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91 화.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가.

서 휴 2023. 5. 7. 15:40

 91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가.

 

      어마마마이강(夷姜)이 복수 할 때가 되면

      그때는 어머니와 우리 두 형제는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처지가 되지 않겠나이까?

 

      (나도 그런 일이 염려스럽구나.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할 텐데 걱정이로구나.

 

      어마마마사이 좋기란 말은 어울리지 않나이다.

      이강(夷姜)이 그냥 놔두겠습니까?

 

선강(宣姜)도 엄연히 급자(急子)의 배필로 시집을 왔으나어쩌다가

나이 많은 위선공(衛宣公)의 부인이 되었으므로위선공(衛宣公)

죽고 나면두 아들의 장래가 걱정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선강(宣姜)은 급자(急子)와 마주치지 않으려 피하였으며,

공자 삭()은 어렸음에도 선강(宣姜)의 이런 마음을 잘 이용하였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

      예에어머니세자인 급자(急子)를 몰아내야 하옵니다.

 

      급자의 동생인 공자 검모(黔牟)와 석()은 어떡하고?

      어머니, 그 둘은 아둔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급자(急子)를 몰아낼 수 있겠느냐.

      아바마마께서 세자를 폐(하도록 만드소서.

 

      그래그걸 어떻게 하지

      어머니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사옵니다.

 

선강(宣姜)과 공자 삭()은 위선공(衛宣公)을 볼 때마다 매번

은근히 급자(急子)를 헐뜯으며 좋지 않은 일만 일러바쳤다.

 

      동생 삭(오늘은 급자(急子형님의 생일날이다.

      같이 가서 축하의 술을 올려드리러 가자

 

      ()와 삭()이 같이 왔구나

      세자 형님생신을 축하드리옵니다.

 

급자(急子)의 친동생인 공자 검모(黔牟)와 석()과 같이 수()

()도 자리를 함께 하였다.

 

서로 이야기 나누며 분위기가 익어가자 세자 급자(急子)와 수()

너무나 친밀하게 서로 술잔을 권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막내인 삭()은 이 분위기에 끼지 못하여 일어나게 된다.

 

      먼저 세자 급자(急子)부터 죽여야 한다

      이를 목표로 삼아 어떤 음모든 꾸며보자

 

공자 삭()은 형이며 세자인 급자(急子)의 생일 축하 장소에서

형들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자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며,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어머니 선강(宣姜)에게 달려가 몹시 분하다는 듯이 두 눈에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면서 천연덕스레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아니왜 그리 우느냐?

 

       어머니(형님과 함께 급자(急子형님에게

       생일 축하의 잔을 올렸습니다마는

 

       급자(急子)가 술에 취하여 저를 희롱하면서

       저를 아들이라고 불렀사옵니다.

 

       제가 참고 앉아 있는데 계속해서

       어머니는 원래 내 마누라였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너는 나를 아버지라 불러야

       이치에 맞지 않겠느냐라고 희롱하였습니다.

 

공자 삭()은 거짓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천연덕스럽게

꾸며낸 이야기를 사실처럼 말 하며 어머니를 감동하게 만든다.

 

      제가 달려들며 항의하자

      팔을 치켜들어 저를 때리려고 하니

      (형님이 말려 자리를 급히 피해 빠져나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큰 모욕을 당하였으니

      어머니께서는 저의 억울함을 풀어 주십시오

 

선강(宣姜)은 삭()의 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으며온종일

안절부절못하다가이윽고 위선공(衛宣公)이 들어오자마자,

더욱 슬프게 흐느껴 울면서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는 것이다.

 

      선강(宣姜무슨 일이 있었느냐?

      울지만 말고 어서 말해보아라

 

      주공말하기가 거북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겠나이다.

      괜찮다 망설이지 말고 말해보아라

 

      주공오늘이 세자 급자(急子)의 생일이옵니다.

      으음, 알고 있노라

 

      생일 석상에서 급자(急子)가 동생들에게 말하였답니다.

      뭘 말했다는 거냐?

 

      뜸 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보라

      그럼 급자(急子)의 말을 전하겠습니다.

 

      할아버지의 첩을 주공께서 취해 나를 낳았으니

      할아버지의 첩인 이강(夷姜)이 나의 모친이 된 것이다.

 

      더욱이 너()의 모친은 원래 나의 배필로

      (나라에서 데려왔으므로,

      나의 처()를 주공께서 잠시 빌려 사는 것이노라.

 

      급자(急子)가 술에 취하여 삭()을 희롱하면서

      자기의 아들이라고 불렀답니다.

 

      머지않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나라의 강산과 함께, 네 어머니도 

      나에게 돌아오지 않겠느냐고 하였답니다

 

      뭐라고정말이냐

      급자(急子)가 그렇게 말하였단 말이냐?

      아주 괘씸한 놈이로구나

 

      선강(宣姜너는 누구에게서 이 말을 들었느냐

      막내 삭()이 울면서 말하였사옵니다.

 

      막내 ()은 믿을 수 없다

      어서 공자 수()를 불러들여라.

 

      (급자(急子)가 이런 말을 하였다는데 사실이냐.

      아바마마그런 일이 전혀 없었사옵니다.

 

      아바마마듣느니 처음이옵니다

      아바마마무슨 일이 있었사옵니까?

 

위선공(衛宣公)은 삭()의 말은 믿지 않고 있었으므로, 그냥

넘어갔으나, 사랑하는 선강(宣姜)이 몹시 흐느껴 울면서 계속

마음을 어지럽히자.  

 

막내 ()의 꾸준한 작전처럼, 선강(宣姜)과 삭()의 모함에

빠져들게 되며, 드디어 계속 시끄럽게 만드는 세자 급자(急子) 

폐하고 공자 수()에게 넘겨주려는 결심으로 점점 기울게 된다.

 

      위선공은 아무 죄도 없는 세자 급자(急子)

      더욱 미워졌으며, 더욱 괘씸하게 생각되었다.

 

      또한너무나 화가 치밀어 올랐으므로,

      내관(內官)을 재차 이강(夷姜)에게 보내

      아들 교육을 똑바로 시키라며 몹시 질책하였다.

 

      이강(夷姜)은 솟아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여

      혼자서 밤새 슬피 울고 또 울다가 지치자

      혼자서 목을 매어 자결하고 말았다.

 

세자 급자(急子)는 어머니의 죽음을 애통해하며밤새 눈물이 

솟구쳐 오르면서 어머니를 그리워하였으나, 부친의 책망이 

두려워 속으로만 흐느껴 울면서 참고 참아내고 있었다.

 

      어머니, ()이 방금 보고 왔습니다.

      급자(急子)는 자기의 생모가 비명에 죽자

      원망하는 말을 늘어놓고 있사옵니다.

 

      급자(急子)가 앞으로 군위에 오르게 되면

      우리 모자는 생명을 보전치 못하겠나이다.

 

질투가 많은 선강(宣姜)과 막내아들 삭()은 급자(急子)가 죽어야!

후환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였으며위선공(衛宣公)을 밤낮으로

조용히 줄곧 부추겨 나갔다그러나 위선공(衛宣公)은 차마 그럴

수가 없어 최종 결심을 망설이게 된다.

 

      주공이 살아 계시기에 급자(急子)는 어쩔 수 없이

      우리 모자를 다정하게 대하고 있을 뿐입니다.

 

      어마마마서두르십시오

      세자가 딴 짓하기 전에 싹을 잘라버려야 합니다.

 

선강(宣姜)과 삭()이 끈질기게 급자(急子)를 참소하였으며

선강(宣姜)은 매일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뒤척거리며

밤을 새우게 된다이를 지켜보는 위선공(衛宣公)도 마침내 

생각이 점차 바뀌게 된다.

 

      급자(急子)는 왜 자꾸 평지풍파(平地風波)를 일으키는가?

      , 급자(急子)를 꼭 죽여야만 하겠는가?

 

위선공(衛宣公)은 번뇌하다가마침 제희공(齊僖公)이 기() 나라를

정벌하겠다며 파병을 요청하는 회견을 하자며 사신을 보내왔다.

 

      세자 급자(急子) (나라에 다녀오도록 하라.

      우리의 파병 일은 모월 모일이라고 전하라.

      예에아바마마잘 다녀오겠나이다.

 

(나라 사절단의 맨 앞에는 정기(旌旗)를 세우며사절단의 

대표는 하얀 새의 깃인 백모(白旄)를 꽂은 모자를 쓰고 가므로

멀리에서 바라보아도 사절단의 대표임을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세자 형님 (나라를 가려면

      신야(莘野까지는 배를 타고 가야 하오며

      신야(莘野)부터 육로를 이용해야 하옵니다.

      알겠노라모든 걸 잘 준비하도록 하겠노라.

 

이때 선강(宣姜)위선공(衛宣公)의 암묵적인 승낙을 받아내자,

공자 삭()과 은밀히 모의하여 남몰래 자객들 불러 모아

일부의 금붙이를 주면서 비밀 지시를 내리게 된다.

 

      너희들은 신분을 알아볼 수 없도록

도적의 복장으로 변장하여

신야(莘野포구에 잠복해 있다가

 

      (나라 사신이 배에서 내릴 때를 이용하여

      모두 살해한 후 그 증거로 백모(白旄)

      사신의 머리를 잘라 가져 오도록 하라.

 

너희들은 신분을 알아볼 수 없도록

도적의 복장으로 변장하여

신야(莘野포구에 잠복해 있다가

 

      (나라 사신이 배에서 내릴 때를 이용하여

      모두 살해한 후 그 증거로 백모(白旄)

      사신의 머리를 잘라 가져 오도록 하라.

 

 92 막내가 두 형을 죽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