이번 사냥엔 조정의 신료들은 모두 빼놓고 우리끼리만 간편하게 가도록 하자! 이번엔 석지분여(石之紛如)와 맹양(孟陽)과 그리고 도인비(徒人費)만으로 나를 보호하라. 주공, 그래도 친위대(親衛隊)는 데려가야 하옵니다. 허 어, 뭔 걱정을 그리 하느냐? 이궁(離宮)에도 군사가 있지 않으냐? 맹양(孟陽)은 길들인 매와 사냥개들을 앞세우고, 도인비(徒人費)는 거마(車馬)를 몰며, 장수 석지분여(石之紛如)는 제양공(齊襄公)의 신변을 보호하기로 하면서 간편하게 출발하였다. 패구산(貝邱山)의 고분(姑棼) 지역에 도착하면, 그곳 이궁(離宮)에 머물면서 푹 자고,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일찍 사냥하게..

제 107 화. 다가오는 죽음을 아는가.

제 107 화. 다가오는 죽음을 아는가. 임치(臨淄)에 갔던 영고(盈考)가 규구(葵邱) 진지에 돌아와 받은 명령을 그대로 보고하자, 연칭(連称) 뿐만 아니라, 군사들도 크게 맥이 풀렸으며 모두가 불만을 터트리면서 혼란에 빠지고 만다. 관지보(管至父) 장수. 확 뒤엎어 버립시다! 좋은 계책이 있으면 말해보시오. 대사를 이루려면 어떤 계책을 세워야 하겠소? 연칭(連称) 장수. 모든 거사는 먼저 새로 모실 군주를 정한 후에, 비밀리에 도성 안의 세력을 규합해야! 거사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겁니다. 옳은 말이오! 누가 적당하겠소? 공손무지(公孫無知)가 어떻겠습니까? 공손무지(公孫無知)는 선군의 동생인 이중년(夷仲年)의 하나뿐인 아들입니다. 선군인 제희공(齊僖公)께옵서는 한 어머니의 동모제(同母弟)인 이중년(夷仲年..

제 106 화. 방심이 운명을 좌우하는가.

31. 죽어가는 사람들 제 106 화. 방심이 운명을 좌우하는가. 대부 영궤(寧跪)는 몹시 한탄하며 진(秦) 나라로 떠나가고 말았다. 이때 검모(黔牟)와 공자 설(泄)과 공자 직(職)을 포로로 사로잡은 노장공(魯莊公)은 이들을 위혜공(衛惠公) 삭(朔)에게 넘기니 그는 스스로 처리하지 않고 제양공에게 바친다. 과인이 명하겠노라. 공자 설(泄)과 공자 직(職)은 참수시키고 검모(黔牟)는 왕실의 사위이니 왕실로 돌려보내라. 위혜공(衛惠公)은 전쟁이 모두 끝나자, 위구성(衛邱城) 안의 큰 종을 울리고 북을 치게 하면서, 8년 만에 위(衛) 나라의 군주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되었다. 이에 위(衛) 나라의 부고를 열어 소장되어 있던 금은 보물을 꺼내 제양공에게 바쳤다. 위혜공(衛惠公)은 과인의 말을 들으시오. 검모(..

제 105 화.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제 105 화.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그때 제군(齊軍)의 뒤를 이어 노장공(魯莊公), 진선공(陳宣公)과 채애공(蔡哀公)이 각기 군사를 이끌고 모여들었다. 이때 송(宋)은 송장공(宋莊公)이 죽었으나, 아들 송민공(宋愍公)이 군위에 오르자마자, 하얀 상복을 입고 곧바로 참전하였다. 위(衛) 나라는 이 격문을 읽어보라! 이제 그대들은 어서 항복하도록 하라. 항복하면 백성들은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위후(衛侯) 검모(黔牟)는 제양공(齊襄公)이 이끄는 5개국 연합군이 곧 쳐들어온다고 하자, 몹시 당황하였다. 주공! 주공께서는 왕실의 사위이십니다. 왕실에 왕사군(王師軍) 파병을 부탁하소서! 아무리 연합군이라 하더라도 왕사군(王師軍)에는 감히 대항하지 못할 것입니다. 위후(衛侯) 검모(黔牟)는 공자 설(泄)과 공자..

제 104 화. 백성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제 104 화. 백성은 모두 잘 알고 있다. 모든 일이 자기의 뜻대로 되는 것을 본 제양공(齊襄公)은 이제 노장공(魯莊公)이 자기에 대해 복수를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이 되자, 한결 마음을 놓게 되며, 이에 노장공에게 제안을 하게 된다. 노장공 오늘은 뜻깊은 날이 되었소. 이왕이면 좋은 곳으로 사냥이나 갑시다. 외숙(外叔)께선 쏘는 데로 다 맞추시는군요. 천하의 명궁(名弓) 이시옵니다. 허 어. 노장공도 빗나감이 없소이다. 언제 그리 잘 익히셨소? 제양공과 노장공은 서로 마음에 들어 하며 친해졌다. 두 군주가 수레를 나란히 하여 작(禚) 땅에서 사냥하는데, 사냥터를 지나가던 한 야인(野人)이 이를 보고 몰래 노장공을 손가락질하며, 희롱(戱弄)하는 소리를 시종을 통하여 듣게 되었다. 저 군주는 부친이 맞아 ..

제 103 화. 시가의 귀신이 되리라.

제 103 화. 시가의 귀신이 되리라. 기후(紀侯)는 기(紀)나라의 뒷마무리를 동생 영계(嬴季)에게 맡기고 나자, 종묘에 들어가 큰절을 올리면서 애처롭게 하루 종일 대성통곡을 하고는 늦은 밤이 되자, 어디론가 떠나가고 말았다. 우리 기(紀) 나라의 모든 신료에게 묻겠소?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이 끊어지더라도 끝까지 버티며 싸우다가 죽는 게 나은가? 아니면, 항복하여 종사(宗社)라도 보존하는 것이 더 중한가? 누구나 기탄없이 말해보시오! 영계(嬴季) 임, 우리는 도저히 당할 수 없습니다. 종묘(宗廟) 만은 꼭 보존하셔야 하며, 어떻게 하든 살아계시어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더 중합니다. 모든 신료의 뜻이 모두 그러한 것이오? 영계(嬴季) 임, 신료들의 생각이 모두 같사옵니다. 좋소. 기(紀) 나라의 종묘..

제 102 화. 일마다 대가가 따르는가.

30. 슬픈 여인의 모습 제 102 화. 일마다 대가가 따르는가. 제(齊) 나라 사자는 정(鄭) 나라에 찾아가, 마치 주장왕(周莊王)이 명령하듯 거만하게 말하면서 고거미(高渠彌)의 사태를 정리한다. 정(鄭) 나라 백성들은 잘 듣도록 하라! 고거미(高渠彌)의 머리를 남문에 효시(梟示) 하노니 이것은 정(鄭) 나라를 위해 대의(大義)를 밝히는 것이며 적신역자(賊臣逆子)는 누구든지 간에 그 죄를 모두 반드시 묻도록 하겠노라! 이제 정(鄭) 나라는 신군(新君)을 다시 세워 옛날부터 정(鄭)과 제(齊)가 유지하였던 우호 관계에 변함없도록 특별로 유념하라! 공자 미(亹)와 고거미(高渠彌)는 정(鄭) 나라 대부들에게 그다지 인심을 얻지 못하여서 인지, 반발이나 저항을 보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잘 정리되었다는 듯이 모..

제 101 화. 어찌 민심을 가라앉힐까.

제 101 화. 어찌 민심을 가라앉힐까. 제양공(齊襄公)은 부끄러운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왕희(王姬) 공주와 사이좋게 지낸다는 걸 소문으로 퍼트리려 하였으나, 그러나 민심은 가라앉지를 않으며, 오히려 이러한 소문은 중원까지도 자꾸 퍼져나가니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었다. 신료들과 백성들을 복종시키는 방법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민심을 딴 곳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그렇다. 올바르지 않은 놈을 혼을 내주는 것이다. 자기의 주군을 마음대로 죽이고, 마음대로 새 주군을 세운 나라를 혼내주어, 천하의 기강을 바로잡아 준다면 나를 달리 인정할 것이다. 정(鄭), 기(紀), 위(魏), 중에 한나라를 쳐들어가 천하의 도리를 바로 세워주면 되지 않겠는가? 위(衛) 나라는 군주를 죽이고 또한 새로운 군주를 쫓아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