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94 화. 항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서 휴 2023. 5. 10. 15:18

 94  . 항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정소공(鄭昭公)은 위혜공(衛惠公)에게 감사의 절을 정중히 올리고

위군(衛軍)의 호위를 받으면서 도망쳐 나온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자 감개가 무량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상경 제족(祭足)은 위(나라에서 돌아온 정소공(鄭昭公)에게

큰절을 올리며옛날에 잘 보좌하지 못한 죄를 정중히 사죄한다.

 

      주공그동안 고생이 많으셨사옵니다.

      옛날의 밀계(密契)처럼 다시 모시게 되었사옵니다.

      이제 마음 편히 나라를 다스리시옵소서.

      고맙소 그동안 고생 많았소

 

정소공은 제족에게 비록 죄를 묻지는 않았으나 괘씸하게 생각했다

눈치 빠른 제족(祭足) 또한 정소공(鄭昭公)의 마음을 짐작하였다.

 

그뿐만 아니었다고거미(高渠彌)는 정소공(鄭昭公)의 세자 때부터

좋지 않은 사이로 지내고 있었으며더구나 정소공(鄭昭公)

추방에 앞장섰던 일이 있었으므로 더욱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주공신 제족(祭足)은 많이 늙은바 매사에 몸이

      따라오는지 안 사 와, 이제 쉴까 하나이다.

      으음알아서 하시오

 

고거미는 제족이 조정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자오히려 기뻐하며

정소공을 제거하고 옛날부터 자기편을 들어 주던 공자 미()

옹립시켜야 자기의 몸이 안전해진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고거미(高渠彌)는 공자 미()와 연락을 하여

      오게 하면서, 또한 몰래 자객들을 불러들이면서

      정소공(鄭昭公)을 제거하고자 기회를 잡으려 했다.

 

그때 채()로 도망갔던 정려공(鄭厲公)이 정()의 력성(櫟城)

차지하여, 신정(新鄭)에 복귀하는 발판으로 삼으려고 하였다.

 

      나 정려공(鄭厲公)이 채(나라에 머물고 있노라.

      력성(櫟城)을 빌려 신정(新鄭)에 복귀하고자 하니

      력성(櫟城)을 지키는 단백(檀伯)은 나를 도우라

 

      나, 단백(檀伯)은 이 제안을 거절하노라

      이미 정소공(鄭昭公)이 복위하셨도다.

 

      단백(檀伯)은 주인을 몰라보며 거절까지 하다니

      몹시 나쁜 놈이로다

 

      내가 가지고 온 보옥을 내려주겠노니

      (나라에서 날쌘 칼잡이들을 뽑도록 하라

 

      주공여기 30명을 모았습니다.

      모두 상인으로 가장하여 력성(櫟城)에 들어가

      대부 단백(檀伯)을 죽이도록 하라

 

정려공(鄭厲公)은 채(나라 칼잡이들을 력성(櫟城)에 들여보내

기어히 단백(檀伯)을 살해하고 력성(櫟城)을 점령하였다.

 

      채후(蔡侯)께옵서는 저를 좀 도와주시옵소서

      정려공(鄭厲公)지금까지 그대를 돕고 있지 않소?

      더 필요한 게 무언가?

 

      력성(櫟城)을 대대적으로 증축하고 성벽 밑의

      해자(垓子)를 깊이 판 후에 성을 굳게 지키다가

      기회를 보아 정(나라를 다시 차지할까 합니다.

 

      좋소소신껏 해 보시 오

      필요한 건 모두 도와주도록 하겠소

 

한편 정소공(鄭昭公)은 동생인 정려공(鄭厲公)이 대부 단백(檀伯)

죽이고력성(櫟城)을 점령하여 대대적으로 성을 증축하면서,

군사를 조련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자 매우 놀라게 되었다.

 

      이에 할 수 없이 제족(祭足)을 불러들이게 되니,

      제족(祭足)은 정소공(鄭昭公)을 안심시키면서

      대부 부하(傅瑕)와 함께 대릉(大陵땅에 주둔하였다.

 

정려공은 바로 앞 대릉(大陵땅에 제족(祭足)과 부하(傅瑕)

지키고 있으니더는 침공할 수 없었으므로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노환공(魯桓公)에게 사자를 보내 간곡하게 지원을 부탁하게 된다.

 

노환공(魯桓公)은 정려공(鄭厲公)과 함께 송(나라를 침공도

하였으며또한 기성(紀城전투에 같이 출정하여 싸운 바도

있었으므로 서로 정이 들어있었다.

 

      주공, 정려공(鄭厲公)이 사자를 보내 왔사옵니다.

      쫓겨난 정려공(鄭厲公)이 력성(櫟城)에 살면서

      오랜만에 사자를 보내왔구먼

 

      사자는 말해보시오?

      무얼 도와주면 좋겠소?

 

      송장공(宋莊公)에게 다리를 놓아 주십사 합니다.

      다리를 놓아달라니 무슨 뜻인가?

 

      알다시피 정려공은 송장공과 원수지간이 아니던가?

      쉽지 않은 부탁이구먼?

 

      먼저 송장공(宋莊公)에게 옛일을 사죄하겠으며,

      옛날 약속한 바를 모두 지키겠사오니,

 

      () 나라에 귀국할 수 있도록 제발 다리를

      놓아 주시옵길 간절히 바란다고 하였나이다.

 

      내 정려공(鄭厲公)의 뜻을 알겠노라

      옛정을 생각하여 노력해 볼 테니 돌아가 기다려 보시오.

 

그때 송(나라는 정려공의 아버지 되는 정장공(鄭莊公)침공을

막다 보니군사력이 강해졌으며 또한여러 번의 전투를 치르다

보니 이미 강군이 되어있었으므로정군()을 이기기 위해서는

송장공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된 것이다.

 

(나라 사자가 정려공의 뜻을 전하자, 송장공(宋莊公)

다시 세 성()에 대한 욕심을 내면서 쾌히 승낙하고는, 스스로

() 위() 나라에 사자를 보내 정(나라를 함께 침공하면

많은 재화를 주겠다며 부추겼다.

 

      주공(나라에서 사자가 왔사옵니다.

      (나라 사자는 무슨 일로 찾아왔소?

 

      위후(衛侯)께옵서는 강령하시온지요?

      저희 송후(宋侯)께옵서는 정(나라를

      침공하여 버릇을 고쳐놓고자 하옵니다.

 

      위후(衛侯)께옵서는 함께 참여하여 주시면

      그만한 대가를 주시겠다 하셨습니다

 

위혜공(衛惠公)은 정소공(鄭昭公)이 위(나라에 4년간이나 머물고

있을 때, 많은 편의를 돌봐주었으며또한 정(나라로 돌아갈 때는 

예물도 주면서, 또한 위군(衛軍)으로 호위시켜주는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그 뒤로 한동안 시간이 지났음에도 정소공(鄭昭公)에게서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하자, 몹시 괘씸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정소공은 은혜를 모르는구나

      정소공은 참으로 괘씸한 자로다

 

      이 기회에 정 나라 침공에 합류하여

      차라리 송(), (), ()와 우호를 맺으리라.

 

위혜공(衛惠公)은 정소공(鄭昭公)을 아주 괘씸하게 생각하게 되자,

()나라의 요청을 허락하고이제는 정려공(鄭厲公)의 복위를

돕기로 하면서친히 위군(衛軍)을 이끌고 출정하였다.

 

위혜공이 정(나라로 출병하자이때 이런 기회만을 엿보고 있던

좌공자 ()와 우공자 직()은 참았던 계획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어서들 모입시다

      위혜공이 정(나라 정벌에 참여하였소이다.

 

      위혜공이 먼 곳의 전장으로 떠났으니

      드디어 거사할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오.

 

      거사하려면 그에 앞서 새 군주를 정해놔야만

      백성들의 마음을 승복시킬 수 있소이다.

 

      나리대부 영궤(寧跪)께서 오셨사옵니다.

      상의할 일이 있다며 꼭 뵙고자 하옵니다.

 

      으음, 마침 때맞춰 잘 오셨도다.

      어서 모시고 들어오너라

 

      두 분 공자께옵서는 무얼 하고 계십니까.

      세자 급자(急子)와 공자 수()가 원통하게 죽은

      두 공자의 일을 벌써 잊으셨습니까?

 

      허 어잊을 리가 있겠소이까?

      그렇지 않아도 그 일을 의논하고 있었소.

 

      이 영궤(寧跪)의 생각으로는 굳이 군사를 일으키지

      않아도 위혜공(衛惠公)을 몰아낼 수 있소이다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 됩니다

      위혜공(衛惠公)이 떠난 이번 기회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거사에 앞서 새 군주를 정해야 하는데

      두 분은 누구를 새 군주로 모시려고 생각하오?

 

      우리도 같은 생각이나 새로 모셔야 할

      군주를 아직 정하지 못해 망설이는 중이요.

 

      여러 공자 중에 주(왕실에 가 있는

      공자 검모(黔牟)가 어떻겠소?

      그는 어질고 덕이 높아 군주로 모실만합니다.

 

      더욱이 검모(黔牟)는 왕실의 사위가 되어있으므로

      우리 위(나라 백성을 복종시키기가 쉽소이다.

 

검모(黔牟)를 새로운 군주로 추대하기로 약속한 좌공자 예()

우공자 직()과 그리고 대부 영궤(寧跪), 세 사람은 즉시짐승의

피를 입술에 바르며 굳게 맹세하는 삽혈(歃血행사를 치렀다.

 

      먼저 세자 급자(急子)와 공자 수()를 따르던

      사람들을 찾아내어 두 분이 억울하게 죽은

      사연을 소문으로 퍼져나가게 하면서

      또한거짓 소문도 만들어 퍼트려야 합니다.

 

이들은 급자(急子)와 수()의 억울한 죽음과 함께위혜공이

(나라를 쳐들어갔다가 죽었다는 소문도 퍼트려 나갔다.

 

      공자 삭()이 두 형을 살해하였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위선공(衛宣公)이 화병으로 죽자

      공자 삭()이 형들을 무시하고 보위를 찬탈하여

      위혜공(衛惠公)이 된 것이란다.

 

      위혜공(衛惠公)이 정(나라를 정벌하다가

      싸움에 패하여 그만 전쟁터에서 죽었단다.

 

      이제 왕실에 있는 공자 검모(黔牟)를 모셔와

      새로운 군주로 모셔와야 한다더라.

 

95 . 원한을 사면 보복 당한다.