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99 화. 불륜으로 지아비를 죽이는가.

서 휴 2023. 5. 15. 16:29

99 . 불륜으로 지아비를 죽이는가.

 

      아무리 늦어도 곧바로 와야 하지 않았소

      왜 곧장 영빈관(迎賓館)으로 돌아오지 않았소?

 

      헤어진 지가 오래되어 옛 이야길 하다 보니

      밤이 깊어져 밤을 새우게 된 것이옵니다.

 

      밤이 깊어 그냥 그곳에서 잤습니다. 

      그냥 그곳이라니어디를 말하는 것이오?

 

      왜 이리 까다롭게 물으십니까?

      넓은 내궁에 내가 잠잘 곳이 없겠어요?

      옛날에 거처하던 방에서 잤습니다.

 

문강은 노환공이 제양공과의 관계를 눈치챘나 싶어 겁이 났으나

내친김에 시침 이를 뚝 떼며 오히려 큰 소리로 믿으라며 대답했다.

 

      연빈(連嬪)과는 몇 시까지 술을 마신 거요?

      밤하늘의 달이 담장 위에 올라가 있었으니

      제법 밤이 깊었사옵니다.

 

      당신 오라비는 어디서 잤소?

      오라비 자는 곳을 내가 어찌 안단 말입니까?

 

      당신 오라비는 누구와 같이 잤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미알아볼 걸 다 알아보았소

      제양공과 밀실에서 무슨 짓을 한 것이오

 

      아니어떻게 그걸 다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이야기만 나누었을 뿐이 오며

      아무 일도 없었사옵니다믿어주세요.

 

      밤새 단둘이 같이 술을 마셨는데도

      믿어달라는 말이 나오는 거요?

 

문강은 의심을 받아 분하다는 듯이 엎드려 흐느껴 울게 되며,

노환공은 분을 참지 못하는 표정을 짓다가 한마디를 뱉는다.

 

      올 곳이 아닌 곳에 왔도다

      어서 돌아갈 채비를 하여라

 

노환공은 이미 조사하여 알고 있는데도문강(文姜)이 끝까지

변명만을 늘어놓자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었다

 

한편 제양공은 문강과 꿈같은 밤을 지새웠으나몹시 걱정되어

재빠르게 영빈관 관장인 석지분여(石之紛如)에게 알아보라 하니

노환공은 이미 모두 알걸 다 알아버렸다는 것이다.

 

      아니문강(文姜)은 울고 있고

      노환공(魯桓公)은 귀국을 서두른단 말이냐?

 

      노환공(魯桓公)이 알아차렸다니 큰일이 났구먼.

      문강(文姜)을 데려올 수도 없고,

      노환공(魯桓公)과 나쁜 사이로 지낼 수도 없는데 어쩌지

 

이때 제양공은 노환공에게서 떠나겠다는 통보를 받자, 더욱 머리가

복잡해지며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심하게 되었다.

 

      이리되면 노환공과 원수가 될 수 있도다

      또한(나라로 돌아가게 되면

      문강(文姜)이 많은 고통을 당하게 되리라

 

      그래이렇게 한번 해보자.

      동생. 팽생(彭生)을 불러라.

 

      형님무슨 일이 있습니까?

      동생은 우산(牛山)에서 환송 잔치가 끝나면

      자네는 노환공(魯桓公)에게 이리저리하게 나

 

      주공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신이 알아서 잘 처리하겠습니다.

 

팽생(彭生)은 모두 알아주는 힘센 역사(力士)이며옛날 기성(杞城)

전투에서 노환공의 화살에 맞아 죽다 살아난 일을 떠올리며, 치

떨고 있다가, 복수할 좋은 기회를 만났다며 쾌히 약속하였다.

 

제양공은 우산(牛山)에서 환송 잔치를 연다며노환공(魯桓公)

정중히 초청하였으나허락을 받아내지 못하자 사람을 또 보내고

계속해서 초청하였다.

 

      환송 잔치에 정말 가고 싶지가 않구먼.

      그래도 할 수 없이 가보긴 가봐야겠지.

 

환송 잔치는 성대하게 열려 노래와 춤이 흥겹게 이어갔으나,

마지못해 연회장에 들어온 노환공(魯桓公)은 입을 다문 채 말도

건네지 않았으며우울한 김에 권하는 데로 술을 받아 마시니,

몹시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여 비틀거리게 되었다.

 

      팽생(彭生)은 무얼 하는가

      어서노후(魯侯)를 잘 모셔드려라!

 

팽생(彭生)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노환공을 안다시피 수레에 태우고

영빈관 쪽으로 가다가곯아떨어진 노환공의 갈비뼈를 무지막지 한

주먹으로 내려치니노환공은 외마디 커다란 비명을 질렀다.

 

      이놈들아내 말이 들리지 않느냐?

      빨리 수레를 돌려라

      노후(魯侯)께서 너무 취하여 피를 토하신다.

 

이때 제양공(齊襄公)은 노환공(魯桓公)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에

접하자, 팽생(彭生)의 소행인 줄 알면서도전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몹시 애석하다는 듯이 억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다.

 

      노환공께서 갑자기 돌아가시다니 너무나 슬프구나!

      극진히 염한 상여를 노(나라에 잘 보내드려라

 

노환공의 수행원들은 수레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짐작하고 있었으나

겁이 나서 말을 못 하다가(나라에 돌아가자마자 고해바쳤다.

 

노환공의 피살 소식을 접한 (나라 대부들은 모두가 분개하며

비상이 걸렸으며세자 동()을 상주로 내세워 장례 준비를 한다.

 

      공자 경보(慶父

      제후(齊侯)가 우리 군주를 살해한 것이오.

 

      이는 제양공(齊襄公)  천륜을 저버린 것이오.

      나에게 군사를 내어주시오.

 

      당장()에 쳐들어가 원수를 갚을 것이며

      제양공의 죄상을 만천하에 알리겠소.

 

      신 대부 시백(施伯)이 옵니다.

      뚜렷한 증거도 없거니와 우리 노(나라는

      (보다 군사력이 약하여만약에

      쳐들어가 지게 된다면 수치만 더할 뿐이오.

 

      범인은 공자 팽생(彭生이옵니다.

      제양공이 공자 팽생(彭生)을 직접 죽여

      스스로 변명하도록 만들어야 하며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알게 하여야 합니다.

 

(나라의 모든 대부가 서명한 국서를 보낸 사신을 통해 받아본 

제양공(齊襄公)은 받아 읽으며 어찌하면 좋을지 몹시 고심하게 된다.

 

      (나라 대부들은 절하며 올리나이다.

      우리 주공께서 왕실의 명을 받아 귀국의 혼사를

      성사시키려 귀국에 가신 후 돌아오지 않고 있사온데,

      백성들은 수레에서 생긴 변이라고 말하고 있사옵니다.

 

      이 사실을 모든 나라 제후에게 알릴 수도 없사오니

      청컨대 공자 팽생(彭生)의 죄를 다스려 주시옵소서.

 

제양공은 노(나라의 사신 앞에서 공자 팽생(彭生)을 급하게

부르자, 팽생은 보고할 겸하여 큰 공을 세운 양 의기양양하게

들어오자마자대기시킨 무사들이 꽁꽁 묶어버리는 것이다

 

      네 이놈나는 너에게

      노공(魯公)께서 취하시어 잘 모시라 하였는데

      어찌하여 세상을 떠나게 했느냐?

 

      저놈을 당장 끌어내 백성들이 보는 시정(市井)

      끌고 나가 참수시켜 버려라

 

      야 이놈아!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냐

      네 놈이 여동생과 밀실에서 간통하고

      노환공(魯桓公)을 죽인 놈은 네놈이 아니더냐?

 

      그래놓고 나에게 네 죄를 뒤집어씌우다니

      형제간에 이럴 수가 있느냐

 

      내가 죽기는 한다만은 내가 죽어서라도

      너에게 이 원한을 꼭 갚고 말리라

 

공자 팽생(彭生)이 끌려가며 크게 내지르는 원한 맺힌 소리에

제양공이 당황하여 자기의 두 귀를 틀어막자좌우에 있던

신료들이 모두 이 모습을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비웃었으나,

제양공은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큰소리로 명령을 한다.

 

      저놈을 빨리 끌고 나가라!

      그리고 두 사람의 대부를 뽑도록 하여

      (왕실과 노(나라에 각각 사자를 보내라!

 

      혼인을 허락한 주장왕(周莊王)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노후(魯侯)의 상여에 많은 사람을

      딸려 보내어, 노후(魯侯)에 대한 예의를 다하라

 

(나라 신료들은 변경까지 나와서 노환공의 영구(靈柩)

맞아들이면서예로써 상례(喪禮)를 치르게 되었다.

 

이때 노(나라는 세자 동(同)이 즉위하여 노장공(魯莊公)이 된다.

이때가 주장왕(周莊王) 3년으로 기원전 694년의 일이었다.

 

      주공. 신수(申繻), 전손생(顓孫生), 공자 익(), 공자 언(), 

      조말(曹沫), 등 모든 문무백관은 조정의 기강을 일신할

      것이며, 주공을 성심껏 받들 것을 하늘에 맹세 하나이다

 

      고맙소서형(庶兄인 공자 경보(慶父)

      서제(庶弟인 공자 아(와 그리고

 

      선군의 동생이신 공자 계우(季友등을

      모두 대부에 봉하노니,

 

      모두 국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심 없이 나라를 발전시켜 주시 오

 

      또한대부 신수(申繻)가 시백(施伯)

      재주를 높이 사서 천거하는바

      시백(施伯)을 상사(上士)의 직에 임명하노라.

 

 100 애욕에 사리를 분별 못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