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07 화. 다가오는 죽음을 아는가.

서 휴 2023. 5. 19. 15:17

107 . 다가오는 죽음을 아는가.

 

임치(臨淄)에 갔던 영고(盈考)가 규구(葵邱) 진지에 돌아와 받은

명령을 그대로 보고하자, 연칭(連称) 뿐만 아니라, 군사들도 크게

맥이 풀렸으며 모두가 불만을 터트리면서 혼란에 빠지고 만다.

 

       관지보(管至父) 장수. 확 뒤엎어 버립시다

       좋은 계책이 있으면 말해보시오.

       대사를 이루려면 어떤 계책을 세워야 하겠소

 

       연칭(連称) 장수. 모든 거사는 먼저 새로 모실 군주를

       정한 후에, 비밀리에 도성 안의 세력을 규합해야!

       거사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겁니다.

 

       옳은 말이오누가 적당하겠소

       공손무지(公孫無知)가 어떻겠습니까

 

       공손무지(公孫無知)는 선군의 동생인

       이중년(夷仲年)의 하나뿐인 아들입니다.

 

       선군인 제희공(齊僖公)께옵서는 한 어머니의

       동모제(同母弟)인 이중년(夷仲年)을 매우 사랑하였으나,

       애석하게도 이중년(夷仲年)께서 일찍 죽고 말았지요.

 

       선군인 제희공(齊僖公)께서는 이를 안타깝게 여기시어

       동생의 아들인 공손무지(公孫無知)를 친아들처럼

       사랑하여, 어려서부터 궁중에 데려다가 키워주었지요.

 

       이에 의복이나 예절까지 모두 세자와 똑같이

       대우하며 깊은 사랑으로 돌보며 가르쳐 주었습니다.

 

       지금 제양공(齊襄公)을 몰아낸다면, 다음 군주는

       당연히 공손무지(公孫無知)가 제일 적합할 겁니다.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는 이제 제양공(齊襄公)을 몰아내고,

새 군주로 공손무지(孫無知)를 세우기로 합의하여 결정하였다.

 

       제양공은 왜 공손무지를 왜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멸시만 하는 거요

 

       제양공이 즉위한 후에도 궁중에 살다가

       어느 날 둘이서 씨름을 하게 되었답니다.

 

       공손무지(公孫無知)가 발을 걸어 제양공을

       세차게 메다꽂아 엎어지게 한 일이 있었지요.

 

       그때부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던 제양공이

       어느 날 대부 옹름(雍廩)과 사람의 도리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데,

 

       공손무지가 끼어들어 자기주장을 하게 되자,

       불손하다며 몹시 화를 내었답니다.

 

       이에 곧바로 공손무지를 궁 밖으로 쫓아냈으며,

       벼슬과 품계(品階)를 모두 크게 깎아 버렸습니다.

 

       공손무지는 그때부터 가슴에 한()을 품었을 것이며

       난()을 일으킬 생각도 품고 있었을 것이나,

 

       지금쯤은 도와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

       혼자서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공손무지와 몰래 내통하여 힘을 합하면

       반드시 거사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거사를 일으켜야 하겠소

       제양공은 용병술이 좋으며 사냥도 즐기지요.

 

       호랑이를 굴에서 나오게 한다면 잡기가 쉽듯이

       제양공이 사냥 나갈 때를 노려야 합니다

 

       나의 누이 연빈(連嬪)이 궁에 있지요.

       제양공의 총애를 잃어 원망을 품고 있소이다.

 

       그렇다면 연빈(連嬪)도 협력하겠소이까

       물론이 오. 내 말을 잘 들을 것이오.

 

       그렇다면 좋습니다.

       오늘부터 제양공이 도성에서 나갈 때를

       안팎으로 잘 살피면서 반드시 좋은 기회를 잡읍시다.

 

       고영(考盈) 부장은 우리와 같은 한 몸이 되었으니

       비밀이 새나가지 않도록 군사들을 단속하고

 

       임치(臨淄)에 들어가 공손무지에게 이 편지를

       전하면서, 그의 동태(動態)를 살피고 오라.

 

       기밀이 새나가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하여야 한다.

       장수(將帥) , 알겠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고영(考盈)은 즉시 임치(臨淄) 성안으로 들어갔으며 조심스럽게

공손무지를 만나 연칭(連称)의 편지를 전하였다.

 

       공손(公孫)께서는 우리들의 정성을 읽어보시옵소서.

       현명하신 공손께서는 선군으로부터 적자처럼 총애를

       받으시다가, 하루아침에 직위와 품계를 삭탈 당하시게

       되니, 사람들 모두가 옳지 못한 처사라고 말하옵니다.

 

       저희는 1천 리나 떨어진 규구(葵邱) 땅에서

       외침을 방지하고 있은 지 일 년이나 되옵니다.

 

       제양공은 황음무도(荒淫無道) 하여져,

       정령(精靈)이 수시(隨時)로 바뀌고

       날이 갈수록 정신이 혼미해져 있습니다.

 

       참외가 익으면 교대시켜 준다는, 스스로 말한

       과숙지약(瓜熟之約)을 어기고 있는 바이라,

 

       멀리 외롭게 떨어져 나가 있는 우리 군사들의

       원망이 란()을 일으키려는 지경에 이르렀사옵니다.

 

       공손(公孫)께서 저희와 대사를 도모하신다면,

       이 연칭(連称)과 관지보(管至父)를 비롯하여

       규구(葵邱) 땅에 나와 있는 군사들 모두가

       공손(公孫) 임을 저희의 군주로 받들고자 하옵니다.

 

       이 연칭(連称)의 누이인 연빈(連嬪)이 궁실(宮室)

       오래 되었으나, 못된 문강(文姜)으로 인하여

       총애를 받지 못하고 있은 지 오래입니다.

 

       이에 연빈(連嬪)이 원한을 품고 있으므로,

       공손(公孫)께서는 연빈과 내응이 가능하오니,

       이는 하늘이 주신 기회라 할 것입니다.

 

공손무지(孫無知)는 연칭(連称)의 편지를 다 읽고 나자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고영(考盈) 부장이라고 하였는가

       그러하옵니다. 부장 고영(考盈) 이옵니다.

       이 답장을 연칭(連称)에게 갖다 주도록 하라.

 

공손무지(公孫無知)의 답장을 받은 고영(考盈) 부장은 한달음으로

규구(葵邱) 땅에 달려가 연칭(連称)에게 전했다.

 

       연칭(連称) 장수, 읽어보시오.

       장수와 군사들에게 그 뜻을 펼 수 있게 하는지라,

       이는 하늘에서 황음무도(荒淫無道) 한 자를

       벌주려 하고 있음이오.

 

       그대의 뜻을 가슴에 새기느니, 머지않아

       나를 추대(推戴) 하는 보답을 받게 되리라.

 

공손무지(公孫無知)는 연칭(連称)으로부터 서신을 받고 기뻐하며

이에 곧바로 답장을 보내고는 이제는 연빈(連嬪)을 찾아간다.

 

       연빈(連嬪) 안녕하시오

       오빠 연칭(連称)에게서 온 밀계를 읽어보시오

 

       공손 임, 오빠의 말이라면 모두 믿사옵니다.

       공자께서는 어찌하려 하나이까

 

       나는 이번 일은 성사가 잘될 것으로 보오.

       나는 연빈(連嬪)을 나의 정실부인으로 세울 것이오.

 

       공손(公孫) , 믿어도 되나이까

       물론(勿論) 이오믿어주시오

 

       공손 임, 정말 고맙사옵니다.

       이 연빈(連嬪)은 공손(公孫)의 뜻에 따르오리다.

 

연칭과 관지보 등은 공손무지를 주군으로 삼아 받들기로 하였으며,

규구(葵邱)의 모든 군사도, 난을 일으키기로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도인비(徒人費) , 가까이 오라.

       고분(姑棼) 들판의 패구산(貝邱山)이 날짐승과 들짐승들이

       많은 곳이라 사냥하기 좋은 명소라고 하더구나.

 

       주공, 그렇사옵니다.

       다음 달 10월 하순에 사냥을 떠나도록

       거마(車馬)를 단단히 준비하도록 하라.

 

연빈(連嬪)은 제양공의 사냥 소식을 무지(無知)에게 보내며 또한,

무지는 이 소식을 규구(葵邱)에 보내, 10월에 거사하기로 정했다.

 

       관지보 장수. 혼군(昏君)이 사냥을 떠나면

       임치(臨淄) 성안이 빌 것이오.

 

       그사이에 임치(臨淄)에 쳐들어가

       공손(公孫)을 옹립하면 어떻겠소

 

       연칭 장수님, 그건 어려운 일입니다.

       혼군(昏君)은 이웃 군주들과 사이가 좋아, 만약

       군사를 빌려 쳐들어온다면 어찌하시겠소이까

 

       그보다는 패구산(貝邱山) 사냥터에 매복하였다가

       혼군(昏君)을 먼저 죽이고, 공손을 추대해야 합니다.

       으음, 그 방법이 좋을 것 같구려.

 

       연칭 장수님 부르셨습니까

       부장 고영(考盈)은 어서 오라.

       군사들의 동태는 어떠한가

 

       군사들이 오랫동안 규구(葵邱)에 있었던바

       모두 집 생각이 간절하여 명령에 잘 따르옵니다.

 

       군사들이 조금이라도 동요해선 안 된다

       지금부터 우리 부대는 규구(葵邱)에서 철수한다.

 

       패구(貝丘山)은 골짜기가 깊은 산이다.

       우선 패구(貝丘)로 가서 이궁(離宮) 근처에

       매복하였다가 반드시 거사를 일으키도록 하자

 

       세작(細作)으로 하여금, 앞으로 열흘쯤에

       양공(襄公)이 어디에 있을지 파악하여 보고하라

 

연칭이 군사들에게 비상식량을 나눠주면서, 패구산(貝邱山)으로

간다고 하자, 고영(考盈)을 비롯한 군사들은 모두 기뻐했다.

 

108 . 원혼은 실제 나타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