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05 화.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서 휴 2023. 5. 17. 15:03

105 .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그때 제군(齊軍)의 뒤를 이어 노장공(魯莊公), 진선공(陳宣公)과

채애공(蔡哀公) 각기 군사를 이끌고 모여들었다

 

이때 송()은 송장공(宋莊公)이 죽었으나아들 송민공(宋愍公)

군위에 오르자마자하얀 상복을 입고 곧바로 참전하였다.

 

       (나라는 이 격문을 읽어보라

       이제 그대들은 어서 항복하도록 하라.

       항복하면 백성들은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위후(衛侯) 검모(黔牟)는 제양공(齊襄公)이 이끄는 5개국 연합군이 

곧 쳐들어온다고 하자몹시 당황하였다.

 

       주공주공께서는 왕실의 사위이십니다.

       왕실에 왕사군(王師軍파병을 부탁하소서

 

       아무리 연합군이라 하더라도

       왕사군(王師軍)에는 감히 대항하지 못할 것입니다.

 

위후(衛侯) 검모(黔牟)는 공자 설()과 공자 직()에게 대책을

준비시키며대부 영궤(寧跪)를 왕실에 보내 왕사군을 요청했다.

 

       누가 능히 왕실을 위해 위 나라를 구하겠는가

       주상신 주공(周公기보(忌父), 아뢰나이다.

 

       제후(齊侯)가 왕희(王姫공주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엉뚱하게 쫓겨난 군주를 복위시킨다는 명분을 가지고

       연합군을 만들어 위(나라를 정벌하려 합니다.

 

       그러나 부당하게 쫓겨난 위후(衛侯) 바로 세운다는 

       명분은 옳사오며더구나 연합군은 군사도 많고

       강하여 왕실 군으로는 대적할 수가 없사옵니다.

 

       오래전 정 나라를 정벌하였다가  왕실의 위엄이

       꺾인 이후로는 왕명이 행해지지 않고 있사옵니다.

 

       주상신 하사(下士자돌(子突이옵니다.

       주공(周公기보(忌父)의 말씀은 옳지 않습니다.

 

       다섯 나라의 군사는 단지 강할 뿐이지

       어찌 명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나이까

 

       허 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부당하게 쫓겨난 제후를 다시 복위시키겠다는

       일이 어찌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주상검모(黔牟)가 위후(衛侯)의 자리에 오른 일은

       이미 주상께 품하여 윤허(允許받은 일이옵니다.

 

       왕명을 내려 검모(黔牟)를 위후(衛侯)

       승낙한 것이 되었으므로그 일로

       ()은 폐하여 졌다는 뜻이 되옵니다.

 

       왕명을 받아 행한 일은 명분이 없다하시고 

       왕명으로 폐위시킨 제후를 다시 복위시키려 하는 일은

       명분이 있다하시니신은 이해할 수가 없나이다.

 

       주상서괵공(西虢公백개(伯皆이옵니다.

       군사에 관한 일은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사옵니다.

 

       선왕께서 친히 정(나라를 정벌하시다가

       (나라 축담(祝聃)이 쏜 화살에 맞으신 이래로

       왕실의 사기(士氣)가 많이 떨어졌사오며,

       이제 이미 두 대(나 지나갔사옵니다.

 

       그러나 아직껏 그 죄조차 묻지 못하고 있사오며

       더욱이 지금의 연합군은 그때보다 열 배나 강합니다.

 

       외롭고 약한 왕실군으로 위() 나라를 구하겠다는 것은

       마치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아,

 

       이는 헛되이 위엄을 손상할 뿐이 오며

       또 되지 않는 일에 무슨 이익이 있겠나이까?

 

       주상신 하사(下士자돌(子突이옵니다.

       천하의 일은 힘보다는 정의가 앞서는 것이며

       힘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옳은 도리가 아니옵니다.

 

       주상왕명이 있는 곳에 도리(道理)가 있을 뿐입니다.

       하옵고만고의 승부는 일시적인 힘에 따르지 않습니다.

 

       도리를 업신여기면서 자기의 이익을 얻으려 하는 자를

       보고도한 사람도 그 잘못을 묻지 않는다면,

 

       만고(萬古)에 걸쳐 세월이 지나가도

       왕명을 천하에 세울 수가 없게 되옵니다.

 

       이리한다면 서괵공(西虢公백개(伯皆공께서는

       무슨 면목으로 왕이 계시는 조정에서

       경사(卿士)라 불릴 수 있겠나이까?

 

       ()이 자돌(子突)에게 한마디 하겠노라

       왕실이 위(나라를 구할 군사를 일으킨다면

       자돌(子突)은 능히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주상하사(下士자돌(子突)이 말씀을 올리겠나이다.

       왕실에는 구벌지법(九伐之法)이 있사옵니다.

 

       아홉 가지의 죄목으로  제후들을 토벌할 수 있는 것으로

       이는 사마(司馬)가 주관하는 일이 되옵니다.

 

       주상, 왕사군의 일은 사마司馬께서 주관하는 일이 온대

       만약 사마司馬께서 왕사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신 자돌(子突)의 벼슬은 미관말직이고, 재주는

       보잘것없어 사마(司馬)의 임무를 맡지 못하나이다.

 

       하오나. 아무도 그 일을 맡아 위나라를 구원하러

       가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면, 신 자돌(子突)이 죽음을

       무릅쓰고 사마(司馬)를 대신하여 나가겠나이다.

 

       짐(朕)이 자돌(子突)에게 묻겠느니.

       위(衛) 나라를 구하러 나아가 연합군과 싸운다면

       그대가 승리할 수 있겠는가?

 

       주상, 신이 오늘 군사를 이끌고 출동하면

       이미 승리는 취한 바와 다름이 없사옵니다.

 

       만약에 선왕들의 영령에 힘입어, 로써

       다섯 나라 제후들의 마음을 후회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왕실의 홍복(洪福)이 되는 것이옵니다.

 

       이 자돌(子突)은 단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지

       저의 능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옵니다.

 

       주상, 신 대부 부신(富辰) 이옵니다.

       하사(下士) 자돌(子突)의 말이 심히 장하옵니다.

 

       자돌에게 군사를 주어 위(衛) 나라를 구원하게 한다면

       왕실에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온 천하에 알리는 일이

       되는 것이 오며, 천하의 제후들을 깨닫게 함으로써

       천하의 제후들을 일어서게 만들 수도 있나이다.

 

그 당시 왕실군의 군사력은 아주 보잘 것 없었으며 또한, 질게

뻔하므로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었다.

 

주장왕(周莊王)은 대부 부신(富辰)의 말에 쫓아, 체면상으로 나마

하급 관리인 하사 자돌(子突)을 왕실의 장수(將帥)로 삼아,

위(衛) 나라에 왕실군(王室軍)을 보내기로 하였다.

 

       사신으로 온 영궤(寧跪)는 돌아가 검모(黔牟)에게

       왕실군(王室軍)이 간다고 알리도록 하라.

 

한편 주공(周公) 기보(忌父)와 서괵공(西虢公) 백개(伯皆)는 자돌

아주 괘씸하게 시샘하여 단지 병거(兵車) 2백 승만을 내주었다.

 

       내가 나아감은 병거(兵車)의 많고 적음이나

       군사(軍士)의 많고 적은 숫자에 있지 않다는 걸

       저 두 사람은 깨닫지 못하고 있구나.

 

자돌(子突)은 두 사람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왕실의 태묘(太廟)에서

출정을 고한 후에 군사를 이끌고 위(衛) 나라로 당당히 출발하였다.

 

       이미 연합군이 위(衛) 나라의 도성인 위구성(衛邱城)을

       에워싸고 매우 심하게 공격하고 있구나.

 

       나, 자돌은 왕명을 받들어 열심히 싸우다가

       충의(忠義)의 귀신이 되고 말리라.

 

왕실군이  당도했을 때는 제군(齊軍) 을을 비롯한 5개국 연합군이

위(衛) 나라 위구성(衛邱城)을 맹렬히 공격하고 있었다.

 

제양공(齊襄公)은 자돌(子突)의 보잘것없는 왕실군으로 도우러 온

것을 보고는 가소롭다고 큰소리로 비웃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 왕사군 장수 자돌(子突)제양공에게

       정면으로 공격해 들어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다.

 

왕실군이 거침없이 쳐들어가자, 몹시 당황한 제양공은 일순간에

주춤하자, 제군이 가로막고 나서며 왕사군을 맞대응하였다.

 

       병거兵車200승밖에 되지 않는 왕사군王師軍

       마치 화롯불에 봄눈 녹듯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 일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왕사군의 장수 자돌(子突)은 제양공이 이끄는 5개국 연합군을

당하지 못하여 전멸을 당할 지경이 된다.

 

그러나 자돌(子突)은 칼을 휘두르며, 수십 명의 적병을 죽인 후에,

스스로 목을 찔러 자결하니, 연합군 모두가 자돌(子突)의 담대한

모습을 보고는 모두가 경악하면서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였다.

 

       왕실 군이 포위를 풀어줄 날만을 기다리던, 공자 설()

       공자 직()과 대부 영궤(寧跪)왕실군이 단 한 번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는 모두 재빨리 위군(衛軍)을 수습하여,

 

       위후(衛侯) 검모(黔牟)를 모시고 도망치다가,

       노군(魯軍)을 만나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이때 대부 영궤(寧跪)는 간신히 빠져나와 겨우 도망치게 되었다.

공자 설()과 공자 직() 그리고 검모(黔牟)는 포로가 되어

노군(魯軍) 진지로 잡혀가고 말았다.

 

       아, 슬프도다. 나는 이 세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나 혼자만 빠져나왔구나

 

       아, 나의 부족한 힘으로 어찌 나라를 구하며

       어찌 나 자신의 안위라도 찾을 수 있겠는가?

 

       아, 안타깝고 슬프구나

       아 아, 이 대부 영궤(寧跪)는 떠나노라

 

 106 방심이 운명을 좌우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